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격포 맞고 회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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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테진
작품등록일 :
2022.05.11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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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27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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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5.20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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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3. 맥시멈(maximum)

DUMMY

13.




최종우의 말에 문재성이 잠시 생각했다.


“흠···. 나는 천주교 갈래.”

“천주교? 이유 있어?”


다른 후보생 같으면 천주교에 체크하고 넘어갔겠지만, 최종우 또한 아직 어디 갈지 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문재성의 종교 선택에 의문을 가졌다.


“아냐. 딱히, 이유는 없어. 지금 조사한 것 보니까 사람이 제일 적을 것 같아서.”

“알았어. 그럼 나도 천주교 갈래. 건아, 너는?”

“관심 없다. 아무 데나 넣어라.”


종교행사는 전우조를 맞출 필요가 없었다. 종교 선택의 자유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가지 않을 자유까지는 없었다.


“그럼 너도 천주교로 넣는다?”

“어~”


김건은 관심이 없다는 듯 손을 이리저리 휘저었다.


문재성은 종교행사에 천주교에 갈 이유가 있었다.

물론 집안이 천주교 집안이라 세례를 받거나 하지 않았지만, 천주교에는 문세진이 매주 출석한다.

지금까지 후보생 생활하면서, 기억나는 것도 있었지만, 기억이 가물가물한 것도 많았다. 그렇기에 문세진과 사적인 자리에서 이야기하다 보면 조금 더 기억이 선명해질 수도 있고, 숨겨진 이벤트 또한 어느 정도 알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문세진 교관님과 조금 더 가까이 지네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


곧이어 점호가 시작되었고, 침상을 펴고 잠을 청했다.

오늘 하루, 주중 일과보다 더 힘들었던 일당들은 금방 잠에 빠졌다.



#



다음날 일과 또한 오전 일과는 운동이었다. 오늘은 비가 오지 않아 연병장에서 전우조와 함께 운동했다.


어제는 최종우가 영점사격을 하여 같이 운동하지 않았지만, 오늘은 함께 연병장에 나왔다.


“오늘은 좀 뛰자. 어차피 종교행사 가면 간식 먹으니까. 그전에 칼로리 소모 좀 해놓자고.”


문재성이 김건과 최종우에게 먼저 제안했다.


“그라자.”

“일단 몸 풀자.”


간단히 스트레칭하고는 뛰기 시작했다.


“너희들은 코스 모르니까. 따라와. 속도는 안 부담스럽지?”

“응, 그런데 너는 코스 알아?”

“입대하기 한 시간 전에 들어와서 교육단 한 바퀴 돌아봤어.”


문재성이 대충 얼버무렸다.


“맞나? 몸 풀 듯 뛰다가 천천히 속도 올리자.”

“알았어.”


일당들은 후보생 막사에서 출발했고,

공수 교육장을 지나,

교육단 내에 있는 DZ(Drop Zone) 십자로를 지났다.


“조금씩 속도 올릴게.”


쭉 올라가 707부대의 교육장인 47 교장을 찍고,

다시 십자로를 통과했다.

이번에는 낙하산 털이 장으로 갔다.


“부담 없지? 조금 더 올릴게.”


특수전교육단 본청을 지나,

교육단 내 간부생활관을 지났다.


“조금 더 올린다.”


이때가 5km 정도 됐을 때다.

그리고 매일 삼시세끼를 먹는 백마대 식당을 지났다.


“이제 막사까지 길 알지?”

“응, 알아.”

“전력 질주 시작!”


.

.

.


막사 앞에 도착한 일당들은 힘들었는지 무릎에 손을 대고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후···. 씁···. 후···.”

“종우야, 왜 이렇게 빨리 뛴 거야?”


최종우는 뛰는 내내 문재성에게 빨리 뛰라는 듯 뒤를 바짝 쫓았다.


