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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게임 속 미궁 길잡이의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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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쥐
작품등록일 :
2022.05.11 18:09
최근연재일 :
2022.07.1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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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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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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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7.07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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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허풍쟁이 치유사의 치유법 (1)

DUMMY

처음 겪어보는 마차 여행은 기대했던 것만큼 즐겁진 않았다.


덜커덩 덜커덩.


마차는 풍랑을 만난 배처럼 거칠게 널뛰었고, 바닥엔 쿠션이랄 게 없어 그 충격이 고스란히 몸으로 전달되었다.

더구나 짐을 싣고 남은 공간은 세 사람이 다리를 온전히 뻗고 앉아갈 수도 없을 만큼 좁디좁은 터라 이게 여행인지 고문인지 분간이 안 갈 정도.

정말, 개떡 같은 승차감이었다.

하지만 이조차도 시간이 지나면 익숙해지고 마는 걸까?


드르릉 풀······.


모서리 쪽에 자리를 잡고 앉은 알프는 마차의 흔들림 따윈 신경 쓰이지도 않는지 가는 내내 잘만 자고 있었다.

그 기가 막힌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는데, 문득 그의 옆에서 질린 표정을 짓고 있던 반이 나를 돌아보며 물었다.


“어때? 도시 밖으로 나온 기분이.”

“솔직히······ 좀 지루하네요. 새로운 것도 없고. 몸만 힘들고.”

“크큭, 마차 여행이 다 그렇지 뭐.”

“근데 도시 밖이 원래 이런가요? 나온 지 반나절이 넘게 지났는데 도적이나 마물 같은 건 그림자도 보이지 않네요.”


내가 기억하는 100년 전 세상은 이렇지 않았다.

조금만 이동하면 마물이 튀어나오고, 다시 또 조금만 이동하면 도적이 길을 가로막고.

레벨이 낮은 것도 아니라서 게임 초반엔 도시간 이동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였다.

그런데 지금은······ 어린 아이가 도보 여행을 해도 괜찮을 만큼 평화롭기 그지없어 보인다.


“웬만한 마물들은 이미 수십 년 전에 다 토벌됐으니까. 뭐, 간혹 고블린이 튀어나오기는 하는데, 그런 것도 이 근처에선 보기 드물어. 요즘엔 저 변방에나 가야 볼 수 있을 거다.”

“그럼 도적은요?”

“도적들이야 뻔하지. 너라면 미궁 도시 근처에서 도적질 할 수 있겠어? 기사단이라도 끌고 오지 않는 이상 힘들걸?”


반은, 그래도 가끔 도적질을 시도하는 얼간이들이 있긴 하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아무래도 그 얼간이들이 나타난 모양이다.”


불현듯 알프가 눈을 뜨며 그렇게 말했다.


“그게 무슨 소리야?”

“앞쪽에서 수상한 기척이 들려오고 있다. 숨는 솜씨가 어설픈 게 보나마나 멋모르고 도적질을 하려는 놈들일 테지.”

“······이렇게 시끄러운데 그게 들려요?”

“여긴 숲 속이니까.”


수인족의 감각이 숲 속에서 유독 예민해진다는 사실이 새삼 떠올랐다.


“카밀, 어떻게 하지?”

“피해 가기엔 길이 마땅치 않아. 알프, 저쪽 규모는?”

“아마 열을 넘진 않을 거다.”

“그럼 차라리 정리하고 가는 게 좋겠어. 다들 준비해.”


우리는 마차의 속도를 줄이고 각자의 장비를 착용하며 이어질 상황을 대비했다.


“거기! 숨어있지 말고 나오시오! 만약 셋 셀 동안 나오지 않으면-.”


카밀이 석궁을 겨누며 소리치자, 일단의 사람들이 수풀을 헤치며 허겁지겁 튀어나왔다.


부스럭 부스럭······.


알프의 짐작대로 열을 넘지 않는 이들.

하지만 도적이라고 하기엔 어쩐지 인원 구성이나 행색이 지나치게 초라하다.


“······요즘 도적들은 칼도 없이 도적질을 하나?”


그 말에 한 남성이 화들짝 놀라며 대답했다.


“네? 도, 도적?! 아이고, 아닙니다, 나리! 도적질이라니요? 말도 안 되는 오해십니다!”

“그럼 왜 숨어있었던 거지?”

“숨어있었던 게 아니라 저희는 그저 쉬고 있었을 뿐입니다······.”

“······그 옷에 묻어있는 피는 무엇이오?”

“아, 그, 짐승을 도축하다가 튄 겁니다. 저희가 이런 일이 익숙지 않아서······. 절대 사람의 피가 아닙니다.”

“왜 이런 곳에 있는 것이오? 이 근처에 마을 같은 건 없는······.”


