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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벤게로스의 허수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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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하믄
작품등록일 :
2022.05.11 13:29
최근연재일 :
2023.01.27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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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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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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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8,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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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1.15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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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환(還) -저주를 먹고 잠든 벤

DUMMY

기절한 벤의 정신 속에서,


[벤! 일어나게! 일어나 정신을 차려. 정신을!]


‘바르고 어르신?’


[일어나게. 벤. 내가 그동안 정신 훈련을 그리 시켰는데 아직도 이러고 있는 겐가!]


‘저를 기다리지 마십시오. 저는 오늘 이곳에서··· 죽을 것입니다.’


[정신 차렷! 너의 몸 안의 마법은 지금의 저주와 같은 것이라네. 그것을, 그것을 알아차려야 하네. ]


‘마법은 고통을 주지 않는데 왜 같다는 것입니까!’


[뿌리가 같다! 이놈아!!!! 그동안 쏟아부은 정신 훈련이 똥으로 될 망이군.]


‘훗-’


[웃음이 나오느냐! 지금.]


‘뿌리가 같다니, 저주와 제 몸의 마법이’


[나는 오래 버티지 못해. 곧 저주가 너의 정신을 다시 지배할 것이니. 잘 듣게. 저주를 거부하지 말고 받아들이게. 온몸으로 환영하듯 받아들이게. 그리고 느껴보게, 몸 안의 저주의 기운을! 너의 그 강한 정신으로 저주를 휘어잡게!]


‘휘어잡아라! 그리 쉬운 것이었습니까?’


[이노오오옴! 생각하기 나름이니라! 깨달아야한다. 자네는 이미 충분히 이겨낼 강한 힘을 가지고 있어. 우리가 그동안에 했던 훈련들을 잘 상기시켜보게. 포기하는 순간 끝이네. 벤, 사로잡히지 말게. 꼭, 꼭. 돌아와야···한다아아···아-]


더 이상, 노인 바르고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무슨 수작을 부리느냐 하는 듯, 저주는 다시 벤의 뇌를 흔들어 깨웠다. 멀리서 공기를 타고 미세하게 벤의 머릿속을 헤집고 들어왔다.


[사로잡히지 말아야! 한다]

[사로잡히지 말아야! 한다]


몸은 여전히 고통으로 괴로워하는데 그 말이 맴돌며 정신이 이상 하리 마치 맑아져온다. [악마의 호수]에서 올려다 본 밤하늘처럼 별들이 하나, 하나 나돋더니 이내 잿빛 구름에 가려진다. 바람이 불고 비가 쏟아진다. 차가운 비가.


[사로잡히지 말아야! 한다]


해골의 눈 속의 장면들이, 엄마의 말이, 바르고의 마음이. 그런 것들이 벤을 흔들어 놓는다. 잔잔한 호수 아래에 뜬 눈으로 갇혀 있는 벤은 비구름에서 떨어지는 빗물을 쳐다보고 있다. 물속인데 차갑다. 빗물이 호수위로 떨어져 작은 물결을 일으킨다. 뒤이어 후두둑- 떨어지는 비는 벤을 건드리려 호수 장막을 두드렸다.


[······]


검고, 휑하니 비웠던 마음에 불을 지핀다. 해골의 눈 속의 장면들이, 엄마의 말이, 바르고의 마음이. 물에 마음까지 흠뻑 젖은 장작 같은 벤. 꺼지지 않는 바르고의 마법의 불씨는 벤을 따듯하게 말려주었다.


‘그래! 저주 따위가 나를! 크-흡!’


잠깐의 오기는 쉽게 밝혔다. 저주의 고통에 얼굴이 일그러진다.


‘어머니! 저주를 한 번에 제압하는 왕을 가엾이 여기란 말입니까?’


‘저는···저는 가엾지 않으시고요!’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 대상이 없는 무(無)에 던지는 질문들. 벤의 머릿속에서 광란이 일어난다. 너무 타오른 불꽃을 보며 벤은 잠시 마음을 다스린다. 한동안 그렇게 있던 벤이 저주의 고통에 질린 듯 미소를 지었다. 저주는 여전히 고통스럽고 아팠다. 그러나 벤은 고통을 조금씩 받아들이고 있었다.


