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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南風
작품등록일 :
2022.05.11 16:16
최근연재일 :
2022.06.16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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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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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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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5.24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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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seal ep 08-2

DUMMY

K가 뽑아다 준

자판기 율무차를 홀짝거리며

양지호는 초조한 표정으로

문자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조범진이 거래현장에 나타나면

최남진이 직접

암호로 된 문자를 보내주기로

약속이 되어있었고,


그때,

대기 중인 경찰특공대에게

무전을 치고


자신과 K가 이끄는 수사팀이

거래현장으로 우선 진입하기로

작전을 입안했기 때문이다.


최남진으로부터 문자가 왔는지

계속 확인하는 양지호를

K가 물끄러미 쳐다보며 말했다.


“원래 작전이 시작되기 직전이

가장 떨리고 초조하죠.


그 심정 충분히 이해합니다.

양검사님.


그런데 만약,

위험한 상황이 오거나

예기치 못한 일이 생기면


아무 생각 마시고

무조건 제 곁으로 붙으세요.


제가

반드시 지켜드리겠습니다.”


K의 자신감 넘치는 말에

양지호가 씩 웃으며 대꾸했다.


“반드시요?


아니,

주임님은 무슨

슈퍼맨이라도 된답니까?


그러다가

총알이라도 날아오면

어쩌시려고요?


러시아 애들 요즘

소음기 단 소형 기관총까지

막 가지고 다닙니다.”


그러나 K는 확고했다.


“하하, 괜찮습니다.


저도 나름 자신이 있어서

그러는 것이니


총을 쏘던 수류탄을 던지던

위험한 상황이 오면

무조건 저에게 붙으세요.”


저토록 강한 K의 확신이

도대체 어디에서 기원하는지

무척 궁금했지만,


양지호는

굳이 따져 묻지 않고

부드럽게 받아넘겼다.


“네. 고맙습니다.


그런데 저도,

제 한 몸은 제가 지킬 만합니다.


물론 그럴 일이 없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만약 그런 위험한 상황이 오면

저보다는

제 팀원들을 먼저 지켜주세요.”


양지호의 대답에

K가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양검사님은 멋진 리더시군요.

역시 제 눈이 틀리지 않았네요.


그런 검사님이 리더시니 더더욱...

오늘 일은, 다 잘 될 겁니다.


아니,

제가 꼭 잘 되게 만들겠습니다.


그러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네. 든든합니다. 주임님.”


그리고 드디어

양지호의 핸드폰에

문자 수신 알람이 울렸다.




컨테이너의 미로를 뚫고

양지호 일행이 도착한 곳은,


50평정도 되어 보이는

네모난 공터였다.


야적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휴게 공간으로 쓰려고

만들어놓은 장소였는지


커더란 천막이

가운데에 쳐져있었고,


좁은 진입로를 빼고는

사방이 컨테이너로 막혀있었다.


천막 안에는

탁자 하나와 의자 서너 개,


배선을 끌어다 연결한

백열등이 흔들리고 있었다.




양지호와 K를 선두로

공터에 진입한 수사팀은,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직감했다.


분명히 중요인물들이 모여

거래를 하고 있어야 할 그곳엔,

아무도 없었기 때문이다.


정보원의 조직 내 지위와

첩보라인의 검증을

너무 믿었던 것일까.


아니면

일주일 사이에

미처 파악하지 못한 일들이

무언가 벌어진 것일까.




그때,


그들이

공터로 들어온 진입로 쪽에서

쾅 하는 커더란 굉음이 울리며


갑자기 거대한 불도저가 나타나

입구를 막아버렸다.


양지호와 k를 포함해

열두 명으로 구성된

남부지검의 수사팀은


순식간에

사냥터에 갇힌

토끼의 신세가 되어버렸다.


유일한 입구이자 출구가

사라져버렸고,


사방은

족히 3층 높이는 될 법한

컨테이너의 벽으로 막혀있었다.




'함정이구나.....'


일이 잘못되었음을 알고

양지호의 머리가

지끈거리기 시작할 때,


K가 긴장한 목소리로 말했다.


“양검사님,


저기...저 천막 뒤 쪽에...

무언가 있습니다.”


K의 말을 들은 양지호가

천막 뒤쪽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낮부터 내린 비 때문에

가뜩이나 해가 보이지 않는

어두컴컴한 날씨에


컨테이너들이 성벽처럼 쌓여있는

이 좁은 공터에는


빛이 거의 닿지 않는 터라

그 형체를

정확히 판별할 수는 없었지만,


천막의 뒤쪽에는

무언가 시커먼 고깃덩이 같은 것이

공중에 매달려 흔들거리고 있었다.




'저게 도대체 뭐지?

꼭 도축장 라인에 매달린

고깃덩이 같군.


그런데

어떻게 저기에 걸려있지?


저긴 아무 지지대도 없는

그냥 허공인데...'


함정에 빠진 것이 분명한

위기상황임에도,


양지호는

강한 호기심을 억누르지 못하고

그 정체불명의 물체를 향해

겁도 없이 성큼 다가갔다.


K가 신중한 얼굴로

그의 뒤를 따랐으며,


어느새 총기를 빼들고

잔뜩 긴장한 수사원들이

조심스럽게 그들을 쫓아

사주를 경계하며 천천히 움직였다.




10여 미터 정도의 거리를 남기고,


양지호는

그 물체의 정체를

비로소 알 수 있었다.


얼굴을 제외한

온몸의 피부가 다 사라진 채

거꾸로 매달린

최남진의 시체였다.


마치

도축장에서 가죽이 다 벗겨진

소의 시체처럼,


발목에 붉은 빛이 나는

사슬 같은 것이 엮인 채로


최남진의 처참한 시체는

공중에 매달려

좌우로 천천히 흔들리고 있었다.




