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겜의 후속작에 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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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파라떼
작품등록일 :
2022.05.11 14:53
최근연재일 :
2022.05.26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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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5.25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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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화 갓겜의 흑막을 알아냈다

DUMMY

사흘. 회복에 꼬박 사흘이 걸렸다.


브리턴으로 돌아오자마자 여관으로 가 의사를 불렀다. 전신에 마나 화상을 입은 탓에 약을 바른 채 하루종일 누워있어야 했다. 그 외에 다친 곳도 많았고.


소피아는 단순 탈진이었기에 회복이 빨랐다. 반나절 자고 나니 쌩쌩해졌다.

제국 마탑이 배후에 있다는 얘기도 해줬다. 소피아는 검은 늑대와 혼자 담판을 짓고 오겠다 했지만 말렸다. 아무래도 말주변이 좋은 애는 아니니까.


그렇게 사흘 간 둘이서만 지냈다. 둘만.


“영계에 다녀와야겠어.”


내가 응급처치를 받자 안젤라는 통보했다. 원래라면 내가 부르지 않는 이상 영계에 있어야 하지만, 영혼의 주머니로 이승에 잡아두고 있으니. 내 허락이 있어야 했다.


“후배들한테 물어봐야겠어. 제국 마탑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후배라봤자 이미 몇십년 전에 죽은 마법사들이겠지만. 전부 이 세계에서 한가닥 하던 마법사들이겠지.


“후배들이 무슨 얘기를 해주진 않았나봐?”


“영계는 엄청 넓거든. 굳이 찾지 않는 이상 볼 일도 없으니까.”


하기야 군기 바짝 든 기사도 아니고 마법사가 죽어서도 선배를 찾아가겠어. 생전 서로 신경도 안 썼을 텐데.


“다들 나처럼 제국 마탑에 몸 좀 담갔던 애들이니까 뭐라도 건지겠지.”


“얼마나 걸려?”


“아마 사흘? 오래는 안 걸려.”


“그동안 소울 브링어는 못 쓰는 건가?”


“그렇지, 일단 내가 이승으로 건너와야 힘을 빌려줄 수 있으니까. 어차피 사흘동안 누워 있을 거잖아.”


일단 제국 마탑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니 허락해줬다. 죽은 자들이라면 우리가 모르는 정보를 알고 있을 테니.

그러나 사흘이 지난 지금. 안젤라는 아직도 영계에서 돌아오지 않았다.


“무슨 일 생긴 거 아닐까요?”


“모르겠어. 영계에서 무슨 일이 생길 수 있는지도 모르겠고.”


영계는 미지의 공간. 그 공간을 개척한 이가 대마법사 안젤라 하나 뿐이니 말 다했다. 안젤라 이전에는 개념만 존재했을 뿐이었으니까.

영계가 어떻게 생겼는지, 다른 영혼과 어떻게 소통하는지 등등 나를 포함한 살아있는 인간이 알 수는 없었다.


“너무 걱정은 말자고. 대마법사잖아.”


“대마법사니까 걱정되죠. 잘못될 리 절대 없는데 이렇게 늦게···”


“미안한데 안젤라는 마왕도 봉인한 사람이야. 무슨 일이 생겨도 충분히 혼자 해결 가능하다고.”


소피아는 그제야 마음의 짐을 조금 덜어낸 듯했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나 역시 걱정됐다. 그래도 대마법사인데. 이렇게 지체될 일이 있나.

그만큼 가져올 정보도 많을 거란 기대도 있지만, 아무래도 불안하다. 안젤라는 마왕 봉인에 있어서 나만큼이나 필요한 인물이니까.


“코어나 챙겨. 북쪽 숲으로 가자.”


“이 꼴로 가면 만만하게 보지 않을까요?”


내 꼴이 말이 아니긴 하다. 전신에 붕대를 두르고 몸도 핼쑥해졌으니. 걸어다니는 시체처럼 보이겠지. 전과 같은 위협도 할 수 없고.

그래도 여전히 기억에 남아있겠지. 사흘 전 죽을 뻔한 기억이.


