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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그랑주점
작품등록일 :
2022.05.11 19:11
최근연재일 :
2022.09.28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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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04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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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래 로봇

DUMMY

짚라인을 타고 내려오는 시간이 너무도 짧았다.

이 시간이 영원히 끝나지 않길 바랐지만, 제아무리 강한 라온의 후예라도 시간만은 멈추지 못했다.

아쉽게도 금세 남이섬에 도착하고 말았다.


먼저 타고 온 길산과 오로라가 우리의 모습을 보고는 웃음을 보인다.

'우리 대화를 들었을까?'


남이섬 숙소는 섬 가장자리에 있는 전망 좋은 콘도, 일행은 배정된 방에 짐을 풀고 회의실에 모였다.

오늘 야유회를 인솔하고 있는 구미호가 앞으로 나와 마이크를 잡았다.


“오늘 재밌게 노는 줄로만 알았을 텐데, 우린 이것도 훈련의 연속으로 본다. 그래서 너희에게 준비한 게 있다.”


“우우! 싫어요!”


신입들의 반발이 거세다.


“오래 하진 않을 테니까 잘 따라와 주기 바란다.

오늘 훈련은 물속에서 어떻게 싸우는지 실전처럼 해보는 거다.

너희가 우주에 나가도 마찬가지인데 숨을 쉴 수 없거나 무중력 상태에서 어떻게 힘을 쓰는지, 그리고 그 상황에서 어떻게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는지 직접 테스트해보길 바란다.

자! 바로 콘도 앞 선착장으로 이동한다.”


'하아! 남이섬으로 온 이유가 따로 있었구나.'

어쩐지, 우리가 탄 버스 이외에도 여러 대형 차량이 이곳 주차장에 정차된 걸 보고 예감이 좋지 않았었다.


그래도 수영강의를 들으며 물에 대한 트라우마를 벗어 던져 다행이다.

이제 오히려 실력 발휘를 할 걸 생각하니 조금 기대되기까지 하는데.


신입들에겐 물속에서 전투하는 상황을 대비한 훈련복이 지급됐다.

스쿠버 다이버가 입는 몸에 찰싹 달라붙는 워터 슈트.


숙소를 나서며 만난 연수의 모습은 영화에서 본 매력적인 여성 슈퍼 히어로 그 자체였다.

화려한 색상의 갖가지 무늬 사이로 볼륨있는 몸매가 그대로 드러나는 바디 핏.

긴 머리칼을 뒤로 묶어 매끄러운 목과 어깨선이 도드라져 시선을 잡아 끌었다.


'오! 나의 여신이여!'


길동이 신이 난 표정으로 연수에게 물었다.


“연수야, 넌 수영 잘해?”


“아, 아니. 걱정돼.”


“D2가 있으니까 걱정 안 해도 될 거야! 혹시 힘들면 말해. 내가 언제든 도와줄 테니까.”


“응, 고마워! 넌 수영 잘하는가 보구나!”


“아, 수업을 들어서 조금 하는 정도야! 그래도 널 책임질 정도는 돼, 하하!”


연수가 환한 미소를 짓는다.


선착장에 다다르자 구미호가 곧바로 훈련을 독려했다.


“자, 머신은 잘 챙겨왔겠지?

매칭 완료하고 바로 입수한다. 맨 처음에는 수심 30m 깊이에서 적응 훈련부터 시작한다.”


구미호의 말이 끝나자마자 선배들이 먼저 물에 뛰어들었고, 뒤이어 신입들이 다이빙했다.

연수는 여전히 걱정이 많아 머뭇거린다.

길동이 연수에게 손을 내민다.


“자, 잡아봐. 우리 같이 뛰어서 들어가자. 내가 옆에 있어 줄게.”


“그, 그래 줄래.”


연수가 살며시 길동의 손을 잡았다.


“자, 셋 하면 뛰는 거야. 하나, 둘, 셋!”


연수가 용기 내 물로 뛰어든다.

길동도 보조를 맞추어 함께 들어가 줄곧 연수의 손을 놓지 않았다.

어느새 나노머신이 투명막으로 변신해 호흡을 도우며 잠수해 가도록 도왔다.


눈앞에 헤엄치는 물고기와 수초의 모습이 보인다.

'아! 여유가 생기니 주변 풍경이 잘 보이는구나!'

연수도 걱정을 덜고는 길동을 보며 엄지를 들어 보인다.


저 멀리 무리지어 있는 신입들.

강바닥에 도착하자 앞쪽에서 환한 빛이 쏟아져 내려왔다.

그 사이로 구미호가 천천히 내려온다. 이번에는 날렵한 여신의 모습이다.


그녀는 신입들에게 남이섬을 잠영해서 한 바퀴 돌아 이곳으로 다시 오는 미션을 주었다.

가장 먼저 도착한 신입에겐 앞으로 있을 모든 훈련을 면제해주고 이 시간 이후 자유시간을, 반면에 꼴찌 2명은 저녁식사 당번이라고 한다.


'세상에, 도대체 누가 정한 룰이야!

