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못할 그날의 기억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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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연
작품등록일 :
2022.05.11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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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27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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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7.23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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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EGINNING(2)

전쟁,판타지




DUMMY

회의는 순조로웠다. 아니, 정확하게는 조용하게 흘러갔다. 아주 철저한 정치적인 정의관을 가진 그였기에 전시 상황에서의 국가운영, 그리고 종전 후의 국가 운영 방침을 발표했다. 아주 훌륭한 그의 대안은 누구도 반박할 수 없었거니와 감히 그에게 대든다 해도 그보다 더 좋은 대안을 내놓을 이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이는 설령 다마트라 해도 힘든 사안이다.


만다라의 총리를 간단하게 정의해 보자면 인류의 발전에 초점을 맞춘 울트론이다. 다만 효율에 정말 미쳐서 50명을 위한 49명의 희생에 거리낌이 없다. 설령 자신이 소수에 포함이 된다거나 이곳의 모두를 적으로 돌린다 해도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는 사람이다.


그의 눈동자는 여기저기 바쁘게 구르며 자리에 앉아있는 모두와 가급적 눈을 맞추려 했다. 그렇게 대책회의가 끝나가고 있었다.



22:00


길었던 회의가 드디어 끝났다. 시나트라는 밖으로 나와 회의실에서 나오는 사람들의 얼굴을 체크했다.


주혁-“기다릴 사람있어요?”


주혁과 함께.


시나트라-“너도 충분히 떠올릴 수 있는 대단한 사람.”


주혁-“그런 사람이 아직 저희를 곱게 받아주실까요? 애초에 다 불어버리셨잖아요.”

시나트라-“녀석도 해더 출신이야. 우리의 존재는 이 나라에 사는 국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 어떤 선택을 했든 이상적인 결과는 없었어.”


어떤 발악을 하든 지금의 결과보다 더 나아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주혁-“저기 나오네요.”


마침내 발견했다. 그것도 만나기 제일 껄끄러운 인간들과 함께. 다마트와 휘튼과 같이 나온 것이었다. 어르신은 몰라도 휘튼은 왜? 시나트라는 그의 친구에게로 갔다. 드디어 얼굴을 마주했다. ‘안녕, 그동안 잘 지냈냐?’‘왜 이제 온 거야? 그러니까 애들은 서둘러 보내라 했잖아!’라는 말이 입 밖으로 안 나왔다.


캘러웨이-“그동안 잘 지냈냐? 얼굴이 왜 그래?”


그의 말을 듣는 순간 감정이 북받치는 느낌이 들었다. 시나트라는 고개를 떨궜다.


시나트라-“미안하다······정말···미안해.······아무것도······못 해줘서······무슨 말을 해도······친구인데···난······.”


캘러웨이-“괜찮아. 나도 그 자리에 있었잖아. 넌 어디까지나 국민들을 위해 일을 해야 했고, 애초에 이번 일의 도화선도 내가 원인이었어. 위기의 순간에 모두를 원망한 적도 있었지만, 그때의 일이 가장 후회됐어.······오히려 내가 미안해. 내가 나약한 탓에 니가 이렇게 힘들어할 줄은 몰랐어.”


캘러웨이는 시나트라를 위로하듯 안아줬다. 시나트라는 그의 어깨에다가 쉴새 없이 눈물을 흘렸다. 미안하다는 말을 되풀이하고 괜찮다는 말이 계속 왔다. 오랜 친구가 드디어 제집으로 돌아왔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드디어 해더들이다 모인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캘러웨이는 옆에 있는 휘튼에게 물었다.


캘러웨이-“어때요? 오랜만에 다 같이 뭐 좀 먹으러 가지 않을래요?”


휘튼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휘튼-“미안해요.···전 따로 먹을게요.”


그대로 휑하니 가버리고 말았다. 그러곤 레논이 다가와 말했다.


시나트라-“너도 참~ 철면피다. 그 일을 겪고도 그렇게 친근하게 굴 수가 있냐? 서로 꼴도 보기 싫을 텐데.”


캘러웨이-“저 사람이 잘못한 게 아니잖아. 뭐, 이유야 어찌됐든 나는 저 사람한테 몹쓸 짓을 했지만······조금 변했으면 하는 바람도 있기도 했고.”


캘러웨이는 마지막 말을 작게 우물거렸다. 시나트라는 그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캘러웨이-“······우리 애들은 어디 있어? 팜에 온 김에 맛있는 거라도 먹이고 싶은데.”


시나트라-“레논이랑 저 여자랑 같이······근데 쟨 왜 여기 있냐? 애들 훈련하는 거 봐 줘야 하는 거 아니야?”


해더들이 나라를 위해 일하는 존재들이 맞긴 하지만 참여 여부는 자유의지이다. 애초에 이런 이들에게 회의를 참여할 것을 권하는 것 자체가 빠지기 꺼림칙할 정도의 중대사항이긴 하지만. 레논은 아이를 책임지는 것이 더 중하다 판단했을 것이고 휘튼은 다른 사람에게 맡겼다는 뜻인가?


