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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南風
작품등록일 :
2022.05.11 16:16
최근연재일 :
2022.06.16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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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09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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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seal ep 10-4

DUMMY

한참동안 멍하니

자신의 양 손등에서 빛나고 있는

아름다운 늑대 문신을 보고 있던

노준의가

어느 순간, 현실로 돌아왔다.


그는 천천히 눈을 들어

바로 전 자신이 행한 일을

하나하나 확인하였다.


능력이 발동하기 전,

자신의 힘으로만 쓰러트린

사내 일곱이

땅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그 중에는

기절한 사람도 보였고,


고통의 신음을 내뱉으며

몸의 어딘가를 부여잡고 있는

사람도 보였고,


또 누군가는

어딘지 모를 곳을 향해

열심히 기어가고 있었다.


그렇게

사내 일곱의 상태를

천천히 확인한 노준의의 시선이

마지막으로

강정호의 시체에 꽂혔다.


회색빛의 오로라를 덮어쓴

자신에게

머리를 맞고 날아가


저 멀리 있는

모래구덩이 한 가운데에

화살처럼 박힌 그의 몸은,

미동조차 없었다.


‘굳이...확인해보지 않아도,

아마 죽었겠지?


그 정도 위력의 발차기를 맞고

저기까지 날아갔는데...


아냐, 아냐...총까지 쐈던 놈이다.

가서 확실히 끝을 봐야 해.’




노준의는

강정호의 몸이 박혀있는

거대한 모래 산으로 향했다.


가까이에서 살펴보니

강정호의 상태는

자신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끔찍했다.


그의 발차기를 맞은

강정호의 얼굴은

반쯤 부서져 있었고


왼쪽 광대뼈가 완전히 함몰되어

그 충격으로 인해

왼쪽 안구가 반쯤

바깥으로 돌출되어 있었다.


목은 기괴한 방향으로 꺾여

흉측한 모양으로 뒤틀려 있었는데,


마치

짓궂은 아이들이

함부로 갖고 놀다

부서져버린 인형 같았다.


몸을 숙여 아주 가까이까지

얼굴을 들이댄 노준의가

강정호의 상태를

자세히 살폈으나,


그는 더 이상

숨도 쉬지 않았고

움직이지도 않았다.




‘의사인 내가

사망선고를 내릴 필요조차 없군.


누가 보더라도

이 자는 죽었어.’


강정호의 죽음을 확실히 확인한

노준의가 천천히 몸을 돌렸다.


그제야 자신이 안전하다 느낀

노준의가

사무실 쪽으로 한 걸음 내딛자,


갑자기

그의 전신을 둘러싼

회색빛의 오로라가 사라졌다.


엇?


깜짝 놀란 노준의가 이번엔

자신의 손등을 들어 확인해보자,


선명하게 빛나고 있던 늑대문신도

어느새 사라져 있었다.


‘음...


뭔가 내 마음이나

내 의지와 관계된 능력인가보군.


안전하다 느끼고 안심하자마자

바로 빛이 사라지다니...


그럼

내 스스로

이 능력을 발동시키려면,


조건은 아마도...’


거기까지 생각이 미친 노준의가

아까 사무실 안에서

자신에게 총에 겨눠졌을 때의

그 섬뜩한 느낌을 떠올렸다.


그때

총알이 발사되는 소리와 함께,

그는 영락없이

자신에게 죽음이 다가왔다고

확실히 느꼈었다.


그 상황을

다시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그의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그러자,

마치 거짓말처럼

그의 몸을

회색빛 오로라가 다시 둘러쌌다.


그의 손등에도

늑대의 머리가 다시 빛났다.


노준의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긴장감을 유지한 채,

전력으로 도망쳐야 한다는 생각을

머릿속으로 떠올렸다.


그리고

거대한 높이의 모래 산을 향해

자신의 두 발을 힘차게 박찼다.




실로 번개와도 같이,

노준의의 몸이

엄청난 속도로

모래의 산 정상에 도달했다.


아무리 적게 잡아도,

건물로 치면

5층 정도의 높이에

동네 야산정도의 크기였다.


그런 커더란 모래 산꼭대기에

자신이 도달한 시간은

채 1초도 안 걸린 것 같았다.


거리로만 치면

자신이 출발한 사무실 앞에서

지금 발을 딛고 서있는 꼭대기까지

족히 500미터는 넘어보였다.


‘이건 사람의 능력이 아니다.

흔히들 하는 말로

이런 것이 초인의 경지인가?


어렸을 때 본

만화주인공이 된 느낌이군.’


자신이 발휘한 초능력에

무척이나 감탄한 노준의는

다시 한 번 목표를 정하고

힘차게 내달렸다.


그는 눈 깜짝할 사이,

다시 사무실 앞에 도착했다.




‘이제 확실해졌다.


내가 위험을 감지하고

그걸 피하려고 하면

이 능력이 알아서 발동한다.


그리고 아마

발동의 또 다른 조건은,

분노일 것이다.


민성선배가

내 눈앞에서 죽었을 때의

그 격렬한 분노 같은,


내 앞의 누군가를

짓이겨버리고 싶다는

뜨겁고 강렬한 충동.’


그렇게

전사의 능력을

스스로의 의지로 발동하는

조건을 깨우친 노준의는


다시 능력을 풀고

사무실 벽에 기대어

담배를 하나 입에 물었다.


천천히, 아주 깊게

니코틴을 흡입한 그는

담배꽁초를 던지고

사무실 안으로 들어갔다.


잠시 후,

아마도 돈이 담겨있을

가방 하나를 챙겨서

밖으로 나온 노준의는

자신의 트럭으로 향했다.




컨테이너로 돌아온 노준의가

아까 칼을 맞은

자신의 옆구리를 살펴보았다.