그 뒤로 몇 차례의 추궁이 더 이어졌지만, 남자의 대답에선 특별히 이상한 점을 찾아낼 수 없었다.

그건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는지 서로를 돌아보며 수상한 점을 못 찾았다는 듯 고개를 저어 보였다.

그제서야 경계심을 누그러뜨린 카밀은 한숨을 폭 내쉬며 입을 열었다.


“앞으론 그렇게 숨어있지들 마시오. 자칫하다간 칼을 맞을 수도 있으니.”

“예,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럼 이제 그만 길에서 비켜주시오.”


사람들이 순순히 수풀 쪽으로 우르르 비켜서자 필이 다시금 마차를 몰아 앞으로 움직였다.

천천히 사람들 앞을 지나 나아가던 그때.


“츄릅······.”


불현듯 느껴진 알 수 없는 오싹함에 나는 반사적으로 고개를 휙 돌렸다.


고개를 숙인 채 우리가 지나가길 기다리는 사람들.

그 틈 사이로 나보다 어려 보이는 소녀 하나가 입가를 훔치듯 손등을 입에 댄 상태로 나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특이하긴 하나 특별히 수상할 건 없는 모습.

하지만 어째선지 내 직감은 경종을 울려대고 있었다.


‘······뭐지?’


뭔가를 놓치고 있다는 생각에 좀 더 자세히 살펴보려던 찰나.


“아, 저기, 그, 혹시 먹을 걸 좀 나눠주실 수 있으십니까······?”


조금 전 사람들을 대표해 나섰던 남자가 불쑥 내 앞으로 끼어들더니 내 시선을 가로막았다.


“······죄송하지만 우리도 여유가 없어서 그건 안 될 거 같네요.”


서둘러 답을 하고 고개를 틀어봤지만, 어느새 소녀는 사람들 사이에 묻혀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직감도 언제 그랬냐는 듯 잠잠해진 상태.


“왜 그래?”

“······아뇨, 아무것도 아니에요.”


찜찜한 기분에 사람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수 차례 뒤를 돌아봤지만, 직감이 다시 울리는 일은 없었다.





* * *





애쉬와 카밀들이 떠난 자리.

입맛을 다시던 소녀가 조용히 중얼거렸다.


“흐응. 불씨가 다 꺼진 줄 알았는데. 아직 살아있었네?”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넌 몰라도 돼. 그나저나 저걸 보고 나니 다시 군침이 도네. 츄릅. 식사를 해야겠어.”

“아, 식사를 마저 하시겠습니까? 그럼 지금 바로 준비를-.”

“아냐, 아냐. 그건 이제 신선하지가 않잖아. 지금은 신선한 게 먹고 싶어.”

“시, 신선한 거라 하심은······?”


소녀의 시선이 향하는 곳을 본 남자는 뒤늦게 말 뜻을 이해하고는 얼굴을 하얗게 물들였다.


“흠, 뭐가 좋을까?”


마치 잘 차려진 밥상 위의 음식을 고르는 것처럼 한 손으로 턱을 괸 채 사람들을 쓱 쳐다보는 소녀.

사람들은 소녀와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 고개를 숙인 상태로 벌벌 떨었다.

그 모습을 보다 못한 남자가 다시 앞으로 나서며 소녀를 설득하려 시도했다.


“이, 이런 무지렁이들은 맛도 없다고 하셨잖습니까······? 차라리 조금 전에 봤던 자들을 드시는 게 어떻습니까? 당장은 어려워도 밤에 기습을 하면-.”

“걔들은 건드리지 마. 아직 덜 익었어.”

“네? 그게 무슨······. 아니, 아닙니다. 그럼 조금만 참고 기다려주시면-.”

“너, 말하는 게 우습네. 내가 왜······ 참아야 해?”


소녀가 가소롭다는 듯이 웃으며 하는 소리에 남자의 말문이 턱 막혔다.


“나는 내가 먹고 싶을 때 먹어. 뭘 먹을지 고르는 것도 나야. 누구도 감히 내게 이래라저래라 할 순 없어. 알아들어?”

“네, 네! 물론입니다! 시,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어 정말 죄송합니다. 앞으로는-.”

“알았으면, 겸허히 받아들여.”

“네······?”


순간 소녀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고 사고가 멈춰버린 그의 눈동자에 시야 가득 새빨간 입이 뒤덮어 왔다.


콰드득.





* * *





휙.


“왜 그래? 아까부터. 뭐 마음에 걸리는 거라도 있어?”

“······아뇨, 아무것도 아니에요.”


갑자기 이유도 없이 감각이 날뛰는 걸 보니, 아무래도 몸 상태가 안 좋아서 그런 게 아닌가 싶다.

마차 여행 이거 쉽지 않네······.


그 쉽지 않은 마차 여행이 끝난 건 그로부터 3시간이 더 지났을 무렵.

