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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게임 속 미궁 길잡이의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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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설찍이
작품등록일 :
2022.05.11 18:09
최근연재일 :
2022.07.1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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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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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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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08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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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기회는 언제나 위기 속에 (4)

DUMMY

철그럭 철그럭.


“길잡이, 군락지까지는 얼마나 걸리지?”

“해가 뜨기 전엔 도착할 수 있을 겁니다.”


퍽.


“여기서 해가 뜨는지 지는지 어떻게 안단 말이냐! 구체적으로 말하지 못해?!”


다짜고짜 손바닥을 휘두르는 기사.

얼얼한 뒤통수를 매만지며 확신했다.

마법 시계조차 가지고 있지 않은 걸 봐선 미궁에 자주 들어오는 녀석들은 아닌 게 분명하다고.

아니, 어쩌면 이번이 처음인지도 모른다.


“5시간 정도 걸릴 거라는 소립니다. 그보다 경고하는데, 한 번만 더 건드리면 그땐 나도 가만있지 않을 겁니다.”

“흥, 네까짓 게 가만있지 않으면 어쩌겠다는 거냐? 그 솜방망이라도 휘둘러볼 테냐?”

“거 더럽게 무서운 경고군 그래. 한 번만 더 하면 오줌도 지리겠어.”


하하하하.


비웃음 섞인 조롱에 주변에 있던 이들이 한껏 웃어 젖혔다.

나는 그런 그들을 무심히 쳐다보며 나직이 말을 내뱉었다.


“내가 당신들을 직접 패주진 못해도 죽이는 건 일도 아니야.”

“하하······. 허세가 지나치구나, 애송이. 그렇게 말하면 우리가 겁이라도 먹을 거 같더냐?”

“왜, 아니야? 정색하는 거 보니 통한 거 같은데.”

“이 새끼가-.”

“그만! 그만하시오!”


불현듯 기사의 말을 끊으며 기사와 나 사이로 끼어드는 한 남자.

특이하게도 이 무리 중에서 홀로 로브를 뒤집어 쓰고 있는 자였다.

하지만 다소 직책이 높은 사람이었는지 기사들이 얼굴이 벌개질 정도로 흥분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순순히 뒤로 물러섰다.


“당신도 저 자처럼 되고 싶은 게 아니라면 그만하시오.”


그는 처참하게 망가진 채 휘청휘청 끌려 다니고 있는 데릭을 가리키며 내게 경고했다.

분명 경각심을 심어주려는 의도였겠지만, 나는 그보다 그의 목소리에 더 신경이 쏠렸다.


‘이 목소린······.’


“당신 혹시 대장간에서······?”

“······하하, 이번에도 맞소. 다시 봐서 반갑소, 애쉬.”


그렇게 말하며 후드를 뒤로 젖히는 남자.

그는 대장간에서 만났던 남부인, 도미닉이었다.


“당신이 왜 여기-. 아니, 애초부터 한패였군요.”

“흠, 한패라기보단 협력 관계 같은 거요.”


그는 어째선지 한패라는 말에 언짢아하는 기색을 드러냈다.


“아무튼 당신을 생각해서 하는 조언이오. 경거망동하지 마시오. 도망도 치지 말고. 만약 그랬다간 저 자처럼 사지 중 어디 한 군데를 잃게 될 거요.”


그래서 팔이 저 모양이었나.

비록 데릭과 좋은 사이는 아니었지만, 당한 꼴을 보니 안쓰러운 마음이 절로 든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뭔가 할 생각은 없지만.


나는 다시금 도미닉에게로 시선을 돌리며 물었다.

말뿐이긴 하지만 그래도 조언을 해준 걸 보면 기사들과는 달리 말이 통하리란 계산이었다.


“······팔숨의 꽃은 왜 찾는 거죠?“

“글쎄, 그건 나도 모르오. 당신도 쓸데없이 궁금해하지 마시오.”

“꽃을 찾은 다음엔 날 어떻게 할 속셈입니까?”

“후우, 나를 추궁해봤자 알아낼 수 있는 건 거의 없을 테니 괜히 힘 빼지 마시오.”

“······높은 사람 아니었습니까?”

“아까도 말했다시피 단순한 협력 관계일 뿐이오.”


하지만 도미닉은 이리저리 대답을 회피하며 내게 어떠한 정보도 주려 하지 않았다.

