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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그랑주점
작품등록일 :
2022.05.11 19:11
최근연재일 :
2022.09.28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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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10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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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F(Earth Defense Force)

DUMMY

길동은 쥐고 있던 손을 놓은 대신 소녀를 가슴에 안았다.

심장의 뜨거운 기운이 소녀의 싸늘한 몸을 어루만지기 시작했다.


순간 알 수 없는 눈물이 터져 나왔다.

길동은 지금껏 단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폭포수 같은 눈물을 쏟아내며 소녀를 더 힘껏 안았다.


눈물이 흘러 그녀의 머리 위로 떨어지자, 떨고 있던 소녀의 몸이 차츰 진정되는 게 느껴졌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눈을 떠보니 흘린 눈물이 셔츠를 적시고 가슴까지 타고 내려가 있었다.

다행히 연수는 길동의 무릎을 베고 깊이 잠들어 있다.

천천히 연수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기운을 정리하고 북돋았다.


처음과 달리 체온이 정상으로 돌아오고 밝은 기운이 차오르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밤이 깊어 주변에 있던 사람들마저 모두 떠나고 이제 단둘만 남았다.


연수가 기지개를 켜며 눈을 뜬다.


'아! 제발, 악몽을 꾸지 않았기를.'


천천히 몸을 들어 일어나는 연수.

그녀의 얼굴이 달빛을 받아 목련 꽃처럼 밝고 화사하다.

씽긋 미소를 지으며 길동의 옆에 앉아 어깨에 머릴 기댄다.

길동은 오른팔로 연수의 어깨를 감싼 다음 함께 머리를 맞댔다.


서로 말은 하지 않았지만 우린 모든 걸 공유하고 이해하는 사이.

그녀의 아픔은 내 것이 되었고, 나의 꿈은 그녀의 가슴에 새겨졌다.


그날 이후 연수는 예전의 밝음을 되찾았고, 용기를 내 자신의 무의식과 당당히 맞서기 시작했다.


일루젼에서 특수 제작한 캡슐에 들어가 조금씩 뇌파사용 기술을 익혀갔다.

위기상황에서 자기도 모르게 터져 나온 무시무시한 광기의 근원과 그걸 통제하는 방법을 찾아 긴 여정을 떠난 것이다.

길동과의 힐링 경험 덕분에 꿈과 예지력 때문에 겪고 있던 공포나 불안 역시 많이 잦아들었다.


* * *


며칠 뒤 길동이 연수와 함께 다정히 교정을 산책하고 있을 때.

검은 밴 하나가 급히 차도에 멈추더니 검은 양복을 입은 청년 셋이 뛰쳐나와 다가온다.


“홍길동 씨, 성연수 씨 맞지요?”


“네, 그런데요.”


한 청년이 지갑에서 신분증을 꺼내 보여준다.


“저희는 지구방위사령부 EDF(Earth Defense Force)에서 나왔습니다. 잠시 같이 가실까요?”


EDF는 전 세계 국가가 괴수 퇴치 문제를 연대해 해결하려고 결성한 지구방위 조직이다.

우리 같은 경우는 대통령 직속 특별기구로 비상계엄 때처럼 시민의 안전을 위해 영장 없이도 체포, 구금할 수 있다.


길동이 궁금해 물었다.


“저희에게 무슨 볼일이 있어서 그러신가요?”


“국가를 위한 일입니다. 저희가 도움을 청하기 위한 거니까 너무 겁내지 않으셔도 됩니다.”


길동도 뉴스를 통해 이 조직이 하는 일과 그 권한에 관해 들었기에 마냥 거절할 수 없었다.

연수와 대화한 후 함께 가기로 결정했다.


검은 밴의 뒷자리에 탑승하니 유리창을 통해서는 밖을 볼 수 없는 구조였다.

운전석 쪽도 가림막이 쳐 있어 어디로 가는지 가늠할 수 없었다.


30분가량 이동한 후 건물 지하로 내려간 느낌이 들더니 서서히 차량이 멈추었다.

차량 문이 열리고 총을 든 군인들이 경계를 서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커다란 문을 지나 한참 복도를 걷다가 다시 커다란 강당으로 안내됐다.


그곳 한가운데 황금성의 집에서 본 것과 비슷한 기계와 장비들이 줄지어 있고 그 앞 테이블에 군인 3명이 앉아 있다.


모두 소령, 중령으로 꽤 직급이 높은 군 간부들이었다.

가운데 앉은 중령 계급의 군인이 일어서며 자신을 박찬수라고 소개하고는 말한다.


“오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여기 앉으시지요.”


맞은 편에 앉은 길동과 연수, 안내를 도왔던 검은 양복의 청년이 나가자 썰렁한 강당에 낯선 기운과 어색함이 자리했다.


길동은 단도직입 물었다.


“저희를 왜 부르셨습니까?”


“우선 우리가 하는 대화는 모두 영상녹화가 되고, 상부에서 실시간으로 보고 있음을 알려 드립니다.”


“네? 상부라면?”


