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겜의 후속작에 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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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파라떼
작품등록일 :
2022.05.11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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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26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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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5.19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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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화 갓겜의 주인공 후손을 찾았다

DUMMY

“말할게··· 말하면 되잖아···”


드디어 레이먼드가 입을 열었다. 어떻게 열었는지는 생략하겠다. 나도 다시 떠올리고 싶진 않아서.


생각보다 끈기없는 놈이었다. 몇 분도 되지 않아 굴복했으니. 뒷골목의 지배자도 별거 없었다.


“고아 수집가를 왜 쫓느냐고?”


레이먼드는 피를 토하며 되물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의 사업을 방해했다곤 하지만 그건 명분일 뿐. 이미 사라진 고아 수집가를 계속 쫓는 이유는 따로 있을 거였다.


“고아 수집가를 직접 본 적 있나?”


“딱 한 번. 네놈들 때문에 거지꼴이 됐더군.”


“그거 말고는 이상한 점 못 느꼈나?”


딱히. 소울 브링어가 이상했지, 고아 수집가의 행색 자체가 이상하진 않았다. 칼리나르에 그런 사람이 어디 한둘인가.

나는 고개를 저었다.


“마법사가 마법사를 못 알아보다니. 생각보다 수준이 떨어지는군.”


아직 남 깔볼 여유가 있나보네.

마법사라는 건 이미 눈치챘다. 고아 수집가는 소울 브링어의 정체를 알고 있었으니까. 모르긴 몰라도 보통 마법사는 아니겠지.


“마법사인게 뭐 어때서.”


“소속 없는 마법사는 흔치않아. 보통 마탑이든 어디든 몸담고 있지.”


이 세계의 마법사는 대부분 마탑 소속이다. 행여 쫓겨났든 자의로 나왔든 어디 마탑 출신이라는 꼬리표는 항상 따라다닌다.


“그래서 고아 수집가도 마탑 출신 마법사다? 그걸 어떻게 아는데?”


“난 칼리나르에 모르는 사람이 없어. 고아 수집가가 어디 마탑 출신인지 알아내는 것쯤이야 껌이지.”


아무도 정체를 몰라 괴담처럼 떠도는 고아 수집가인데. 레이먼드 앞에서 정체를 숨기는 건 불가능한 건가.


“그년이 있던 마탑이 보통 마탑이 아니거든. 괜히 그년 때문에 엮일까봐 빨리 처리하려고 한 거지.”


“어디 출신인데.”


“내가 무서워할 만한 곳이 어디겠어. 당연히 황실 마탑이지.”


황실 마탑이 가진 권력은 절대적이다. 그야 황제의 수족과 다름없으니까.

만약 황실 마탑 마법사가 칼리나르의 일을 알면 그대로 황제에게 보고하겠지. 레이먼드가 초조해할만 하다.


“몇 번이나 암살을 시도했지만 전부 실패했어. 분명 황실 마탑 출신이 맞아.”


그러지 않고서야 숱한 암살 시도를 막을 수 없었겠지.


예상은 했다. 소울 브링어를 가지고 있다는 것부터가 황실 마탑과 관련있다는 얘기니까. 어느 정도 실력있는 마법사라는 것도 한몫했고.


궁금한 건 왜 소울 브링어를 들고 칼리나르까지 왔냐는 거다.

소울 브링어는 대마법사 안젤라의 유품이다. 철저한 감시하에 지켜지고 있었을 터.

근데 그걸 들고 제국 최악의 도시로 왔다. 그리고 그걸 도망치면서 버렸다.

수상쩍은 부분이 한두 개가 아니다.


“가져왔어요. 일기장이랑 검.”


때마침 소피아가 돌아왔다. 한 손에는 낡아헤진 일기장을, 한 손에는 천으로 둘러싼 검을 들고 있었다.


고아 수집가의 일기장. 여기에 정답이 전부 있겠지.


나는 일기장에 대고 감정 스킬을 썼다.


[카리나 로웬델의 일기장]

[마법사 카리나 로웬델의 일기장이다. 약 3년 동안 사용됐고 룬어로 적혀있다.]


룬어라. 그러니 아무도 못 읽지.

룬어는 이미 소실된 언어다. 100년 전에는 마법사들이 연구 목적으로 종종 사용했지만 지금은 아는 이가 없다.

바꿔말하면 100년 전 마법사라면 안다는 뜻이지.


“읽을 수 있어?”


