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사의 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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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風
작품등록일 :
2022.05.11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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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6.16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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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01 0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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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사의 무사 - 17

DUMMY

관우가 장미려와 함께

청룡사에 도착했을 무렵,


대웅전 앞마당에서는

경내로 침입한 황건적들과

청룡의 무사들이

한참 격전을 벌이고 있었다.


청룡사로 쳐들어온 황건적의 수는

족히 천 명은 넘어보였다.


그에 비해

청룡의 무사들은 오십여 남짓,


유비와 장비가

일당백의 위용을 발휘하여

분투하고 있었으나


수적 열세에 밀려

점차 구석으로 몰리고 있는

안 좋은 형국이었다.




관우는

말을 멈추지 않고 그대로 내달려,

황건적들이 무리지어 모여 있는

적진 한 가운데로 뛰어들었다.


황건적들에겐

기병이 없었기 때문에,


관우가 말을 타고

돌진해오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공격효과를 보았다.




사람보다 두 배는 더 큰 짐승이

크게 도약하여,


단단한 발굽으로

황건적 몇몇의 머리를

그대로 밟아버렸다.


마치 수박이 깨져나가듯,


말발굽에 밟힌 도적의 머리에서

피와 뇌수가 터져

허공에 흩뿌려졌다.


관우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적의 장창 한 자루를 빼앗아

크게 원을 그리듯 휘둘렀다.


관우의 힘이 얼마나 셌는지,

창끝에 베인

황건적의 목 십여 개가

우수수 땅으로 떨어졌다.


머리를 잃은 그들의 몸에서

피가 분수처럼 솟구치며

주변을 피바다로 만들었다.



창을 질풍처럼

휘두르고 찌르고 베고 치고 돌리며,


관우는 말을 타고

곧장 적진을 돌파해

마치 구세주처럼

청룡의 무사들 앞에 당도했다.




관우의 뒤에서

그의 허리를 붙잡고

겁에 질려 두 눈을 꼭 감은 채

말에 올라타 있던 장미려는,


어느 순간

자신의 몸이 붕 뜨며

아래로 내려앉자


깜짝 놀라

감았던 눈을 뜨고

주변을 돌아보았다.


자신의 두 발은

사뿐히 땅에 닿았고,


자신의 몸을 안았던

관우의 팔뚝은

다시 원래의 자리로

어느새 돌아가 있었다.




유비와 장비가

감격에 찬 표정으로

관우를 바라보았다.


“관공!!!


여인도 아닌 사내가

이렇게 반가울 줄은...


하하,

와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장비가

수백의 적들을 눈앞에 두고도

호쾌하게 웃으며

관우에게 인사를 전하자,


유비도 바로 이어서

약간의 농담을 섞어

감사의 말을 전했다.


“관공,

약속을 하시긴 했지만,

이리도 빨리 돌아오시다니...


이 유비. 감격했습니다!”


둘의 반가움과는 별개로,

관우의 표정은 아주 심각했다.


그는 자신의 등 뒤로

장미려를 놓고

유비와 장비의 사이에

자리를 잡았다.


청룡의 무사들이

그들의 주변으로 밀집해

원형의 진을 짜고

다시금 버틸 준비를 했다.


관우가 장비를 향해

입을 열었다.


“장공,

다치신 곳은 없으십니까?”


관우의 질문에

장비가 또 다시 크게 웃으며 말했다.


“하하,

저런 잡졸보다도 못한

도적놈들에게 몸이 상해서야,


어디 가서 사내대장부라고

떠들고 다닐 수 있겠습니까.


걱정하지 마십시오.


저나 형님은

다친 곳 없이 무사합니다.”


관우가

이번엔 유비를 향해 물었다.


“유공,

늦지 않게 힘을 보태게 되어

정말 다행입니다.


이쪽의 피해는 어떤지요?”


유비가 씩 웃으며 말했다.


“우리 애들이 바보라 그렇지,

몸 하나는 튼튼하다오.


싸움으로는

어디 가도 지지는 않게,


우리 아우가 잘 단련시켜놔서...


아까 초반에

팔다리에 화살 맞은 몇 놈 빼면

다들 멀쩡합니다.”


관우가 주위를 두리번거리다

다시 물었다.


“간옹님이 보이질 않는군요.

괜찮은 것입니까?”


유비가 걱정 말라는 표정으로,

관우에게 대답했다.


“아까 도적들이 쳐들어오자마자,


절의 스님들과 함께

아이들을 데리고

안전한 곳으로 피했습니다.


혹시라도 아이들이

전투에 말려들게 되면 큰일이니,

미리 움직이게 시켰지요.”


그제야 관우의 표정에

안도감이 드러났다.


