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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게임 속 미궁 길잡이의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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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설쥐
작품등록일 :
2022.05.11 18:09
최근연재일 :
2022.07.1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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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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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7
추천수 :
104
글자수 :
118,259

작성
22.06.03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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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기회는 언제나 위기 속에 (3)

DUMMY

- 우린 우리 길잡이의 판단대로 움직일 거다. 따로 가겠다면······.

- 말했을 텐데. 따르기 싫다면 네 판단대로 떠나면 될 일이다. 어쩔 거지? 빨리 선택해라.


한스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애쉬는 은총을 받은 길잡이긴 하지만 경력이 1년도 채 안 되는 애송이였다.

반면에 자신은 이 5층에서만 10년을 넘게 구른 노련한 탐험가였고.

그런데 어째서 그가 아닌 저 애송이의 판단을 더 믿는단 말인가?


심지어 이제는 저 말도 안 되는 괴물과 싸우겠단다.

고작 애송이 길잡이의 말만 믿고서 말이다!


‘저런 얼간이들이랑 같이 죽어줄 수는 없지.’


한스는 불안한 눈동자로 그의 입만을 바라보는 세 사람을 향해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모두 잘 들어. 이따가 내가 신호하면 아까 내가 말했던 방향으로 달리는 거야. 알았어?”


의미심장한 말.

세 사람은 비록 초보 모험가였지만 바보는 아니었다.

그렇기에 한스가 무슨 일을 꾸미고 있다는 것쯤은 금세 알아챌 수 있었다.

그게 떳떳한 일이 아닐 것이란 것도 말이다.

하지만 어차피 초면인 사람들. 지켜야 할 의리 따윈 그들에게 없었다.


서로를 잠시 쳐다보던 세 사람은 이내 알겠다는 듯 고개를 주억였다.

모두가 암묵적으로 동의했음을 확인한 한스는 다시금 몸을 돌려 물소머리 수인족에게 지시를 따르겠다고 말했다.


“그럼 움직여라. 우린 이쪽으로 간다.”


한스는 물소머리 수인족의 지시를 따르는 척하면서 조금씩 그가 가려고 했던 곳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렇게 얼마 후.


크르르르······.


괴물이 불과 스무 걸음 남짓한 곳까지 다가왔을 때, 한스는 다시 한 번 확신했다.

역시 저 괴물은 상대할 수 있는 녀석이 아니라고.

고작 으르렁거림에 온몸이 삐거덕거리는데 어떻게 상대를 한단 말인가?

애초에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한스는 계획했던 대로 움직이기로 마음먹었다.


‘조금 미안하긴 하지만, 이건 전부 당신들이 자초한 거야. 난 살기 위해 마땅한 일을 하는 거라고!’


물소머리 수인족의 신경이 온통 괴물에게 쏠린 사이.

재빨리 품속에서 라노스 풀 가루를 꺼낸 한스는 그걸 앞쪽에다가 냅다 흩뿌리고는 들고 있던 횃불을 사용해 불을 붙였다.


펑-!


그러자 급속도로 퍼져나가는 라노스 풀의 향기.

한스는 고블린들이 우르르 물러서는 것을 보며 곧장 일행들을 향해 소리쳤다.


“지금이야!”


줄곧 그의 신호만을 기다리고 있던 이들이 그 말이 떨어지자마자 정신 없이 달리기 시작했다.


탁 탁 탁 탁······.


경계선까지 얼마 남지 않은 상황.

이제 조금만 더 가면 괴물로부터 완전히 도망칠 수 있을 터다.

한스는 그리 생각하며 안도했다.

하지만 그건 때 이른 판단이었다.


쿵 쿵 쿵 쿵······.


“하, 한스 씨! 녀석이 쫓아와요! 녀석이 쫓아온다고요!!”


괴물이 라노스 풀 냄새에 물러날 거란 예상과는 달리 곧장 그들을 쫓아오기 시작한 것이다.


‘어째서?!’


문득 그런 의문이 떠올랐지만, 깊게 고민하고 있을 여유는 없었다.

괴물이 빠르게 거리를 좁혀오고 있었다.


“꺄아악! 죽기 싫어어!”

“포기하지 마! 달려! 저기만 넘어가면 돼!!”