연수는 아직 각성도 안 했지, 운동능력도 떨어지는데 도대체 어쩌란 말이지?'

아무리 머신이 돕는다고 해도 그건 기본일 뿐, 초인의 능력에 따라 성과가 나기 마련.


하지만 투덜거리고 있을 시간이 없었다.

매정한 녀석들은 총알같이 튀어 나가 벌써 치열하게 선두 싸움을 하고 있었다.

길동도 연수의 손을 잡고 강물을 헤치고 나아가기 시작했다.


그때 연수가 길동의 손을 뿌리치려 한다.


“길동아! 난 꼴등이 확실하니까, 너라도 1등 도전해봐. 넌 엄청 빠르잖아.”


“아, 아니야. 물속에서는 평범해. 난 꼴찌 해도 좋아. 너랑 식사 당번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은데.”


“그래? 고마워!”


길동이 다시 연수의 손을 잡자 그녀도 다정히 곁으로 다가온다. 둘은 어깨를 나란히 하고는 서로를 마주 보며 헤엄쳐 나갔다.


'아! 연수의 허리를 감싸거나 안으면 훨씬 빨리 헤엄칠 수 있을 것 같은데. 아직은 무리겠지?'


그때 눈앞에 강신형이 나타났다.


“어허, 이 친구들! 여기서 노닥거리고 있으면 쓰나? 이것도 엄연히 훈련인데, 열심히 해야지!

연수는 내가 데리고 갈 테니까, 길동이 넌 빨리 얘들 쫓아가.”


'어, 이 녀석 봐라. 또 훼방이네.'


“전, 연수랑 같이 가겠습니다. 동료를 도와 함께 미션을 완수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라고 봅니다.”


“뭐? 너 선배의 지시를 이렇게 무시할 거야?”


강신형이 길동의 팔을 잡아 연수에게서 떼어내려고 한다.

그러자 길동이 강신형의 손을 뿌리치며 그의 몸을 밀쳐냈다.

‘슈우웅!’ 물보라가 일더니 한참 밀려나는 강신형.

잠깐 길동의 힘에 놀랐지만, 화가 치밀어 올랐는지 두 눈을 부릅뜨고는 소리친다.


“어, 이 자식 봐라. 선배를 쳐?”


“제가 싫다고 했는데, 먼저 힘으로 밀친 건 그쪽이에요.”


길동이 받아치자 자존심 상한 강신형이 주먹을 불끈 쥐고는 다시 다가왔다. 그때 반대편에서 이쪽으로 다가오는 구미호의 모습이 보였다.


“제길! 너, 저녁 먹고 선착장으로 나와. 알았어?”


“네, 그러죠.”


강신형이 씩씩거리며 자리를 뜬다. 연수가 불안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길동아! 괜찮겠어? 신형 선배 화가 많이 난 것 같은데.”


“괜찮아, 군기 좀 잡으려고 하는 거겠지. 걱정하지 마. 잘 처리할게.”


길동은 다시 연수의 손을 잡고 남이섬 한 바퀴를 돌아 원점에 도착했다. 물론 꼴찌로.

기다리고 있던 구미호가 성적을 발표했다.


“1등은 뭐 예상대로 황금성이고, 꼴찌는 성연수, 홍길동이다. 너희 둘은 오늘 저녁 식사 당번 당첨!”


그때 장길산이 웃으며 말한다.


“길동인 꼴찌 한 것치고는 얼굴이 너무 밝은데.”


“하하하!”


모두 길동이 특별히 연수를 챙기고 그녀를 바라볼 때 두 눈에서 꿀이 떨어지는 걸 알고 있었다.

황금성은 나머지 훈련에서 열외가 되어 손을 흔들며 밖으로 나간다.

다시 구미호가 훈련 미션을 발표했다.


“자, 이제 물속에서 어느 정도 몸을 풀었으니 본격적으로 전투 훈련을 실시하겠다.

저기 보이는 로봇들이 너희를 공격할 텐데, 방어력을 최대로 올려야 할 거야.

그리고 물속에서 자신의 무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으니 공격할 때 주의하고.

저 로봇을 다 부술 때까지 훈련은 계속된다.”


'뭐라고? 저 많은 로봇을 다 부수라고.'


100여 미터 앞쪽에 돌고래 모양의 로봇이 어림잡아도 100대는 있는 듯하다.

모두 길이는 3m가량에 주둥이엔 미사일이 장착되어 있고 몸놀림으로 봐선 엄청난 스피드일 게 분명하다.


'오늘 날 새는 거 아닌지 모르겠다.

그럼 저녁 식사 당번도 면제일까?

아! 정신 차리자. 열심히 해보는 수밖에.'


“연수야! 넌 내 뒤에 딱 붙어 있어. 내가 헤비 머신건으로 가까이 오는 녀석들을 쏠 테니까. 알았지?”


“응 그럴게. 너도 조심하고.”


연수가 길동의 뒤로 와 바짝 붙는다.


“자, 시작한다.”


구미호의 말이 끝나자마자 돌고래 로봇들이 마치 학익진을 펼치듯 신입 대원들의 주변을 에워쌌다.

