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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그랑주점
작품등록일 :
2022.05.11 19:11
최근연재일 :
2022.09.28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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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9.21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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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검술의 진수

DUMMY

‘빨리 환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대로 가다가는 큰일 나겠어.’


다시금 청룡언월도가 복부를 노려 날아온다.

날카로운 칼날의 서늘함이 피부의 숨구멍 하나하나까지 느껴져 전율했다.

들고 있는 장검으로 막으려 했다간 타이밍을 놓쳐 몸이 산산조각 나는 건 시간 문제.

오로지 육감에 의존해 재빨리 몸을 피해야만 한다.


길동은 두 눈을 감고 라온에게 배운 대로 대주천을 시현해 일순간 우주 끝까지 영역을 전개했다.

그러자 마음의 눈앞에 길동을 에워싼 환각의 실체가 드러났다.

저 멀리 청룡언월도를 들고 날아오는 코난의 모습도 또렷이 보인다.


그가 머리를 겨냥해 도검을 내리치자, 길동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오른손을 들어 올린 다음 염력으로 칼날을 멈추게 했다.


“위이이잉!”


부르르 떨리는 청룡언월도.


두 눈을 감은 길동이 코난의 공격을 맨손으로 막아내자 놀란 해설자가 말했다.


“이게 어떻게 된 것인가요? 홍길동 선수, 세상에 두 눈을 감고서 저 무시무시한 공격을 막아냈습니다.”


“그러니까 말입니다. 두 눈을 뜨고도 쉽지 않은 일인데요. 게다가 오른손 염력을 보십시오. 허공에 떠있는 코난의 모습이 오히려 위태롭습니다.”


길동은 염력으로 코난을 붙잡은 다음 그가 펼치는 환각술의 원리를 살폈다.

경기장을 빙 두른 유리벽을 마치 영화관의 화면과 스피커처럼 활용해 환각과 환청을 불러 일으키고 있었다.


길동은 힘껏 날아오른 다음 높게 솟은 유리벽에 두 발을 붙이고는 달리기 시작했다.

엄청난 속도로 회전하며 유리벽을 발로 치자, 코난이 만들어낸 환각이 하나둘 지워진다.

어둠의 장막이 걷히고, 악취는 사라지며, 들끓던 소음이 잦아들었다.


“우후! 대단한데! 이렇게 쉽게 파훼하다니. 그렇다면 이건 어떨까?”


말투나 억양이 코난과 달랐다.

이건 분명 ‘알파와 오메가’가 내는 소리다.


순간 유리벽에 붙어 있던 검과 도는 물론 병장기가 모조리 허공에 떠올랐다.


‘어검술을 보여주겠다는 거군.’


코난의 모습에서 검황과 검제의 모습이 보이는 것만 같다.


“그렇다면 나도 똑같이 상대해주마.”


길동 역시 허공에 떠있는 무기들에 의식을 집중했다.

서로 무기를 챙기려는 의식의 공방전.

처음엔 모든 무기가 길동을 향했는데, 이제 그중에서 검과 도는 방향을 틀어 코난을 노려보고 있다.


그때 검과 도를 제외한 철퇴와 같은 병장기들이 무서운 속도로 길동을 향해 날아온다.

곧바로 길동이 장악한 검과 도 역시 코난을 향해 쏜살같이 달려들었다.

상대가 어검술로 보낸 무기들과 맞서 싸워야 하는 형국.


“카강, 캉, 캉, 콰아앙, 팟, 파밧!”


수십 개의 병장기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

마치 수십 명이 달려드는 것과 다를 바가 없었다.

각기 다른 무공, 검술이 시현된다.

검과 부딪혀 내는 불꽃이 사방에 꽃을 피우며 일진일퇴의 공방이 계속되었다.


이 광경을 본 해설자가 말했다.


“정말 놀라운 모습입니다. 저 무기들이 다 다르게 공격하지 않습니까? 보십시오. 본국검법의 모든 검술이 다 펼쳐지고 있네요.”


본국검법(本國劍法)은 조선의 무술 교본인 ‘무예도보통지(武藝圖譜通志)’에 기술된 33세(勢)의 검법으로 격법(擊法)이 12수(首), 자법(刺法)이 9수로, 치고 지르는 공격방법이 모두 21수이다.


여러 검과 도가 각각 다른 검법으로 공격을 감행하니 보는 이들 모두 눈이 휘둥그레질 수밖에 없었다.

마치 여러 검객(劍客)이 금계독립세(金鷄獨立勢), 맹호은림세(猛虎隱林勢) 등 다양한 검법으로 공격하는 꼴이다.


이때 길동을 공격하던 병장기들이 하나둘 대열에서 이탈해 방향을 튼 다음 코난을 공격하러 날아간다.

반대로 코난을 공격하던 검과 도 중에서 일부가 대열에서 이탈했다.


서로의 어검을 빼앗고, 뺏기는 의식의 혈투.

어느 순간부터 어검들이 경기장 한가운데로 몰리더니 반으로 갈리어 서로 부딪히며 검격을 날린다.


