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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벤게로스의 허수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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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하믄
작품등록일 :
2022.05.11 13:29
최근연재일 :
2022.12.02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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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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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2,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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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0.01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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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환(還)- 혼란

DUMMY

[아지타콰 대 신전]


“넬, 쫓지 말게”


코스타프가 넬이 들고 있는 다시 줄어든 단검을 보며 차분하게 말을 했다. 리솔루트가,


“정말 괜찮을까요?”


“듀링이 살 수 있을 거라 생각하나?”


“어쩌면요.”


“그런 일은 없을 걸세. 넬? 그 칼이 뭔지 모르는가?”


넬은 칼을 낡은 상자 속으로 집어넣었다. 칼은 핏기 하나 없이 깨끗하게 파스톤 색, 그러니깐 하늘색을 유지하고 있었다. 상자에서 꿉꿉하고 시체 썩은 냄새가 풍겨왔다.


“냉혹의 칼입니다. 또 다른 이름으론 매서운 뿌리. 그렇게 부르기도 하지요, 세상에 딱 두 자루뿐입니다.”


타타가 ‘그 칼을 왜 자네가 들고 있나?’ 하는 의문을 띤 얼굴을 하고서 넬을 쳐다봤다. 그러나 넬은 그 눈빛을 피해 버렸다.


“넬, 칼은 원래의 자리에 조심히 가져다 두게”


모두 다시 원형으로 된 탁자에 둘러앉았다. 코스타프가 앉은 모두의 얼굴을 차례로 지나쳐 보며,


“모두 심란해 하지 말게, 우리와 뜻이 다르면 어차피 끝은 이럴 것이니···”


타타는 코스타프의 여유 있고 차분한 모습을 보며 그가 처음으로 두려운 존재로 크게 다가오는 순간이었다. 코스타프는 부서진 스카이 룸의 벽들을 보더니,


“석거인 덕에 더 넓은 하늘을 볼 수 있게 되어 아주 좋구먼. 하하핫”


잔돌들이 떨어져 엉망이 되어버린 식탁 위. 그곳에 용케 쓰러지지 않고 서있는 자신의 술잔을 들어 모래알처럼 반짝이는 별들을 보는 듯하더니 술을 단번에 들이켰다. 그가 마시고 난 빈 술잔 바닥은 부서진 돌들이 가루가 되어 깔려 있었다. 작은 알갱이의 그것을 본 코스타프는 코웃음 치며 웃어 보였다. 자신의 입속에서도 돌가루가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공간의 신 타타가,


“장소를 옮길까요?”


그러면서 다른 곳으로 향할 공간의 문을 열기 시작했다.




---------



[태초의 돌-석거인.]


태초의 돌 석거인. 그는 이별의 모든 것의 기반이며 생명. 숨인 존재. 자연의 흐름에 따라 부서져 흙이 되고 먼지가 되었다. 모든 생명이 깃든 것에 꿈이 되었고 열매가 되었다. 또 안식과 죽음이 되었으며 새로운 기회가 되어 주었다. 모든 것이 평화롭고 아름답게 자리를 잡자 마르지 않는 한 방울의 물을 가슴에 품고 석거인은 생명을 돌보는 존재로 깨어났다. 이끼를 사랑하고 성격이 온순한 태초의 돌 석거인. 이 별에서 용이든 신이든 태초의 돌 석거인을 해칠 수 있는 자는 아무도 없다.




“석거인!”


듀링이 거친 숨을 내쉬며 빠른 걸음의 석거인을 불러보았지만 석거인은 걷기 바빴다. 석거인이 듀링의 목소리를 들은 것은 세 번을 외침이 있고 난 후였다. 듀링은 많이 지쳐있었다. 석거인 그가 고개를 살짝 꺾어 손에 누워있는 기록자 듀링을 내려다보았다.


“진동 때문에···휴-, 너무 아파. 천천히 가”


“기록자 듀링. 많이 다쳤다. 빨리 치료를 받아야 한다.”


석거인의 다급한 마음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그는 마음이 급하거나 하면 늘 말이 반말로 바뀌어 버렸다.


‘내 기록들이 있는 곳에 도착할 때쯤 나는 어쩌면 죽을 거야.’


