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겜의 후속작에 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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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파라떼
작품등록일 :
2022.05.11 14:53
최근연재일 :
2022.05.26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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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5.11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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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 갓겜의 대마법사 후계자가 됐다

DUMMY

“너가 불렀니? 마법사는 아닌 것 같은데?”


허공을 날아다니던 안젤라는 급작스럽게 내게 얼굴을 들이밀었다.


순백색 긴생머리. 넓은 챙의 마녀 모자에 다 헤져가는 로브 차림.

차분해보이는 인상이었지만 눈동자에서 어딘가 모를 포스가 느껴졌다.


나는 침을 꿀꺽 삼키고 입을 뗐다.


“난 헨리야. 너한테 물어볼 게 있어서.”


“잠깐!”


나는 순간 움츠러드렀다. 비록 불러낸 영혼이 무조건 시전자의 명령을 듣는다지만 과연 그게 제작자인 안젤라에게도 적용될까.

걱정이 되긴 했다. 내가 의심된다고 갑자기 번개로 지져버릴 지도 모르니까.


“푸흡, 쫄았니? 너가 불러놓고 왜 쫄아?”


안젤라는 배꼽을 잡고 미친 듯이 웃었다. 진심으로 좋아하는 걸 보니 정말 또라이가 맞았다.

전기구이될 걱정은 버려도 되겠군.


대마법사 안젤라 오르티나.

<슬레이어즈> 엔딩으로부터 100년이나 지난 지금은 대마법사라고 불리우고 있지만 게임 내에서 안젤라의 호칭은 달랐다.


또마.

또라이 마법사 안젤라.


마법으로 별의 별 미친 짓을 벌여 붙은 이명이다.

크림 수프 비가 내리게 해 특별한 작물을 기른다든가, 제국 마탑을 소형화시켜 관찰일지를 쓴다든가.

전작 주인공이 황제를 설득하지 않았더라면 그대로 교수형 당했을 위인이다.


반대로 말하면 주인공이 황제를 설득해서라도 살려야 했던 강자였다.

주인공과 함께 마왕을 쓰러뜨린 데다가 마왕군 10만을 혼자 쓸어버렸으니 말 다했다.


한참을 웃던 안젤라는 찔끔 흘린 눈물을 닦았다.


“그래서 뭘 물어보고 싶은데? 시간 없어보이니까 빨리 말해.”


역시 순식간에 내 보잘 것 없는 마나량을 꿰뚫어봤다. 감탄할 시간은 없었다.

슬슬 마나가 한계였다. 마법에 재능없는 내 몸으로는 1분이 한계였다.


“믿기진 않겠지만 마왕이 곧 있으면 부활해. 대체 마왕이 왜 부활 하는 거야?”


안젤라는 고개를 갸우뚱 했다.


“당연하잖아. 마왕은 안 죽었으니까.”


“안 죽었다고?”


“죽인 게 아니라 봉인했어. 100년이 지나면 봉인이 풀릴 거라고 내가 유서에 써놨는데?”


이해가 되지 않았다. 분명 <슬레이어즈>는 마왕이 죽으면서 끝이 난다.

주인공이 마왕의 목을 베고 그 증거로 아직도 황실에는 마왕의 목이 박제된 채 걸려있다.


“마왕은 안 죽어. 몸만 죽을 뿐이지, 영혼은 사라지지 않아서 봉인해뒀어. 내 마법으로는 100년까지가 한계였고. 몰랐어?”


몰랐다. 그런 얘기는 게임에서 안 나오니까.

마왕은 죽었고 제국은 평화를 찾았습니다. 해피엔딩. 여기서 끝이었다.

설마···


망할 제작사. 어떻게든 후속작 내려고 나중에 설정 끼워맞췄구만.

어른의 사정이란 거다. 단순히 잘 팔리는 게임이라고 설정까지 부숴가며 낼 수는 없으니.


“이걸 어떻게 모르지? 내가 그렇게 당부했는데?”


안젤라는 내 질문이 아직도 이해가 안되는 듯 계속 똑같은 말을 반복했다.

혼란스러운 건 안젤라도 마찬가지인 모양이었다.