거즈를 고정한

테이프를 뜯어내고

상처를 살펴보니,

놀랍게도

어느새 상처가 모두 아물어있었다.


“하하...미치겠다...

내 몸이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나, 사람 맞아?”


자신의 몸에 일어난

이 신비한 현상에 대해

어이가 없다는 듯,


쓴웃음을 지으며

혼잣말을 날린 노준의가

잠시 허탈한 표정으로 앉아

다시 담배를 하나 더 태워 물었다.


시간은 어느덧

자정을 향해 가고 있었다.


트럭의 운전석에 오르면서

그가 생각했다.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자.


능력의 발동조건을

알았다는 것만으로도

아주 큰 수확이다.


이건 좋은 일이야. 아주 좋은 일...


내가 인간이든 아니든

그런 건 지금

나의 생존에 중요하지 않아.


오늘 이놈들 패거리가

조만간 분명히

보복을 해올 것이다.


신중하게 대비해야만 해.”




잠시 후,

시동이 걸리는 트럭의

육중한 엔진소리가 들리고

노준의가 탄 차가

그곳을 빠져나갔다.


어느새 암흑에 먹힌

야적장 주변을

트럭의 헤드라이트 불빛만이

외로이 밝히고 있었다.




노준의의 트럭이

야적장을 빠져나가고,


주변의 풍경을

어둠과 적막이 다시 잠식하자

모래 산 근처에서

작은 움직임이 시작되었다.


마치 좀비처럼

모래구덩이에서 몸을 일으킨

그것은,


기괴한 모습과

위태로운 걸음걸이로

천천히 사무실 쪽으로 다가왔다.


사무실 안으로 그것이 들어가자,


잠시 후 다시

사무실 안의 형광등이 켜졌다.




그것의 정체는

죽은 줄 알았던 강정호였다.


불이 켜진 사무실 안에서

강정호가

자신의 뒤틀린 목을

두 손으로 부여잡고 힘을 썼다.


우두둑 하는 소리와 함께,

목뼈가 부러져서

완전히 꺾여있던 그의 목이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다.


목뼈가 잘 맞춰졌는지

두어 번 고개를 돌려본 강정호가

크게 숨을 내쉬었다.


그러자 그의 전신을

새하얀 빛이 오로라처럼 감쌌다.


하얀 빛이 서서히 밝아지며

흉측하게 망가져 있던

강정호의 얼굴이

서서히 바뀌어갔다.


반쯤 돌출되었던 눈알이

다시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고,


뭉개졌던 광대뼈가

다시 복원되었다.


그리고 갑자기

그의 몸을 감쌌던

새하얀 빛이 번쩍 하더니


순식간에

검은 색의 빛으로 바뀌어

전신을 회오리처럼 휘감았다.




잠시 후,

강정호의 전신을 휘감았던

검은 빛이 사라지자

그의 얼굴은 어느새

다른 사람으로 변해있었다.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우두커니 서있는 그 사내는,

오현택이었다.


강정호의 얼굴에서

다시 자신의 얼굴로 돌아온

오현택이


허공을 향해 크게 한숨을 내쉬더니

몸을 돌려 사무실 밖으로 향했다.


그의 눈에

아까 노준의가 쓰러트린

일곱 사내의 모습이 들어왔다.


땅에 떨어져있던 칼 한 자루를

말없이 집어든 오현택이,


탐탁찮은 표정으로

한 사내에게 다가가

망설임 없이 목을 그었다.


어딘가로 열심히,

마치 벌레처럼 기어가던

사내의 목에서

뜨거운 피가 흘러나오며


잠시 후

그 사내는 모든 움직임을 멈췄다.


자신이 죽인 사내의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던 오현택이

천천히 발길을 돌려

또 다른 사내에게 향했다.


이번엔

정신을 잃고 쓰러져 있는

사내의 목을

오현택의 칼이 할퀴듯 그었다.


그렇게 오현택은 천천히,

아무 망설임도 없이

무표정한 얼굴로

살인을 반복하고 있었다.




10분 정도의 시간이 흘렀을까,


일곱 명의 목숨을

모두 끊은 오현택이

품안에서 핸드폰을 꺼내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


“첫 번째 시련은,

당신들의 의도대로

큰 문제없이 잘 끝났습니다.


이제 다음을 준비하겠소.”


"우리가 원하는 것을,

그가 얻었나?"


"그래요.


펜리르의 눈과

펜리르의 발은

각성했습니다."


"그래, 다행이군.

어느 정도까지 각성했는가?

1단계? 2단계?"


"제가 직접 체험한 바로는,

2단계까진 아직 아니지만,

아마도 곧 증폭기를

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음 시련쯤이면 될 것 같아요."


"좋아, 예상대로 잘 가고 있군.


펜리르의 발톱과

펜리르의 이빨은 어떤가?"


"어차피

펜리르의 이빨과

펜리르의 발톱은

이미 1차 각성 때 얻었어요.


이번엔 속도가 향상되며

그 위력이 강화된 것뿐."


"단계로 따진다면?"


"그것도 눈이나 발과 비슷해요.

2단계까지는 아니고, 1.5단계쯤?


다음 시련이 끝나면

아마 그것도 같이 각성할 겁니다."


"그래, 알겠네.

그럼, 다음 시련도 잘 부탁하네."


그 말을 마지막으로

전화는 끊어졌다.




그렇게

짧게 통화를 마친 오현택이

사무실 근처에 세워져 있던

강정호의 자동차를 타고

밤의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또 다시 침묵이 찾아온

밤의 야적장에는

일곱 구의 시체만이

쓸쓸한 바람을 맞으며

덩그러니 남아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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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seal ep 09-2 22.05.28 41 8 11쪽
19 seal ep 09-1 22.05.26 41 6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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