캘러웨이-“하~, 나도 참 주책이다. 이미 독립하기로 한 애들을 레그릿으로 뭐하는 짓인지.”


다마트-“어째 점점 아버지를 닮아가는구나. 계곡에서 신나게 놀아도 너무 걱정하지 마라. 이미 다 큰 애들을 그렇게 걱정하는 것도 서로에게 득이 되지 못해.”


캘러웨이-“······그런 것 까지는 상관없지만, 그 이상은 안 닮아도 되는데. 전 손주들 볼 때까지 오래 살 생각이거든요.”


다마트-“누가 알려달래? 서둘러 야참이나 먹으러 가자.”


다마트를 따라 나머지 해더들도 그를 따라나섰다. 아무래도 날이 밝는 대로 애들 얼굴이나 보러 가야지. 이 잠깐의 평안이 언제 깨질지는 모르는 일이니까.



같은 시각, 아이자의 국경지대


거침없는 진군에 어느샌가 이곳까지 왔다. 갈 때마다 마주한 적 부대의 규모가 소수라 어느 타 부대보다 가장 먼저 도착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런 거침없는 진군의 반동 때문인지 병력들이 상당히 지친 것이 눈에 들어왔다. 어질리티가 레스너에게 말했다.


어질리티-“대장, 이제 진짜 휴식을 취해야 해요. 다들 너무 지쳤습니다. 이대로 들어가면······”


이에 대답하려는 레스너의 지친듯한 표정을 보자 어질리티는 그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레스너-“오늘이 며칠이지? 언제부턴가 날짜를 안 세서 말이야.”


어질리티-“12월 25일. 곧 크리스마스가 끝날 겁니다.”


레스너-“······그래? 그럼 오늘 최고의 선물을 줘야겠네? 가서 전파해줘. 한동안은 여기서 죽치고 있을 거니까 기상 시간 생각하지 말고 푹 자라고.”


어질리티-“대장도 이제 가서 좀 쉬세요. 그동안 너무 무리하셨어요. 어제 몇 시간······”


레스너-“기강 해이해지는 말 하지 말라니깐.······지금 남아있는 보급은 얼마나 갈 것 같아?”


레스너-“지금 규모면 나흘 동안은 여유롭게 지낼 수 있습니다. 설마 나흘 동안 농성을 벌일 생각이십니까?”


레스너-“나도 좀 쉬어야지.···하아~, 피곤하다. 오늘은 먼저 가서 잘게.”


어질리티-“제발 좀 오래 쉬십쇼. 누구든 지금 대장 후임자가 되는 거 되게 싫어할 테니까.”


레스너-“걱정해주는 사람이 있어서······차암~ 눈물 나게 고맙네. 난 진짜 복에 겨운 사람이야. 이제 됐어?”


그렇게 레스너는 간부 침소로 향했다. 말하는 동안 눈의 초점이 없었고 호흡도 가빴으며 평소보다 몸이 축쳐져 있었다. 완전히 피로에 찌들어 보였고 목소리도 조금이지만 갈라졌다. 대장은 현재 독감에 걸려버렸다. 그것도 적진 한가운데에서.



레그릿-“그래서 현재 놈들의 위치는?”


“그동안 보고받은 놈들의 진군 속도와 진로를 예측해 보면 이미 국경에 도착한 것으로 추측됩니다.”


레그릿-“국경 수비대에 연락해. 그리고 서둘러 내 장비도 준비해 놔. 개미들이 어딨는지 알았으니까 개미집을 태워야지.”


개미들이 알을 까면 개인으로서는 도저히 감당하기 힘든 수준으로 불어날 수 있다. 서둘러서 그리고 확실하게 박멸한다.


레그릿-“수비대원들을 서둘러 집결시키고 탐사기기도 준비시켜. 어비스한테도 연락해. 실험체들 받을 준비하라고.”



몸이 나른하다. 레스너는 침대로 향했다. 이제 휴식을 취한다는 생각에 몸은 급격하게 무거워졌다. 간신히 몸을 뉘이고 덮은 뻣뻣하고 냄새났던 침낭은 고급 호텔의 침대만큼 포근하고 딱딱한 베개는 머리를 대는 순간 선녀가 무릎을 내준 듯한 착각을 느낄 정도로 안정감이 들었다.


그동안 억지로 열었던 눈꺼풀이 스르륵 감았다. 그동안 있었던 일들이 눈앞에 아른거렸다. 그동안 나눴던 회의, 함께 먹은 밥, 두 사람의 연애 소식, 두 사람의 신혼집, 알렌의 지독한 요리 솜씨, 의외로 훌륭했던 아스트로의 저녁 밥상 등. 그 맛이, 그 채취가, 그 소음이 마치 현실 같았다.


화면은 전환되어 레스너는 자신의 집 거실에 덩그러니 놓아졌다. 정확히는······그의 부모님과 함께 살았던 집. 식탁 위에 지어진 맛난 음식들. 그리고 부모님의 미소.