“당연하지. 대신 시간은 좀 걸려. 대마법사한테도 룬어는 쉽지 않단 말이야.”


안젤라는 내가 펼쳐준 일기장을 손가락으로 훑었다. 빠르진 않았기에 일단 안전한 곳으로 이동해야했다.


“모조품은 두고 왔지?”


“네, 뒤따라오는 놈도 없었어요.”


“이리 와. 이제 돌아간다.”


“잠깐! 난 어떡하라고!”


의자에 묶여있는 레이먼드가 소리쳤다. 이곳을 아는 건 우리와 레이먼드 뿐. 우리가 가면 레이먼드는 꼼짝없이 갇히게 된다.


“어떡할래?”


나는 소피아에게 물었다. 소피아는 갈등했다. 복수란 신중해야하는 법이다.


“그냥 두고 가죠.”


며칠 있으면 레이먼드는 굶어죽고 말겠지. 내가 관여할 문제는 아니다.


“괜찮겠어?”


“이미 아저씨가 만신창이 만들어놨잖아요.”


조금 무안하군. 이런 일은 나도 전문이 아니니까.

나는 남은 마나를 모조리 쏟아부어 순간이동을 시전했다. 찰나 레이먼드의 절규가 스쳤지만 죄책감은 없었다.


이런 절규는 레이먼드의 뒷골목에서 수없이 봐왔으니까.



***



“왜 이렇게 늦었어?”


술집으로 순간이동하니 갈포드가 기다리고 있었다. 새벽 네 시였는데 아직도 깨어있었다.


“순간이동은 흔적 남지 않아?”


“당연히 안 남기고 쓴 거죠. 걱정 마요.”


“혹시 사고 친 거 아니야?”


“물건만 가지고 나왔다고요. 의심도 참.”


나랑은 말이 안 통하니 갈포드는 소피아를 째려봤다. 부담스러운 눈빛이었지만 소피아 역시 뻔뻔하게 아무 말도 않았다.


나는 일기장을 펼쳐 바 위에 내려놨다. 안젤라는 곧바로 책장을 넘기며 해독에 들어갔다.


“바람이 부나? 책장이 저절로 넘어가네?”


“마법이에요. 해독 마법.”


이럴 땐 마법사라는 명함이 참 좋다. 마법을 모르면 대충 다 속아넘어가니까.


“15분 정도 걸릴 거야. 조금만 기다려.”


대마법사치곤 느린데. 도대체 고아 수집가는 어떻게 룬어까지 아는지 원.


이제 고아 수집가의 정체에 대해서는 알았다. 황실 마탑의 마법사이자 소울 브링어의 원주인. 룬어까지 아는 수준 높은 마법사.


그러나 목적이 모호했다. 왜 황실 마탑을 나왔는지. 왜 소울 브링어를 가지고 있었는지. 왜 맞서싸우지 않고 도망쳤는지.

아직도 고아 수집가의 의중을 알 수 없었다. 해독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그나저나 이건 왜 가지고 간 거지?”


갈포드가 훔쳐온 검을 싼 천을 풀며 말했다. 아무런 무늬도 없는 칼집, 이가 나간 날. 그냥 평범한 낡은 검이었다.


“소피아, 뭐 아는 거 있어?”


“아뇨, 신줏단지처럼 모셔두고 잘 꺼내지도 않던 거라. 저흰 애들이라고 만지게도 못했어요.”


그러나 취급은 평범하지 않다. 딱히 특별한 구석은 없어 보이는데. 그래도 확인은 해봐야겠다.


‘감정.’


[봉인된 검]

[등급: ???]

[봉인이 걸려 본모습이 감춰진 검. 특정 조건을 만족하면 봉인이 풀린다.]


그럼 그렇지. 고아 수집가 정도의 인물이 아무것도 아닌 검을 모셔둘 리가 없다. 보통 물건은 아니었다.


그러나 거기까지. 어떤 검인지 어떻게 봉인을 푸는지 알 수는 없었다.

감정 스킬로 알아내지 못한다니. 얼마나 강한 봉인이 걸려있길래. 안젤라는 해독 작업 중이니 당장에 물어볼 수도 없는 노릇이고.


갈포드는 내 표정을 읽고 확인 차 물었다.


“역시 보통 검은 아닌 거야?”


“네, 근데 봉인되어 있네요. 어떻게 푸는지는 모르겠지만.”


“일기장에 적혀있지 않을까? 고아 수집가는 뭐 아는게 있겠지.”