진동을 느끼며 그런 생각을 하더니,


“석거인, 괜찮아. 나··· 말이야. 내가 기록해놓은 그곳에서 책 향기, 글 향기를 맡으며 죽는 것도 나쁘지 않은 엔딩이야? 그치?”


석거인은 거대한 바다 앞에서 멈춰 섰다.


“바다로 들어갈 겁니다.”


그런 말을 하며 듀링을 내려다보았다. 눈동자가 돌인 그의 눈에서 듀링은 이상한 감정이 읽히는 것 같은 착각을 받았다.


“석거인. 날 구해줘서 고마워. 만약에 말이야···내가 죽으면, 너의 이끼들의 영양분이 될 수 있게···아니야. 바닷속으로 들어가자”


그는 더 이상 말할 힘조차 없다는 듯 석거인 손바닥에서 기운 없이 쓰러졌다. 그러나 듀링의 의식은 아직 남아 있었다. 석거인은 자신의 머리통 꼭대기를 평평하게 다듬더니 기록자 듀링을 눕히고 바닷속으로 거침없이 들어갔다. 석거인의 몸이 눈 아래로 다 잠겼다. 멀리서 본 그 모습은 하나의 배가 떠가는 형상이다.




---------



[기록자 듀링의 신전]



기록자 듀링이 얕은 숨을 내쉬며 깨어난 것은 그로부터 사흘 뒤였다. 듀링은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는 것들을 보고 놀라며 상체를 일으켰다. 아직 통증은 남아있었다. 감은 눈의 여우와, 몸을 작게 축소한 석거인, 그리고 이상한 동그란 작은 돌멩이에 양쪽 뿔처럼 길게 물이끼가 자라나 있는 정체모를 그것. 그것이 붉은 꼬리를 가진 감은 눈의 여우 머리위에 얹어있었다.


“석거인. 저 여우 위에 있는 작은 돌, (고개를 흔들며) 아니지, 저 이끼 가득한 저것의 정체는 무엇인가”


석거인은 다른 설명은 못하고 바닥에 나뒹굴고 있는 나무 지푸라기와 개암나무 뼈대들을 가리켰다. 그중에는 허슙의 얼굴이었던 부분도 있었다.


“허슙?!!!!”


기록자 듀링은,


“어떻게 된 일인가? 이 돌과 저 부서진 너의 몸이 무슨 상관이지?”


석거인은 뇌를 거치지 않고 직설적으로,


“기록자 듀링님이 (허슙을 가리키며) 먹었습니다”


하며 바닥에 나뒹구는 것들을 주워 듀링의 모습을 재연하였다.


그러니깐 사흘 전,


석거인의 도움으로 자신의 신전으로 돌아왔던 듀링. 죽어가는 그를 향해 다가왔었던 허슙과 붉은 꼬리의 감은 눈 여우. 기록자 듀링은 자기에게 다가왔던 허슙에게서 생명의 강한 욕구 같은, 식욕이라고 해야 할까. 그런 것을 느끼게 했었다. 듀링은 죽음 앞에서 허슙의 몸을 움켜잡고 정신이 나간 듯 마구잡이로 뜯더니 게살을 발라 먹듯이 쭉쭉 빨기 시작했었다.


물기를 머금은 천을 짜듯이 입속으로 허슙의 몸속에 흐르는 [아쿠르데메스 ‘형태[形態]의 신’]의 선물 신비의 사과 즙을 짜내어 모조리 먹었던 것이었다. 허슙의 영혼이 갈 곳 없이 떠돌자 석거인이 몸 일부분의 작은 돌을 떼어 내어주자 그 돌 속으로 황급히 들어갔던 것이었다. 돌에 붙어있던 꼬리 이끼는 물의 속성을 지닌 허슙을 만나 물이끼로 바뀌었다.


허슙의 잘린 머리통을 들고 기록자 듀링은 고개를 떨구었다. 지금 자신의 모습이 신이라 보기엔 한없이 초라하게 느껴졌다.


“허슙 미안하네. 내가 다시 방법을 찾아보지. 일단 이곳은 너무 위험해. 그동안 아무도 오지 않았는가?”