“잠깐, 이거 어디서 났어?”


안젤라는 내가 손에 쥐고 있는 소울 브링어를 가리켰다.


“이거? 전당포에서. 누가 장물로 팔았거든.”


“뭐어? 내가 내 후계자한테 주라고 했는데?”


눈이 휘둥그레진 안젤라는 제 화를 못 이겨 난동을 부렸다. 분명 영체 상태인데도 손에 집히는 건 전부 부숴버릴 듯한 분노였다.


“하여튼 제국 마탑 헛똑똑이들, 이거 하나 제대로 못해?”


안젤라는 자신의 후계자에게 소울 브링어를 다른 유품과 함께 남겼다. 그러나 정작 소울 브링어는 내 손 안에 있었다.


“정리해보자. 일단 마왕은 죽지 않아서 너가 봉인을 해뒀어. 이건 맞지?”


난동을 부리던 안젤라는 뒤죽박죽된 생각을 정리하는 걸 포기했는지 내 말에 집중했다.


“넌 봉인이 풀릴 때를 대비해서 네 후계자를 만들려고 했어. 이건 네 후계자한테 주려했고.”


“맞아! 소울 브링어의 정체를 알아내는 게 첫 번째 문제였다고.”


“근데 뭔가 잘못돼서 후계자가 아닌 나한테 이게 넘어왔어. 일개 전당포 직원한테.”


“봉인 마법은 보통 마법이 아니야. 내 시험을 다 통과한 마법사만 사용할 수 있다고. 근데 그게 마법사도 아닌 너한테 있으니까··· 이제 망했어.”


안젤라는 미간을 찌뿌리고 관자놀이를 문질렀다. 게임에서는 보기 드문 모습이었다. 그만큼 심각한 상황이라는 뜻이지만.


“너가 봉인 마법을 쓸 수는 없는 거야?”


나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 내가 안젤라를 불러내고 직접 다시 봉인하면 되잖아.


“그게 되면 후계자 찾지도 않았겠지. 영혼 상태에서 봉인 마법은 못 써. 말했잖아, 보통 마법이 아니라고.”


쉽게 돌아갈 수는 없다는 뜻인가.


일단 침착하자. 어쨌든 목표는 마왕의 부활을 저지하는 거다.

누가 봉인 마법을 쓰든 상관없다.

동네 술꾼 아저씨든, 여리여리한 소녀든.

최애 게임의 후속작에 빙의한 게이머든.


마왕만 봉인하면 만사 오케이다.


“그럼 지금이라도 찾으면 되겠네? 네 후계자.”


“어디있는 줄 알고. 진짜 내 후계자가 있는 지도 모르잖아.”


“소울 브링어의 정체를 알아내고 보안 주문을 푸는 게 첫 번째 시험이라고 했나?”

“너 설마···”


“잘 부탁드립니다, 스승님.”


대마법사 안젤라의 첫 번째 시험을 통과한 자는 이 세상에서 단 한 명.


바로 나 하나 뿐이다.



***



어제의 걱정은 기우였다. 출근하면서 소울 브링어를 알아보는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하기야 나도 ‘감정’이 없었으면 몰랐겠지.


출근을 해보니 마커스가 나보다 먼저 전당포에 와있었다.


“그거 어때? 잘 산 것 같아?”


“글쎄요, 하루이틀 봐서 알 물건은 아니라서.”


“너무 오래 붙들고 있지 않아도 돼. 그 정도 손해는 괜찮으니까.”


500실링에 샀으니 싸게 팔아도 큰 손해는 아니었다. 애초에 팔 생각도 없지만.


괜히 마커스 등처먹는 것 같아 마음에 걸렸다.

그러나 이걸로 목숨도 구하고 억만장자로도 만들어 줄 수 있으니. 마음의 빚은 나중에 갚으면 된다.

일단은 제일 급한 것부터.


“그래서 그런데 이거 빌려가도 돼요?”


나는 가판대에서 반지를 하나 꺼내 들었다. 음각으로 룬 문자가 새겨진 은반지였다.


‘감정.’