“저희 단장님과 각계 주요 인사들이죠. 다들 두 분에게 관심이 많습니다.”


“왜, 저희가?”


“연수 학생이 남이섬에서 보여준 파괴력은 크라켄을 살상할 정도였어요.

6성급 괴수를 단박에 무력화했으니 우리로서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죠.”


'물론 연수는 정부에서 챙길만하지. 그런데 난?'


“그, 그럼 전 왜?”


“인사동에 고려청자 맡겼죠?”


'이런! 설마 가짜였나?'


“네, 그런데요.”


“그건 국보급 진품으로 확인됐습니다.”


“네, 진짜요?”


“그런 걸 어디에서 난 거죠?”


'아! 이것 때문에 날 잡아온 건가! 음, 뭐라고 답하지?'


“우, 우리 집에서 대대로 내려온 건데요.”


“굳이 숨기지 않아도 됩니다.

우리가 성분분석을 마쳤으니까요.

그 고려청자는 세조 때의 권신(權臣) 한명회가 도둑맞았다는 고려청자로 판명됐습니다.”


“하, 한명회요?”


'그럼, 라온이 그 권모술수의 달인 한명회를 골탕 먹이고 그가 애지중지하던 고려청자까지 훔쳤단 말인가?

장난기가 정말 보통이 아니었구나.

생각할수록 재밌는 분인데.'


“우린 라온이 홍길동이었단 걸 압니다. 그 고려청자도 라온이 보관하고 있었던 것일 테고요.”


'아! 이거 고려청자 대금은 물 건너가는 건가? 내 20억, 어휴!

참, 그런데 그게 한명회 것이란 걸 어떻게 알지?

그리고 설령 그게 진짜라고 해도 그걸 어떻게 입증하냐고?

당시에 사진을 찍어둔 것도 아닐 텐데.'


“그거야 그쪽 이야기일 뿐이죠. 그럼 그냥 돌려주시죠.”


박 중령의 눈빛이 흔들리고 있다.


“으흠, 법적으로 엄밀하게 따지면 장물이지만, 지금 누구도 그걸 입증할 수 없어서 그냥 정부에서 적정한 가격에 매수하기로 했습니다.”


'그럼, 그렇지. 감히 날 속이려 들다니!'


“적정한 가격이라면 얼마에?”


“10억 드리겠습니다.”


'어라! 그 전문가인 할아버지가 20억도 넘는다고 했는데.

세상에 정부기관이 칼만 안 들었지 완전히 날강도네!

흥정을 해봐야겠지?'


“음, 박 중령님! 너무 헐값 아닌가요? 15억은 주셔야!”


“하하! 젊은 분이 너무 욕심내는 거 아닌가요? 그러다 탈 날 수가 있어요.”


“아무리 그래도 반값으로 후려치는 건 너무하지 않습니까?”


“좋습니다. 13억 드리죠. 더는 안 됩니다.”


연수는 길동의 흥정하는 모습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단돈 100만 원도 벌벌 하는 처지인데 이들은 억 단위 돈 이야기를 너무도 쉽게 하고 있어서다.


“그럼 13억에 팔기로 하죠. 대신 돈은 바로 입금해주셔야 합니다.”


“그거야 물론이죠. 국보급 골동품인데요.”


“그나저나 정말 이 일 때문에 절 부른 겁니까?”


“그것도 있고 진짜는 따로 있습니다.

우린 일루젼과 하나라고 보면 됩니다.

여러분에게 제공된 나노로봇은 우리 자산이고, 여러분의 활동상황을 파악하는 도구이기도 하지요.

그런데 계속 이상 보고와 정보조작이 포착되어서요.”


'이런, 칠성이가 알아서 잘하겠다고 했는데 그게 아니었구나.

녀석들을 너무 얕잡아 봤나 본데.'


“아, 그게. 제 나노로봇과 충돌하는 게 있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알고 있습니다. 그쪽 나노로봇이 통제하고 있는 걸요. 우린 그 로봇을 믿을 수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어서 부른 겁니다.”


< 칠성아! 들었지? 어떻게 할까? >


[ 미, 미안해! 일류젼 애들이 이 정도일 줄은 몰랐어.

어쩔 수 없지, 그쪽에서 하자는 대로 따를 수밖에. ]


“그, 그럼 어떻게 하면 될까요?”


박 중령이 자리에서 일어서며 말했다.


“연수 학생은 우리가 준비한 새로운 나노로봇을 받을 테니까, 저 캡슐에 들어가서 매칭을 해주세요.”


연수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물었다.


“새로운 나노로봇이라면?”


“지금까지 같이 했던 D2는 S급 초인을 감당할 수 없어요. 가장 진화된 D9이 제공됩니다. 지금까지 겪었던 각성 부작용도 훨씬 줄게 될 겁니다.”


“아, 그렇군요.”


박 중령이 이제 길동을 보며 말했다.


“자넨 우리에게 그 나노로봇을 보여주게나. 그럼 우리 시스템으로 가져가서 검증해볼 테니.