이제 곧 뒤틀림이 발생한다.

그러니 경계선만 넘어가면, 살 수 있다.

한스는 그렇게 믿었다.

하지만.


“왜, 왜 변하지 않는 거야!”


경계를 넘었음에도 뒤틀림은 발생하지 않았고, 괴물은 어느새 경계를 넘어 그들의 뒤를 바짝 쫓아와 있었다.


서서히 머리 위로 지는 그림자.

한스는 절망에 찬 얼굴로 떨어지는 도끼를 망연히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 * *





「공간 재배치까지 남은 시간 00:02」


00:01

00:00


슈우웅.


시간이 되자 어김없이 일어나는 뒤틀림 현상.

그 순간 히든 보스와 한스 일행들의 모습이 시야에서 사라졌다.

남겨진 건 우리와 저주에 허우적거리고 있는 한 무리의 고블린들뿐.


“······애쉬, 이러면 어떻게 되는 거냐.”

“잠자긴 그른 거죠······.”

“아안돼애······.”

“······돌겠군.”


우리는 일단 저주가 완전히 풀리기 전에 고블린들부터 정리하기로 했다.


푹.

키에에······.


마지막 고블린을 해치우고 뒤를 돌아보자 일행들이 몸을 추스르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저주가 풀린 모양이다.


“다들 괜찮아요?”

“어, 괘안, 아부부부. 괜찮아. 덕분에 살았다. 고마워.”


아직 저주의 여파가 남아있는지 카밀들은 인상을 찌푸린 채 이리저리 몸을 움직이며 상태를 점검했다.


“애쉬, 녀석은 아직 근처에 있는 거지?”

“네, 아마 멀지 않은 곳에 있을 겁니다.”


그 말에 증명이라도 하듯 멀지 않은 곳에서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아아악······.


“······아마 이 근처에 다른 모험가는 없을 테니, 사냥을 마치면 우리를 쫓아오기 시작할 거예요. 그 전에 거리를 최대한 벌려둬야 합니다.”


소리가 아스라이 들려오는 걸 봐선 다행히 바로 옆 구역은 아닌 듯했지만, 녀석이 쫓아오기 시작하면 금방 따라잡힐 거리였다.

기회가 있을 때 부지런히 거리를 벌려둬야 한다.


내 말을 듣고 잠시 고민하던 카밀이 문득 내게 물었다.


“······혹시 4층으로 가는 길은 얼마나 걸릴 거 같아?”

“카밀, 의뢰를 포기할 생각이냐?”

“아니, 그걸 결정하기엔 아직 이르지. 재정비를 할 생각이야. 이렇게는 오래 못 버틸 테니까.”


카밀의 말마따나 우리에겐 휴식이 필요했다.

만 하루를 제대로 쉬지도 먹지도 못한 상태였으니까.

설령 시간이 많이 지체된다고 하더라도 지금으로선 이게 최선의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 녀석들이 신경 쓰이는군······.”


람피베르 군락지를 찾던 정체불명의 무리를 말하는 거였다.

아마 지금쯤이면 미궁에 들어와 내려오고 있을 터.

하지만 아무리 빨리 내려온다고 하더라도 이제 겨우 이틀이 지났을 뿐이니 아직 여유는 있었다.


분명 그랬을 텐데······.


“버러지 자식들, 드디어 찾았구나!”


4층으로 가는 길을 찾아 움직이던 우리 앞에 불현듯 나타나 소리치는 한 남성.

곧이어 그의 뒤로 일단의 무리들이 우르르 튀어나와 도열했다.

흉흉한 눈빛들이 명백히 우리를 노리고 있는 모양새였다.


‘찾았다? 설마 이 사람들······.’


정체를 가늠하기 위해 그들을 살펴보던 찰나.

문득 익숙한 얼굴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데릭!’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한쪽 팔이 사라지고 얼굴이 온통 피투성이 상태였지만, 그는 분명 데릭이 틀림없었다.

그리고 그 말은 즉.


‘이 자들이구나!’


이들이 람피베르 군락지를 찾던 그자들이란 소리였다.


“포위해라!”


앞에 선 이의 명령에 따라 신속하고 절도 있게 다가서는 사람들.

