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겜의 후속작에 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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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파라떼
작품등록일 :
2022.05.11 14:53
최근연재일 :
2022.05.26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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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5.15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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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화 갓겜의 타짜가 됐다

DUMMY

“풀하우스. 이 쪽 신사분께서 이기셨습니다.”


나는 판돈을 쓸어모았다. 돈 벌려고 온 건 아닌데 수입이 꽤 짭짤했다.


로지어는 아까와 달리 진지해졌다. 아직 돈은 충분했지만 여유롭진 않은 모양이었다. 딜러가 돌린 패를 조심스레 까보는 게 초반의 패기가 사라졌다.


“투 페어. 슬슬 한 번 주자. 벌써 6연속으로 땄어.”


로지어의 뒤에서 패를 알려주던 안젤라가 조언했다. 내 패는 구렸지만 조언대로 콜을 받았다.

매번 내가 따기만 하면 로지어가 일어날지도 모르니까. 천천히 아무도 모르게 놈을 거덜내야했다.


“드디어 왔구만!”


로지어는 내 의도대로 이번 판돈을 따갔다. 그동안 내게 잃은 돈에 비하면 새발의 피였지만. 이미 원금 회수에 눈이 멀어 사리분별을 못하는 상태였다.


그렇게 다시 패가 돌았다. 모두가 마지막 패를 받은 그 순간. 드디어 기회가 왔다.


“스트레이트. 지금이야.”


안젤라의 말을 듣자마자 나는 내 패를 확인도 않고 곧바로 돈을 전부 밀어넣었다. 깜짝 놀란 딜러는 재차 확인했다.


“정말이십니까?”


“헨리, 깡 좋은데? 패도 안 보고 올인이라니. 망한 패면 어쩌려고?”


“궁금하면 들어와보시든가.”


나는 로지어의 속을 살살 긁었다. 로지어는 잠깐 갈등하다가 자신의 패를 다시 확인하고 돈을 밀어넣었다. 올인이었다.


“둘 중 하나는 일어나겠구만.”


로지어는 자신만만했다. 웬만해선 스트레이트보다 높은 패는 없으니 걸어볼 만하다고 판단했겠지.


결과를 아무도 모르는 게임. 치곤 판돈이 적었다.


“이 정도 액수로는 심심한데 판돈 좀 더 올려볼까?”


“올인인데? 뭐 더 거실 게 있나?”


지금 내가 가진 물건 중 가치있는 건 없었다. 소울 브링어는 겉보기엔 싸구려 스태프니까. 영혼의 주머니도 금전적 가치는 없고.


그러니 원하는 걸 끌어내려면 이번에는 진짜 도박을 해야했다.


“내가 브랜든한테 한 짓 다 들었지? 내가 지면 네가 시키는 건 다 할게. 무보수로.”


로지어는 나를 위아래로 훑어봤다. 평범한 20대 후반의 남성. 그러나 붉은 두건의 실세였던 브랜든을 불구로 만든 사람.


붉은 두건의 일은 이미 소문이 퍼질대로 퍼졌다. 3구역 사람이라면 내가 보통 마법사는 아니란 것쯤은 다 안다.

그런 마법사를 마음대로 부릴 수 있다. 뒷골목 조직이라면 꿈도 못 꿀 일이다. 마법사 자체도 드문데 실력 있는 마법사는 더욱 드무니까.


단 한 게임으로 이런 인재의 이마에 노예 낙인을 찍을 기회는 흔치 않다.

그리고 도박 중독자라면 이런 기회 못 참지.


“좋아, 그럼 나는 내 ‘상품’들을 걸지.”


“상품?”


“내가 특별한 사업을 하거든. 여기 제품보증서야.”


로지어는 서류 몇 장을 건넸다. 서류에는 고아들의 이름과 나이 등이 적혀있었다. 다른 것도 있었는데 역겨워서 거기까지만 봤다.


“따끈따끈한 신제품들이라고. 이 정도면 되겠어?”


