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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치트 아니고 검술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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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연재 주기
한신하
작품등록일 :
2022.05.11 19:34
최근연재일 :
2022.06.11 22:15
연재수 :
2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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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179
글자수 :
149,602

작성
22.05.13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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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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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바질리스크 (2)

DUMMY

1Lv로 바질리스크를 사냥한다.


아무리 나라도 좀처럼 도전하기 어려운 묘기였다. 만약 검을 구할 수 없었더라면 그런 미친 시도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다. 뉴비용 검으로는 비늘 한 조각 잘라내는 것조차 불가능하니까.


하지만 검을 얻었으니 공격력이라면 갖춰졌다.

이제 아예 불가능하지는 않았다.


이론상 모든 패턴을 피하면서 공격한다면 잡을 수 있다.


‘어차피······ 모험은 필요하다.’


나는 우리 파티의 짐이 되고 싶지 않았다.


지금도 파티의 다른 멤버들은 퀘스트를 깨면서 경험치를 얻고, 강해지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NPC라서 퀘스트를 받을 수 없다. 당연히 보상도 없다.


다시 만났을 때 그들의 발목을 붙잡지 않기 위해서 나는 두 배, 세 배로 노력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결국 언젠가는 목숨을 걸어야 했다.

그렇다면 바질리스크는 좋은 먹잇감이었다.


“그럼, 준비를 시작해볼까.”



* * *



앞으로의 계획을 위해 호수를 미리 체크해봤다.


폭포가 쏟아지는 호수는 아주 깊었으나 부분적으로 발이 닿는 부분이 있었다. 그 위에 서있으면 머리 위로 거센 폭포가 쏟아졌다.


폭포수는 서늘했지만 그건 몸이 따듯하니까 당연한 거고, 시린 수준만 아니라면 괜찮았다. 허무하게 저체온증으로 죽을 순 없었으니까.


이 정도면 충분했다.


나는 인벤토리에서 아까 미리 수집해놓은 아이템을 꺼냈다.


〈 바질리스크의 독액 〉

▷ 남부지방에 서식하는 바질리스크의 독액입니다. 한 방울 만으로도 중독될 수 있으며 해독제가 없다면 살아날 희망은 버리는 게 좋습니다.


아주 위험한 녀석이었다.


이걸 극히 소량만 포션에 섞었다.

처음 시작하면 인벤토리에 넣어주는 [초보자용 힐링 포션]이었다.


붉은색으로 영롱하게 빛나던 힐링 포션은 보라색의 불길한 독액이 섞이자 끈적한 자주색으로 변해버렸다.

나는 바뀐 아이템의 정보를 확인했다.


〈 바질리스크의 환각 포션 〉

▷ 복용하면 강력한 환각 증상에 시달리게 되는 포션입니다. 생명에 지장은 없으나 가벼운 마비 증상이 함께합니다.

※ 주의 : 상태에 따라 영구히 광인(狂人)이 될 수도 있음.


내가 원하던 포션이 맞다.

그러나 막상 보니 불쑥 겁이 났다.


‘진짜로 미쳐버리면 어떡하지?’


컴퓨터로 하는 게임에서 캐릭터가 걸린 환각 증세는 내 일이 아니었다. 그야 당연하지. 캐릭터가 환각에 걸렸다고 플레이어까지 환각에 걸리는 미친 게임이 어디 있나?


여기 있었다.

나는 지금 게임의 세상 속에 들어왔으니까.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다.’


호수의 가장 얕은 부분으로 들어가 앉았다. 어깨만 간신히 물 밖으로 나온다. 폭포수가 머리를 때려서 눈을 제대로 뜨기도 힘들었다.


멀리서 들었을 땐 쏴아아— 하는 청량한 소리였으나 바로 밑에 있으니 물이 내는 굉음에 귀가 먹먹했다.


나는 환각 포션의 뚜껑을 따서 곧장 마셔버렸다.

꿀꺽, 꿀꺽, 하고. 원샷이다.


“하아, 하아······.”


알코올이 50도가 넘는 술을 마신 듯한 느낌이다.

무슨 말이냐면, 액체가 식도를 타고 넘어가면서 가는 길마다 불지르는 듯한 화끈한 감각이 들었다.

입안의 통로가 어떻게 생겼는지, 어디로 뚫렸는지 속속들이 알려주는 듯했다.


“아아아악······.”


입에서 침이 흐른다.