“아...정말 다행입니다.

...정말 다행입니다.”


장비가 그런 관우를 향해

다시 농을 던졌다.


“관공께서는

정말 영웅호걸이십니다.


말을 끌고 오신 것으로도 모자라,


이렇게 미인까지

전장으로 데려오시다니...


하하,

이제 저희가 이길 일만 남았군요.”


유비가 장비에게 꾸짖듯 말했다.


“하여간, 너란 놈은

어찌 그리도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농을 던져댄단 말이냐!


그 급한 와중에

미려까지 구해내신 관공에게

감사는 못할망정...에이그, 참...”


관우가 옅은 미소를 떠올리며

유비에게 말했다.


“하하, 괜찮습니다.


어쨌든 지금은

저 눈앞의 도적놈들부터

처리하는 것이 급하니,


일단 제가 선봉에 서겠습니다.


두 분은

아까부터 싸우시느라

좀 지치셨을 테니

잠시 쉬고 계십시오.”


유비와 장비가

말릴 틈도 없이,

관우가 창을 휘두르며

앞으로 튀어나갔다.




관우의 창술은

그야말로 신기에 가까웠다.


힘도 힘이지만,

속도가 워낙 빨라서


유비와 장비를 제외한

그 어느 누구도,


관우의 창끝이

어디를 향했다가 어디를 꿰뚫는지

알아보질 못했다.


마치 사나운 돌개바람이

전장의 한 가운데를

휩쓸고 지나가듯,


관우의 몸이

위치를 바꿀 때마다


황건적 서너 명의

목이 잘려나가고

몸이 두개로 쪼개졌다.




관우가

싸움터로 뛰어들자마자,


실로 눈 깜짝할 사이에

스무 명 가까운 황건적들이

피범벅이 되어

처참한 시체로 변했다.


황건적들은

아직도 그 수가

칠팔백은 거뜬히 남아 있었으나,


그 누구도 감히

관우의 앞으로 달려들지 못했다.




공포에 발목을 잡혀

적들의 움직임이 멈추자,


관우가

확실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더더욱 창의 속도를 높였다.


아까는 창의 궤적이라도

희미하게 보였건만,


이젠 바람을 가르는

날카로운 쇳소리와


바로 뒤이어 들려오는

동료들의 비명소리만이

황건적들의 귀에 꽂혔다.




관우는

찌르고 베고 휘두르고 치는

네 가지의 동작을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연결하여 썼는데,


찔린 자는

몸 어딘가에

커더란 구멍이 뚫렸고,


베인 자는

몸 어딘가가

반드시 잘려나갔으며,


휘두름에 걸린 자는

몸 어딘가가

심하게 부러졌고,


치기에 걸린 자는

몸 어딘가의

뼈와 살이 터져나갔다.




그렇게 또 다시

수십여 명을

혼자서 쓰러트린 관우는,


이쯤에서

싸움을 마무리 해야겠다 생각하고


아직 자기 발로 서있는

적들 중에서

본보기로 보일 자를

유심히 찾아보았다.




‘전장에서

적장이 아닌

적병들의 기세를 꺾는 방법과,


저자거리에서

건달패들과

나 홀로 싸워 이기는 방법은,


서로 다르지 않다.


나도 저렇게

끔찍하게 당할 수 있다는,

극한의 공포를 심어주는 것.


무리를 지어

싸움터에 나선 자들의 심리는,


자신이 굳이

승패를 책임질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모두 똑같기 때문이다.’


그렇게 생각한 관우는,


적들 중에서 기수(旗手)를 맡고 있는

덩치가 유난히 큰 사내를

본보기로 삼아야겠다고 결정했다.


자신의 몸보다

두 배는 더 커 보이는

굵고 긴 깃대를

양손으로 움켜쥐고,


장막만한 깃발에 새겨진

‘황(黃)’자가

거센 바람에 휘날려도

두 다리로 굳건히 버티고 서있는

그 사내는,


약탈이나 일삼는

한낱 도적들치고는

꽤나 위풍당당한 모습이었다.


그가

이 무리의

대장인지 아닌지는 몰라도,


저 사내를

처참하고 잔혹하게 죽여 버리면


단번에

이 전장의 우위가

이쪽으로 돌아설 것이라는 확신이

관우에게 들었다.




그간의 모습과는 다르게,


관우는 이번엔

천천히 한발 한발

적진으로 향했다.


마치 여유롭게 산책을 나온 듯

자신들을 향해 다가오는

관우를 보고,


황건적들의 발이 서서히

뒤로 옆으로 물러섰다.


