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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南風
작품등록일 :
2022.05.11 16:16
최근연재일 :
2022.06.16 07:21
연재수 :
3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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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26
추천수 :
136
글자수 :
151,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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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02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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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seal ep 09-5

DUMMY

공장을 관리하는

책임자처럼 보이는,

육중한 덩치의

턱수염 가득한 사내 하나가


보기에도 무식해 보이는

끌망치를 들고 앞으로 나섰다.


풍기는 분위기와

선택한 무기로 보아,


조직의 더러운 일을

도맡아 처리하는

도살자의 느낌이 강했다.




양지호는

자신의 특이한 모습을 보고도

제일 먼저 앞으로 나선

이 사내를,


어떻게 처리해야

앞으로의 일이 쉬워질지

확실히 마음을 정했다.




사내가 입을 열어

뭐라 하려고 하는 순간,

양지호의 검이

날카롭게 허공을 갈랐다.


번개가 한 번 휘몰아치듯

공장 안에 눈부신 빛이 번쩍였고,


그 직후

사내의 몸이 허리를 경계로

윗부분과 아랫부분으로

두 동강 났다.


양지호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이번엔 세로로 검을 휘둘러

이미 두 동강 난 사내의 몸을

한 번 더 조각냈다.


사내의 이마를 경계로

왼쪽과 오른쪽으로 잘린 상반신이

피와 내장을 흩뿌리며

바닥에 떨어져 녹아내렸고,


사내의 사타구니를 경계로

다시 양쪽으로 잘린 하반신이

잠시 그대로 서 있다가

옆으로 툭 쓰러졌다.




세탁공장 안에는

열 명 남짓의 사내들이 있었는데,


그 처참한 모습을 보자

더 이상 아무도

저항의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


양지호는 천천히 앞으로 나가,

공장 벽에 기대어 덜덜 떨고 있는

공포에 지배당한 사내들을

말없이 바라보았다.


남은 사내들의 수는 열두 명,


그중에서 일곱은

외모로 보아

동남아 쪽에서 넘어온

외국인 노동자들로 보였고,


다섯은

풍기는 분위기로 보아

범진파 조직원으로 보였다.




양지호가 입을 열었다.


“물건은 어디 있나? 가져와라.”


양지호의 말에

사내들이 급히 여기저기로 뛰어,


공장 안에 나눠서

이곳저곳 숨겨놓은

마약을 가져왔다.


기계의 진공관 안쪽부터

세탁기 내부,

음료수냉장고의 아이스박스,

형광등 위쪽의 작은 공간까지...


조각조각 나눠서

용의주도하게 숨겨놓은 마약들이

어느새 양지호의 앞에 쌓였다.


어림짐작으로 보아도

대충 100kg은 되어 보이는

엄청난 양의 히로뽕이었다.


양지호가

자신의 앞에 마약을 가져다 놓은

사내들을 향해 다시 물었다.


“이게 다냐?”


그의 질문에

사내들 모두가 겁먹은 표정으로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그 모습을 본 양지호가 생각했다.


하긴 뭐,

오늘의 목적은 이게 아니니

크게 상관없겠지.


짧게 생각을 마친 양지호가

칼에서 붉은 불꽃을

레이저처럼 쏘아

자신의 앞에 쌓인 마약을 불태웠다.


그의 불꽃이 얼마나 강력했는지,


그 많은 양의 약이 불타는데도

냄새조차 나지 않았고

모두 재가 되어 사라지는데

채 1초도 걸리지 않았다.


양지호가 다시 말했다.


“그럼, 이젠...죽자.”




그의 말이 끝나자마자,


양지호의 몸에 푸른빛이 나타나

붉은빛과 섞이더니,


곧바로 거대한 불꽃이

벽에 서있던

열두 명의 사내들에게 날아갔다.


야구장에서 준환과 연습했던

증폭기술이었다.


처음 사내를 벨 때와는

비교도 안 되는,


엄청나게 크고 강한 불꽃이

사내들의 몸을

뼈까지 남김없이 태우고 있었다.