산에 쌓인 하얀 모래알 같은 눈 알갱이가 바람에 회오리치듯 휘날리면 공기에 흐름을 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노인 바르고는 나와 그 장면을 묵묵히 앉아 보곤 했었다. 해에 따라, 구름의 그늘에 따라, 기온에 따라, 바람에 따라, 새의 날갯짓에도 가끔은 인간이 내뱉는 숨에 따라서도 흐름은 바뀔 수 있다고 했다. (환)還-64中)


이 순간에도 저주는 벤의 정신을 흩트려놓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나의 이 숨에도 흐름은 바뀔 수 있다.’


의지는,


이 숨이 흐름을 바꿀 수 있을까?


쉽게 꺾이고 의심이 돼버린다.


의심하지 말자. 마음을 다독이고 홀로 외로운 싸움을 준비한다. 딱딱하게 굳은 몸에서 천천히, 천천히 부드럽게 숨을 내뱉어 본다.


첫 숨에, 격렬히 타오르던 식도 속에 불꽃이 사그라들었다.


두 숨에, 광란이 일던 머릿속이 차츰 가라앉았다


세 숨에, 분노가 가라앉고 분노와 닮은 무언가가 타오르기 시작했다.


그것은 살고자 하는 갈증이었고, 힘이었고, 이상한 광기였다. 심경의 변화가 인다.


[저주는 내안의 마법과 같다. 뿌리는··· 같으니까!]


벤은 정신을 모으고 힘겹게 눈을 떴다. 핏줄이 터져 하얀 눈이 붉다. 해가 졌는지 동굴 안은 컴컴했다. 눈을 지그시 감고 신체의 눈을 내면으로 돌린다. 심안으로 자신의 내면에서 눈을 뜨기를 여러 번 반복했다. 실패는 다시 성공을 위해 시도되었다. 벤. 여러 번의 시도 끝에 그는 드디어 자신 안에서 눈을 떴다. 순간 벤의 신체에 들어갔던 모든 힘이 한번에 빠지며 아래로 축 늘어졌다.



---------



쫓고, 쫓는다.



몸속의 저주의 뒤를 따라 벤의 정신이 따른다. 영혼의 지배자. 저주는 꼬리를 물린 것처럼 벤의 정신에서 달음박질치고 있었다.


쫓고, 쫓는다.


‘저주, 너에게서 익숙한 향기가! 익숙하고 강렬한 냄새! 특유의 습성의 냄새’


쫓고, 쫓는다.


몸속인데 천둥이 치고 벼락이 떨어지는 것 같다. 음산하고 날카롭다.


쫓고, 쫓았다.


한동안 도망만 다니던 저주가 이상한 소리를 내며 강한 경계심을 비추며 뒤돌아섰다. 저주의 얼굴은 없었지만 저주의 표정을 벤이 읽는 것 같다.


‘두려워하는군!’


벤과 마주 보고 선 저주는 제 일을 잊어버린 걸까. 그 음성에 벤의 정신의 형체에 맹렬하게 달려들었다.


[잡아먹어 줄 테다!]


저주와 벤의 정신이 뱀처럼 얽히고설킨다. 쫙쫙 눌어붙었다가 소용돌이치며 튀어 올랐다. 분리되어 떨어졌다가 녹아내린 용암처럼 다시 합쳐진다. 저주에 살기가 등등하다. 살결에 닿는 밖의 축축한 공기를 흡수하여 몸의 긴장을 숨에 담아 뱉었다.


그 숨 속엔, 흙이 차곡차곡 쌓인 세월의 다른 시간의 향. 산의 정기가 가득했다. 뱉어낸 그 숨이 몸 이곳저곳을 깨운다. 벤이 상황을 완전히 역전 시켜 버린다. 반쯤 삼켜진 벤의 정신이 저주의 늘어진 끄트머리, 끝자락을 움켜쥐었다. 빨려 들어가던 벤의 정신이 끈질기게 밖으로 다시 빠져나와 형체를 갖추었다. 저주는 성난 고슴도치같이 사방으로 가시를 새웠다.


‘그래! 원하는 바다. 뻗어라! 미친 듯이 뿜어라. 그게 무엇이든 내 피하지 않고 온몸으로 그 것을 받아들일 테니!’