“하···. 사실 저번에는 옆구리에 총 맞아서 좀 쳐졌었잖아. 이젠 중대장 후보생인데 얕보일 수 없다고 생각하니까, 이 악물고 뛰었지. 언제까지 재성이랑 건이 도움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소심한 성격 탓에 말하지 않았지만, 최종우는 중대장 후보생이란 직책 덕분에 책임감이 생겼다.

최종우의 이런 모습을 처음 본 김건은 약간 놀랐는지 눈썹이 올라갔다.


“오···.”

“이 악물고 뛴 건 잘했어. 근데 야동 찍냐?”


뛰면서 조금은 야릇한(?) 최종우의 거친 숨소리가 문재성의 바로 뒤에서 들렸기 때문이다.

문재성도 김건도, 더 빨리 뛸 수 있지만, ‘경쟁’보다는 ‘단련’에 중점이 있었기 때문에, 빨리 뛰기보단 오래 뛰는 것을 목표로 했다.


“아···. 미안.”

“종우야, 이해는 하는데, 흥분하지 말고 침착해야 해.”


문재성은 최종우가 체력측정에서 오버페이스를 할까 걱정이 되었다.


“와 그라노? 내는 종우 다시 보게 돼서 좋구만.”


김건이 최종우를 칭찬하듯 말했다.


“숨소리···. 됐다. 외줄이나 타자”


7km 정도 뛴 일당들이 뜀걸음을 마치고 외줄 앞에 섰다.


“5m씩 10번만 타자.”


항상 목표는 높게 잡지만, 현실은 쉽지 않았다.


문재성 10번, 김건 7번, 최종우 5번.


“와, 뭐고. 어이없네. 이게 안 된다고!?”


팔에 힘이 빠져 10번을 채우지 못했지만, 자존심이 상한 김건이 끝까지 외줄을 놓지 못했다.

김건의 체력은 둘째가라면 서러웠지만, 육군 체력측정으로 다져진 체력이라 외줄 오르기는 쉽지 않았다.


“건아. 우리 셋 다 외줄 처음 잡은 거잖아 문재성이 이상한 거야.”


가장 못한 최종우가 말했다.


“암만 그래도! 자존심 ㅈ나 상하네.”

“근데 이제 언제 체력측정 할지 모르니까 이제 슬슬 준비해야지.”


문재성은 언제 특전 체력측정 할지 알고는 있었지만, 외줄 오르기는 쉽게 실력이 늘지 않기 때문에, 일당들을 미리 준비시키고 싶었다.


“건이는 외줄 계속 잡고 있을 거야?”

“어. 어떻게든 3번 더 올라갈끼다.”


‘건이는 이제 알아서 하겠고···.’


“알았어. 그럼 종우랑 나는 턱걸이 좀 더 할게.”


최종우는 너덜거리는 전완근에 힘을 짜내며 턱걸이 봉을 잡았다.


“개수 상관없이, 맥시멈(maximum) 한 번만 하고 마무리하자.”

“못 올라가겠는데?”

“중대장 후보생이라며, 올라가!”


문재성 25개, 최종우 3개를 하고 내려왔다.


“10개만 채우자. 도와줄게.”


최종우의 허리를 잡고 턱걸이를 할 수 있게 도와줬다.

하지만, 최종우는 턱걸이 봉을 잡고 있는 것만으로도 지옥이었다.


“으악! 그냥, 가입교 다시 할게.”


최종우가 엄살을 피웠지만, 문재성은 놔줄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10개 채우기 전까지는 못 내려와. 얼른 올라가.”



#



점심 식사를 마치고 생활관에 누웠다.

아침부터 점심 식사 전까지 운동으로 지쳤던 셋은 이제 휴식을 취했다.


“점심밥 먹는데, 숟가락 들 힘도 없더라.”


최종우가 너덜거리는 전완근을 주무를 힘도 없는지 바닥에 대고 마사지하듯 비비고 있었다.

외줄을 잡고 악을 쓰던 김건도 이제는 지쳤다는 듯 누워있었다.