통일된 갑옷의 형태나 절도 있는 행동거지가 어딘가의 기사단임을 짐작하게 했다.


‘저 갑옷 양식이면 아마······.’


마치 통짜 강철을 뒤집어 쓴 것마냥 빈틈이 보이지 않는 전신 갑옷.

바위도 부술 수 있을 것만 같은 견고한 형태의 전투 망치와 철퇴들.

저런 형태의 무장을 사용하는 곳은 4개국을 통틀어 한 군데 밖에 없었다.

서쪽 바위 고원에 위치한 루페스 왕국.

그곳에서 온 게 틀림없었다.


‘의뢰인도 분명 루페스 왕국 출신이라고 했었지.’


저들을 의뢰인이 보냈을 리는 없으니, 아무래도 의뢰를 방해하려는 세력이 있는 모양이었다.


“무기를 버리고 순순히 투항해라!”


얼핏 파악한 인원 수만 해도 스무 명 이상.

더구나 명색이 기사인 만큼 레벨도 15쯤은 가뿐히 넘길 터다.

반면에 우리 중 나를 제외한 네 사람의 평균 레벨은 15 미만, 심지어 나는 이들에 비하면 전력 축에 끼지도 못한다.

상황은 어느 때보다도 절망적이었다.


“기사단이 갑자기 왜······? 누구 뭐 아는 사람 있어?”

“아무래도 그자들인 거 같아요. 람피베르 군락지에 대해 알아보던 그 사람들이요.”

“······고작 꽃이나 찾자고 기사단이 움직였을 린 없고, 애초부터 우리가 목적이었겠구나.

“열에 아홉은요.”

“쯧, 카밀, 어떻게 할 거냐?”

“글쎄. 분위기가 항복한다고 살려줄 분위기는 아닌 거 같은데.”


그의 말처럼 시시각각 포위망을 좁혀오는 기사들의 눈빛엔 미처 숨기지 못한 짙은 살기가 어려있었다.

결국 우리에게 남은 선택지는 하나뿐이었다.


“쯧, 버러지들이 귀찮게 하는군. 저놈만 빼고 전부 죽여라.”


‘나?’


그의 손가락은 명백히 나를 향해 있었다.

굳이 나를 살려둘 만한 이유는 내가 길잡이라는 점뿐.

하지만 데릭이 있으니 미궁 밖으로 안내할 길잡이가 필요해서는 아닐 거다.

그럼 목적은······ 람피베르 군락지, 아니 팔숨의 꽃······?


“잠깐만요! 당신들이 원하는 게 혹시 팔숨의 꽃 아닌가요?”


그 짐작이 맞았는지 남자의 눈빛에 순간 이채가 감돌았다.


‘정말 그거 때문에 이러는 거라고······?’


아무래도 단순히 방해만 하려는 목적이 아닌 모양이다.


“저랑 거래하시죠!”

“거래? 무슨 거래 말이냐?”

“제가 꽃이 있는 곳까지 안내하겠습니다. 대신 우리 파티의 목숨을 보장해주세요.”

“흐음······.”


내 말을 듣고 잠시 고민하던 그는 이내 뒤를 돌아보며 물었다.


“단장님, 어찌할까요?”


저쪽이 우두머리였나.


잠시 후, 단장이라는 사람에게서 지시를 받은 남자가 다시금 나를 돌아보며 말했다.


“좋아, 길잡이. 팔숨의 꽃이 있는 곳까지 어떤 수작도 부리지 않고 안내하겠다고 네 성신께 맹세해라. 그럼 나머지는 건드리지 않겠다고 내 이름을 걸고 약속하마.”


성신의 맹세는 허울뿐이 아닌 실제 강제력이 존재하는 맹세였다.

반면에 상대가 하는 약속은 단순히 명예를 건 말뿐인 약속.

수작을 부리는 게 뻔히 눈에 보였지만, 지금은 저 제안을 받지 않을 도리가 없었다.


“······좋아요. 그 약속을 지킨다면 어떤 수작도 부리지 않고 안내하겠다고 스크루톨님께 맹세하죠.”


그 순간 심장 어림에서 은은한 빛과 함께 묘한 감각이 느껴졌다.


「성신의 맹세를 했습니다. 맹세를 어길 경우 은총이 박탈됩니다.」


‘······역시 기분이 썩 유쾌하진 않네.’


