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게이트(15)
“아~~~~야~~~~으~~~
아파, 아파~~~~이거 놔!”
호연은 진우의 꼬집임이
평소와 달리 우왁스러워
손을 비틀어 때어 내고
친구의 얼굴을 쳐다봤다.
“너, 장난이 심하......
아니! 너 이마에 문신했었냐?”
“야 말하다말고 뭔 말이냐?
내가 문신했다고?
언제? 난 반문신파에....흠.”
이야기하다 호연의 이마에도
그가 말한 문신 보인다.
“그래, 그런 너는 그 이마는 뭐냐?
웬 럭비공이 그려져 있네!
.....아니 럭비공 안에 원, 눈알인가,
그렇구나 눈이구나.”
이야기 하다말고 호연을 물끄러미 쳐다보다
다시 이야기한다.
“네 마빡에도 눈이 그려져 있다니까!
남말하지 말고
그러는 넌 언제 문신했냐?
중앙에 있었으면 이랑신이라고 불렀겠만
왼쪽 머리칼 가까이에 있어.
자랑할 수 없겠네.”
“너 또 장난하냐 그럼 나는 손오공이냐?
네가 문신하고서 나에게 말도 안 돼는 소리니?
난 문신한 기억이 없다.”
진우가 호연에 문신을 가리키려 손을 드는데
손목에도 문신이 새겨져있다.
호연이 진우의 손목을 쥐고 들어올린다.
눈앞에 자신의 손등을 보인다.
“봐라, 여기에도 문신을 했구만!”
“어어, 어.....
문신이 있네....
야,
네 손등 제대로 봐라.”
“내 손에도 문신이 있네?”
“아무튼 미스테리, 미스 테리?”
“누굴 부르냐! 너 바람 피우냐?”
“멀, 미스 테리라고 한 것?
현실을 외면하지 마라.
나 심각해! 농담할 생각도 안하는데
너는 심각하지 않은가보지.”
“왜?”
“아마, 교연이 날 잡아 먹으려 들것 같아!
개 성깔 있잖아, 뭐 정도 많지만.....”
새로 생긴 문신을 보면
자기와 상의 없이
문신했다고
날리 칠 것 같은데
개 삐지면 오래가는데.....”
그러다 진우가 자신이 부수던 굴을 보았다.
천정에는 통로와 같이 몇 개의 야광석만
은은히 비쳐주고 있다.
심지어는 석영 광맥도 사라졌다.
“야 친구, 미치겠다....분명히 기계 같은게...
.....와 이제는 내가 나 아닌 것 같다.”
호연도 친구의 말에 굴을 쳐다보았다.
“헉....이게 뭔일?
그간 보았던 것은 집단 환영?
저주의 작용?
그런데 저주의 느낌은 전혀 없는데?”
“엥~~, 저주도 처음부터 없었던 것 아냐?
온몸이 괴롭던 것이 어디.....
아니지, 뭐 좋은거 라고
사라지면 좋지....그렇지 친구!”
몸을 움직이지 않아도
괴롭던 것이 사라지자
한결 기분이 좋고 힘이난다.
고개를 돌려 길게 이어진 동굴을 보니
멀리서 검개 타버린 덩어리들과
망가진 칼, 도끼날, 등등이 보였다.
“와, 더 미치겠다.
저것들 뭐야?
그사이 쓰레기들이 넘쳐났네.
심지어는 녹고 탄 금속이라니....
어떤 것을 믿어야 할까?
이 석벽 안에는 틀림없이
이상한 기계가 있었는데.
석영의 벽 조차 사라졌어.
왜 없는 걸까? 또 이 문신은 멀까?
미스 테리? ‘미스 임파시블?,.....을
미스 파시블!’ 로 만들 순 없을까....”
호연이 진우의 얼굴을 치며
“친구, 돌아와 .....”
“짝, 짜~~악,....”
아까의 꼬집힘에 대한
사소한 복수랄까.
사심을 담아
진우의 뺨을 연신 친다.
“음.....아파, 아파.....이제 그만,
됐어, 아픈 것을 보니 난 죽지도 않았고
어찌됐건 현실을 받아들여야 될 것 같아!
....
참 그러고 보니
우리가 다른 세상에 갔을 때도
이랬던 것 같았는데
경험했는데도 면역력이 없네.”
“그래 친구야 우리가 원래
이 던전 클리어 하려고 들어 왔었어.
그래, 목적을 잊지 말자!