신제품, 얼마 전에 납치했다는 뜻. 고아 수집가의 아이들일 확률이 높았다.


나와 로지어는 미리 각서를 썼다. 나는 로지어가 시키는 일을 전부 하겠다는 노예 계약서를, 로지어는 내게 아이들을 넘기겠다는 양도 증명서를.


이제 우리 둘의 운명은 내 패에 달려있었다.

라고 로지어는 생각하고 있겠지.


“자, 그럼 나부터.”


로지어는 먼저 자기 패를 깠다. 안젤라가 알려준대로 스트레이트였다. 엄청난 판돈에 어느새 몰려든 관객들은 내게 걱정의 눈빛을 보냈다.


누가 누굴 걱정하는지.

나는 테이블에 기대어 놓은 소울 브링어에 손을 댔다. 안젤라의 영체가 조금 더 선명해졌다.


“스트레이트인데 어떡하나? 지금이라도 무를래?”


“마음에도 없는 말하긴. 그냥 가.”


나는 딜러에게 내 패를 대신 뒤집어달라고 부탁했다. 딜러는 감질맛나게 패를 하나씩 뒤집기 시작했다.


“A스페이드랑 스페이드 킹? 맞는게 하나도 없잖아?”


로지어는 첫 두 장을 보고 실실 웃어댔다. 마법사를 자신의 수족처럼 부릴 기회가 코앞까지 다가왔다.

그러나 패가 하나씩 드러날 때마다 로지어의 표정은 썩어갔다.


A스페이드, 10, 잭, 퀸, 킹.


“로···로얄 스트레이트 플러쉬입니다···”


딜러도 믿기지 않는지 그 자리에서 얼어붙었다. 관객들도 마찬가지였다. 도박장의 시간이 멈춰버린 것 같았다.


로얄 스트레이트 플러쉬라니. 좀 심하지 않나? 누가봐도 사기 같은데.


“끝이군. 굿 게임.”


내가 판돈과 각서를 챙기려는 순간 로지어는 내 팔을 붙잡았다.


“이 새끼가 어디서 사기를 쳐?”


순식간에 분위기는 얼어붙었다. 구경꾼들 사이에서 로지어의 부하들이 슬금슬금 튀어나왔다.


“증거 있어?”


“패 깔 때 저 스태프 만지작거렸잖아. 네가 마법으로 조작한 거 모를 줄 알아?”


눈알이 장식은 아닌 모양이네.


“딜러, 너네 보안 담당 데려와. 저 패에서 마나 흔적이 남아있을 테니까.”


마법을 쓰면 그 대상에는 마나의 흔적이 남는다. 아주 사소한 마법이라도 마찬가지. 간단한 눈속임도 예외는 아니다.


“걸리면 벌금 물어야 하는 거 알지? 네가 아무리 강하다 한들 여기선 못 나갈 거다.”


도박장에선 마법을 쓰다가 걸리면 벌금을 내야하는 규칙이 있다. 그야 마법이 끼어들면 형평성이 안 맞으니.

도박장 경비원들이 강하진 않지만 규칙은 강하다. 냅다 튀었다간 경비대가 잡으러 올지도 모른다.


“안 나오면?”


“이 새끼 끝까지 발뺌이네. 좀만 기다려. 넌 뒤졌으니까.”


도박장의 보안 담당은 금세 도착했다. 어설픈 마법사인데 마나 흔적 정도 찾는 건 가능한 수준이었다.

보안 담당은 마나 흔적이 드러나는 마법을 카드에 걸었다. 공중에 마법진이 그려지더니 카드를 덮쳤다.

얼마 안 가 마법진은 사라졌다. 카드는 로얄 스트레이트 플러쉬, 그대로였다.


“마나 흔적이 없습니다. 마법이 아닙니다.”


“개소리하지마! 한 번 더 확인해봐!”


로지어는 보안 담당의 멱살을 잡았다. 자신만만하던 아까완 달리 동공이 흔들렸다. 녀석의 부하들은 서로 눈치를 보며 쑥덕였다.


