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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얼굴이 많은 소드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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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좋다
작품등록일 :
2022.05.11 18:22
최근연재일 :
2022.05.18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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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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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5.18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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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가레스(1)

DUMMY

여명이 떠오르고 있을 무렵, 리처드 남작과 아서는 서로를 마주 보며 모닥불 앞에 앉아 있었다.


“이 나이가 되도록 불침번을 서게 될 줄은 몰랐군. 그것도 예비 도둑놈과 함께.”


리처드의 말. 그는 어이가 없다는 듯 헛웃음을 치며 한쪽 입술을 비뚜루 세웠다.


“하하, 인원이 적어 어쩔수가 없지 않습니까. 게다가.”


아서는 리처드의 비아냥을 받아치며 턱짓으로 유진을 가리켰다.


“저 친구는 삼일이나 안 자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불만을 터트리면 뭐가 되겠습니까?”

“그건 저 새끼가 미친 새끼인 것이지, 내 평생 저런 놈은 처음 보는군.”

“듣기로는 잠을 자다 습격 당한 적이 있어 그렇답니다. 그때 거의 죽을 뻔 했다고 하더군요. 뭐, 각성초을 먹으면 멀쩡하다고 하니 저희가 걱정할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유진은 일행과 멀찍이 떨어진 모닥불에서 책을 읽으며 차를 끓이고 있었다.


주전자 입구에서 흘러나온 향긋한 향이 아서와 리처드의 코를 간지럽혔다.


“···.”


리처드는 그런 유진을 못마땅한 눈길로 쳐다봤다.


지금 그가 아서와 함께 움직이는 것은 유진 때문이었다.


[두분 다 저를 고용하시죠. 지금은 반목할 때가 아니지않습니까.]


아서를 통해 유진의 의견을 전해들었을 때, 리처드 남작은 가면의 회수고 뭐고 유진의 머리통을 터트려버릴까 심히 고심했다.


없는 자존심 다 굽혀가며 말했건만, 돌아오는 대답이 그 따위라니.


‘지금 나보고 내 물건을 노리는 도둑놈 새끼랑 동행하라는 건가!?’ 리처드가 으르렁 거리며 말했지만, 유진은 눈 하나 꿈쩍하지 않았다.


단지, 조용히 땅바닥을 긁어댈 뿐.


[남작님께선 혼자 그것을 상대하실 자신이 있으십니까?]


그 말에 도저히 반박할 수 없어, 리처드 남작은 아서 일행과 동행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벌써 이틀이 지났다.


유진을 첨병으로 세우고 흔적을 쫓아 계속 따라갔지만, 가레스의 뒤꽁무니는 보일 생각도 하지 않았다.


유진의 추적술은 나쁘지 않았다. 문외한인 리처드가 그냥 지나치는 사소한 단서들로 가레스의 이동방향을 짚어냈으니.


다만, 달려드는 몬스터가 너무 많았다.


좀 진전이 있다 싶으면 몬스터 놈들이 몰려들어와 도통 속도를 낼 수 없었다.


리처드는 오른손을 몇 차례 쥐었다 폈다.


물을 묻힌 손수건으로 깨끗이 닦아냈지만, 아직도 피 특유의 끈적함이 손아귀에 묻어 있었다.


“그런데 이상하지 않나.”

“뭐가 말입니까?”

“낮에는 그리 미친 듯이 달려들던 몬스터들이, 지금은 쥐 죽은 듯 조용하지 않나.”

“저도 그 부분이 조금 의아하긴 합니다. 혹 그 저주받은 물건의 영향 아닙니까?”

“···나도 잘 모른다. 그것이 황궁 비고에서 나왔다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모른다.”

“숨기는 것이 있는 건 아니고요?”

“숨기는 건 네놈이겠지 북부의 개새끼야. 남의 물건을 탐하고도 네가 루의 품으로 돌아갈수 있을 거 같나?”

“탐하다뇨. 무슨 그런 섭섭한 말씀을. 저희는 단지 탈주 기사를 잡아 죄인 부대에 쳐넣을 생각 밖에 없습니다.”


구스타프 변경백.


북부의 방위를 홀로 책임지고 있는 그는, 제국의 죄인들을 징집해 북부의 병력으로 쓸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있었다.


아서는 그 명분을 근거로 가레스를 쫓고 있는 것이었다.


하나 머리가 장식이 아니라면 그걸 곧이 곧대로 믿을 사람은 없다.


리처드 남작이 눈을 치뜨며 아서를 바라보던 적에 유진이 다가와 차를 건넸다.


차를 건네받은 리처드 남작은 그 향을 맡으며 심신의 안정을 되찾았다.


그래, 조금만 참자.


가면을 회수하기만 하면 저 연놈들의 목을 부러트릴 수 있으니.


* * *


유진은 가레스로 추정되는 인물이 남긴 흔적을 끈질기게 추적했다.


기본적으론 발자국을 쫓아다녔고, 만약 발자국이 끊겨 있다면 꺾인 나뭇가지나 뭔가에 밟힌 수풀 같은 것들을 종합적으로 보고 판단했다.