그런데 그때.


쿵 쿵 쿵······.


불현듯 바닥을 울리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희미하지만 분명하게.

녀석이 다가오고 있었다.


‘후우, 길이 어긋난 줄 알았네.’


금세 나타날 거라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꽤 오랫동안 나타나질 않아서 계획이 어그러질까 걱정하던 참이었다.

정 안되면 시비를 걸고 소리라도 질러볼까 싶었는데, 다행히 그 지경까지 가기 전에 나타났다.


“······이게 무슨 소리지? 혹시 아시오?”

“글쎄요. 알 수도 있고 모를 수도 있죠. 길잡이라고 해서 다 아는 건 아니라서.”


어이없다는 듯이 쳐다보는 그에게 나는 양 손바닥을 들어올리며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길잡이, 똑바로 대답하지 못하겠느냐!”

“말했을 텐데. 길잡이라고 해서 다 아는 건 아니라고.”

“저 버러지 새끼가 끝까지-.”


쿠오오오-.


주먹을 움켜쥐며 내게 다가오던 기사가 갑자기 들려온 포효 소리에 화들짝 놀라서는 고개를 휙 돌렸다.

마찬가지로 소리를 낸 주인이 심상치 않다는 걸 눈치챈 도미닉이 굳은 얼굴로 다시금 나를 돌아보며 물었다.


“······무엇을 원하시오?”

“내 질문에 대한 성의 있는 대답을 원합니다.”

“······좋소. 다만 한 가지는 아셔야 하오. 그 질문들이 도리어 당신의 목을 조를 수도 있다는 걸. 그래도 괜찮으시겠소?”


이 남자는 정말 저들이 날 살려둘 거라 믿는 걸까?

보기보다 순진한 사람이다. 아님 멍청한 거거나.


나는 상관없다는 듯 그에게 고개를 주억이며 물었다.


“팔숨의 꽃, 왜 찾으려고 하는 겁니까?”

“후우, 그 꽃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있소. 우리는 그 꽃으로 그자와 거래를 할 생각이오.”

“무슨 거래요?”

“그건······.”


말을 할지 말지 잠시 주저하던 그는 쿵쿵 소리가 들려오는 방향과 단원들에게 지시를 내리고 있는 기사단장, 그리고 나를 번갈아 쳐다보더니 이내 결심한 듯 입을 열었다.


“······혼인이오.”

“혼인······?”

“백작가의 여식과 혼인을 하기 위해 그 꽃이 필요하다는 말이오.”


팔숨의 꽃으로 프로포즈를 하겠다는 정신 나간 소리는 아닐 테고.

거래라고 했으니 팔숨의 꽃, 그러니까 치료제를 대가로 혼인을 요구하려는 듯하다.

근데 그건 거래가 아니라 협박 아닌가?


‘설마 카밀의 의뢰인도 이 자들이랑 같은 목적인 건가?’


문득 그런 생각을 떠올린 사이, 도미닉이 그 생각을 끊으면서 대답을 재촉했다.


“이제 그만 말해보시오. 저게 대체 무슨 소리요? 이 계층엔 고블린만 있는 거 아니었소?”

“맞아요. 저 소리를 내고 있는 것도 고블린입니다.”

“허, 말이 되는 소릴 하시오. 고블린이 어떻게 저런 소리를 낸단 말이오?”

“그야 평범한 고블린이 아니니까요.”

“평범한 게 아니면, 고블린이 악신에게 간택을 받기라도 했단 말이오?”


······이 아저씨 의외로 날카로운 면이 있네.

정확히 말하면 그가 생각하는 것과는 다르겠지만, 히든 보스가 악신에 의해 만들어진다는 점만은 비슷했다.


“아뇨, 사도가 이런 곳에 있을 리는 없죠. 홉고블린입니다.”

“지금 홉고블린이라고 했나?”


불현듯 다가와 말을 거는 기사단장.

그의 눈빛엔 어쩐지 기대감이 서려있었다.


“미궁엔 가끔 특별한 마물이 나온다고 하던데······. 혹시 녀석이 그런 종류인가?”


특별한 마물?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그렇게 표현할 수 있는 마물은 미궁 내에 수두룩하게 있었다.

하지만 이 자가 기대하는 건 아마 특별한 무언가를 가진 마물일 테지.