이것을 클리어하면
화연씨에게 돌아가거나
아니며.....”
자신의 경험이 친구에 입에서
흘러나온다.
자라에게 놀란 놈이
솥뚜껑에 놀란 것처럼...
자동적으로 몸이 움직인다.
‘큰일이다. 또 사고 유발어가 나온다.’
깜짝 놀라 호연의 입을 우악스럽게
두 손으로 꽉 틀어 막는다.
“이제 그만,
너 진짜든 아니든
그런 유발어를 뱉어?
우주에서 반복되는 시간에
갇힐 뻔 한 것 기억 안나?
다행히 빗나갔지만 그래도
난 하도 놀래서 .......”
둘은 이어진 동굴을 걸어가는데
숯이 된 검은 덩어리들과 휘어지고
망가진 무기, 조각들이 보이고
토템들도 타들어가 하나같이 훼손되어있다.
“호연아, 어째건 좋다.”
“뜸금없이.........뭐가?”
“우리 들어올 때 점점 심해지던
괴로운 것들, 뭔가 빨려나가는 현상과
마치 저주 같은 것들이
사라지니 ..... 날아갈 것 같다.
꿈같은 이상한 경험에서 벗어나고.”
“아! 그래! 그랬었지.
어쩐지 마음이 놓이고 편하다 했지.
깜박 잊었었다.
이상한점이 있어.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처음 겪는 일들이 따라 다니는 것 같아.
좀 전만 해도 ....죽음 이후의 일을
미리 경험한 것 같았어.
우리가 죽으면 그곳으로 갈까?
암사체험일까?
임사체험일까?”
“후...아.....별별 경험을 다했지.
앞으로 장담하기도
참 힘들 것 같다.
장담.......아니 .....용기빼면
이 진우가 사라지는데....
내가 그렇게 놀란 것은 처음 이었어!
그것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그래 너 그것 빼면 바지 저고리잖아!
지금 바지 저고리가 눈앞에 있고
내 친구 진우는 어디 같을까.....”
“야, 나 기운 빠진다..
대꾸할 힘도 없다.”
말은 그렇게 하지만
바위 뒤나 길 곳곳에 숫덩이와
쓰레기가 되어버린 무기 조각들을 보니
이제는 여유가 있다.
저것들과 전부 마주 쳤다면....
어쨌건 좋은 일이다.
콧노래를 부르며
계속 이어진 길을 산보하듯이 걷는다.
이윽고 큰 광장이 나타났다.
여기에 많은 오크들이 보이는데
신장은 5m~6m쯤 되는 오크들이
온몸이 탄 채로
바닥에 쓰러져
생명만 이어가고 있었다.
광장 중앙,
잠실운동장 주경기장만한 장소에
가득차게 그려진 마법진 있고
마법진안 곳곳에 탄 토템들이 있었지만
이것들 역시 박살 나거나
무언가에 강제로 띁겨 나간듯하다.
운동장을 가득 채우는
파괴된 마법진 둘레에
수 많은 로브 조각이 마법진원을 감싸며
검은 숯덩이와 함께 바닥에
흩어져 떨어져 있었다.
그 뒤에 암벽에는 10m 정도 크기의
강철같이 단단해 보이는 오크가
검게 그을린 채 갈라진 돌의자에 기대 앉아
으르렁, 으르렁거리며 숨차한다.
둘의 이마의 눈의 문신이
은빛으로 잠시 반짝였다.
그 반짝임이 은은하여 오크에게 집중된
진우나 호연도 느낄 수 없었다.
오크의 으르렁 소리가 점차 다르게 들린다.
오크가 하는 이야기가 들린다.
“으르르르.......기가 막힌다.”
“너희들 천년 대업을 망쳤구나.....”
“이제 한발만 더 갔더라면.....
우리의 숙원도........이 좁은 곳에서....저주도..
우리의 세계를 다시 건설할 수 있었는데... ”
“나는 온몸이 망가졌다.
우리의 고향이 부셔져....
이곳 저곳에 기생하다 결국.......”
“호연아, 신기하게 저놈
오크 말을 알아 듣겠는데,
제가 하는 말이
무슨 소리인 줄 모르겠어.
너 내말 못 알아 듣겠지.
말이 꼬이네.......
예전에 안 그랬는데...”
“그래, 나도 그래 참.
이제는 하다하다
오크의 말도
알아듯게 되었어.....허.허.허.
네 말이 무슨 뜻인지 알겠어.
너 이상한 것 아니다
말주변이 .....