몸 곳곳에 흐르는 마법의 힘을 느낀다. 그 기들을 모아 정신에 부어 넣은 벤. 대나무로 낙엽 하나 하나 살피며 피하듯, 신중하게, 작게, 천천히, 모래알에서 찾은 사금을 조심히 집어내듯 정신을 어루만졌다. 벤은 조금씩 자신의 강렬한 정신으로 저주를 야금야금 갉아먹기 시작했다.


[놀란 저주가 미쳐 날뛴다.]


벤의 위 속에서 저주의 살점이, 천 조각이 여러 갈래로 찢기어 흐트러진다. 다시 모인 저주는 당황하여 부피를 줄였다 늘였다 억세게 버티는가 싶더니 절망적인 몸부림으로 파도치기를 여러 번. 저주의 행동은 의식 밖인 양, 벤의 정신은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저주의 몸을 야금야금 조금씩 삼키고 있었다. 발톱으로 벤의 정신을 쥔다. 정신에 파묻힌 발톱은 더 이상 어쩌지 못하고···. 벤의 정신이 저주의 몸을 먹으며 자신의 신체, 몸의 기운도 조금씩 회복되어 가는 것 같음을 느꼈다. 그러나 몸 상태는 느낌과 다르게 엉망 그대로 착각이었다.


[약화된 저주의 모습.]


힘을 잃고 줄어든 저주는, 처음 그 기세는 어디로 갔나! 살기 위해 발악하듯 꿈틀꿈틀, 비틀비틀 대며, 바람 빠진 풍선처럼 이리저리 방향을 잃고 좁은 몸속을 헤집고 다녔다. 끝내 저주가 벤의 몸을 뚫고 밖으로 뛰쳐나왔다.


-팟.


저주의 튀어나옴과 동시에 벤의 쇠사슬이 나가떨어진다.


-쨍그랑.


방향 잃은, 그 마지막 저주의 한 덩어리를 한 손으로 잡으며 벤의 쇠사슬이 벽에서 떨어져 나왔다. 벤이 심안의 눈을 거둬들이고 현재의 눈을 뜬다. 무감동한 눈에서 섬광이 일렁였다. 앞으로 뻗은 벤의 오른손 주먹엔 마지막 남은 저주가 잡힌 채 뱀의 독니를 들어내듯 강하게 팔을 물었다. 벤의 손에 살점이 뚫렸다. 벤은 가소로워 하며 한기가 가득한 동굴 속에서 자신만이 유일한 생존자이며 절대자처럼 입가에 열기를 내뿜으며,


“으흐흐흐”


괴기한 웃음을 터트렸다. 실뱀같이 작고 약해진 저주덩어리가 벤의 팔목을 휘감는다. 벤은 동굴 속을 유유히 걸어 나왔다. 저주가 끝나려면 아직 아홉 시간은 족히 남아있었다.



--------



[노인 바르고의 집 마당]


마당에 서있던 노인 바르고는 멀리 걸어 들어오는 벤을 발견하고는,



“벤!!!!!”


벤. 그의 온몸에 살들이 터져 보기 흉했다. 귀에서는 피딱지가 비친다. 왼쪽 어깨는 탈골되어 중력을 이기지 못하고 아래로 한없이 늘어져 쳐져 있었다. 왼쪽 발목은 살짝 불편하게 돌아가 있다. 벤은 씩씩 거리며 오른손 주먹을 앞으로 내밀며,


“휘어잡았지요. 크크크크”


그러면서 그 자리서 마지막 저주의 힘까지 빨아드리더니 주먹을 꼼지락 꼼지락 거리며 불에 타 재만 남은 저주의 잔해를 모두 쏟아냈다. 그러나 이내 몸은 더는 버티지 못하고,


-쿵


흙먼지를 일으키며 맨 흙바닥으로 꼬꾸라져 버렸다. 흙바닥과 꼭 한 몸인 것처럼 붙어버린 것 이었다. 그 후, 흙먼지를 뚫고 들려오는 소리에 노인 바르고의 입이 크게 벌어졌다. 몇 날 며칠을 잠을 못잔 사람처럼 코를 굴기 시작했던 것이었다.