마치 전 재산을 저당 잡힌 듯한 기분이다.


“그럼 지금 당장 맹세를 이행해라, 길잡이.”

“그러죠. 우리가 앞장 설 테니-.”

“아니, 같이 가는 건 너뿐이다.”

“······그게 무슨 소리죠? 약속을 지키지 않을 셈입니까?”

“내가 약속한 건 더 이상 건드리지 않겠다는 거였지. 데리고 다니겠다고 한 기억은 없어.”

“하지만 길잡이가 없으면-.”

“그건 너희가 알아서 할 문제다.”


남자가 입꼬리를 비틀어 올리며 그렇게 말했다.


“이 비열한······!”

“흥, 내 손에 죽지 않는 걸 감사히 여겨라.”


필이 분에 겨운 목소리로 소리쳤지만, 남자는 냉소를 지으며 비웃었다.

그런 녀석을 노려보는 사이, 내 뒤에서 조용히 상황을 지켜보던 카밀이 문득 내 어깨에 손을 올리며 말했다.


“애쉬, 우린 신경 쓰지 말고 가라. 우린 우리대로 알아서 방법을 찾아볼 테니까.”


말은 그렇게 했지만, 사실상 나 혼자서라도 살아남으라는 말과 다를 바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도 변함 없는 모습이라니, 카밀답다고 해야 하나.

예전부터 느낀 거지만 그는 정말 모험가랑은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었다.


“카밀, 조금만 버티고 있어요. 생각보다 오래 걸리진 않을 겁니다.”

“······그래.”


그저 씁쓸히 웃어 보이는 걸 봐선 내 말을 어떤 식으로든 오해를 한 게 분명했지만, 지금은 애써 풀려고 하지 않았다.

어차피 곧 알게 될 테니까.


“길잡이, 뭘 꾸물거리고 있는 거냐! 어서 앞장서라!”


녀석의 재촉에 나는 일행들과 한 번씩 눈을 마주치고는 람피베르 군락지 방향으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그 방향은 공교롭게도 우리가 왔던 방향.

그리고 그 녀석이 다가오고 있을 방향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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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Lv.71 아랫분
    작성일
    22.06.07 13:50
    No. 1

    재미있는데 연재 계획이 궁금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7 설쥐
    작성일
    22.06.07 22:13
    No. 2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연재는 계속 이어 갈 생각입니다.
    다만 아직 글 쓰는 능력이 미흡해서 연재 속도가 느립니다. ㅜ
    그래도 지금의 퀄리티를 유지하면서 최대한 빠르게 쓸 예정이니 앞으로도 기대해 주세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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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허풍쟁이 치유사의 치유법 (3) 22.07.17 34 3 14쪽
18 허풍쟁이 치유사의 치유법 (2) 22.07.14 38 4 12쪽
17 허풍쟁이 치유사의 치유법 (1) +1 22.07.07 60 6 12쪽
16 거한의 기사 +2 22.07.04 77 5 14쪽
15 스크루톨의 시련 22.06.27 85 3 12쪽
14 축복? 저주? (2) 22.06.25 101 5 13쪽
13 축복? 저주? (1) 22.06.23 105 6 14쪽
12 기회는 언제나 위기 속에 (6) 22.06.15 101 4 16쪽
11 기회는 언제나 위기 속에 (5) 22.06.12 97 4 15쪽
10 기회는 언제나 위기 속에 (4) +2 22.06.08 97 5 12쪽
» 기회는 언제나 위기 속에 (3) +2 22.06.03 98 5 12쪽
8 기회는 언제나 위기 속에 (2) 22.05.30 103 4 14쪽
7 기회는 언제나 위기 속에 (1) 22.05.22 110 4 13쪽
6 히든 보스 22.05.18 116 4 14쪽
5 고인물 가이드 (2) +1 22.05.16 119 5 14쪽
4 고인물 가이드 (1) +1 22.05.14 125 6 14쪽
3 길잡이의 생존 방식 (2) +1 22.05.13 131 8 14쪽
2 길잡이의 생존 방식 (1) +1 22.05.12 149 9 15쪽
1 허풍쟁이 치유사의 꽃 +1 22.05.11 201 14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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