“카강, 캉, 카앙, 팟, 파밧, 파아악!”


이번에는 반으로 갈라진 병장기들이 물고기 떼처럼 무리를 지어 선회한다.

큰 원을 그리며 경기장을 돌자 누가 누구를 쫓는지 알 수 없는 형국.

공중을 날다가 먹잇감을 발견하면 확 달려드는 것처럼 방향을 틀어 서로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그러다 다시 흩어지고 또다시 모이기를 반복한다.


입을 벌리고 한참 멍한 표정을 짓던 해설자가 말했다.


“와우! 멋진 광경입니다. 이게 바로 어검술의 진수이군요.”


“저 오십여 개나 되는 무기가 떼지어 가는 거 보십시오. 하늘을 나는 모습이 정말 장관입니다. 와, 진짜 차원이 다른 염력이네요.”


“저 무기들이 하나하나 살아 숨 쉬는 것 같습니다. 보십시오, 저 검들을. 각기 다른 검술을 하지 않습니까? 똑같은 게 하나가 없어요.”


“어떻게 저것이 가능한 겁니까? 도대체 의식을 어떻게 사용하길래?”


“저건 일반 초인은 엄두도 낼 수 없는 경지예요.

앞으로 이런 광경은 더는 볼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염력으로 칼 몇 자루를 움직이는 건 봤어도, 저 정도는 저도 처음이라 뭐라 말씀드릴 게 없네요.”


어지러운 공중전이 계속되었다.

어검술만으로는 승부가 나지 않자, 조급해진 황제성이 또다시 경기에 개입한다.


그는 대주천을 해 의식을 코난의 몸속으로 들이밀었다.

그의 큰 기운이 들어가는 순간 부싯돌에 불꽃이 튀듯 기운이 발화했다.

코난의 몸이 검게 물들어 가더니 어느새 검붉은 기운이 경기장을 가득 채웠다.


이 정도로는 부족하다고 느낀 황제성.

그는 비장의 무기인 노르아드레날린까지 주입해 코난의 몸을 주화입마 상태에까지 끌어올렸다.


그러자 대지진을 방불케 하는 진동이 일어 관중석은 아수라장이 되고 말았다.


“으윽, 뭐야? 이러다 경기장이 부서지는 거 아니야?”


그런데 갑자기 모든 진동이 멈추고 고요한 적막이 찾아왔다.


“이게 뭐지? 공력을 회수한 건가?”


이제 소란이 그친 것으로 알고 안심하는 관중들.

하지만 순간 초신성이 폭발하기라도 한 듯 고막을 찢는 굉음과 함께 코난의 공력이 일순간 폭발했다.

경기장과 관중석 사이 경계를 이루고 있던 특수 유리벽이 박살 나면서 날카롭게 깨진 유리 조각이 사방으로 퍼져 나간다.

일루젼이 절대 깨질 리 없다고 자신했던 그 유리벽이 코난의 기운 용트림 한방으로 산산조각 난 것이다.


무시무시한 속도로 퍼져 나가는 유리조각 때문에 관중들이 몰살당할 상황.

길동은 수만 관중의 목숨이 위태롭자, 어쩔 수 없이 중력기술을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


오른손을 든 다음 “응집!” 하고 외쳤다.

그러자 사방으로 튕겨 날아가던 유리 파편이 순간 그 자리에 멈춰 선다.


마치 시간이 정지하기라도 한 듯 모든 사물의 움직임이 찰나의 순간에 갇힌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수만분의 1초의 감각.

현실에선 “쾅!” 하는 굉음과 함께 날아가던 유리 파편이 일순간 경기장 한가운데로 빨려들었다.


길동이 내민 오른손의 손바닥 앞으로 몰려든 유리조각이 커다란 무리를 지어 오밀조밀 모였다.


뒤이어 길동이 마치 어검술을 쓰듯 유리 조각 무리에 의식을 집중했다.

그러자 유리 파편들이 줄지어 하늘로 치솟아 오르는 게 아닌가!

마치 폭포수가 거꾸로 올라가는 것만 같다.


경기장 상공으로 끝도 없이 솟구치던 유리 파편들이 순간 방향을 반대로 틀어 이제는 경기장을 향해 쏟아진다.

광속으로 날아오는 유리 조각들이 태양 빛을 받아 반짝이자, 너무 눈부셔 지켜볼 수 없는 지경이었다.

길동이 어검대법을 시현하듯 유리 파편을 움직여 코난과의 승부에 종지부를 찍으려 한다.


“구우우우웅, 콰과과과광, 쾅, 콰과광!”


부서진 유리 조각들이 줄지어 코난을 향해 날아가 미사일처럼 폭격해댔다.

코난이 호신강기로 버티며 염력으로 막았지만, 상당수의 유리 조각이 코난의 몸을 강타했다.

얼굴이며 몸통 가리지 않고 유리 조각이 박혀 피범벅이 된 코난.