식도만이 아니라 뇌에도 불을 지르는 것 같았다.

아니, 물에 불지른 건가?

방금까지만 해도 시원했던 호수의 물이 갑자기 뜨겁게 느껴진다.


“끄으? 그극······.”


입 밖으로 기이한 소리가 새어 나왔다.

골통을 때리는 폭포수가 거대한 망치처럼 느껴진다.

쿵. 쿵. 쿵. 하고.

바위를 부수는 착암기(鑿巖機)처럼 머리를 두드린다.

이대로 두개골이 깨져버리고 뇌수가 흘러나오면 머리가 시원해질 것만 같았다.


아··· 아··· 아···.·········


안된다.


이대로라면 죽어버린다.

물에 빠져서 익사체로 둥둥 떠다니겠지.

퉁퉁 불어 터진 험한 꼴이 되어서···.

호수 앞의 백골이랑 친구냐고.


착! 소리가 나도록 두 손을 합장했다.


“후읍···, 후······.”


강제로 심호흡을 시작했다.


파티의 모두가 나를 기다리고 있다.

칼라일에서 찾아다니겠지. 성검아—!

그들이라면 대륙 전체를 이잡듯이 뒤져서라도 나를 찾아낼 것이다.

그렇게 발견해낸 내가 호수에 빠진 채 익사한 상태라면··· 그들은 어떤 기분일까?


만약, 내가 반대 입장이라면?

몇 년이 걸렸는지 알 수 없는 기나긴 수색.

그 끝에 발견한 동료의 익사체······.

억지로 붙잡고 있던 희망이 끈이 끊어진다.

그걸 본 나는 어떻게 변해버릴까.


정신이 번쩍 들었다.

나는 합장한 채로 심호흡을 반복했다.

점점 머릿속을 비워나간다.

비워나간다······.


.

.

.

.

.

.

.

.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내 머릿속은 더없이 맑은 상태였다.

강제로 지옥 같은 상황을 만들어내고 이를 극복했기에 얻을 수 있는, 최상의 상태.

명상의 극의(極意).


띠링—

「믿을 수 없을 만큼 깨끗한 정신!」

「특성 : [집중]이 진화합니다.」

「특성 : [명경지수(明鏡止水)]를 획득했습니다.」

「축하합니다. 전설급 특성 발견!」


호수를 나와서 시간을 확인했다.

포션을 마시고 70시간가량이 흐른 뒤였다.



* * *



후웅— 후웅—


나는 호수 앞에서 백골을 벗 삼아 검을 휘두르고 있었다. 전신에 땀이 송골송골 맺히고 입에선 가쁜 숨이 새어 나왔다.

슬슬 몸이 한계라는 생각이 들 때쯤.


띠링—

「스킬 : [중급 검술]이 진화합니다.」

「스킬 : [상급 검술]을 획득했습니다.」


드디어 목표했던 스킬까지 얻었다.


‘드디어’라고 말했지만 사실 생각보다 엄청 빠른 속도였다. 이 짓을 시작할 때는 상급 검술까지 한 달을 다 써도 부족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명경지수를 획득한 후로 겨우 2주밖에 지나지 않았다.


‘왜 이렇게 빠르게 얻었을까?’


사실 어느 정도는 이미 짐작했다.


캐릭터의 육체는 극한의 상황까지 쉽게 달아오르고 전투에 필요한 모든 격렬한 동작을 능숙하게 해냈다.


몸을 움직일 때마다 느껴졌다.

이 몸뚱이에는 ‘검성’으로서의 기억이 남아있다.

그렇기 때문에 현실에서 컴퓨터나 두드리던 내가 바질리스크를 상대로 도망칠 수 있었던 거였다.


“휴우······.”


호수의 물 속에 몸을 담갔다.

뜨거운 열기를 뿜어내던 몸이 차갑게 식는다.

이제 오늘을 마지막으로 수련을 끝내고 푹 잘 예정이었다.


모든 준비가 끝났다.

내일은 거사를 치르는 날이다.



* * *



“오랜만이야. 반갑다, 왕꿈틀아.”


대가리 크기만 2m에 달하는 거대한 뱀.

바질리스크가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이내 녀석은 아가리를 쫙 벌리더니 샤아아악—! 하는 고주파를 뿜어냈다.


「바질리스크의 위협에 몸이 얼어붙습니다」

「상태이상 : [공포]」

「특성 : [명경지수]의 효과로 [공포]를 무시합니다」


“냄새나는 입 닫아!”