그건 한껏 달아오른 눈빛만 봐도 알 수 있었다.


‘이러면 살짝만 떠밀어도 알아서 달려들겠는데?’


“······그렇다고 할 수 있죠. 적어도 100년 내엔 목격된 적이 없는 마물이니까요.”

“호오. 그거 기대되는군.”

“하하, 기대라니. 덤비지 않는 게 좋을 거예요. 당신들이 아무리 기사라지만, 저 녀석의 상대는 아니거든요. 괜히 지상에서의 이름값만 믿고 덤볐다간 전멸을 면치 못할 겁니다.”


내 말이 그의 자존심을 건드린 걸까?

눈썹을 꿈틀거린 그가 돌연 한 손을 뻗어 내 목을 꽉 움켜쥐더니 그대로 확 끌어당겨서는 으르렁거리듯 말을 내뱉었다.


“요즘 길잡이들은 다들 간덩이가 큰 모양이야. 이놈이고 저놈이고 입을 함부로 놀리는 걸 보니. 그래, 어떻게 해줄까? 그 건방진 혀를 뽑아줄까? 아님 입을 꿰매줄까? 감히 우리를 모욕했으니, 그 정도 각오는 되어 있겠지?”


······이런, 도발이 지나쳤나.


“······길을 안내하는 데는 팔 한 짝이면 충분할 테니 저놈처럼 팔을 자르는 것도 나쁘지 않겠구나. 그래, 차라리 그게 낫겠어.”


그렇게 저 혼자 단정을 지은 녀석이 검 손잡이를 잡고 천천히 빼 들기 시작했다.


스르릉.


오늘따라 유난히 섬뜩하게 들리는 발검 소리.

이윽고 완전히 검을 뽑아낸 녀석이 내 오른팔 겨드랑이 사이로 검을 집어넣었다.


“입을 함부로 놀리면 어떻게 되는지 네 몸과 머릿속에 똑똑히 새겨주마. 그러니 앞으로는 절대로 잊지 말거라.”


단장은 마치 여흥을 즐기듯 입꼬리를 말아 올리며 천천히 검을 들어올렸다.

옷을 잘라내고 서서히 피부를 가르기 시작하는 검.

피가 검을 타고 또르륵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그때.


“단장님!”


불현듯 단원이 다급한 목소리로 단장을 찾았다.

하던 짓을 잠시 멈추고 고개를 돌리는 단장.

돌아본 그곳엔 어느덧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히든 보스가 있었다.


크르르르.


공포가 스멀스멀 기어오르게 만드는 나직한 으르렁거림.

기세 좋게 떠들던 이들조차 긴장한 기색을 띠며 입을 다물었다.

녀석을 경시할 수 없었던 건 단장도 마찬가지였는지 나를 한쪽으로 집어 던지고는 앞으로 걸어나갔다.


털썩.


“쿨럭쿨럭.”


빌어먹을 자식.


내가 간신히 숨을 고르는 사이.

앞으로 나선 단장이 굳어있는 기사들을 돌아보며 명령을 내렸다.


“진형을 갖춰라!”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전투를 준비하는 기사단장.

그 모습이 우려스러웠는지 도미닉이 단장의 곁으로 가 물었다.


“······단장, 정말 싸울 생각이오?”

“물론이다. 왜, 당신도 우리가 질 거라 생각하는 건가?”

“아니, 그런 뜻에서 한 말이 아니오. 단지 어떤 마물인지도 아직 모르는데 불필요한 전투는 피하는 것이 좋지 않나 하는······.”

“그래 봤자 고블린이다! 고블린 따위가 아무리 강한들 우리 보어 기사단을 이기진 못해!”


그래도 피를 흘린 보람이 있었는지 녀석은 싸우겠다는 고집을 꺾지 않았다.


“당신은 물러나 있어. 저 마물을 상대하는 건 우리만으로도 충분하니까.”

“끄응······ 알았소. 하지만 위험하다 판단되면 끼어들 거요.”

“그럴 일은 없을 거다. 전투 준비!”


단장의 지시에 기계적으로 무기를 들어올리는 기사들.

히든 보스가 성큼성큼 거리를 좁혀 열 걸음 안팎으로 다가오자, 기사단장이 검을 치켜들며 소리쳤다.


“돌겨억!!”


단장의 명령에 망설임 없이 달려나가는 기사들.