우리와 함께할 수 있고 인류에게 도움이 된다면 허용하겠지만, 만약 그렇지 않다면 어쩔 수 없이 파괴할 수밖에 없네.”


< 아, 칠성아! 들었어? >


[ 응, 걱정하지 마. 나야 인류에게 가장 친화적인 나노로봇이니까.

저쪽에서 내 정보를 다 빼내려고 그러는 것 같은데, 맘같이 되진 않을 거야.

여기서 거부하면 모양만 더 이상해지니까 어쩔 수 없지.

맘에 들지 않지만 할 수밖에. ]


< 고마워, 칠성아. 화이팅! >


[ 응, 너무 걱정하지 마. ]


‘우웅!’ 하는 소리와 함께 큐브머신이 눈앞에 나타났다.

그러자 어느새 그 주변을 공격용 드로이드가 에워쌌다.


축구공처럼 둥근 모양인데 양쪽 끝에 레이저 건이 장착되어 있고 가운데에는 상대를 스캔하는 감시 불빛이 쉴 새 없이 움직이고 있다.

칠성은 드로이드가 안내하는 곳으로 따라 들어갔다.


연수가 캡슐에 들어가 매칭을 하는 사이 길동은 혼자 텅 빈 강당에 남았다.

심문하던 군인들도 모두 제 할 일을 찾아 떠났다.

꽤 오랜 시간이 걸리는 듯하다.


'그동안 무얼 할까?

음, 이곳이 어떤 데인지 알아볼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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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아빠 찬스 22.09.20 69 4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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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 훼방꾼 22.09.17 68 5 9쪽
83 결승전 22.09.15 78 6 9쪽
82 염력 대결 22.09.14 75 6 9쪽
81 코난 대 최종혁 +2 22.09.13 78 6 10쪽
80 노르아드레날린 22.09.11 82 7 10쪽
79 신검의 경지 22.09.10 85 5 10쪽
78 신경전 +2 22.09.08 84 5 9쪽
77 준결승 22.09.07 89 6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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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리커버리(Recovery) +2 22.07.23 108 5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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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환각 22.07.13 129 6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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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환타지아 22.07.10 136 6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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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스피드 업(Speed up) +2 22.07.06 150 6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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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초인 대회 22.06.23 168 7 10쪽
43 미행 22.06.22 167 7 10쪽
42 사교 파티 22.06.21 181 7 10쪽
41 나노 혈청 22.06.19 220 8 10쪽
40 어검대법(御劍大法) +2 22.06.18 197 8 9쪽
39 검제(劍帝) 22.06.17 197 7 10쪽
38 기억 속의 기억 22.06.16 207 7 9쪽
37 검성(劍聖) 22.06.15 208 8 9쪽
36 와호장룡(臥虎藏龍) +2 22.06.14 224 8 9쪽
35 여인의 향기 22.06.13 246 7 9쪽
34 롤러코스터 22.06.12 240 8 10쪽
33 대주천 22.06.11 261 7 9쪽
» EDF(Earth Defense Force) 22.06.10 257 8 9쪽
31 각성 22.06.09 280 9 9쪽
30 크라켄 22.06.08 261 7 9쪽
29 A time for us +2 22.06.07 260 7 9쪽
28 카오스 22.06.06 262 10 9쪽
27 빛의 검격 22.06.05 268 10 10쪽
26 돌고래 로봇 22.06.04 282 9 10쪽
25 짚라인 +2 22.06.03 307 8 11쪽
24 오로라 +2 22.06.02 327 10 9쪽
23 제논 22.06.01 327 8 10쪽
22 황금성 +1 22.05.31 342 8 9쪽
21 로미오와 줄리엣 22.05.30 351 10 10쪽
20 화양연화 22.05.29 371 9 11쪽
19 칸도라 22.05.28 385 10 10쪽
18 초인 친구들 +2 22.05.27 406 10 10쪽
17 내일의 나 +1 22.05.26 412 13 10쪽
16 염력 22.05.25 488 12 11쪽
15 라온의 임무 +3 22.05.24 516 13 11쪽
14 거미 괴물 +1 22.05.23 526 13 10쪽
13 전우치 22.05.22 575 17 11쪽
12 일루젼 +1 22.05.21 605 20 10쪽
11 비밀 기지 +4 22.05.20 680 20 11쪽
10 입단 테스트 +1 22.05.19 768 21 10쪽
9 블랙홀 오블리비언(oblivion) +3 22.05.18 832 23 12쪽
8 늑대인간 +5 22.05.17 984 23 10쪽
7 파라 벨럼(para bellum)! +4 22.05.16 1,078 24 11쪽
6 우사인 볼트 +5 22.05.15 1,167 27 9쪽
5 브라보 마이 라이프! +2 22.05.14 1,387 33 10쪽
4 세상에, 잠만 자면 된다고? +1 22.05.13 1,740 45 13쪽
3 큐브 머신 +3 22.05.12 2,068 49 9쪽
2 살고 싶으면 뛰어! +1 22.05.11 2,737 60 10쪽
1 프롤로그 +8 22.05.11 3,570 68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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