흠....내가 ....너에게 할말이 아니다.
이건 잊어라.
네 말대로, 너보다 더한 놈이다.
나도 저놈이 뭘
횡설수설하는지 모르겠어.”
그러며 둘이 고개를 들고 씩 웃었다.
마주보며 서로 손을 내밀어 손뼉쳐다.
“러키 아니가!!!!
뭘 말하는지 모르면 어때!”
“이런 이런 행운이.....
그 동안 던전 보스들과 싸울 때
나는 그동안 여러 번 죽을 뻔 했지!
저놈 상태를 봐!
이참에 만회해보자!”
“그건 니가 나서서 그래,
지원조인데 자꾸 잊어 설치다
죽을 뻔 한 것을
내가 많이 구해 줘지.
그러다 보니 가장 쉬운 것이
거시기 치기 였고
그렇게 구해줬는데도
너는 그 고마움도 모르고
이형을 거시기 마스터라 놀렸지만
이번에는 정정 당당히
거시기를 치지 않고
없앨 수 있겠다.
우와, 내 생애 최고 아이가!!!
아~, 또 생각 나는게 있다.”
“또 뭔데....
이제 시작해도 되지 않아?”
“형은 워래 정의로워
부상자들과 싸우지 않았지만....”
“또 뭔 되지 않는
개그하려 그러냐!
그냥 처리하자!
저것들 때문에 얼마나 많은 시민이...”
“친구야,
사람이 자기 하고 싶은 것을 못하면
시름 시름 앓다가 죽는다.
.......
시름 시름????
이건 상사병 현상인데...
........
상사병 모르냐?
그녀가 보고 싶어......
시름 시름 앓다가
삐쩍 말라죽는 모습 상상해 봐라!
이씨,.........
내 모습 상상하니........
아씨, 내가 다 무섭다.
.....
내가 무슨 말을 하려다
또 삼천포로 빠졌네.
아무튼 그런게 있다.”
“또. 또. 이상한 상상하지마...
너 상상할 때 마다.,,,,
이제 나도 무서워 ... 진다.....”
“아......네 걱정 알겠어.
내가 말은 괜히 해 가지고
진짜 무섭고 떨린다.
이제 던전 클리어는 .....
걱정이 사라지니
우리 문제가 남았어.
네 말 맞아 이 던전 사라질 때
다른 곳으로 간다면...”
“와!! .....이놈아!!! ......
방금...
네가 하지 말라고 했놓고...
너는...
왜? 왜! 왜. ....그런 말을 해서
화연씨 없는 세상.....
씨~ 삼년동안 그리움이 커졌는데.
만나서 좋았는데.
야~이~ 나쁜 놈아~
왜 이상한 말을 해서....
이제 못보게 되면...
후~~우................
...............
흠..............음.
그래도, 동지가 있어서 좋다.”
“이! 호연이 같은 놈아!!
왜 형님은 끌어 들이고 그래!!!!!
너만 다른 곳 가고
나는 교연을 만날 수도 있잖아!
아씨! 진짜 옆구리 허전하다.
........
그런데 쩔찐아~카~
진짜 실감난다.~카카
왜 이짢아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가 다르다고....
.끼끼끼....카카카....!!!”
울 것 같던 진우가 갑자기 웃으니
갑자기 불안해진다.
친구의 얼굴을 쳐다본다.
“너 왜 갑자기 그러냐?
아직 끝내지 않았어.
김치국 마시지마!”
“저놈 봐봐, 내가 왜 갑자기
웃게 되었는지 알거야!”
손을 가리키는 곳을 보니
의자에 앉아
부들부들 떠는 오크가 보인다.
“우리가 화장실에서 안나오니
......ㅋㅋㅋ..............ㅋㅋㅋ
저놈 옷에다 똥싸는 것 같다.”
“그래
우리가 덤벼들 줄 알고
긴장한 것 같은데
우리가 이러고 있으니 .....”
“참 좋다,
이런 곳에서
이런 여유나 ...
농담도 할 수 있으니.”
“그래, 이제 끝내자!
그래야 밖에 있는 시민들도
아무것도 모르는 가족들도
화연씨도....
교연씨도 안전할 수 있겠지!”
둘은 무기를 들었다.
“그래 다시 말한다.
정의를 위하여.....”
“너 악당 같다.
정의 말하는 놈치고....
제대로 된 놈 못 봤다.”
“그래 형은 ...
니가 보듯이 내가 봐도 ....
어째건 빨리 처단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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