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도기갑전기 보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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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덜이아르
작품등록일 :
2022.05.11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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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9.16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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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2

DUMMY

삐이이잌! 삐이이잌!


비상 경고음에 신서울의 지휘실이 분주해졌다.


“그렇지 않아도 폭풍전야인데··· 하아··· 그래서 이번엔 또 무슨 일인가?”


오늘 지휘실의 당직 사령은 엘리나 이젤 예브나 대령이다.


그녀가 이제 만성이라도 된 듯 뜨거운 커피잔을 들어 올리며 지휘실 메인 모니터로 고개를 돌렸다.


“웨일급 수송함?”


그녀의 눈에 신서울의 가장 외곽 방어선인 3경계선의 감시 카메라가 보내온 영상이 보였다. 그곳에는 요새 도시 [신지]의 깃발을 달고 있는 수송함의 모습이 비치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신지에서 지원 병력을 보내겠다는 통보가 있었지?”


엘리나 대령이 콧잔등을 찡그렸다.


신지의 개척단이 신서울을 떠난 게 고작 수 년 전이다. 그리고 그때 데려간 병력은 기껏해야 크로닉 아머 2개 소대였다.


“제대로 된 지상전함도 없어서 수송함을 끌고 다니는 상황인데··· 그런데도 이쪽에 지원군을 보내겠다고? 강혁 영주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어.”


엘리나 대령이 이해할 수 없는 존재라는 듯 고개를 저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저런 말을 했다면 대놓고 무시했겠지만, 강혁은 또 그렇게 무시할 만한 존재도 아니었다.


신서울에 있었을 때조차 세틀렌의 영웅이라 불리며 건실한 지휘관으로서의 역량을 뽐내던 자다. 거기다 그 후에는 고작 수송함 한 척과 크로닉 아머 2개 소대로 개척 도시를 만드는데까지 성공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능력 있고 실력 좋은 사람이 상식에 어긋나는 말을 하니, 뭔가 따로 생각이 있다고 밖에 예상 할 수 없다.


“그건 그런데 말이야···”


저쪽에도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이 있지만, 이쪽에도 이해할 수 없는 녀석이 있다.


고작 저 정도 병력이 움직인다고 지휘실에 비상 경고음을 울리는 오퍼레이터라는 녀석이다.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아니 오퍼레이터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지는 알고 싶지도 않다.


스윽.


그런 수 백 마디의 말을 담은 엘리나 대령의 눈빛이 오퍼레이터를 향하자 그가 다급히 항의했다.


“수송함이 문제가 아닙니다. 그 뒤를 보십시오.”


“뒤? 크로닉 아머 소대라도 따라오고 있나?”


엘리나 대령이 커피를 홀짝이며 다시 메인 모니터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푸확.


마시던 커피를 거하게 뿜어냈다.


엘리나 대령은 침착, 냉정, 단호한 존재로 유명하다.


그런 존재가 마시던 커피를 뿜다니?


이런 일은 평소라면 절대로 일어나지 않을 일이다. 하지만 이번은 예외다. 예외일 수밖에 없다.


“컥··· 쿨럭··· 저거··· 저거 뭐야?”


당황한 엘리나 대령이 고통스러운 얼굴로 손짓했다.


그녀가 손짓하는 곳, 지휘실의 메인 모니터에는 웨일급 수송함의 뒤를 따르는 병력이 비치고 있었다.


처음에는 회색 로브를 뒤집어쓴 크로닉 아머인줄 알았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아니다.


크로닉 아머라고 하기에는 크기가 너무 크다. 거의 웨일급 수송함과 비등한 크기였다.


“타··· 타이탄이지? 저거 타이탄 맞지?”


엘리나 대령이 애써 마음을 다잡으며 질문했지만, 이미 오퍼레이터가 생각하고 있던 질문이다.


“죄송하지만, 타이탄이라고 하기에는 크기가 너무 큽니다. 감시 카메라의 화질이 낮아서 정확하지는 않지만, 추정 예상으로는 최소 10m 이상입니다. 절대 5m 급이 아닙니다.”


“그럼 뭐야? 설마 기간틱이라도 된다는 거야? 어떻게 그럴 수 있어? 지상에는 기간틱이 없다고!”


이번에는 오퍼레이터도 대답하지 못했다. 아니 지휘실에 있던 당직 장교 전원이 대답하지 못했다.


“스캔··· 당장 스캔해봐!”


엘리나 대령의 명령에 오퍼레이터가 당황하지 않고 대답했다.


“이미 했습니다. 그리고 결과표는 대령님 개인 단말로 보냈습니다.”