[마나의 샘 양산품]

[고대 유물 마나의 샘 양산품이다. 착용자의 마나를 계속하여 축적하는 원본과 달리 소량의 마나를 늘려주기만 한다.]


원본은 영계의 마나를 품은 유물이지만 양산품이라 마나를 조금 늘려주는 수준이었다.


“제대로 감정하려면 마나를 많이 써야할 것 같아서요.“


내 형편없는 마나량으로 영혼 소환이 가능한 시간은 고작 1분이다.

대화를 나누는 정도는 가능하지만 그 외의 분야에서는 사용하기엔 마나가 모자라다.


비록 양산품이지만 꼭 필요한 물건이었다. 이거 하나로 내 마나가 몇 배는 늘어날 테니.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아야겠지만 그건 나중 일이었다.


“그냥 가져가. 어차피 팔리지도 않는 거.”


우리 사장님 통도 크시다. 물론 나도 마커스에게 피해가 안 가는 선에서 고른 거다.


마나의 샘을 끼자 마나가 손가락을 타고 온 몸에 퍼졌다. 이걸로 5분 정도는 지속 가능해졌다.


소울 브링어를 벽에 기대어 놓고 장사할 준비를 마친 찰나였다.


벌컥.


“어서오세···”


문 열리는 소리를 들은 나는 인사를 건네려다 말았다. 어쩐지 개시가 빠르다 했다.


인사를 할 필요는 없었다. 손님이 아니었으니까.


“여어, 헨리. 오랜만이야.”


붉은 두건 길드의 존이 내게 능청스레 손을 흔들었다. 뒤에는 떡대 둘을 대동 중이었다.

셋 다 팔에 붉은색 두건을 두르고 있었다.


붉은 두건. 3구역을 관리하는 길드. 100년 전에는 이름 좀 날리던 도둑 길드였지만 지금은 한낱 양아치일 뿐이다.

전작에서는 부패한 귀족들 털어 고아들 먹여살리는 의적들이었는데. 팬으로써 많이 실망스럽다.


“마커스는 어디갔어? 볼 일이 있는데.”


“마커스는 아직 안 왔어.”


존은 가게 안을 두리번거렸지만 마커스를 발견하지 못했다. 드워프 마커스는 내 밑, 카운터 아래 숨어있었다.


“또 보호비 타령이야? 하는 것도 없으면서.”


“아무 일도 안 일어나는게 누구 덕인지 모르나봐? 이래서 장사꾼들은.”


단호한 내 태도에 존은 전혀 꿀리지 않았다.


양아치로 전락한 붉은 두건은 안 그래도 빈곤한 3구역 생활을 더 궁핍하게 만드는 녀석들이었다.

상인들에게 보호비를 뜯어내고 도박꾼들한테 사채까지 빌려주니. 그야말로 돈만 되면 남 신경은 안 쓰는 쓰레기들.

녀석들에게도 이유가 있긴 하지만 그게 쓰레기짓을 정당화시켜주진 않는다.


“보호비야 나중에 받으면 되고, 오늘은 다른 일도 있어서 들렀어.”


“무슨 일?”


“여자 하나를 찾고 있어. 나이는 20대에 완전 거지꼴이야. 본 적 없어?”


어제 소울 브링어를 팔러온 손님을 말하는 거였다. 계속 문 쪽을 쳐다보더니 쫒기고 있었나.


“몰라. 본 적 없어.”


굳이 알려줄 필요는 없었다. 소울 브링어의 존재를 아는 사람은 적을 수록 좋으니까.


“본 적이 없다라··· 알았어···”


뭔가 고민하던 존은 갑자기 돌변해 단검을 뽑아 카운터를 내리쳤다. 칼날이 그대로 카운터를 관통했다. 하마터면 밑에 있던 마커스의 머리가 뚫릴 뻔했다.


“뒤지고 싶어?”


“뭐?”


“거기 있는 스태프, 어제 그 여자가 들고 있던 스태프야. 어디서 구라를 까.”


존은 가판대에 기대어 놓은 소울 브링어를 가리켰다.

생각보다 집요하게 쫒는 모양이다. 겉보기엔 평범한 스태프인데 구분할 정도이니.