둘러보는 듀링을 향해 석거인이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이 사흘을 내리 잔 것에 당황한 듯 보이기도 했다.


“다행이군. 일단 몇 가지만 얼른 챙겨 여길 뜨자고.”


듀링은 정신을 가다듬고 몸에 통증을 느끼며 일어섰다. 오른쪽 옆구리를 보며 옷을 갈아입어야 할 것까지 생각했다. 자신이 꼭 챙겨야 할 것들을 생각하며 한걸음 한걸음 걷기 시작했다.


‘내가 냉혹의 칼에 찔려 살아있음을 알게 된다면 분명 그들은 다시 올 거야.’


빙하의 뿌리에 기반을 두고 독사들의 이빨과 바나나 독거미, 대지의 보라 개구리와 천왕성의 얼음조각으로 만들어진 그 칼에서 살아남은 자신을 보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는 것 같다. 그는 꼭 챙겨야 할 것들을 가져 나오다 얼마 전, [프리마-쓔어강]에서 건져 올린 바위에 묶여있는 [바뵘의 책]을 봤다. 그냥 지나쳐 가려다 호기심이 그의 발을 끌어 당겼다. 듀링은 돌에 묶인 책으로 돌아오더니 그 책을 챙기며,


“물속에 잠겨 있던 책 맞는가? 아주 멀쩡하군”


살짝 열어본 [바뵘의 책]. 펼쳐본 [바뵘의 책] 내용은 자신이 읽을 수 없는 글씨로 가득하였다. 그 글씨는 세상에 없는 처음 보는 글씨였다. 글씨에서 강하고 이상한 기운의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그 기운이 어떤 것인지 생전 처음 느껴보는 기운이라 나중에 다시 펴볼 것을 생각하며 그곳을 빠져나왔다.


석거인은 여우와 허슙, 듀링을 손에 쥐고 듀링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석거인. 일단 너의 쉼터로 우릴 데려 가줘. 지금은 거기가 제일 안전할 것 같아”




---------



[뢰링 협곡에서 꽤 떨어진 - 고산지대 악마의 호수]



‘뭐야! 왜! 무슨 이유지? 갑자기 크리스털이 보이지 않아!’


벤게로스는 악마의 호수를 내려다보며 지나치게 혼자 심각해져 있었다.


벤게로스와 선장은 배를 타고, 육로를 걸어 수많은 협곡과 산을 넘었다. 뢰링- 악마의 호수가 있는 곳에 도착한 그들은 일을 시작한 지 세 달이 흘러가고 있었다. 처음 맞이한 이곳은 악마의 호수라기엔 호수 주변은 푸른 녹색의 풀과 키 작은 나무들이 가득했다. 말을 타고 이미 앞서 와 정찰하는 병사들도 그 수가 열은 족히 넘어 보였다. 선장은 멀리 서있는 벤을 바라봤다.


‘저 녀석 오늘도 들어올 생각이 없나 보군’


선장은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 벤에게 물어보려다가도 그는 입을 닫았다. 호수 속의 크리스털이 선명하게 벤의 눈에 들어왔다. 이 검은 호수. 햇빛 한 점 뚫고 들어가지 않을 것 같은 이 호수가 투명하리만치 거울처럼 벤에겐 그 속이 훤히 들여다보였던 것이었다. 그것이 원인이 되었다. 첫날에 손쉽게 주운 크리스털 하나. 그것을 발판삼아 하루 종일 그곳에서 할 일 없이 떠돌던 그. 벤은 그만 도박과 술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 늘 늦게 잠든 벤은 늦은 오후 호수로 나갔었다.


‘왜! 뭣 때문에? 내가 어젯밤에 뭘 잘못 먹었나?’


이상한 것은 예전처럼 호수 속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는 허슙의 힘을 사용할 수 없게 되면서 원래의 인간으로 돌아가 있었던 것이었다. 듀링의 작품인 것을 꿈에도 모를 일이었다. 벤은 연신 자신의 두 눈을 비비기 시작했다. 그는 고개를 강하게 휘젓더니, 갑자기 선장이 일하고 있는 호수로 가파른 능선을 따라 내달리기 시작했다. 선장은 그런 벤을 보며 한숨을 쉬었다. 벤은 호수 가까이 다가와 다시 뚫어져라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호수를 내려다보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이내 자신의 머리를 지어 뜯으며,


“으아아악. 안 돼!”