글쎄다. 봉인을 해제하는 법을 알면 진작에 풀지 않았을까. 봉인 수준을 보니 직접 걸었을리는 없는데. 해제 조건이 까다로운가.


“잘못 본 거 아니에요? 카리나가 원래 물건 잘 안 버리는 성격이라서. 그냥 고물일지도 몰라요.”


“감정사 말에 토달지 마라. 그냥 검 아닌거 확실해.”


내 말은 귓등으로 흘린 소피아는 뭔가에 홀린 듯 검을 집었다. 그 순간 검이 발광하며 처음 보는 상태창이 나타났다.


[해제 조건이 만족됐습니다.]

[봉인이 해제됩니다.]


이렇게 갑자기? 도대체 무슨 조건이 만족됐다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검을 집은 소피아도 놀랐는지 검을 내려놓고 뒤로 물러섰다.


하지만 검은 아랑곳않고 빛을 내뿜었다. 강한 섬광탓에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검은 본모습을 드러냈다.


[용사의 검]

[등급: 유일함]

[100년 전 용사가 마왕을 벨 때 쓰였던 검. 용사의 힘이 깃들어있다. 용사의 후예가 잡으면 용사의 검법을 사용할 수 있다.]


“역시나 보통 여자애가 아닐 줄 알았어.”


어느새 안젤라가 내 옆으로 와있었다. 일기장을 펼쳐보니 알아볼 수 있는 언어로 변해있었다.. 해독은 마무리됐다.


“읽어보면 알 거야. 고아 수집가가 왜 고아 수집가가 됐는지.”



***



XX2년 8월 14일


드디어 칼리나르에 도착했다. 보름 정도 걸렸나. 황실 마탑에서 보낸 추적자를 따돌리느라 도착이 늦어졌다.

다행인 건 더 이상 마탑 놈들 걱정 안 해도 된다는 것. 칼리나르에 들어온 순간 포기한 모양이다. 샌님들한테 범죄도시 칼리나르는 버거운 곳이니까.


다만 그건 나한테도 해당되는 이야기 같다. 외지 사람이라 그런지 모두가 날 경계한다. 오히려 좋다. 나도 이웃들이랑 가깝게 지낼 생각은 없다.

그래도 아이들만은 다르다. 외지인이 신기한지 내게 질문을 마구 퍼부었다. 내가 찾는 애는 없었지만 거리의 애들과 친분을 쌓아두기 위해 성심성의껏 대답해줬다.


일단 오늘 위조 신분을 만들었으니 내일은 집을 구하러 다녀야겠다. 혼자 살 집은 아니니 좀 큰 곳으로. 여러 군데 알아봐야지. 돌아다니다 보면 그 애를 발견할지도 모르니까.



XX2년 12월 6일


오늘은 첫눈이 왔다. 도시 외곽 숲속이라 그런지 벌써 많이 추워졌다.


요즘 거리에서 내 소문이 돌고 있다. 나보고 고아 수집가라나 뭐라나. 듣기 거북한 별명이었다.

애들은 그 별명이 좋은가보다. 얘기해주니 마구 웃어댔다. 아니, 비웃은 건가. 아무튼 애들은 나쁘게 보지 않는 모양이다.


벌써 집에 애들이 다섯 명이 된다. 전부 내가 찾는 아이는 아니다. 그러나 힘들게 날 찾아온 애들을 내칠 수 없어 여태 데리고 있다.

애들 집은 시끄러워야 좋긴 하니까. 사회성도 기르고. 그 애한테도 오히려 좋을 거다.


내일은 3구역에 가볼 예정이다. 12살 짜리 여자애가 3구역 왕초를 반죽음을 만들어놨단다. 헛소문일 확률이 높지만 그래도 가봐야지.

어쩌면 내일 그 애를 찾을지도 모른다.



XX3년 4월 27일


요즘 너무 피곤하다. 붉은 두건이 인신매매에 뛰어드는 바람에 지켜야할 구역이 늘어났다.

이미 칼리나르에 온 목적의 절반은 달성했지만 나머지 절반이 문제였다. 영웅 옆에는 훌륭한 조력자들이 필요하니까.


그래도 소피아가 있어서 다행이다. 맏언니인지라 애들도 잘 챙기고 속 안 썩이고. 진짜 딸이 생긴 기분이다.