1분도 지나지 않아,


사내들이 기대어 서있던

공장의 벽에는

검게 그을린 사람의 형체만이

마치 문신처럼 박혔고,


사람이라 불렸던 유기체는

그 어느 곳에도 존재하지 않았다.




사내들을 처리한 양지호가

몸을 돌려 밖으로 나오며,

다시 한 번 기술을 썼다.


이번엔 건물의 전선들이 집중된

기계실 배전판을 향해서였다.


불꽃을 맞은 배전판에서

작은 불꽃들이

파직거리며 튀기 시작하더니,


얼마 후

큰 소리를 내며 폭발하면서


지하로부터 나타난 화마가

건물의 외벽부터

서서히 녹여가기 시작했다.




양지호가

천천히 계단을 올라가

1층으로 향하던 도중이었다.


급하게 지하실로 내려오던

스무 명 정도의

험상궂은 사내들이

그와 마주쳤다.


아마도

고시원에 있던 조직원들이

폭발음이 들리자

급히 CCTV를 확인하고

서둘러 내려온 모양이었다.


사내들이

뭘 할 틈을 주지도 않고,


양지호는

곧바로 찌르기 자세로 전환해

계단을 한 발씩 오를 때마다

한 번에 한 명씩 죽이기 시작했다.




검도에서 가장 무서운 공격기는

급소를 노린 찌르기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목이나 눈

또는 명치나 단전을 노려

칼끝으로 매섭게 찌르는 공격은,


진검이 아닌

목검이나 죽도로 해도

자칫 잘못하면

상대가 죽을 수도 있는

아주 위험한 기술이었다.


그런데 그 무서운 공격을

전사의 검으로

사람을 향해

연속으로 질러대고 있으니

그 결과는 정말 참혹했다.




양지호의 앞에

눈에 구멍이 뚫린 시체가

쓰러지고,


곧바로

목 가운데에 큰 구멍이 난 시체가

또 쓰러지고,


가슴에 큰 불이 붙으며

뼈와 살이 녹아내린 시체가

또 쓰러지고,


배에 뚫린 구멍으로

창자가 쏟아져 나오는 시체가

또 쓰러지고...


그의 칼이

찌르기를 반복할 때마다

잔혹한 시체들이 계속 쌓여갔다.


1층에서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은,


5분도 지나지 않아

사내들의

피와 살과 내장이 뒤범벅된

지옥의 풍경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그 지옥의 풍경을,


식은땀을 줄줄 흘리며 바라보는

중년 사내 하나가

계단의 맨 끝에 서있었다.


부하들과 함께

지하실로 서둘러 달려온

이호준이었다.


너무 놀라서인지

아니면 정신이 나가버려서

그런 건지는 모르지만,


그는 도망치지 않았다.

아니, 도망치지 못했다.




‘이런 경우도

라스트맨 스탠딩이라

불러줘야 하나...


아무튼

찾으러 갈 수고를 덜었군.’


공포에 질린 표정으로

온몸을 덜덜 떨고 있는

이호준을 제외하고는


더 이상

자신의 시야를 가리는

사내들이 보이지 않자,


양지호는 전사의 능력을 풀었다.


자신의 손바닥 안으로

다시 매의 검을 집어넣고,


대신

사내들이 들고 온 무기 중에

적당한 것 하나를 집어 들었다.


아주 길지도 짧지도 않은

개조된 일본도였는데,

조폭들이 주로 쓰는 무기였다.




양지호는

천천히 이호준의 앞으로 다가가

일단 그의 어깨를 깊게 베었다.


컥, 하는 비명과 함께

이호준의 사람 좋아 보이는 얼굴이

고통으로 확 일그러졌다.


양지호가 다시 칼을 들어

이번엔 그의 옆구리를 찔렀다.


악,


이호준의 입에서

또 다시 단말마가 흘러나왔다.


양지호가 그의 귀에 대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


“너처럼 악마 같은 놈이...

그런 선해 보이는 얼굴을 가진 게

너무 마음에 안 들어...”