'아....'


그 모습을 본 양지호는

순간 할 말을 잃었다.


마치 자신들에게 보라고

일부러 남겨놓은 듯,


그의 몸 중에서 유일하게

온전히 피부가 남아있는

최남진의 얼굴은


극심한 고통에 일그러져

두 눈에 피눈물이 맺혀있었다.


어찌보면,

이용호의 시체보다

더욱 잔혹한 상태였다.


“산 채로 가죽을 벗겼나보군요.


이런 끔찍한 짓을 저지르다니...

이건 사람이 할 짓이 아닌데.”


K가 얼굴을 구기며 말했다.




양지호는 한 발 더 나아가,


도대체 어떤 원리로

저 끔찍한 시체가

허공에 거꾸로 매달려 있는지

자세히 살펴보았다.


어두컴컴한 하늘 때문에

그 끝이 어디까지 인지는

확인할 수 없었지만,


마치

스스로의 의지를 가지고

살아있는 짐승처럼,


서쪽의 컨테이너 위에서 시작된

기묘한 붉은 빛의 사슬이


최남진의 두 발목을

뱀처럼 엮어

좌우로 천천히 흔들고 있었다.


아무 지지대도 없이

허공을 가로질러서

시체를 거꾸로 매달고 떠있는,


그 기이한 붉은 사슬을

두 눈으로 명확히 확인하고서,


그제야 양지호는 직감했다.


'인천의 창고에서

나와 같은 능력을 쓴 그놈이다!


일단 이곳을 벗어나야 한다.

위험하다!'




그렇게 판단한 양지호가

동료들을 향해 몸을 돌리자마자,


동쪽의 컨테이너 지붕위에서

푸른빛 한줄기가

허공을 가르며 날아와

수사관 한 명의 눈을 꿰뚫었다.


크악!


눈에 화살을 맞은 수사관이

고통스러운 비명을 내지르며

그대로 무릎을 꿇었다.


수사관의 머리를 관통한

푸른 화살은,


그의 눈을 중심으로

얼굴을 녹이기 시작했다.


수사관의 눈 주변부터

피부와 두개골이

열에 노출된 아이스크림처럼

빠르게 녹아내리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썩은 짚단처럼 앞으로 쓰러진

수사관의 숨이

결국 그대로 끊어졌다.




“모여 있지 말고 흩어져요!!!


화살이 노리기 힘든 벽 근처로!!!


모두!!! 빨리!!!


특공대가 도착할 때까지만

어떻게든 버텨봅시다!!!”


양지호가 다급히

수사관들에게 소리쳤다.


그의 지시를 받은 수사관들이

각자 산개해서

벽 근처로 몸을 숨기려

튀어나가던 순간,


공중에 매달려 있던

최남진의 시체가

땅으로 툭 떨어지더니


갑자기 어디선가 나타난

붉은빛의 사슬이


그들의 좌우로 허리를 감싸듯

길게 뻗어 나오기 시작했다.


마치

거대한 두 마리의 뱀이

먹이를 잡아채려

빠르게 다가오는 것 같았다.




긴 채찍처럼 생긴

그 붉은빛의 사슬은,


흩어지려는 수사관들의 허리를

그물로 휘감듯 꽁꽁 묶었고,


눈 깜짝할 사이

열 명의 수사관들이

사슬에 묶여 움직임을 잃었다.


수사관들이 힘을 써서

어떻게든 그 사슬을

풀어내려고도 해봤고,


어떤 이는

사슬에 대고 총까지 쏴보았으나,


그 붉은 사슬은

꿈쩍도 하지 않았고


총으로 쏴도

흠집 하나 나지 않았다.


오히려

수사관들이 반항하면 할수록


사슬이 더욱

그들의 허리를 옥죄어,


이제 열 명의 수사관들은

서로의 몸이 바짝 밀착된 채

숨을 쉬는 것도 힘들어졌다.




그리고 그렇게

불가사의한 힘에 결박당한

그들을 향해

또 다시 푸른 화살이 날아왔다.


아주 짧은 간격을 두고

연속으로 날아온 푸른 화살은


수사관들의 머리를

하나하나 관통했고,


3분도 되지 않는 짧은 시간에

결국 수사관들의 목숨이

모두 끊어졌다.




화살에 맞은 수사관들의 머리가

모두 녹아내릴 즈음,


그들을 옥죄었던 붉은 사슬은

그제야 그들을 풀어주고

다시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사슬의 속박이 풀리자,

땅바닥을 향해

하나둘 쓰러지기 시작한


수사관들의 처참한 시체위로

음산한 가랑비가 추적추적 떨어졌다.




'아....

이걸 도대체 어째야한단 말인가.'


양지호가

동료들의 어이없는 죽음을 보고

너무나 당황하여

순간적으로 판단이 정지되었다.


그때,


그런 그를 노리고

푸른 화살이

허공을 가르며 날아왔다.


“양검사! 피해요!!”


K가 급히 소리치며

양지호의 앞을 막아섰다.


몸을 떠밀려 쓰러진

양지호의 눈에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K의 온몸이

푸른빛으로 감싸여

신비한 오로라를

마구 뿜어내고 있었고,


그의 두 손에는


칼날이

물줄기 같은 것으로 보호된

두 개의 검이 들려있었다.


그리고

그의 손등엔

푸른빛의 물고기 모양 문신이

선명하게 빛나고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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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seal ep 09-1 22.05.26 41 6 9쪽
18 seal ep 08-3 22.05.25 36 3 10쪽
» seal ep 08-2 22.05.24 37 2 9쪽
16 seal ep 08-1 22.05.23 42 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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