이미 해가 지고 성문이 닫힌 이후였다.


“정지! 신원을 밝혀라!”


성문 위에 선 병사가 우릴 향해 소리쳤다.


“알비우드 백작님의 고용인인 카밀 랜더라 하오! 늦은 시간에 찾아온 것은 미안하나 급한 사안이라 어쩔 수가 없었소!”

“백작님의 고용인이라는 증거는?”

“여기 백작님께서 주신 증서가 있소!”

“잠시만 기다리시오!”


그 말이 끝나고 잠시 후.

성문 옆에 위치한 쪽문에서 스르륵 창을 여는 소리가 들려왔다.


“증서를 보여주시오.”


카밀이 쪽문으로 다가가 눈가에 위치한 작은 창 틈으로 증서를 펼쳐 보였다.


“······확인했소. 조금만 기다리시오.”


쪽문의 작은 창이 닫히고 성문이 열리는 사이.

다시 마차로 돌아온 카밀이 우리를 보며 나직이 입을 열었다.


“······아무래도 무슨 일이 있는 모양이야. 지난 번에 봤을 때보다 경계 수준이 높아.”

“설마 그 일을 벌써 알아차린 건······.”

“아니, 우리를 경계하는 거 같지는 않았어.”

“······그래도 혹시 모르니 대비를 하는 게 좋을 거 같군. 다들 긴장해라.”


우리는 금방이라도 장비를 들어올릴 수 있도록 긴장을 끌어올렸다.


끼이익.


“······들어오시오.”


마차가 간신히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문을 연 병사는 연신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빨리 들어오라는 듯이 손짓했다.

누가 봐도 성 밖의 무언가를 두려워하는 모양새였다.


“······무슨 문제 있소?”

“일단 들어오시오. 빨리!”


병사의 재촉에 서둘러 마차를 이끌고 안으로 들어서자, 성문을 부여잡고 있던 다른 병사들이 후다닥 성문을 닫아걸었다.

그렇게 해프닝이 끝나나 싶던 순간.

갑자기 병사들이 우리를 포위하며 창을 겨눴다.


“······지금 이게 뭐 하는 짓들이오. 설마 알비우드 백작님의 권위에 도전하는 것이오?”


카밀이 평소답지 않게 표정을 무섭게 굳히며 나직한 목소리로 물었다.

그러자 몰려든 병사들 중에서 가장 선임으로 보이는 병사가 앞으로 나서며 대답했다.


“······진정하시오. 그런 게 아니니.”

“지금 태도를 고쳐야 하는 건 우리가 아니라 당신들이오.”

“그, 하아. 일단 백작님의 권위를 무시하려는 게 아니라는 걸 알아주시오. 오히려 지금 상황을 아신다면 백작님께서도 충분히 이해해 주실 것이오. 그러니 잠시만 내 말을 따라주시오.”

“······부디 그 이유가 합당한 것이길 바라오.”

“당신들도 듣고 나면 이해할 것이오. 우선 다들 마차에서 내려주시오. 무장을-.”

“설마 이 상황에서 해제하길 바라는 건 아니겠지?”

“······하고 있으셔도 상관없소. 일단 내려오시오.”


알프가 카밀을 바라보며 눈짓으로 어떻게 할 건지를 물었다.

잠시 고민하던 카밀이 이내 고개를 주억이고는 마차 밑으로 내려갔다.


“이 다음은?”

“눈동자를 확인하려는 것이니 잠시만 그대로 있으시오.”


눈동자?


의문을 품은 것도 잠시.

횃불을 들어 한동안 우리의 눈동자를 유심히 살펴보던 병사들은 이내 안도하듯 한숨을 내쉬며 창을 거뒀다.


“······대체 무엇 때문에 그러는 거죠?”

“최근 성 밖에 식인 병이 나돌고 있어서 그렇소.”

“식인 병······?”


게임에서도 보지 못한, 처음 들어보는 병명이었다.


“이름은 우리가 임시로 붙인 것이오. 사람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하고 잡아먹어서 붙인 이름이지.”

“혹시 마물을 착각한 건······.”

“믿기 어려운 건 이해하나 착각이 아니오. 우리가 죽인 병자들 중엔 아는 사람도 더러 있었으니까. 다들 두 눈이 검붉게 변해 있었지······.”


그래서 눈을 확인했던 거군.


“아무튼 아페르 자작령에 잘 오셨소. 저택에 가서 기별을 넣으면 문을 열어줄 것이오.”

“······고맙소.”

“별말씀을.”


우리는 다시 경계 태세에 임하는 병사들을 뒤로 한 채 백작이 기다리고 있을 저택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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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축복? 저주? (2) 22.06.25 101 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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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고인물 가이드 (2) +1 22.05.16 119 5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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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허풍쟁이 치유사의 꽃 +1 22.05.11 201 14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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