그리고 곧바로 칼을 들어

푸근하고 자상해 보이는

이호준의 얼굴을 깊게 그었다.


한 번, 두 번, 세 번...


양지호의 손에 들린

짧은 일본도가 그어질 때마다,


이호준의 얼굴은

피투성이가 되어

점점 흉측하게 변해갔다.




고문과도 같은 처참한 칼질이

이호준의 얼굴에

1분정도 계속 되었을까...


지하실에서 시작된 불길이

서서히 1층까지 타오르며

주변이 소란스러워지자,


양지호가 칼질을 멈추고

이호준의 왼쪽 허벅지에

깊숙이 칼을 꽂았다.


실신 직전에 다다랐던 이호준이

그대로 푹 고꾸라졌다.


두 번째 목적까지 달성한 양지호는

서둘러 계단을 뛰어 올라

2층의 피부 관리실로 향했다.




그 안에선


매캐한 연기와

후끈거리는 열기가

창문을 타고 들어오는데도


약에 취한 여자들이

정신을 못 차린 채

꼴불견인 모습으로

바닥에 나뒹굴고 있었다.


시간이 많이 없었던 관계로

양지호는

곧바로 증폭기술을 발동했다.


거센 불꽃으로

2층의 모든 것들을 불태운 후,


그는 곧바로 3층으로 올라갔다.




3층의 요가학원도

난장판이긴 마찬가지였다.


약에 취한 남녀 서너 쌍이

알몸으로 부둥켜안고

교미하는 짐승마냥

서로의 육체를 탐닉하고 있었다.


양지호는

망설임 없이 곧바로

또 한 번의 불꽃을 날려

그들을 모두 태워버렸다.




양지호가 마무리를 하듯,


고시원에서

아래로 이어지는 계단에

지금까지 내보냈던

그 어떤 불꽃보다

가장 크고 강력한 불길을 날렸다.


아래에서 올라오던 불길과 합쳐진

양지호의 불꽃은

순식간에 건물의 4, 5층을

거대한 화마로 덮어버렸다.




멀리서

소방차의 사이렌 소리가 들려왔다.


양지호는

급히 1층으로 내려와

전사의 능력을 풀고

은밀히 건물 밖으로 나왔다.


구경꾼들이

하나둘 몰려들고 있었다.


양지호는

지나가는 행인처럼 가장해

조용히 골목길 안으로 숨었다.




몸을 숨긴 채,


그의 두 눈은

누군가의 뒷모습을

유심히 쫓고 있었다.


그의 시선이 닿는 곳에는,


얼굴이 온통 피투성이로 변한

이호준이


칼이 꽂힌 한쪽 다리를

질질 끌며

자기 차의 문을 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그래, 그러면 되는 거야...


어서 빨리 도망쳐봐.


그래서 날,

조범진 앞으로 인도해다오.’




잠시 후,


겨우 차에 오른 이호준이

어딘가에 전화를 걸자

근처에서 두 명의 사내가 뛰어와

그의 차에 올라탔다.


아마도 주변에 상주하고 있는

조직원들인 것 같았다.


‘뭐,

피라미 한둘 더 늘어난다고

상황이 달라질 일은 없으니...


그럼 이제 쫓아가 볼까.’


양지호는 골목길을 빠져나와

미리 준비해놓은

오토바이에 올라 탔다.


그리고 곧바로

요란한 엔진음과 함께


그가 탄 바이크가

이호준이 탄 차를 뒤쫓아

맹렬한 기세로 달려 나갔다.




그들이 떠난 자리엔,


엄청난 기세의 화마에 휩싸인

범진파의 건물과


급히 출동한 소방차들,


멀찍이 떨어져 불길을 바라보는

구경꾼들만이 남았다.




불타는 건물 안에서는,

그 어떤 구조 요청도

들려오지 않았고


살아있는 사람의 기척도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불길은 그렇게 점점 거세어져

어두운 밤하늘을 향해

마치 악마의 손길처럼 솟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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