대장%$!#%!#$%


사실 그 모든 일이 꿈이 아니었을까? 아주 지독한 악몽을 꿨던 게 아니었을까?


대장님! 얼른 일어나십시오!!


얼른 일어나·········뭐?


“대장님 얼른 일어나십시오!! 기습입니다!”



05:19


갑작스런 소란에 눈을 뜨니 땅굴이 울리고 모든 사람들이 공황에 빠져 있었다. 몇 시간이나 잠든 거지? 레스너의 몸은 여전히 무거웠고 머리는 멍했다. 아니, 이제 어떤 기분 나쁜 울림이 머리를 울리고 있었다. 깨질 것 같다.


콰드득 콰드득 퍼퍼버펑


땅굴 안으로 기둥 같은 것이 내려찍더니 스스로 폭발해 버렸다. 그 폭발로 인해 비산된 기둥의 파편들이 동료들을 공격했다.


레스너-“위치가······!!”


레스너는 자신의 목소리가 잠긴 것을 느꼈다. 그는 서둘러 자신의 곁을 지나가는 이를 붙잡아 명령을 전달했다.


“위치가 발각됐다! 이제부터 지상으로 올라간다. 모두 전투준비!!”


레스너를 포함한 다른 땅 속성들이 대원들을 지상으로 끌어올렸다. 지상에는 얼마나 많은 적들이 어던 식으로 배치가 되어 있을까. 너무나 큰 두려움이 레스너의 가슴을 옥죄어 왔다.



대체 얼마나 넓게 굴을 판 거지? 지하는 완전히 개미굴 상처럼 큼직하고 복잡하게 만들어져 있었다. 레그릿(기프터즈)은 조금 흥분되는 듯한 미소를 지었다.


레그릿-“이거, 진짜 지하도시 계획 추진해 봐야겠는데?”


현재 S파를 살짝 변형시켜 쏴 보냈다. 아마 지금쯤 레그릿의 개미굴과 머리는 사정없이 울리고 고역스러워할 것이다.


“적들이 올라옵니다.”


레그릿은 서둘러 전투준비를 명령했다. 그리고 자신도 서둘러 자신의 건틀렛 컨티넨탈 GT를 장착했다.


드드드득


땅에서 진동이 느껴진다. 놈들이 가까이 왔다. 레그릿은 건틀릿을 가동시키고 전투를 준비했다. 그동안 시뮬레이션을 수없이 돌렸으나 실전의 긴장감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이내 긴장감은 흥분으로 바뀌고 자신의 작품의 성능이 어느 정도 인지 확인해볼 기회라는 생각에 기대도 되었다. 부디 실망시키지 않기를.


“적들이 올라왔습니다!”


“이쪽에도 왔습니다. 으아아악!”


“다들 최대한 뭉쳐서 싸워!!”


여기저기서 적들이 올라왔다는 외침이 들렸다. 한곳으로 뚫고 나온 것이 아닌 될 수 있는 한 흩어져서 나온 것이다. 섬멸이 아닌 생존을 위한 도망이 목적인 건가? 그렇다면


레그릿-“전원! 한 놈도 놓치지 마라!!”



인원은 적절하게 흩어졌다. 대소규모로 흩어진 약 10팀. 이제부터는 서로의 생존을 기도하며 각자도생하는 것이다.


천지개벽


흙 속성들이 힘을 한데 모아 평원에 땅을 솟아오르게 했다. 지상으로 끌어 올려졌으니 이제는 이판사판이었다.


어질리티-“다들 전력으로 후퇴해! 방해하는 것들은 전부 쓸어버려!······대장! 대장, 어딨어요!!”


그러면서 어질리티는 서둘러 레스너를 찾았다. 가뜩이나 몸 상태도 최악인 인간을 적진 한가운데서 잃어버렸다. 그 인간 성격이면 피 터지도록 싸울 텐데. 지금 컨디션으로 레그릿을 잘못 만나면 100프로 죽음이다.


“저깄다. 다들 덤벼들어.”


버닝 블로섬+니트로 차지


니트로 차지의 폭발적인 추진력과 블로섬의 광범위가 닿으니 일대의 적들은 추풍낙엽처럼 떨어져 나갔다. 물론 집중해서 조지지 않아 살상력은 떨어지겠지만, 지금처럼 순간의 방심이 생사의 갈림길을 결정하는 상황에서는 아군의 보조에 아주 적합할 것이다.


대장은 어디에 있는 거지? 주변에 누가 있다면 아마 대장을 지키고 있을 것이다. 아니면 대장이 먼저 보냈던가. 후자는 절대 안 된다. 여기서 더 소중한 사람들을, 결혼식에 참석해줄 사람들을 잃을 수는 없다.




전쟁,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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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상봉(4) 22.12.07 37 0 13쪽
67 상봉(3) 22.11.30 38 0 14쪽
66 상봉(2) 22.11.19 46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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