아직 검을 쥐어주진 않았다. 또래에 비해 성숙하긴 해도 아직 애다. 자칫하면 힘을 감당하지 못하고 폭주할지도 모른다. 검은 한 1년 뒤에 줄 예정이다.


사실 2,3년 후가 적당하겠지만 그동안 애들을 지켜줄 자신이 없다.

반 년 사이 마나가 절반 이상 사라졌다. 그놈의 후유증 때문이다. 앞으로 한계는 고작 1년. 그 후로는 나도 평범한 사람이 된다.


그 사람을 불러볼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염치도 없이 그럴 순 없다. 내가 엎지른 물은 내가 닦아야지.


앞으로 1년. 1년만 버티자.



XX3년 9월 15일


망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미행이 붙었다. 너무 늦게 알아차려 우리 거처가 들통이 나버렸다. 오늘은 돌아간 모양이지만 다시 오는 건 시간 문제다.

레이먼드 그 새끼, 애들을 미끼로 함정을 파두다니. 옛날이었으면 한주먹거리도 아닌 자식이.


오늘 부로 내 마법사 수명은 끝이 났다. 최근 습격이 많아져 마법을 남발한 탓이었다. 많이 돌아다니기도 했고. 뭐, 언젠가 맞닥들일 일이었다.


애들한테 미리 짐을 싸두라고 말해뒀다. 어린 애들은 불안해했지만 소피아가 잘 진정시켰다.

소피아가 제일 걱정이다. 내 계획의 전부인 애니까. 언젠가 다시 찾아올 예정이니 그 때까지 잘 살아있으면 좋겠다.


안타깝게도 나는 애들과 함께할 수 없을 것 같다. 이미 레이먼드에게 너무 많은 원한을 사버렸다. 걱정되지만 내가 떠나야 한다.

놈들은 한동안 날 쫓을 거다. 최대한 멀리 도망쳐 애들한테서 놈들을 떼놔야 한다. 아예 다른 대륙으로 가야지. 애들이 다치면, 특히 소피아가 다치면 내 계획은 물거품이 된다.


내일 곧바로 떠날 생각이다. 검과 일기장은 남겨둘 거다. 검이야 최대한 소피아와 가까이 있는 편이 낫고, 일기장은 100년 전 사람만 읽을 수 있으니.

소울 브링어는··· 흔적을 지우기 위해 팔아야겠다. 어차피 이게 뭔지 알아볼 사람은 없을 테니. 나한테는 더 필요하지도 않고.


마왕 부활이 코앞인데 엉망진창이다.

봉인 마법만 알고 있다면 여기까지 오진 않았을 텐데.

내가 대마법사의 후계자라는 게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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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겜의 후속작에 빙의했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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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19화 갓겜의 사지로 다시 들어갔다 +1 22.05.26 26 3 10쪽
18 18화 갓겜의 마탑을 뒤집어놨다 22.05.25 28 2 14쪽
17 17화 갓겜의 흑막을 알아냈다 22.05.25 34 1 11쪽
16 16화 갓겜의 미궁에서 죽을 뻔했다 22.05.24 35 3 10쪽
15 15화 갓겜의 미궁을 탐사했다 22.05.23 30 3 10쪽
14 14화 갓겜의 용병과 붙었다 22.05.22 36 1 13쪽
13 13화 갓겜의 현상금 사냥꾼이 됐다 22.05.21 40 2 12쪽
12 12화 갓겜의 고향을 떠났다 +1 22.05.20 53 3 11쪽
» 11화 갓겜의 주인공 후손을 찾았다 22.05.19 55 3 13쪽
10 10화 갓겜의 암흑가 보스를 납치했다 22.05.18 51 2 12쪽
9 9화 갓겜의 암흑가 보스 저택을 털었다 22.05.17 55 2 13쪽
8 8화 갓겜의 고아를 주웠다 22.05.16 60 3 13쪽
7 7화 갓겜의 타짜가 됐다 +2 22.05.15 79 5 11쪽
6 6화 갓겜의 대마법사에게 마법을 배웠다 22.05.14 84 2 14쪽
5 5화 갓겜의 비밀을 알아냈다 22.05.13 81 4 12쪽
4 4화 갓겜의 보물 창고를 열었다 22.05.12 91 1 13쪽
3 3화 갓겜의 양아치를 혼내줬다 22.05.11 105 3 13쪽
2 2화 갓겜의 대마법사 후계자가 됐다 22.05.11 117 6 11쪽
1 1화 갓겜의 후속작에 빙의했다 22.05.11 157 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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