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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치트 아니고 검술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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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연재 주기
한신하
작품등록일 :
2022.05.11 19:34
최근연재일 :
2022.06.11 22:15
연재수 :
26 회
조회수 :
3,223
추천수 :
179
글자수 :
149,602

작성
22.05.14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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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
추천
9
글자
12쪽

성유물 (1)

DUMMY

쿠와아아아악!


트롤이 전의를 다지려는 듯 거칠게 포효했다. 그러나 의미 없는 수고였다. 나는 눈에 힘을 주고 녀석의 눈을 마주 봤다. 눈 안 깔아?


쿠, 쿠와··· 쿠······.


트롤은 3m에 달하는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잔뜩 졸아서는 한 걸음 물러났다. 눈도 내리깔았다.


결코 내 얼굴이 험상궃어서 그런 게 아니었다.


바질리스크의 내단을 흡수하면 눈빛에 일종의 마안(魔眼)의 힘이 깃든다.


개구리나 쥐 같은 조그만 동물들이 뱀 앞에 서면 굳어버리는 것처럼, 상대방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얼어버리도록 만드는 것이다.


물론 진짜 강한 적을 상대로는 있으나 마나 한 능력이겠지만 지금은 아주 편리했다. 싸움은 기세 아닌가? 겁먹은 몬스터를 썰어버리는 것쯤 아주 손쉬운 일이었다.


쐐액! 퍽!


정직하게 내려친 검을 트롤이 오른팔을 들어서 막아냈다. 검은 가죽을 뚫고 파고들었지만 완전히 베지는 못했다. 팔이 너무 두꺼웠다.


쿠와아악—!


팔의 고통이 오히려 녀석의 용기를 북돋아준 모양이었다. 트롤은 다시금 울부짖으며 저돌적으로 돌진해왔다. 하지만 그건 내가 바라던 바였다.


숨통을 정확하게 꿰뚫는 찌르기.

완벽한 타이밍의 카운터 공격이었다.


쿠, 쿠와, 크륵······. 트롤은 짧은 비명을 남기고 죽었다.

이미 죽었음에도 녀석의 팔은 빠른 속도로 재생해서 이미 새 살이 올라오고 있었다.


「레벨 업!」


“휴우.”


상태창을 확인하니 17Lv이 되었다.

바질리스크를 잡고 나서 16Lv까지 한 번에 15 업을 하고서 또 레벨 업 한 것이다.


동굴의 입구부터 숲을 나오는 동안 트롤들을 보이는 족족 썰어댄 성과였다. 칼라일까지 아무리 급해도 트롤은 사냥할 필요가 있었다. 왜냐?


트롤은 수입이 아주 짭짤한 몬스터였다.


녀석들의 끈적한 피는 힐링 포션 제조의 재료로 사용된다. 잔뜩 받아다가 도시에 가져가서 팔면 골드 좀 만질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인벤토리에 넣어뒀던 깨끗하게 세척한 바질리스크의 내장에 트롤의 피를 받았다. 게임에서는 간단하게 클릭 한 번으로 도축했던 것이 이제는 제법 수고로웠다.


비린내가 풍겨왔지만 역하지는 않다.

이것도 캐릭터의 몸이라서 그런 걸까?


적당히 피를 빼내고는 인벤토리에 넣었다. 신선도가 중요한 아이템이니까 무더운 남부지방의 기온 아래서 오래 꺼내두면 안 된다.


“아리아 온라인 맵에서의 거리를 생각해 보면··· 앞으로 일주일 정도 더 가야 하나.”


현재 목적지는 남부지방의 거점 도시 ‘마하라트’.


대륙 중부의 대도시 칼라일까지 가는 가장 빠른 방법은 역시 골드를 지불하고 워프 게이트를 이용하는 거였다.

그러기 위해선 워프 게이트가 설치된 도시로 가야 했다.


“에휴···. 멀리도 날려보냈군.”


갈 길이 멀다.

트롤의 시체를 뒤로 한 채 발걸음을 서둘렀다.



* * *



“이··· 이게 다 뭐요?”


점잖은 콧수염을 기른 중년 아저씨의 미간으로 땀 한 방울이 흘러내렸다.

눈동자가 휘둥그레진 것이 꽤나 놀라신 모양이었다.


“트롤의 피죠.”