그때,


『아.아. 행정반에서 알립니다. 모포, 침낭, 매트리스 들고 일광건조 하시면 되겠습니다.』


비 온 뒤 맑음이라 했던가.

군대에선 비 온 뒤 일광건조다.


“아, 쫌! 쉬자!”


외줄 오르기에서 자존심 상했던 김건이 괜히 짜증을 부렸다.


“하···. 그냥 빨리하자. 안 하면 당직사령 와서 또 난리 피울 거야.”

“일광건조가 뭐야?”


일광건조를 처음 들은 최종우가 물었다.


“설명 보단···. 일단, 다 들고 따라와.”


문재성이 주섬주섬 모포와 침낭, 매트리스를 챙겼다.


“에고. 그래, 가자.”


문재성의 움직임에 김건도 일어섰다.


밖으로 이동한 후보생들이 문재성과 김건이 모포를 펼쳐 박자에 맞게 팡. 팡. 치는 것을 보고는 각 전우조에 맞게 모포와 침낭을 털었다.


“매트릭스는 이렇게 삼각형을 만들어서 모포랑 침낭을 햇볕에 건조하면 돼.”


“음···. 야무지게 잘하네. 잘하고 있어!”


노란 완장을 찬 당직사령이 일광건조를 하는 후보생을 돌아보다 일당들을 보고 말했다.


“여기엔 중대장 후보생이 있어서 잘하는 건가?”

“229번 후보생 최종우. 아닙니다.”

“그래, 고생이 많아. 다른 애들 통제해서 잘 시키고 종교행사 가기 전에 정리해.”

“예! 알겠습니다!”


일당들의 일광건조를 보고는 마음에 들었는지 더 이상 후보생을 돌아보지 않았고, 최종우에게 임무를 지시하고는 행정반으로 들어갔다.


“이제 마무리하고 들어가자.”

“난 애들 마무리하는 것까지 보고 들어갈게.”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딱 맞았다.


.

.

.


셋은 다시 생활관에 누웠다.


“그래도 일광건조 하면 저녁에 포실포실한 침상에서 잠잘 수 있으니까.”


일광건조 하는 동안 차가운 분위기를 뿜던 김건은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맞아, 귀찮아도 하는 게 맞는 것 같아.”


그때,


『아.아. 행정반에서 알려드립니다. “야, 마이크 줘 봐.”


당직병이 마이크에 대고 전파하던 것을 당직사령이 뺏는 소리가 들렸다.


『주말이라 안 건들려 했건만, 청소 좀 해라. 생활관 들어갔는데 왜 이렇게 더러운 거야? 기본만 해라 기본만. 어? 청소하고 생활관별로 검사받아!』


“에이, 시X, 내가 왜 빙신같이 재입대 할라꼬 했지? 쫌 쉬자고!”


일광건조까지는 받아드렸지만, 한 번 더 건들이니, 이제는 참을 수 없는 김건이었다.


“건아. 군대가 다 그렇잖아. 우리 쉬는 꼴 못 보는 거 알잖아.”

“후···.”


생활관 청소를 끝내고 검사를 받은 일당들은 다시 누웠다.

검사 전, 또 건들까 불안했던 김건은 전투화 손질, 관물대 정리, 분리수거까지 싹 다 직접 했다. 창문을 뜯어 창문까지 청소하려 했던 김건을 문재성이 말렸다.


“이제는 당직사령 할애비가 와도 할 말 없다.”

“그래, 나도 그렇게 생각해.”


김건의 예상처럼 이제는 방송이 나오지 않았다.

꿀 같은(?) 휴식을 취한 일당들은 저녁 식사를 마치고 종교행사에 참여할 준비를 했다.


종교행사는 일과에 포함되지만, 평소 일과와는 다르게 조금 더 편안한 분위기였다. 그래서 CS 복보다는 체육복을 입고 행사에 참여했다.