워낙 숫자가 많아 이중 삼중으로 진을 짜더니, 리볼버(회전식 연발 권총)처럼 돌아가며 어뢰를 발사했다.

무려 100여 기가 넘는 미사일이 이쪽으로 날아오고 있는 것이다.

모두 당황해 어쩔 줄 모른다.


길동이 다급하게 말했다.


“길산아! 철퇴를 던져 어뢰를 유도해. 오로라 넌 벼락을 쳐서 어뢰를 파괴하고.”


“물 속인데 전기를 일으킬 수 있을까?”


오로라가 자신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길동은 머신건을 쏘아 어뢰를 격퇴하며 말했다.


“물 속이라 훨씬 강할 거야. 걱정되는 건 우리까지 번개를 맞는 거지. 집중해서 조절해봐.”


그 순간 오로라는 걱정을 떨쳐 버리려 머리를 흔든다.

그리곤 삼지창을 들어 적을 향하고는 기운을 집중해 벽력(霹靂)을 쏘았다.

길동이 예상한 대로 물속에서 일어난 번개는 전기의 양이나 플라즈마의 규모가 평소와는 비교할 수 없이 컸다.

옆에 있던 동료까지도 전기충격으로 움찔했다.


벽력이 한 번 휘몰아치자, 이쪽으로 향하던 어뢰는 물론 길산이 던진 철퇴를 쫓고 있던 어뢰까지도 모두 ‘파밧!’ 불꽃이 튀더니 그대로 강바닥에 가라앉아 버렸다.


이번엔 돌고래 로봇 떼가 직접 움직여 물살을 가르며 빠른 속도로 다가왔다.

육탄 공격을 감행할 태세다.

한 두 마리라면 쉽게 물리칠 수 있겠지만, 워낙 숫자가 많아 신입들의 머리 위로 마치 검은 구름이 몰려오듯 시커멓게 덮쳐들었다.


놀란 오로라가 다시 벽력을 쏘았지만, 녀석들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로봇의 매끈한 피부는 고무재질의 절연체인지 번개를 튕겨내 버렸다.

길동과 길산이 머신건과 철퇴로 다가오는 녀석의 머리통을 날려버리고 있지만 역부족.

조만간 포위된 신입 일행은 돌고래 로봇의 먹이가 될 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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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환각 22.07.13 129 6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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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미행 22.06.22 167 7 10쪽
42 사교 파티 22.06.21 181 7 10쪽
41 나노 혈청 22.06.19 220 8 10쪽
40 어검대법(御劍大法) +2 22.06.18 197 8 9쪽
39 검제(劍帝) 22.06.17 197 7 10쪽
38 기억 속의 기억 22.06.16 207 7 9쪽
37 검성(劍聖) 22.06.15 208 8 9쪽
36 와호장룡(臥虎藏龍) +2 22.06.14 224 8 9쪽
35 여인의 향기 22.06.13 246 7 9쪽
34 롤러코스터 22.06.12 240 8 10쪽
33 대주천 22.06.11 260 7 9쪽
32 EDF(Earth Defense Force) 22.06.10 256 8 9쪽
31 각성 22.06.09 280 9 9쪽
30 크라켄 22.06.08 261 7 9쪽
29 A time for us +2 22.06.07 260 7 9쪽
28 카오스 22.06.06 262 10 9쪽
27 빛의 검격 22.06.05 267 10 10쪽
» 돌고래 로봇 22.06.04 282 9 10쪽
25 짚라인 +2 22.06.03 307 8 11쪽
24 오로라 +2 22.06.02 327 10 9쪽
23 제논 22.06.01 327 8 10쪽
22 황금성 +1 22.05.31 342 8 9쪽
21 로미오와 줄리엣 22.05.30 351 10 10쪽
20 화양연화 22.05.29 371 9 11쪽
19 칸도라 22.05.28 385 10 10쪽
18 초인 친구들 +2 22.05.27 406 10 10쪽
17 내일의 나 +1 22.05.26 412 13 10쪽
16 염력 22.05.25 488 12 11쪽
15 라온의 임무 +3 22.05.24 516 13 11쪽
14 거미 괴물 +1 22.05.23 526 13 10쪽
13 전우치 22.05.22 575 17 11쪽
12 일루젼 +1 22.05.21 605 20 10쪽
11 비밀 기지 +4 22.05.20 680 20 11쪽
10 입단 테스트 +1 22.05.19 768 21 10쪽
9 블랙홀 오블리비언(oblivion) +3 22.05.18 832 23 12쪽
8 늑대인간 +5 22.05.17 984 23 10쪽
7 파라 벨럼(para bellum)! +4 22.05.16 1,078 24 11쪽
6 우사인 볼트 +5 22.05.15 1,167 27 9쪽
5 브라보 마이 라이프! +2 22.05.14 1,387 33 10쪽
4 세상에, 잠만 자면 된다고? +1 22.05.13 1,739 45 13쪽
3 큐브 머신 +3 22.05.12 2,067 49 9쪽
2 살고 싶으면 뛰어! +1 22.05.11 2,737 6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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