하지만 그의 염력 역시 초절정의 수준이기에 대부분의 유리 조각이 그의 호신강기를 뚫지 못하고 우수수 바닥으로 떨어져 산더미처럼 쌓이고 말았다.


방탄 유리벽을 파괴할 정도로 괴력을 분출했던 코난.

하지만 길동이 그보다 더 강한 힘으로 이를 한순간에 제압하고, 오히려 역공을 펼치자 가장 놀란 건 황제성이었다.


그는 말로만 듣던 아리인의 중력기술을 바로 눈앞에서 보고는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 위력이 대단한 건 둘째치고 어떻게 그 찰나의 순간에 저런 크기의 공력을 끌어다 쓸 수 있는 건지!


처음에는 신기하고 놀라웠다가 이제는 시기와 질투를 넘어 그 기술을 꼭 빼앗고 싶은 마음이다.


황제성은 다시금 대주천을 전개해 코난에게 더 많은 양의 노드아드레날린을 주입했다.

그러자 코난의 몸이 부풀어 올라 두 배는 커지는 게 아닌가!

그렇지 않아도 우람하던 팔뚝과 허벅지는 이제 인간의 것이라곤 믿기지 않을 수준의 것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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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 코난의 정체 +2 22.09.18 68 4 9쪽
84 훼방꾼 22.09.17 68 5 9쪽
83 결승전 22.09.15 78 6 9쪽
82 염력 대결 22.09.14 75 6 9쪽
81 코난 대 최종혁 +2 22.09.13 78 6 10쪽
80 노르아드레날린 22.09.11 82 7 10쪽
79 신검의 경지 22.09.10 85 5 10쪽
78 신경전 +2 22.09.08 84 5 9쪽
77 준결승 22.09.07 89 6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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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알파와 오메가 22.09.02 89 5 10쪽
72 활빈당 22.09.01 91 7 10쪽
71 파키스(pacis) +1 22.07.31 137 5 10쪽
70 무의식의 저편 22.07.30 99 5 9쪽
69 율려 22.07.28 113 4 9쪽
68 쌍검술 22.07.27 107 6 10쪽
67 폭주 22.07.26 103 6 10쪽
66 고집 22.07.24 115 6 9쪽
65 리커버리(Recovery) +2 22.07.23 108 5 9쪽
64 황제성의 위세 22.07.21 107 5 9쪽
63 자기장 22.07.20 120 6 9쪽
62 복기(復棋) 22.07.19 136 5 10쪽
61 엇갈린 운명 22.07.17 127 6 9쪽
60 라온의 연인 22.07.16 124 7 9쪽
59 초인법 +2 22.07.14 128 6 10쪽
58 환각 22.07.13 129 6 9쪽
57 백강 22.07.12 125 7 10쪽
56 환타지아 22.07.10 136 6 10쪽
55 쿤타 22.07.09 134 6 9쪽
54 검황(劍皇) 22.07.07 138 6 9쪽
53 스피드 업(Speed up) +2 22.07.06 150 6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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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초인 대회 22.06.23 168 7 10쪽
43 미행 22.06.22 167 7 10쪽
42 사교 파티 22.06.21 181 7 10쪽
41 나노 혈청 22.06.19 220 8 10쪽
40 어검대법(御劍大法) +2 22.06.18 197 8 9쪽
39 검제(劍帝) 22.06.17 197 7 10쪽
38 기억 속의 기억 22.06.16 207 7 9쪽
37 검성(劍聖) 22.06.15 208 8 9쪽
36 와호장룡(臥虎藏龍) +2 22.06.14 224 8 9쪽
35 여인의 향기 22.06.13 246 7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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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각성 22.06.09 280 9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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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A time for us +2 22.06.07 260 7 9쪽
28 카오스 22.06.06 262 10 9쪽
27 빛의 검격 22.06.05 268 10 10쪽
26 돌고래 로봇 22.06.04 282 9 10쪽
25 짚라인 +2 22.06.03 307 8 11쪽
24 오로라 +2 22.06.02 327 10 9쪽
23 제논 22.06.01 327 8 10쪽
22 황금성 +1 22.05.31 342 8 9쪽
21 로미오와 줄리엣 22.05.30 351 10 10쪽
20 화양연화 22.05.29 371 9 11쪽
19 칸도라 22.05.28 385 10 10쪽
18 초인 친구들 +2 22.05.27 406 10 10쪽
17 내일의 나 +1 22.05.26 412 13 10쪽
16 염력 22.05.25 488 12 11쪽
15 라온의 임무 +3 22.05.24 516 13 11쪽
14 거미 괴물 +1 22.05.23 526 13 10쪽
13 전우치 22.05.22 575 1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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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비밀 기지 +4 22.05.20 680 20 11쪽
10 입단 테스트 +1 22.05.19 768 21 10쪽
9 블랙홀 오블리비언(oblivion) +3 22.05.18 832 2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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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파라 벨럼(para bellum)! +4 22.05.16 1,078 24 11쪽
6 우사인 볼트 +5 22.05.15 1,167 27 9쪽
5 브라보 마이 라이프! +2 22.05.14 1,387 3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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