오퍼레이터의 말에 엘리나 대령이 다급히 자신의 개인 단말을 꺼내 들었다. 그리고 오퍼레이터가 어째서 개인 단말로 정보를 전달했는지 알 수 있었다.


눈치 없이 비상 경고나 울릴 줄 아는 녀석이라고 생각했던 오퍼레이터는 생각보다 똘똘한 녀석이었다.


“마력 레벨이···”


다만 스캔 결과는 예사롭지 않다.


마력 레벨이 타이탄이라고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았다.


저 거구의 존재들이 정확히 뭔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신지에서 병력을 지원해 준다고 큰소리치기에는 충분하다는 이야기다.


“제 3 경계선을 넘어 제 2 경계선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만··· 어떻게 할까요?”


제 3 경계선은 가상으로 설정해둔 영역이지만, 제 2 경계선부터는 실질적인 방어 초소가 있다.


당직 장교의 말에 엘리나 대령이 뭐라고 대답하기도 전에 또 다시 오퍼레이터의 목소리가 들렸다.


“통신이 들어옵니다. 발신자는 신지의 영주인 강혁님입니다.”


“일단··· 통신은 잠시만 기다려 달라고 해. 그리고···”


엘리나 대령이 고개를 돌려 지휘실에 있던 당직 장교 중 하나를 바라봤다.


“비상사태다. 일단··· 너. 당장 장인혁 사령관께 전해라.”


“넵.”


지목된 장교가 서둘러 지휘실을 나갔다. 하지만 엘리나 대령의 목소리는 계속 이어졌다.


“사령관님께 통신상으로도 전달하도록. 그리고 저들은 일단 제 2 경계선 밖에서 대기하라 전하고. 당장 5번 도크를 준비해라.”


“5번 도크 말입니까?”


“그래. 그리고 지금 비상대기 중인··· 2중대 7소대와 8소대를 준비시켜!”


원래 비상 상황에서는 인편으로 사령관에게 보고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것 때문에 지휘관의 집무실과 사택이 지휘실 근처에 있는 거고 말이다. 하지만 한시가 급하니 일단 짧게라도 통신을 전하라 명했다. 그리고 5번과 6번 도크는 문제가 있을 경우를 대비해 만들어 놓는 위기 대응 도크다. 다른 일반적인 도크와 달리 크기도 두 배 이상 크고 내부 방어시설까지 갖춰져 있는 곳이다.


“갑자기 5번 도크를 배정하면 저쪽에서 화를 내지 않을까요? 5번 도크가 어떤 곳인지는 저쪽에서도 알고 있을 텐데 말입니다.”


요새 도시는 암묵적으로 지정된 도크 번호가 있다. 거기다 그게 아니라 해도 신지의 영주인 강혁은 신서울에서 오랫동안 매지션 장교로 임관했던 자다. 모를 리가 없다. 하지만···


“저 정도 병력을 도시 내부로 들이는 일인데 어쩔 수 없잖아!”


엘리나 대령도 그 점이 걱정스러웠지만 말 그대로 어쩔 수 없었다. 정말 기간틱 나이트라도 끌고 온 거라면 그나마 대처가 가능한 곳이 비상용으로 건설된 5번이나 6번 도크였기 때문이다.


“신지의 병력은 제2 경계선 밖에서 멈췄습니다. 하지만 통신이 다시 들어옵니다. 이번에도 영주인 강혁님입니다.”


오퍼레이터의 말에 엘리나 대령이 다급히 손을 저었다.


“일단 하라는 데로 해!”


한 도시의 수장인 영주를 계속 기다리게 할 수는 없다.


다급히 뿜어낸 커피를 닦고 복장을 점검한 그녀가 정 자세로 일어섰다.


“통신 연결해!”


“넵. 통신 연결합니다.”


마른 침을 삼킨 엘리나 대령이 지휘실의 메인 모니터에 떠오른 남자를 바라봤다.


“충성! 신서울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강혁 영주님.”


예전에는 저쪽은 고작 대위고 이쪽은 대령이었다. 저쪽은 고작 타이탄 소대의 지휘관이었고 이쪽은 신서울을 관리하는 기사단의 2인자였다. 하지만 고작 몇 년 만에 위치가 뒤바뀌었다.


근근이 버티는 개척 도시의 영주라고 해도 명목상 신서울의 사령관과 동급이다. 그런데 강혁은 그런 힘없는 도시의 주인도 아니고 신서울에 병력을 파견할 수 있을 정도로 힘 있는 영주였다.


엘리나 대령은 더 생각할 것도 없이 절도 있는 경례를 올려 붙였다.