성당으로 들어선 일당들을 문세진이 반갑게 맞이했다.


“종우 왔어?”

“단결!”


최종우가 같이 온 후보생을 대표로 인사했다.


“응, 단결. 종교행사에선 너무 얼어있지 않아도 돼. 하지만, 일과시간에는 다른 거 알지? 공과 사는 지키자.”

“예!”


편하게 하라 했지만, 문세진의 얼굴을 본 후보생들은 얼굴이 굳었다.

문세진은 편하게 하란 말을 남기고는 자리에 앉았다.

옆에는 아내로 보이는 여성분과 조그만 손을 이리저리 흔들며 공주 옷을 입은 아이가 보였다.


“종우야, 네가 가서 인사라도 드려야 하는 거 아니야?”

“가 봐. 가서 인사해야 할 것 같아.”


누가 봐도 문세진의 가족처럼 보였기에 후보생들은 최종우를 등을 떠밀었다.

이를 눈치챈 문세진이 하지 말라는 듯 고개를 휙 저었다.


“하지 말라시는 거 같은데? 일단 앉자.”


자리에 앉은 후보생들.

곧이어 본인을 알베르토라 소개한 신부가 안내하는 천주교의 식순에 맞게 미사를 드렸다.

그 분위기는 모두를 압도할 정도로 가히 신성했다.


“며칠 전 입대로 처음 오신 후보생분들이 많다 들었습니다. 성당이 처음이신 분이 계시나요?”


신부가 후보생을 둘러봤고, 조용히 몇몇이 손을 들었다.


“지금부터 세례를 시작하겠습니다. 처음 오신 분들은 앞으로 나와 주시기 바랍니다.”


성가가 울렸다.


“이어서 성가 247번 딜레마입니다.”


성당 한곳에는 청년부 밴드의 반주에 맞춰 성가가 울려 퍼졌다.

손을 들었던 후보생은 신부 앞에 줄을 서 세례를 기다렸다.


“아멘.”


알베르토 신부가 문재성의 이마에 성수로 십자를 그었다.

김건과 최종우도 뒤에 줄을 섰고 공손히 받았다.

자리에 앉은 최종우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간식은 언제 나오는 거야?”


최종우도 은근히 종교행사의 간식에 기대하고 있었다.

문재성이 조용히 소리쳤다.


“조용히 해.”

“아니, 오전에 빡세게 운동했더니 배고파서 그래.”

“내도 이제 배고프다.”


최종우의 말에 김건도 동의한다는 듯 말했다.

이 둘은 종교행사에서 간식 먹을 생각에 저녁 식사를 대충 때웠다.


곧이어 세례 의식은 끝났다.

알베르토 신부는 다시 한번 마이크를 잡았다.


“오늘 처음 오신 분들 덕에 우리 청년부에서 공연을 준비했습니다.”


곧이어 청년부 밴드에 스포트라이트가 비쳤다.


“안녕하세요.”


부끄러운 듯 나지막한 목소리. 가녀린 몸에 얼굴은 붉게 상기된 소녀가 서 있었다.

밴드부장을 맡고 있던 소녀가 장병들 앞에서 수줍은 듯 마이크를 통해 인사했다.


“와! 이쁘다!”


제사보단 제삿밥에 관심이 더 많았던 후보생들은 밴드부장의 인사에 연신 소리를 질렀다.


밴드부 공연으로 잠시 쉬어가는 타임이 생긴 문세진이 성당 밖으로 잠시 나갔다.

이를 눈치를 챈 문재성이 문세진의 뒤를 따랐다.


작가의말

안녕하세요.

마테진입니다.

 

천주교에서 세례받기 전 기도문을 외운다든지 준비해야 할 것이 많지만, 시간에 쫓기는 후보생 입장이기도 하고, 1년 사이에 너무 많은 후보생이 다녀가는 군대 종교시설이다 보니 급하게 진행하는 현실감을 조금 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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