“실수는 없습니다. 조작의 흔적은 없습니다.”


“말도 안 돼···”


대마법사가 마나 흔적 하나를 못 지우겠나. 마나 흔적은 마법으로 패를 바꾸자마자 지웠다. 간단한 환영 마법이라 가능한 일이었다.


“그럼 그 ‘상품’이나 보러 가지. 지금 가지러 갈 거니까.”


아이들 얘기였다. 내가 서두를 이유는 없었지만 애들은 아니니까. 이왕이면 몸 성히 구하고 싶다.


“이 새끼 잡···”


“왜? 덤비려고?”


그저 말 한 마디였다. 경고도 아닌 질문 하나. 그러나 그 질문이 모두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흔적이 없어도 패를 조작했다는 것쯤은 다들 눈치챘다. 흔적도 없는 마법을 구사하는 마법사인데, 무작정 덤비기엔 고민이 되겠지.


로지어의 부하들은 우물쭈물하며 다시 구경꾼들 사이로 사라졌다. 로지어는 당황한 듯 두리번 거렸지만 그의 편은 아무도 없었다.


“뭐해? 얼른 안내나 해.”


“따라와···”


로지어는 현실을 직시했다. 억울해도 어쩌겠어. 꼬우면 자기도 마법쓰던가.


아, 그리고.


“내 돈도 들고 와.”


챙길 건 챙겨야지. 어떻게 딴 돈인데.



***



로지어의 업장은 3구역 제일 깊숙한 곳이었다. 거지들이나 사는 판자촌. 이런데서 애들을 납치하는 건가.


업장은 작은 구멍가게 밑이었다. 상태는 위의 가게처럼 낡고 비위생적이었다.

길게 이어진 복도 양 옆에는 좁은 방들이 있었다. 안에서는 아무런 소리도 들려오지 않았다. 뭔가 암울함만이 느껴졌다.


“쓰레기 새끼들. 애들 가지고···”


혹시 몰라 소환만 유지해둔 안젤라가 인상을 찌뿌렸다. 온몸에서 불쾌함이 드러났다. 나도 같은 마음이었다.

이 공간에 있는 것만으로도 구역질이 쏠렸다. 이곳에 오래있긴 싫었다. 애들만 데리고 나가야겠다.


“열쇠만 내놓고 꺼져.”


날 데려온 로지어는 열쇠더미를 줬다. 건네고는 쏜살같이 꺼져줬다. 사업 자본금까지 탈탈 털렸으니 어디서 구걸이나 하고 다니겠지.


나는 아이들이 갇혀있는 방 문을 하나씩 열었다. 아이들은 문이 열렸는데도 나오지 않았다. 여기서 오랜 시간을 보냈는지 무기력하게 누워만 있었다.


희망을 잃은 건가? 며칠동안 갇혀있으면 그럴 만도.

일단 전부 풀어주고 데리고 생각하자.


나는 복도 끝에 있는 마지막 문을 열었다.


휙!


문을 열자마자 누군가 나를 덮쳤다. 기다리고 있었나. 조용하고 간결한 습격이었다.


나는 반사적으로 소울 브링어에 마나를 흘려보냈다. 그러자 보호막 마법이 발동됐다. 날 습격했던 이는 그대로 보호막에 부딪혀 넘어졌다.


방에는 아이들 뿐이었다. 아까 애들과는 달리 두려워하고 있었다. 방금 마법 때문이었다.


“조심해!”


안젤라의 경고에 나는 다시 보호막을 펼쳤다. 상대는 또 넘어지고 말았다. 보호막의 존재를 모르는 모양이었다.


“도대체 누구···”


바닥에는 흑발의 소녀 하나가 쓰러져있었다.


열네 살 정도? 오늘 구한 애들 중에는 나이가 가장 많아보였다.

그러나 다른 아이들처럼 거적데기만 겨우 걸친 야윈 몸. 다른 애들보다 키가 커서 더 말라보였다.