“아니, 그럼 이 내장은? 이렇게 큰 몬스터가 있나?”

“바질리스크요.”

“뭐, 뭐?”


모험가 잡화점 주인장 아저씨의 입은 아까부터 닫힐 줄을 몰랐다.

아무리 그래도 나를 말하는 트롤 보듯이 쳐다보는 것은 멈춰줬으면 좋겠다.

나는 되도록 점잖게 말했다.


“바질리스크 내장입니다. 내용물은 문제없어요. 여기서 취급하는 거 맞죠? 트롤의 피.”

“맞긴 한데······.”


아저씨는 거대한 바질리스크의 내장을 살짝 만져봤다.

살살 건드리더니 곧 팡팡 쳐본다.

내장 안의 끈적한 피가 출렁였다.


“이 정도 양이면 삼천 골드는 넘을 거요. 우리 가게에 그 정도 현금은 없어. 물론··· 마하라트에 우리 가게보다 큰 잡화점은 없소만.”

“아미르 상회의 보증 어음으로는 가능합니까?”

“어음으로 괜찮겠소? 그렇다면··· 오후 여섯시에 다시 오시오. 피 상태를 확인해보고 상회의 보증인을 불러다 값을 치르겠소.”

“좋습니다. 그때 오죠.”


가게에는 마법의 힘으로 정확한 시간을 유지하는 시계가 걸려있었다. 저런 마도구는 꽤나 비싼 사치품이니 규모가 큰 가게라는 증명이었다.


“자, 잠깐만! 혹시··· 바질리스크라면 바질리스크의 정원에 있는 그 바질리스크가 맞소?”

“그 바질리스크 말고 다른 바질리스크도 있습니까?”

“아니, 없지. 없어.”


주인장 아저씨는 당황한 표정으로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어떻게 그 괴물을? 책 속의 무용담에나 나올 법한 놈인데······.”


상태를 보아하니 이곳에 오래 있으면 소문이 다 날 판이었다. 업적을 세우면 NPC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명성 시스템이 이런 방식이었던 건가?


어음을 받으면 바로 워프 게이트를 타야겠다.



* * *



마하라트의 주점에는 대낮부터 사람들이 북적댔다.


대규모 상단행에 동행하는 용병부터 남부지역 몬스터를 사냥하겠다는 모험가까지 온갖 전사들이 모여드는 도시기 때문이었다.


“그 소문 들었나? 멜도로프에 엑스티아 신의 사자들이 잔뜩 소환됐다던데.”

“교회의 사제들이 바쁜 것이 그것 때문이었나?”

“그럴지도 모르지. 수만 명은 된다고 했어.”

“그 많은 사자들이 뭣 때문에 내려왔나······. 교회를 거부하는 야만족들에게 성전을 선포할 셈인가?”

“나야 모르지.”


나는 모험가들이 얘기하는 소식에 귀를 기울였다.


‘엑스티아 신의 사자’


이건 NPC들이 플레이어를 부르는 이름이었다.

머리 위에 달린 하얀 고리에 몬스터를 잡고 손쉽게 강해지는 능력까지. NPC들의 눈에는 플레이어들이 꽤나 신성하게 보이는 모양이었다.


‘아직 플레이어 대부분이 멜도로프에 머무르는 건가? 아니면 소문이 느린 건가?’


아리아 대륙으로 캐릭터의 몸에 빙의해 소환된지도 이미 한 달가량 시간이 흘렀다.

이게 실제 육체로 움직이는 것이 아닌 게임이었다면 진작에 칼라일 인근의 마을까지 진출하는 것이 정상이었다.


‘나는 절박한 상황이었으니 가능했지만······. 역시 게임처럼 빠르게 성장하는 것은 무리겠지.’


수만 명의 신의 사자들은 사실은 컴퓨터 게임이나 즐기던 현대인들이었다.


돈만 있다면 집에서 한 발자국도 나가지 않고 의식주 해결이 가능한 시대에 살았던 사람들이다. 마을에 머무를 수만 있다면 언제까지나 나가지 않을지도 몰랐다.


시작부터 필드에 버려졌던 내게는 없는 선택지였다.


‘애초에······ 열심히 할 필요가 있는 건가? 종말의 용을 잡으면 소원을 들어준다니. 그게 여기서도 가능할까?’