기합과 함께 바질리스크의 입안으로 검을 찔러 넣었다. 검 손잡이에 꽉 감기는 건틀릿의 감촉이 만족스럽다. 푸슉! 부드러운 입안의 속살 깊숙이 검이 파고들었다.


키이이이이익—!


나는 검을 뽑으면서 가볍게 뒤로 뛰었다. 뒤늦게 바질리스크가 입을 닫아 보호했다.


“읏차.”


바질리스크의 주둥이 사이로 붉은 피가 흘러나왔다. 놈은 눈이 완전히 돌아버렸다. 입안을 공격당했으니 다음 패턴이 나올 차례였다. 나는 이 패턴을 ‘온몸 비틀기’라고 불렀다.


쿵. 쿠궁! 바질리스크가 머리와 꼬리를 마구 휘두르며 날뛰기 시작했다. 입안을 찔려 아가리를 벌리기 무서우니 육중한 몸으로 공격하는 것이었다.


명경지수의 효과인지 몸은 달아오르지만 마음은 더없이 차분했다. 나는 미리 생각해둔 대로 걸음을 밟으며 바질리스크의 머리를 피했다. 슬슬 속도가 느려질 타이밍이었다. 하나. 둘.


‘셋!’


멸망한 제국의 장검이 예리하게 번뜩였다. 정확히 바질리스크가 몸을 뒤틀다가 매끈한 배 부분이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단단한 비늘 대신 아랫부분을 힘껏 꿰뚫었다.


캬아아아아아— 칵!


조심성 없게 또 입을 벌리는 바질리스크를 위해 교훈을 새겨줬다. 다시 한번 입안을 쑤셔줬다는 얘기다.


스스스스스. 녀석은 입을 다물고는 뒤로 물러났다. 내 가르침이 효과를 발휘한 것 같아 감동이었다. 배움이 빠른 녀석이구나. 이제 새로운 패턴이지만 나는 굳이 피할 준비를 하지 않았다.


쉬이이이이익—


은은한 붉은빛을 발하는 가스가 녀석의 입 사이로 새어 나왔다.


「바질리스크의 독가스에 몸이 저려옵니다」

「상태이상 : [마비]」

「특성 : [명경지수]의 효과로 [마비]를 무시합니다」


이렇게 편할 수가.

명경지수는 딱지치기로 전설급을 단 게 아니었다.


지금부터 새로운 패턴은 없었다. 모든 공격과 패턴을 회피하면서 검을 찔러 넣으면 된다. 워낙 좋은 검이라 쑥쑥 파고들지만 1Lv의 공격력으로 얼마나 더 찔러야 할지는 나도 몰랐다.


한 번.


단 한 번의 공격만 허용해도 나는 죽는다.


‘지금부터는 집중력 싸움이다.’


나는 바질리스크를 향해 뛰었다.



* * *



“후욱, 후욱, 후욱.”


입에서 단내가 풍겨 나왔다. 온몸이 땀으로 범벅이었다. 검을 잡은 건틀릿 안쪽에서는 후끈한 열기가 느껴졌다. 지금 벗어서 냄새 맡으면 장난 아니겠는데.


쉬익. 쉬익.


바질리스크도 멀쩡한 꼴은 아니었다. 입안에만 칼침을 수십 번은 먹였다. 지금 녀석의 입에 레몬즙을 짜넣으면 바로 죽어버릴지도 모른다. 어쨌든, 이제 슬슬 마무리를 지을 시간이었다.


“후우······.”


잠깐이라도 쉬어서 좋긴 한데. 지금까지 계속된 전투에서 이렇게 긴 소강상태는 없었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이제 마지막 패턴이라는 거였다.


바질리스크가 내게 고개를 내밀었다.


여기서 좋다고 넙죽 달려가 찌르려고 하면 죽는다.


나는 두 눈을 감았다. 캄캄한 어둠이 찾아왔다. 두려울 만도 하건만, 명경지수의 효능인지 내 마음속에는 조그마한 동요조차 일어나지 않았다.


캬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탁, 탁, 탁, 탁. 바질리스크의 마지막 발악 소리를 감상하며 앞으로 달려나갔다. 몸을 쬐는 [석화의 응시]. 전신이 조금씩 저려왔지만 눈만 뜨지 않는다면 문제없다.


‘육. 오. 사. 삼. 이······.’


지금!