***



새벽이라고 불러도 좋을 이른 아침이다.


신서울의 기사단 사령관이자 실질적인 도시의 관리자, 장인혁 사령관이 잠을 깨는 시간이었다.


“흐음.”


새벽 5시, 시간을 확인한 장인혁 사령관이 냉장고에서 시원한 물을 꺼내 들이켰다.


간단히 세수를 하고 군복을 입고 있는 사이에 비상 경고음이 들려왔다. 그리고 개인 단말기로 대략적인 보고까지 이어졌다.


“직접 와서 보고하는 게 기본일 텐데···”


엘리다 대령이 어지간히 당황한 것 같다.


“그런데 타이탄 소대를 끌고 온 게 그렇게 문제가 되는 건가?”


장인혁 사령관은 직접 신지에 갔다 온 적도 있고 일반인들은 모르는 사실도 몇 가지 알고 있다. 그래서 신지에서 타이탄을 워리어를 만들었다고 해서 놀라지 않았다. 하지만 달리 생각해 보니 확실히 살아남기만 해도 다행이라던 개척 도시에서 갑자기 타이탄 소대가 튀어 나오면 놀랄 것 같기는 하다.


“그런데··· 아무리 놀랐어도 이건 좀 너무한 거 아닌가?"


장인혁 사령관의 의문은 곧이어 도착한 매지션 장교의 말에 곧바로 풀렸다.


“기간틱 나이트라고? 확실한가?”


“그게··· 그럴 가능성이 높다고 전해 들었습니다.”


“그런가? 알겠다. 5번 도크쪽으로는 내가 직접 가지.”


보고를 위해 달려온 매지션 장교를 돌려보내고 장인혁 사령관도 서둘러 몸을 움직였다.


타이탄까지는 예상하고 있었지만, 기간틱은 완전히 예상 밖이었다.


연구소장인 루시아가 아무리 대단해도 기간틱까지 만들 줄은 몰랐다. 그것도 제국 중앙 연구소를 벗어나 혼자서, 독자적인 능력으로 말이다.


“아니··· 생각해보니 완전히 혼자서 만든 건 또 아닌가?”


제국 중앙 연구소에 있는 그녀의 연구실 중앙에는 언제부턴지 모르겠지만, 계속해서 그녀가 만들고 있던 기간틱 나이트가 있었다. 그리고 그녀가 강혁을 따라 신지로 옮겨갔을 때 당연하게도 그 때의 기간틱 나이트를 함께 가져갔다.


“그걸 완성시켰다? 확실히 가능성은 있구만."


하지만 문제는 또 있다. 엘리나 대령의 보고대로라면 신지에서 동원한 병력이 1개 소대급인 10기라는 거다.


아무리 루시아라 해도, 이것저것 별에 별 이유를 갖다 붙여도, 기간틱 나이트를 10기나 만드는 것은 무리다.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엘리나 대령이 당황한 것도 이해할 만하군.”


타이탄이 10기라면 개척도시에서 가능한거냐며 놀라는 정도였을 테지만, 기간틱이라면 말이 다르다. 정말 기간틱 나이트를 10기나 보유하고 있다면 이미 그것만으로도 신서울의 모든 전력을 상회한다.


“그런데···”


두근거리는 가슴을 애써 진정하며 5번 도크로 들어섰다. 그리고 5번 도크로 들어서는 웨일급 수송함과 그 뒤를 따라 들어오는 10기의 이족 보행 병기를 바라봤다.


“저게 기간틱이라고?”


다른 매지션 장교들은 기간틱을 본 적이 없다. 기사단의 2인자인 엘리나 대령도 그건 마찬가지다. 하지만 장인혁은 아니다. 기간틱 나이트를 직접 본 적이 있다. 그래서 알 수 있었다.


“아무리 봐도 타이탄 인 것 같은데? 하지만 저 크기는 도대체 뭐지?”


분명 타이탄 워리어다. 그런데 일반적인 타이탄 워리어라고 하기에는 너무 크다. 마치 타이탄 위에 또 다시 타이탄을 세워 놓기라도 한 것 같은···


“이 아니고 정말 짊어지고 있는 거였군.”


장인혁이 피식 실소를 흘렸다.


회색 로브를 벗겨내자 나타나는 건 타이탄 워리어다.


10기의 타이탄 워리어가 각자 어깨 위에 2기의 타이탄 워리어를 짊어지고 있는 모습이었다.


"일부러 장난질을 친 건 아닌 것 같고..."


장인혁이 도크 아래로 내려가 수송함에서 내리는 강혁을 마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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