관우는 아무 짓도 하지 않고

그저 걷기만 했을 뿐인데,


겁을 먹은 황건적들이

알아서 뒷걸음질 치면서


적진의 한가운데에

자연스레 길이 뚫리며

대형이 좌우로 쫙 갈라졌다.




관우는

기세만으로 적진에 길을 뚫어,


그들의 한가운데에 서서

여전히 깃발을 움켜쥐고

버티며 서있는


커더란 사내를 향해

서서히 다가섰다.




어느덧

관우가 그 사내 앞에 멈춰 섰다.


관우보다

족히 머리 두 개는 더 큰

그 사내는,


잠시

자신의 앞에 선

관우의 모습을 바라보다가,


어느 순간

크게 소리를 지르며

들고 있던 깃발을

관우를 향해 세차게 휘둘렀다.




깃대 자체가

워낙 크고 두꺼워서

그것만으로도

이미 훌륭한 무기였다.


그러나

관우는 전혀 당황하지 않고


자신의 머리를 향해 날아오는

거대한 깃발을


그대로 창으로 내리쳐

한 방에 부러트려 버렸다.


그 자리에 있던 모두가

그 놀라운 광경을 보고

눈이 소처럼 커졌다.




그러나 아쉽게도,

사내의 깃발만

부러진 것이 아니었다.


관우가 휘두른 창도

깃발을 내리치며

같이 부러졌던 것이다.


그것은

그 사내의 힘도

실로 만만치 않았다는 증거였다.




관우는 부러진 창을

땅바닥에 툭 던져버리더니,


비호처럼 날아올라

사내의 턱을 향해

바위 같은 주먹을

매섭게 꽂아버렸다.


뻑!


엄청난 소리가 들리며,


관우의 주먹에 턱을 맞은

사내의 커더란 몸이

잠시 흔들거리더니

그대로 뒤로 넘어갔다.


관우는

땅에 널브러진 사내를

그대로 깔고 앉아


숨이 끊어질 때까지

멈추지 않겠다는 듯,

잔인하게 주먹질을 이어갔다.


사내의 이빨이

사방으로 튀어나가고,


부서진 코뼈와 광대뼈가

산산이 조각나


다진 고기처럼 변한

살점들과 함께

여기저기 흩뿌려졌다.




끔찍하다 못해 처참한 모습으로

사내의 얼굴이

관우의 주먹질에

마구 부서져나가고 있었다.


어느 순간


사내의 숨결이

희미해져 가는 것을 느낀 관우가,


갑자기 멱살을 잡아

사내의 몸을 들어 올리더니


주변의 모두에게

그 사내의 망가진 모습을

천천히 보여주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이번엔 멱살을 움켜쥔 채로

관우의 주먹질이 시작되었다.


관우의 주먹질에

사내의 눈알이 튀어나가고


머리통이 반쯤 어그러져

실로 기괴한 모습이 되었다.


잠시 후,

결국 사내의 두개골이

완전히 파괴되면서,


그 안에 담겨있던 뇌수가

땅바닥으로 죽처럼 흘러내리자

관우는 그제야 주먹질을 멈췄다.




그 자리의 모두는

마치 악몽을 꾸는 것 같았다.


사람을 눈앞에서

때려죽인다는 것이


이리도 잔혹한 광경인줄

아무도 몰랐으리라.


관우는

머리가 반쯤 날아간 사내의 몸을

적들을 향해 집어던지고

커더란 목소리로 경고를 날렸다.


“이놈처럼 되고 싶은 자가 있으면,

여기 남아있어도 좋다.”


그러나

앞으로 나서는 건 물론이고,

그 자리의 어느 누구도

감히 대꾸하지 못했다.


“지금부터,

딱 일각동안만

자비를 베풀어주겠다.


그 이후로도

여기 남아있는 놈이 있다면,

이놈보다 더한 모습으로

갈갈이 찢어주마.


감당할만한 자신이 있으면,

얼마든지 남아라.


난 절대 사양하지 않는다.”




관우의 말이 끝나자,


서로의 눈치를

슬금슬금 보던 황건적 무리 중

뒤쪽에 서있던 자들부터 하나둘씩

재빨리 달아나기 시작했다.


한 번 시작된

그 공포의 연쇄작용은

아무도 막지 못했다.


서로 앞 다투어 먼저 도망가려다

밟혀죽는 놈이 나올 정도로,


그 자리에 남아있던

칠백여명의 황건적들은

일각이 다 가기도 전에

모두 사라져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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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불사의 무사 - 18 +1 22.06.02 42 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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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불사의 무사 - 14 22.05.26 45 1 14쪽
13 불사의 무사 - 13 +1 22.05.25 53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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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불사의 무사 - 5 +1 22.05.13 109 8 10쪽
4 불사의 무사 - 4 22.05.12 133 1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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