벤은 절망에 빠진 사람처럼 얼굴이 하얗게 질려 버렸다.


“안 돼 이러면, 나보고 어쩌라는 거야!”


그러면서 한 번도 들어가지 않았던 호수로 몸을 거침없이 내던지더니 휘젓고 다니기 시작했다.


‘분명 여기야! 여기랑 저기! 그래 저기 저기야.’


그러나 호수에 처음 들어온 그는 크리스털을 건지려면 호수 속 진흙을 함께 들어 올려야 한다는 걸 몰랐다. 그 이유는 분명 있었다. 호수 속을 미친 사람처럼 휘젓고 다녔다.


“왜 그래? 벤! 왜?”


선장과 함께 다가온 사람은 동료 아르카였다.


“내 크리스털이야. 분명 여기쯤 어딘가에 있었어!”


선장은 벤의 양쪽 어깨를 강하게 붙잡고 그를 바라봤다.


“벤 이렇게 들어와선 안 돼 코와 입을 막고 조심해야 돼 안 그러면 장기가 망가져. 일단 나가서 몸을 씻고 내일 나와 같이 함께 들어오도록 하자고”


“흥! 그깟 소금 따위.”


그는 둘을 강하게 뿌리치더니 이내 중심을 잃고 허우적거리며 뒤로 넘어졌다.


“벤! 정신차려. 모두가 널 보고 있어. 지금은 이만 나가자.”


선장은 벤을 데리고 밖으로 빠져나왔다.


모두가 잠든 그날 밤. 벤이 미친 듯이 호수로 내달리고 있었다.


작가의말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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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격돌- 첫 번째 방문지 22.12.02 7 2 16쪽
67 환(還)- 환, 돌아온 자 22.11.26 8 2 12쪽
66 환(還) -저주를 먹고 잠든 벤 22.11.15 8 2 11쪽
65 환(還)- 저주의 소용돌이 22.11.15 11 2 14쪽
64 환(還)- 거미줄에 걸린 운명 22.11.08 16 2 13쪽
63 환(還)- 훈련 22.11.05 16 2 12쪽
62 환(還)- 몽치 찾기2 22.10.28 15 2 14쪽
61 환(還)- 몽치 찾기1 22.10.24 14 2 12쪽
60 환(還)- 강해지라는 말 22.10.18 22 2 13쪽
59 환(還)- 누군가 다진 땅 22.10.17 21 2 16쪽
58 환(還)- 겨울 안에서 22.10.13 19 2 11쪽
57 환(還)- 생각의 씨앗 22.10.09 21 2 12쪽
56 환(還)-떠돌이 22.10.05 18 2 15쪽
» 환(還)- 혼란 22.10.01 20 2 11쪽
54 환(還)-드러나는 진실2 22.09.27 21 2 16쪽
53 환(還)-드러나는 진실1 22.09.22 22 2 12쪽
52 환(還)- 기록자 듀링의 신전 22.09.19 20 2 12쪽
51 환(還)- 손님 22.09.13 22 2 12쪽
50 환(還)-인어의 비늘 22.09.08 23 2 12쪽
49 환(還)-꼬리터 인어 바위 22.09.06 22 2 12쪽
48 환(還)-잃어버린 자들 22.09.03 19 2 12쪽
47 환(還) 노파의 거위2 22.08.31 21 2 15쪽
46 환(還)-노파의 거위1 22.08.29 25 2 12쪽
45 환(還)-안갯속에서2 22.08.26 20 2 13쪽
44 환(還)- 안갯속에서1 22.08.22 22 2 12쪽
43 환(還)- 두번째 회의 22.08.19 17 2 11쪽
42 환(還)-선상 위의 모의 22.08.17 27 2 12쪽
41 환(還)-퐁퐁섬에서 22.08.12 22 2 14쪽
40 환(還)-막내 22.08.11 31 2 12쪽
39 환(還)-찬바람 22.08.09 27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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