도대체 뭐하는 여자길래 붉은 두건이랑 이리 깊이 엮였는지. 나랑은 상관없으니 괜히 더 엮이고 싶진 않지만···


“그거 내놔. 마법사한테 그 여자 흔적을 추적해보라고 해야겠어.”


존이 선을 넘었다.

이게 어떻게 굴러들어온 복인데. 가치도 모르는 것들이 누구보고 줘라마라야.


“주기 싫다면?”


“맞고 줄래, 그냥 줄래?”


존 뒤에 서있던 떡대들이 어깨를 풀었다. 존도 카운터에 박힌 단검을 뽑아들었다.


저놈들 주먹에 맞으면 그대로 사망. 존의 단검에 찔려도 사망.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이었다.


어제의 나였다면.


나는 놈들이 움직이기 전에 재빨리 소울브링어를 집어들었다. 거리를 벌리기 위해 구석으로 뒷걸음질 쳤다.


“푸핫! 마법도 못 쓰는 자식이 그걸로 뭐하려고?”


감정사로써의 명성 때문에 이 바닥 사람들은 내가 마법 따위 못 쓴다는 건 안다. 싸움에 잼병인 건 더 잘 알고.


“서로 얼굴 붉히지 말자, 헨리. 얼른 내놔.”


셋은 점점 포위망을 좁혀왔다. 일촉즉발의 상황이었다.


“덤벼라!”


그 때 카운터에 숨어있던 마커스가 존에게 달려들었다. 그러나 떡대가 팔을 한 번 휘두르니 멀리 날아가버렸다.


“뭐야? 역시 있었잖아? 이거 돈까지 받아갈 수 있겠는데?”


“끄으으···”


마커스는 바닥에 엎어져 신음했다. 코에서는 쌍코피가 흐르고 입가에는 피가 번졌다.


“이 새끼 표정 좀 보게? 왜? 너네 사장 패서 빡쳤냐?”


존은 내 심각한 얼굴을 보고 희희덕거렸다. 약골 주제에 죽일 듯이 노려보니 웃긴가보다.


상황이 웃기긴 하지.

동네 양아치 주제에 대마법사의 후계자를 위협하고 그의 은인을 때렸으니까.

웃기긴 웃기다.


그러나 이 정도 웃긴 걸로 만족하기는 이르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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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겜의 후속작에 빙의했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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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19화 갓겜의 사지로 다시 들어갔다 +1 22.05.26 28 3 10쪽
18 18화 갓겜의 마탑을 뒤집어놨다 22.05.25 29 2 14쪽
17 17화 갓겜의 흑막을 알아냈다 22.05.25 34 1 11쪽
16 16화 갓겜의 미궁에서 죽을 뻔했다 22.05.24 36 3 10쪽
15 15화 갓겜의 미궁을 탐사했다 22.05.23 31 3 10쪽
14 14화 갓겜의 용병과 붙었다 22.05.22 37 1 13쪽
13 13화 갓겜의 현상금 사냥꾼이 됐다 22.05.21 40 2 12쪽
12 12화 갓겜의 고향을 떠났다 +1 22.05.20 54 3 11쪽
11 11화 갓겜의 주인공 후손을 찾았다 22.05.19 55 3 13쪽
10 10화 갓겜의 암흑가 보스를 납치했다 22.05.18 52 2 12쪽
9 9화 갓겜의 암흑가 보스 저택을 털었다 22.05.17 56 2 13쪽
8 8화 갓겜의 고아를 주웠다 22.05.16 61 3 13쪽
7 7화 갓겜의 타짜가 됐다 +2 22.05.15 81 5 11쪽
6 6화 갓겜의 대마법사에게 마법을 배웠다 22.05.14 86 2 14쪽
5 5화 갓겜의 비밀을 알아냈다 22.05.13 81 4 12쪽
4 4화 갓겜의 보물 창고를 열었다 22.05.12 93 1 13쪽
3 3화 갓겜의 양아치를 혼내줬다 22.05.11 105 3 13쪽
» 2화 갓겜의 대마법사 후계자가 됐다 22.05.11 118 6 11쪽
1 1화 갓겜의 후속작에 빙의했다 22.05.11 159 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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