평생을 산에서 살던 사냥꾼의 경험이 머리에 녹아있는만큼, 유진의 추적술은 흠 잡을데 없이 훌룡했다.


하지만.


“크르륵.”


몇 시간에 한 번 꼴로 나타나는 몬스터 놈들이 문제였다.


몬스터가 한 번 휩쓸고 가면 가레스가 남긴 흔적과 몬스터들의 자국이 뒤죽박죽이 되어 처음부터 다시 가레스를 쫓아야 했다.


“시발, 이번엔 오크입니다!”


할리의 욕설과 함께 전투가 시작됐다.


사방에서 튀어나온 오크들은 조잡한 무기들을 꼬나든 채로 인간들을 향해 돌진했다.


그 기세는 가히 파도와 같았으나, 불행하게도 유진의 일행에는 기사가 셋이나 있었다.


그것도 말을 탄 중갑 기사들.


─우웅.


세 개의 공명음. 세 개의 푸른 화염.


기사들의 기마공격이 오크 무리를 태풍처럼 휘몰아쳤다.


살점이 찢겨나가고 피가 흩뿌려졌다. 그럼에도 오크는 두려움을 느끼지 않았다. 되려 더욱 사납게 인간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챙!


오크와 검을 맞댄 유진의 얼굴에서 식은땀이 흘렀다.


기껏해야 아이 체구인 고블린과 달리, 오크는 그 체구가 성인 남성보다 반절은 컸다.


멀쩡한 상태로도 힘든 상대이건만, 현재 유진의 몸상태는 최악에 가까웠다.


각성초에 의지해 비정상적으로 깨어있는 뇌. 오랜 전투로 인한 피로의 누적으로 비명을 지르고 있는 몸뚱아리.


유진은 그것을 가까스로 움직이고 있었다. 초인적인 의지를 연료 삼아서.


‘빌어먹을···!’


유진은 간신히 오크의 검을 쳐내고 말허리를 쳐 제 공격에 속도를 더했다.


오크가 재차 휘두르는 검에 칼날을 붙이고 쭉 밀었다. 그 뒤 벼락같이 롱소드를 올려쳤다.


이내 단단한 골통이 부서지는 느낌과 함께, 반으로 잘린 오크의 머리가 땅바닥을 굴렀다.


눈 앞의 상대를 죽였지만 유진은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


아직도 오크가 산더미 처럼 많이 남아 있던 것이다.


세 명의 기사가 각자 다섯 명분의 일을 하고 있다지만, 그렇다고 유진이 감당해야 할 오크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때.


유진의 콧잔등에 빗방울이 떨어졌다.


하나 둘 점차 그 수가 많아지더니, 장대비가 되었다.



“하, 슬슬 지치는군.”


가르스가 투창을 고쳐 잡으며 창을 아래로 내질렀다.


말발굽에 가슴이 밟혀있던 오크가 단말마를 내지르며 절명했다.


“일단 돌아가야 하나···.”


리처드가 넋두리하듯 내뱉은 말. 긍정은 하지 않았지만 모두가 그 말에 공감을 하고 있었다.


그들이 지난 며칠동안 몬스터들과 싸운 횟수는 10회를 넘어간다.


몬스터가 바글바글 거리는 북부에서도 이 만큼 자주 싸우지는 않는다.


소피아가 회색으로 점철 된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찡그린 미간 사이로 빗물이 흘러내렸다.


도로가 진창이 되었다. 이런 진흙길에는 말을 타고 이동할 수 없다.


자칫하다 다리가 빠지기라도 한다면 그대로 부러져버릴 테니.


“확실히 성으로 돌아갔다 정비를 하는 것도 나쁘진 않겠습니다만··· 그랬다간 완전히 놈을 놓치겠죠.”


리처드와 아서. 둘 다 맞는 말이었다.


추적을 강행하기에는 일행의 몸상태가 최악이었고, 그렇다고 포기하기에는 이제까지 해온 노력들이 너무 아까웠다.


그때, 유진이 휙─ 고개를 돌렸다.


그는 귀신에 홀린 사람처럼 숲 속을 쳐다보더니 말에서 내려 수풀사이로 사라졌다.


“아무래도 우리 길잡이께선 계속 하고 싶어하는 것 같군요.”

“후··· 어쩔 수 없지.”


리처드는 투덜거리며 유진의 등을 따라가기 시작했다.


각오했던 일이긴 하지만, 생각보다 일이 많이 고됐다.


저벅. 저벅.


가장 뒤에서 걷던 소피아는 조금씩 속도를 높여 유진의 바로 옆까지 다가갔다.


“유진, 슬슬 눈 좀 붙이는 거 어떤가.”

“···.”

“약초의 힘을 빌려 정신이 멀쩡한 건 알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땐 그건 자네의 몸에 끔찍이도 안 좋은 일이야.”


소피아가 계속 옆에서 말을 걸어왔다.