“만만하게 보라고 해. 죽이면 지들만 손해지.”


자기 동료를 죽인 배후를 알려주려는데, 설마 진짜 죽이겠어?



***



“꼴이 말이 아니군요.”


검은 늑대 용병단 단장 아킬이 나를 살펴보곤 말했다. 사람 내리보는게 기분 나쁘지만 마물 안 잡아도 만나준 게 어디야.

저번 이후로 경계를 강화했는지 마물을 잡기도 전에 우릴 발견했다. 거의 끌려가다시피 잡혀왔지만 얼굴 보는 게 목적이었으니 상관은 없었다. 만만하게 보인 건 자존심 상했지만.


“그쪽이 아무런 정보도 안 줘서 좀 굴렀어요.”


“죄송합니다. 저희 입장에선 어쩔 수 없었습니다.”


“하기야 카리나 때문에 동료들이 죽었는데 도움주고 싶진 않았겠죠.”


아킬의 표정이 순간 굳었다. 다른 검은 늑대들도 마찬가지였다. 순식간에 차가워진 분위기. 곧바로 칼이라도 뽑을 것 같았다.


“어디서 들으셨습니까? 제국 마탑 놈들이 말했습니까?”


“아뇨, 직접 가봤습니다. 카리나가 갔었던 미궁. 거기에 당신들도 있었죠?”


“카리나의 호위. 제국 마탑이 의뢰한 임무였습니다.”


“그런데 얼마나 위험했는지는 전달받지 못했고요.”


“위험한 건 상관없었습니다. 다만 카리나 로웬델이 이성적이지 못하다는 얘기를 듣지 못했죠.”


“무슨 소립니까?”


“카리나의 고집 하나 때문에 우리 애들이 당했습니다. 그냥 후퇴하고 지원을 기다렸으면 됐을 것을 밀어붙이더군요.”


“···”


“그놈의 임무가 뭐라고. 버리고 도망쳤어야 했는데. 마지막까지 그녀를 믿었습니다. 제정신 차리고 제 명령을 따라줄 거라고요. 제 오판이었죠.”


아킬은 고개를 떨궜다. 후회와 원망이 함께 느껴졌다. 아무래도 분위기를 바꿔줘야겠다.

나는 소피아에게 코어를 전달받았다. 관리를 해준 덕에 전보다 조금 더 깨끗했다.


“가디언의 코어입니다. 이 녀석 때문에 애 좀 먹었죠.”


“미궁에 있던 그 가디언의 것입니까?”


“네, 제가 쓰러뜨렸습니다.”


용병들은 저들끼리 수군거렸다. 믿기지 않겠지. 가디언은 대인 병기가 아니니까. 전장에서나 쓰이는 병기.

일대일로 이길 수가 없다. 대마법사라도 되지 않는 이상.


“허풍이 심하시네요.”


“믿든 말든 자유입니다. 중요한 건 두 가지. 하나는 이놈 때문에 당신들이랑 카리나가 피해를 입었다는 것.”


“카리나가 고집 부리지만 않았어도 피해는 없었겠죠.”


“또 하나는 그 가디언은 애초부터 카리나를 죽이기 위해 있었다는 것.”


“어떻게 아십니까?”


“누군가 미궁을 조작했다는 증거를 찾았거든요. 보시죠.”


나는 코어의 등록번호를 보여줬다. 아킬이 등록번호에 대해 알 리는 만무했기에 읽는 법을 가르쳐줬다.


“그래서 제국 마탑이 가디언을 설치했단 겁니까?”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죠.”


“100년 만에 발견된 미궁이었습니다. 누군가 조작을 했을 리가 없습니다.”


“100년 간 방치됐다는 거니 조작도 쉬웠겠죠.”


“자기네 마법사를 해치려고 가디언을 배치한다고요? 다른 곳도 아니고 황제를 따르는 제국 마탑이?”


“믿기진 않겠지만 사실입니다.”


아킬은 생각에 빠졌다. 자기 소속 마법사를 죽이려고 전쟁병기를 미궁에 배치했다.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됐다.