눈을 감은 채로 힘껏 도약했다.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 검을 찔러 넣는다.

푸슈슉! 뭔가를 꿰뚫는 듯한 감촉이 검 손잡이를 통해 전해졌다.


샤아아—


힘 없이 우는 바질리스크의 소리.

눈을 뜨자 눈동자를 깊숙이 꿰뚫은 장검의 밑동이 보였다.


“윌슨의 복수다!”


츄루룩! 질척한 소리와 함께 장검이 뽑혀 나왔다.

윌슨은 호숫가의 백골에 내가 붙여준 이름이었다.


드디어 끝났다.


「BOSS : 바질리스크 토벌에 성공했습니다.」

「토벌 공적에 따라 경험치가 분배됩니다.」

「레벨 업!」

「레벨 업!」

「레벨 업!」

.

.

.


몇 번인지 모를 시스템의 음성을 들으면서 바닥에 쓰러졌다.

시간을 확인하니 토벌을 시작하고 11시간이 흘렀다.


더 이상은 손가락 하나 까딱하기 싫었다.

너무 피곤했다.

일단 한숨 자고······ 일어나서 생각해야겠다.



* * *



“오잉?”


바질리스크의 몸을 해체하고 있는데 심장 부근에서 보라색 구슬이 굴러 나왔다.

이건, 설마······.

나는 곧바로 정보를 확인했다.


—〈 바질리스크의 내단 〉—

▷ 등급 : 전설

▷ 설명 : 오랫동안 살아남아 힘을 기른 바질리스크만이 품고 있다는 전설의 내단입니다. 온전히 흡수한다면 바질리스크의 힘을 일부 얻을 수 있습니다.

————————————


오, 이런.


바질리스크를 잡으면 엄청나게 낮은 확률로 드랍된다는 전설 아이템이었다. 아리아 온라인에서 이걸 먹은 유저는 한 명뿐이었다.


그 녀석은 웬만한 독 종류는 무시해버리는 [중독 내성] 스킬과, 눈이 마주치는 녀석을 돌로 만들 수 있는 [석화의 응시] 스킬을 갖고 있었다.


성한 비늘이랑 뼈나 좀 챙겨서 나중에 대장장이에게 맡길까 했는데······.

설마 이게 나올 줄이야.


“이얏호!”


콧노래가 절로 나왔다.


슬슬··· 이곳을 떠날 때가 됐다.

숲에 있을 트롤은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는다.

칼라일로 가기 위해 하루가 아쉬운 상황이었다.


“모두들······ 조금만 기다려줘.”


나는 바로 동굴의 입구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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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탄티아 분지 (1) 22.06.11 30 4 12쪽
25 테르미온 (6) 22.06.09 34 4 12쪽
24 테르미온 (5) 22.06.03 68 5 13쪽
23 테르미온 (4) 22.06.02 72 3 13쪽
22 테르미온 (3) 22.06.01 72 6 12쪽
21 테르미온 (2) 22.05.31 75 4 12쪽
20 테르미온 (1) 22.05.30 77 4 12쪽
19 벤데마르 협곡 (5) 22.05.29 79 5 12쪽
18 벤데마르 협곡 (4) 22.05.28 86 3 13쪽
17 벤데마르 협곡 (3) 22.05.27 97 5 13쪽
16 벤데마르 협곡 (2) +1 22.05.26 106 4 13쪽
15 벤데마르 협곡 (1) 22.05.25 107 4 13쪽
14 눈꽃 요정 여관 (3) +1 22.05.24 106 6 16쪽
13 눈꽃 요정 여관 (2) 22.05.23 112 5 13쪽
12 눈꽃 요정 여관 (1) 22.05.22 135 5 13쪽
11 백사자 (2) 22.05.21 133 7 12쪽
10 백사자 (1) +2 22.05.20 136 9 13쪽
9 글로리아 수녀 (2) 22.05.19 137 7 12쪽
8 글로리아 수녀 (1) 22.05.18 148 7 13쪽
7 교황청 (2) 22.05.17 155 6 13쪽
6 교황청 (1) +1 22.05.16 163 5 12쪽
5 성유물 (2) +2 22.05.15 175 9 12쪽
4 성유물 (1) 22.05.14 188 9 12쪽
» 바질리스크 (2) 22.05.13 199 10 12쪽
2 바질리스크 (1) 22.05.12 249 17 13쪽
1 NPC가 되어버렸다. +3 22.05.11 344 2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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