그러나 유진은 그녀의 목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았다.


조금 전부터, 어떤 목소리가 그의 귓가에 맴돌기 시작한 것이다.



──산 정상으로 와. 널 기다리고 있어. 산 정상으로 와. 널 기다리고 있어. 산 정상으로 와. 널 기다리고 있어. 산 정상으로 와. 널 기다리고 있어. 산 정상으로 와. 널 기다리고 있어. 산 정상으로 와. 널 기다리고 있어.



그런 소리들이 끊임없이 귓가에 메아리치고 있었다.


유진은 그 목소리의 말대로 산 정상으로 나아갔다.


현혹된 것은 아니었다. 다만, 저 목소리의 주인을 만나보고 싶을 뿐이었다.


“그래, 당신 마음대로 해. 난 분명 말 했어.”


불퉁쓰레 쏘아붙인 소피아. 그녀가 문득 앞을 바라봤다.


이내 그녀의 푸른 동공이 점점 확장되기 시작했다.


숲의 나무들과 억수처럼 쏟아지는 빗방울들 사이, 가면을 쓴 중무장의 남자가 서 있었던 것이다.


“유진, 뒤로 물러서라.”


소피아가 한 발짝 앞으로 나아가며 검자루를 잡아당겼다. 스릉, 서슬 퍼런 금속음이 빗소리 속으로 스며들었다.


“키긱.”


산 꼭대기에 서 있는 남자가 웃었다. 나지막히 웃었지만 그 웃음 소리가 귓가에 꽂히는 듯 했다.


그들은 본능적으로 알았다. 저 사내가, 전에 그 괴이한 웃음소리의 주인공이라는 것과, 그토록 찾아해매던 가레스라는 것을.


가레스는 아래를 굽어보며 키득키득 웃다가 등을 돌려 사라졌다.


그에 세 명의 기사가 벼락 같이 뛰쳐 나갔다. 그들은 남들은 오십 걸음은 내달려야 할 거리를 단 열 걸음 만에 갈무리했다.


기사들이 사라진 뒤, 갈리란 이름의 종자는 밑에서 말을 지키고 있는 제 형제들을 데리고 위해 아래로 내달렸고, 유진은 기사들의 등을 쫓아 힘차게 발을 박찼다.


유진이 산 정상에 서기가 무섭게.


───꺄하하하하하!!


코앞에 펼쳐진 분지에서 소름끼치는 웃음소리가 터져나왔다.


가면을 쓴 가레스를 향해 달려들던 세 명의 기사들이 속절없이 쓰러지며 손에 들고 있던 무기를 놓쳤다.


그들은 태아처럼 몸을 구부리면서 귀를 있는 힘껏 틀어막았다.


가레스가 거칠게 검을 뽑아들며 아서에게 달려드는 차. 유진이 순식간에 그 앞에 도달했다.


유진과 남자의 롱소드가 교차했다.


그들은 서로의 얼굴을 바라봤지만 상대의 표정을 전혀 읽을 수 없었다.


가면 속 눈길들이 뒤엉키며 서로를 향해 미친 듯이 검을 휘둘렀다.


쏟아지는 연격. 간신히 막는 유진.


불티가 이리저리 튀는 가운데, 지금 이 상황이 자뭇 마음에 든 가레스가 또 다시 광소를 터트렸다.


───꺄하하하하하!!


간신히 정신을 수습하고 몸을 일으키던 리처드가 그 소리를 듣고 다시 한번 고꾸라졌다.


유진은 반격을 하기 위해 갖은 애를 썼지만, 가레스의 공격을 막는 것만으로도 급급했다.


퍽!


유진의 가슴어림에 직격한 남자의 발차기.


날아간 유진에게 달려가기 위해 남자가 발을 뗄 찰나.


“이쪽을 잊으면 섭하지.”


등에서 끔찍한 고통이 느껴졌다. 일그러지는 가면. 가레스가 뒤를 돌아보자, 귓가에 피를 흘리며 검을 꼬나쥔 아서가 서 있었다.


가면의 웃음소리에는 인간들의 머리를 진탕으로 만들어버리는 효과가 있다.


그런데 아서는 일어났다.


대체 어떻게?


가레스가 의문에 빠진 사이, 아서가 웅혼히 외쳤다.


“몸 속 오러를 움직여 고막을 터트려라!!”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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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초반 부분 조금 수정을 했습니다. 22.05.17 17 0 -
» 가레스(1) 22.05.18 15 1 12쪽
8 황제의 기수(3) +3 22.05.17 37 3 11쪽
7 황제의 기수(2) 22.05.16 39 3 11쪽
6 황제의 기수(1) 22.05.14 48 4 12쪽
5 방랑자의 요람(3) 22.05.13 44 5 11쪽
4 방랑자의 요람(2) 22.05.12 53 6 13쪽
3 방랑자의 요람(1) 22.05.11 54 5 11쪽
2 수배서(2) 22.05.11 68 6 11쪽
1 수배서(1) 22.05.11 106 8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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