검은 늑대라면 알았을 거다. 카리나의 위상을. 대마법사의 후계자인 건 몰랐을 수도 있지만, 적어도 제국 마탑의 핵심 인물이란 건 알았을 거다. 호위 임무 자체가 그 증거니까.

그래서 더 믿기 힘들겠지. 그런 사람을 저들 손으로 죽이려 했다. 그것도 호위인 자신들과 함께. 도덕적으로도 이해하기 어렵다.


“그럼 왜 다시 저희에게 납치를 의뢰를 한 겁니까? 우리가 그 사실을 알면 어쩌려고.”


“적의 적은 친구 모르십니까? 당신들이 카리나에게 원한이 있다는 걸 알고 의뢰한 겁니다. 실력도 좋고 감정도 있으니 일처리 역시 빨랐을 거고요.”


“저희를 얕잡아본 겁니까?”


“그 제국 마탑입니다. 자기들 잘난 것밖에 모르는 오만한 것들. 용병단 하나쯤이야 자기네 장기말 정도로 생각했겠죠. 필요할 때만 쓰고 쓸모없어지면 버리는.”


아킬은 주먹을 꽉 쥐고 부들부들 떨었다. 부하들은 아킬의 눈치를 살폈다. 이런 모습은 처음 보는 듯했다.

아킬이 분노를 감추지 못하는 모습을.


“결국 그놈들 손에 또 놀아났군요. 카리나를 오해하고 원수에게 갖다 바치다니.”


“놈들은 2년 전에도 카리나를 놓쳤습니다. 카리나를 붙잡은 지금, 인내심이 다다랐을지도 모릅니다.”


사실 검은 늑대가 우리를 도와 카리나를 찾아줄 이유는 없다. 이들의 원수는 제국 마탑이니까. 우리에게 빚진 건 아무것도 없다.

하지만 사람이란 동물은 마냥 계산적이진 않거든.


“복수해야겠습니다. 그놈들이 우리 목숨을 애들을 뺏어갔으니까 똑같은 고통을 줘야죠.”


제국 마탑이 카리나를 동료로 생각하진 않겠지만, 잃으면 자기네 목적을 못 이룰 테니. 고통은 받겠지. 마법사란 족속들은 그런 고통이 더 큰 양반들이다.


“제가 도와드리죠. 같이 제국 마탑을 부숴버립시다.”


아킬은 결의에 차있었다. 평소에는 감추고 있던 투기가 뿜어져나왔다. 함께 흑막에 대해 들은 용병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동료들을 희생당한 용병단, 부모와 같은 사람을 잃은 소녀.

제국 마탑은 모를 거다.

누군가를 잃은 사람이 어디까지 강해지는지.



***



안젤라는 한참동안 영계를 떠돌아다녔다. 마치 또 다른 우주와 같은 공간. 제국 마탑의 마법사를 찾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제국 마탑놈들이 제 모습을 드러낼리도 없고.’


어디 구석진 곳에서 영계에 대해 연구중이겠지. 영계란 그만큼 마법사에게는 신비로운 세계니까.


무한히 쏟아지는 마나, 그 어떤 물리적 제한도 없는 세상. 수많은 마법사들이 이 세계의 근원을 파헤치려 했지만 아무도 성공하지 못했다. 대마법사 안젤라 역시 마찬가지였다.


안젤라조차 완벽히 이해하지 못한 미지의 영역, 영계. 안젤라는 제국 마탑 마법사들을 만나는 게 가능한가조차도 의심됐다.

그간 영계에서 많은 사람을 마주쳤지만 전부 우연. 이렇게 찾아나선다고 될 일이 아닌 것 같기도 했다.


그런 생각이 스치는 순간 한 행성이 눈에 띄었다. 엄청난 마나가 느껴지는 행성. 분명 마법사가 거주 중인 행성이었다.

안젤라는 그 행성으로 다가갔다. 행성이래봤자 집 한 채만한 구. 온갖 마법 서적과 두루마리들이 나뒹굴 뿐이었다.