벤을 들어 방으로 옮겨놓고는 급히 포털을 만들어 어디를 다녀왔다. 그의 손엔 여름에 벤이 잡아온 몽치(산삼) 한 뿌리가 들려 있었다. 노인 바르고는 그 산삼을 들고 방으로 뛰어 들어갔다. 벤의 얼굴에 귀를 가져가 기울였다. 벤이 아기처럼 새근새근 숨을 쉬고 있었다. 아마도 조금 전의 코를 굴던 벤은 땅에 짓눌려 숨이 쉬기 어려워 그랬는지 모를 일이다.


“됐네. 됐어!”


노인 바르고는 잘 마른 몽치의 몸 중에서 빨간 열매를 몽땅 뜯어 벤의 양손에 쥐여 준다. 잎은 가슴 상, 중, 하, 허벅지에 올려놓고 작은 손으로 벤의 앙다문 이빨을 강제로 열어젖혔다. 그리고 말린 몽치를 이빨 사이로 강제로 끼워 넣었다.


“에-휴”


흐르는 땀도 없는데 이마를 닦으며 모든 일을 끝낸 듯 긴장을 놓으며 숨을 내쉬었다.


“끝났네. 끝났어.”


그렇게 열흘의 시간이 흘렀다. 벤은 꼼짝없이 열흘을 누워 있었다. 터졌던 살들은 제자리를 찾아갔고 하얗게 머리가 세더니 다시 검게 돌아왔다. 혈색도 조금씩 살아나기 시작했다. 벤이 몸에 기운이 천천히 돌기 시작하자 입에 물려진 몽치의 크기도 점점 줄어들어 갔다.


다음 날, 아침!


벤의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뱃가죽을 뚫고 나왔다. 그러면서 벤이 눈을 힘겹게 떴다.


“돌아왔는가! 잘 왔네. 벤!!”


“어르신, 배가 고···”


“그래 내가 여기 미리 수프를 끓여 놨네”


벤은 힘겹게 눈만 끔벅끔벅 몇 번을 하더니 노인 바르고를 보고 입을 벌리는 듯해 보였다. 잠시 후, 벤은 첫 수프를 삼키지 못하고 스르르 다시 잠에 빠져들었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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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격돌- 검의 과거 23.01.10 12 2 15쪽
72 격돌- 푸른 빛 그림자 23.01.06 19 2 13쪽
71 격돌- 돌아온 자 22.12.27 19 2 12쪽
70 격돌- 진실을 들고. 22.12.14 22 2 15쪽
69 격돌- 단단하게 22.12.13 24 2 12쪽
68 격돌- 첫 번째 방문지 22.12.02 20 2 16쪽
67 환(還)- 환, 돌아온 자 22.11.26 19 2 12쪽
» 환(還) -저주를 먹고 잠든 벤 22.11.15 19 2 11쪽
65 환(還)- 저주의 소용돌이 22.11.15 22 2 14쪽
64 환(還)- 거미줄에 걸린 운명 22.11.08 26 2 13쪽
63 환(還)- 훈련 22.11.05 28 2 12쪽
62 환(還)- 몽치 찾기2 22.10.28 24 2 14쪽
61 환(還)- 몽치 찾기1 22.10.24 24 2 12쪽
60 환(還)- 강해지라는 말 22.10.18 31 2 13쪽
59 환(還)- 누군가 다진 땅 22.10.17 32 2 16쪽
58 환(還)- 겨울 안에서 22.10.13 28 2 11쪽
57 환(還)- 생각의 씨앗 22.10.09 33 2 12쪽
56 환(還)-떠돌이 22.10.05 27 2 15쪽
55 환(還)- 혼란 22.10.01 31 2 11쪽
54 환(還)-드러나는 진실2 22.09.27 33 2 16쪽
53 환(還)-드러나는 진실1 22.09.22 32 2 12쪽
52 환(還)- 기록자 듀링의 신전 22.09.19 30 2 12쪽
51 환(還)- 손님 22.09.13 32 2 12쪽
50 환(還)-인어의 비늘 22.09.08 34 2 12쪽
49 환(還)-꼬리터 인어 바위 22.09.06 32 2 12쪽
48 환(還)-잃어버린 자들 22.09.03 29 2 12쪽
47 환(還) 노파의 거위2 22.08.31 31 2 15쪽
46 환(還)-노파의 거위1 22.08.29 34 2 12쪽
45 환(還)-안갯속에서2 22.08.26 30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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