나는 소녀를 일으켜주려했다. 돌아오는 건 나무토막을 깎아만든 작은 흉기였다. 팔이 짧아 내게 닿지는 않았다.


나는 소녀의 흉기를 뺏었다. 너무 허약한 탓에 나조차도 뺏을 수 있었다.

소녀는 아무 말도 않았지만 계속 저항했다. 주먹으로 날 때렸지만 아프지 않았다.

생기없는 눈동자. 소녀는 이미 이성을 잃었다.


결국 같은 방에 갇혀있던 애들이 나와 말렸다. 아이들이 눈에 들어오자 소녀는 조금씩 정신을 차려갔다.

다른 방에 있던 아이들도 슬그머니 나왔다. 소녀에게 달려가는 걸 보니 저 소녀가 애들 대장인가보다.


아이들의 상태를 한 명씩 확인한 소녀는 정신이 들었는지, 날 물끄러미 쳐다봤다. 여전히 경계심이 실려있었다.


“아저씨는 뭐예요?”


대뜸 뭐냐고 물어보다니. 그것도 아저씨라고.

그러나 잔뜩 쉰 목소리. 불쌍하니까 오늘만 봐준다.


“난 헨리야. 너희들을 구하러왔어.”


“왜요? 우리 같은 고아들이 어디가 쓸모있다고.”


“동정심에 그랬다면 믿으려나?”


“거짓말.”


“거짓말인 걸 어떻게 알아?”


“구밀복검. 대가 없는 호의에는 시커먼 속내가 있죠.”


세상에 찌든 사고방식이었다. 어린 애가 벌써부터 부정적이다.

그러나 방금 말로 확신이 들었다.

구밀복검. 열네 살 고아가 할 만한 말은 아니지.


“구밀복검이라··· 그런 말은 어디서 들었어?”


“···”


“혹시 고아 수집가가 해줬니?”


고아 수집가 얘기가 나오자마자 눈빛이 돌변했다. 이번에는 주변 아이들도 마찬가지였다.


“고아 수집가라고 부르지 마요. 그런 사람 아니니까.”


소녀는 단호했다. 고아 수집가가 키웠다는 애들이 확실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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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겜의 후속작에 빙의했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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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19화 갓겜의 사지로 다시 들어갔다 +1 22.05.26 26 3 10쪽
18 18화 갓겜의 마탑을 뒤집어놨다 22.05.25 28 2 14쪽
17 17화 갓겜의 흑막을 알아냈다 22.05.25 34 1 11쪽
16 16화 갓겜의 미궁에서 죽을 뻔했다 22.05.24 35 3 10쪽
15 15화 갓겜의 미궁을 탐사했다 22.05.23 31 3 10쪽
14 14화 갓겜의 용병과 붙었다 22.05.22 36 1 13쪽
13 13화 갓겜의 현상금 사냥꾼이 됐다 22.05.21 40 2 12쪽
12 12화 갓겜의 고향을 떠났다 +1 22.05.20 53 3 11쪽
11 11화 갓겜의 주인공 후손을 찾았다 22.05.19 55 3 13쪽
10 10화 갓겜의 암흑가 보스를 납치했다 22.05.18 51 2 12쪽
9 9화 갓겜의 암흑가 보스 저택을 털었다 22.05.17 55 2 13쪽
8 8화 갓겜의 고아를 주웠다 22.05.16 60 3 13쪽
» 7화 갓겜의 타짜가 됐다 +2 22.05.15 80 5 11쪽
6 6화 갓겜의 대마법사에게 마법을 배웠다 22.05.14 85 2 14쪽
5 5화 갓겜의 비밀을 알아냈다 22.05.13 81 4 12쪽
4 4화 갓겜의 보물 창고를 열었다 22.05.12 91 1 13쪽
3 3화 갓겜의 양아치를 혼내줬다 22.05.11 105 3 13쪽
2 2화 갓겜의 대마법사 후계자가 됐다 22.05.11 117 6 11쪽
1 1화 갓겜의 후속작에 빙의했다 22.05.11 157 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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