그런 그들을 향해 히든 보스가 도끼를 크게 휘둘렀다.


까가강-!


“아악!”


압도적인 힘에 의해 기사들이 마치 볼링 핀처럼 이리저리 튕겨나갔다.

믿기지 않는 광경에 일순 주춤하는 기사들.

하지만 이내 다시 악을 지르며 달려들기 시작했다.


“물러서지 마라!”

“막지 말고 피해!!”


비록 힘의 차이가 뚜렷했지만 그래도 명색이 전투의 프로들.

기사들은 수의 이점을 이용해 조금씩 승기를 잡아 나가기 시작했다.


“고블린 치고는 놀라울 정도로 강하긴 하지만, 그래도 다행히 걱정할 정도는 아닌 거 같소.”

“흥, 기대했던 것보다 약해. 시시할 정도다.”


예상했던 것보다 순조로운 전투의 흐름에 여유를 되찾은 단장과 도미닉.

하지만 이제 곧 전투의 흐름이 달라질 터였다.

나는 그 틈을 이용해 이곳을 벗어날 생각이었다.


‘······여지는 남기지 않는 게 좋겠지.’


다만 이곳을 벗어나기 전에 할 일이 있었다.


도미닉과 단장, 그리고 기사들이 전투에 정신이 팔린 사이.

나는 뒤쪽에 팽개쳐져 있는 데릭에게 은밀히 다가갔다.


피를 많이 흘려서 그런지 안색이 많이 창백해져 있는 데릭.


툭 툭.


“야, 정신차려 봐. 야!”


그의 뺨을 두드리며 서너 번 이름을 부르자 데릭이 정신을 차렸다.


“뭐······야?”

“일어나. 도망치려면 지금 밖에 없어.”

“도, 도망? 싫어, 난 안 가.”

“뭐?”

“넌 몰라! 저놈들이 얼마나 귀신 같은 놈들인지! 도망쳐 봤자 소용없어. 어차피 얼마 못 가 잡히게 될 거라고! 만약 그렇게 되면 그땐······. 아무튼 가려면 너 혼자 가. 난 안 가, 안 간다고!”


단장이 심은 공포가 어지간히도 컸는지 데릭은 도망가길 한사코 거부했다.


그럼 어쩔 수 없지.

나는 분명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줬다.


“난 안 가. 너 혼자-.”

“그래, 알았다. 네가 정 그러겠다면 어쩔 수 없지. 그런데 이거 하난 알아둬.”

“뭐?”

“난 분명 기회를 줬다.”


말을 끝내자마자 순식간에 데릭의 입을 틀어막은 나는.


“으읍······!”


망설임 없이 그의 목에 칼을 찔러 넣었다.


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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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속 미궁 길잡이의 미궁 개척법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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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허풍쟁이 치유사의 치유법 (3) 22.07.17 34 3 14쪽
18 허풍쟁이 치유사의 치유법 (2) 22.07.14 38 4 12쪽
17 허풍쟁이 치유사의 치유법 (1) +1 22.07.07 61 6 12쪽
16 거한의 기사 +2 22.07.04 77 5 14쪽
15 스크루톨의 시련 22.06.27 85 3 12쪽
14 축복? 저주? (2) 22.06.25 103 5 13쪽
13 축복? 저주? (1) 22.06.23 105 6 14쪽
12 기회는 언제나 위기 속에 (6) 22.06.15 102 4 16쪽
11 기회는 언제나 위기 속에 (5) 22.06.12 98 4 15쪽
» 기회는 언제나 위기 속에 (4) +2 22.06.08 98 5 12쪽
9 기회는 언제나 위기 속에 (3) +2 22.06.03 98 5 12쪽
8 기회는 언제나 위기 속에 (2) 22.05.30 104 4 14쪽
7 기회는 언제나 위기 속에 (1) 22.05.22 111 4 13쪽
6 히든 보스 22.05.18 118 4 14쪽
5 고인물 가이드 (2) +1 22.05.16 120 5 14쪽
4 고인물 가이드 (1) +1 22.05.14 127 6 14쪽
3 길잡이의 생존 방식 (2) +1 22.05.13 132 8 14쪽
2 길잡이의 생존 방식 (1) +1 22.05.12 151 9 15쪽
1 허풍쟁이 치유사의 꽃 +1 22.05.11 202 14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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