그 사이에는 백발의 노인이 앉아있었다. 책에 얼굴을 쳐박고 있어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노인은 책에 심취해 안젤라를 알아보지 못했다.


“저기요, 말씀 좀 여쭐게요.”


안젤라가 부르자 노인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들었다. 주름이 자글자글하고 초췌한 외모. 생전 연구만한 듯했다.

흔하디 흔한 미친 마법사. 하지만 안젤라는 그를 알아봤다.


“드숀?”


“안젤라님이십니까?”


전 제국 마탑주, 이론 마법의 대가 드숀.

안젤라를 제외하면 제국 역사 최고의 마법사. 생전에는 중년이었는데 특유의 피곤한 분위기로 알아볼 수 있었다.

안젤라가 죽으며 소울 브링어와 후계자 시험을 맡겼던 장본인. 그도 어느새 영계로 건너와 은퇴 라이프를 즐기는 중이었다.


“언제 여기로 건너왔어?”


“아마 20년쯤 됐을 겁니다. 안젤라님이 돌아가시고 70년만이죠.”


마법사치곤 꽤 오래 살았다. 보통 실험하다가 사고사하는 경우가 많은데. 예상은 했다. 드숀은 그런 사고는 안 치는 조심스러운 사람이니까.


“그나저나 최근 이승에 가셨던 모양입니다. 영계의 기운이 약하시군요.”


“안 그래도 그것 때문에 물어볼게 있어.”


안젤라는 반가운 마음을 접어두고 목소리를 깔았다. 조심스러운 성격. 위험 따위 감수하지 않는 사람인데, 대체 왜 대마법사의 명령을 어겼을까.


“내 후계자 시험에 문제가 생겼어. 혹시 아는 거 있어?”


“아, 후계자 시험 말입니까?”


드숀은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다. 안젤라는 낌새를 눈치채고 주변의 마나를 끌어모았다. 영계라지만 영혼끼리는 서로를 해칠 수 있다. 미리 대비해야했다.


“문제가 생겼다는 말은 정확하지 않군요.”


“무슨 소리야?”


“후계자 시험에 문제가 생기는 건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후계자 시험 자체가 문제였으니까요.”


전 제국 마탑주 드숀. 그가 안젤라를 배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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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겜의 후속작에 빙의했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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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18화 갓겜의 마탑을 뒤집어놨다 22.05.25 29 2 14쪽
» 17화 갓겜의 흑막을 알아냈다 22.05.25 35 1 11쪽
16 16화 갓겜의 미궁에서 죽을 뻔했다 22.05.24 36 3 10쪽
15 15화 갓겜의 미궁을 탐사했다 22.05.23 31 3 10쪽
14 14화 갓겜의 용병과 붙었다 22.05.22 37 1 13쪽
13 13화 갓겜의 현상금 사냥꾼이 됐다 22.05.21 40 2 12쪽
12 12화 갓겜의 고향을 떠났다 +1 22.05.20 54 3 11쪽
11 11화 갓겜의 주인공 후손을 찾았다 22.05.19 55 3 13쪽
10 10화 갓겜의 암흑가 보스를 납치했다 22.05.18 52 2 12쪽
9 9화 갓겜의 암흑가 보스 저택을 털었다 22.05.17 56 2 13쪽
8 8화 갓겜의 고아를 주웠다 22.05.16 61 3 13쪽
7 7화 갓겜의 타짜가 됐다 +2 22.05.15 81 5 11쪽
6 6화 갓겜의 대마법사에게 마법을 배웠다 22.05.14 86 2 14쪽
5 5화 갓겜의 비밀을 알아냈다 22.05.13 82 4 12쪽
4 4화 갓겜의 보물 창고를 열었다 22.05.12 93 1 13쪽
3 3화 갓겜의 양아치를 혼내줬다 22.05.11 105 3 13쪽
2 2화 갓겜의 대마법사 후계자가 됐다 22.05.11 118 6 11쪽
1 1화 갓겜의 후속작에 빙의했다 22.05.11 159 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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