아그네스는 말도 안 되게 강력한 보스였다. 그전까지의 다른 레이드 보스들과는 차원이 다른 수준의······.


바 테이블에 앉아 혼자 맥주를 홀짝이며 상념에 잠겨 있을 때였다.


딸랑—


주점 입구의 문에 달린 종소리가 먼저 울리고, 거칠게 열린 문짝이 벽에 부딪히며 큰 소리를 냈다.


쾅!!


“······.”


왁자지껄 떠들던 사람들이 모두 대화를 멈추고 입구를 바라봤다.


“헉, 헉, 헉······.”


문을 박차고 들어온 사람은 새하얀 신관복을 입고 있었다.

가슴 한쪽에 엑스티아 교회의 문양이 그려져있다.

한국 군대의 영관 계급장처럼 보이는, 백색의 대나무꽃 같은 문양이었다.


그는 숨을 거칠게 들이키더니 주점이 떠나가라 소리 질렀다.


“여기—! 바질리스크를 죽인 용사가 어디 있습니까—!!”


목청이 정말 큰 신관이었다.

주점의 사람들은 저마다 눈을 동그랗게 뜨고 주변을 둘러봤다.


나는 얼떨떨한 기분이었다.


‘뭔 놈의 소문이 이렇게 빨리 퍼져?’


신관은 불쌍할 정도로 다급하게 고개를 돌리며 주점의 사람들을 뜯어보고 있었다. 온몸이 땀으로 젖어있는 것이 여기까지 전력으로 달려온 모양이었다.


나는 머쓱하게 손을 들었다.


“여기 있어요.”


신관은 고개를 홱! 돌려 나를 쏘아봤다. 표정이 무섭다.


“동료는! 바질리스크를 죽인 동료들은 어디 있습니까?”

“동료는 없습니다. 혼자 잡았어요.”

“무, 뭐?”


신관의 얼굴에 알기 쉬운 감정이 드러났다.

당혹. 경악.


‘솔직하게 말하면 안 됐나?’


곧바로 후회했지만 이미 뱉은 말이었다.

신관은 표정을 고치고는 재빨리 내게 다가왔다.


“그게 사실이라면 정말 무훈시에나 나올 법한 전설적인 위업입니다. 급하게 부탁드릴 것이 있어 찾아왔습니다.”

“그보다 누구시죠?”

“아! 실례했습니다. 저는 드높으신 엑스티아 신의 작은 시종인 벤야라 합니다.”


벤야는 이십 대 중반쯤으로 보이는 젊은 신관이었다.


“벤야 신관님. 제게 무슨 용무이십니까?”

“아아. 정말 큰일이 일어났습니다. 그것이······.”


벤야 신관이 말한 이야기는 이랬다.


엑스티아 교회가 남부의 미개척지에서 성유물(聖遺物)을 발견했다고 한다. 그래서 삼십 명이 넘는 성기사를 호위로 붙여 대규모의 운송단을 조직해 수도의 교황청으로 이동 중이었다.


그런데 마하라트에 오는 도중 울창한 숲 지대 인근에서 엄청난 수의 야만족이 습격해왔다. 성기사들과 성수(聖獸)들이 힘을 합쳐 격렬하게 저항했으나 도저히 이길 수 없는 숫자였다.


그래서 벤야 신관이 대표로 성수 한 마리를 타고 마하라트로 급하게 달려왔다는 거였다. 지원군을 부르기 위해서.


마하라트의 성기사들이 이미 출발했으나 야만족의 수가 워낙 많아 불안하다고 한다. 그래서 바질리스크를 잡은 용사가 있다는 소문에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서 찾아왔다고······.


“그 성유물은 엑스티아 신께서 직접 신탁을 내려 공물로 바칠 것을 지시하신 엄청난 보물입니다! 만약 야만족들에게 빼앗긴다면··· 어떤 천벌이 내려질지 모릅니다!”


벤야 신관은 침을 튀겨가며 열변을 토했다.

내가 곤란한 표정을 짓자 그가 내 어깨를 붙잡았다.


“제발 부탁드립니다. 도움을 주신다면 교황청에서 재물로 보답할 겁니다······.”


‘······어쩔 수 없군.’


“야만족들에게 습격당했다는 곳이 어디입니까?”


내가 물어보자 벤야 신관의 표정이 꽃처럼 피어났다.



* * *



주변 풍경이 빠르게 스쳐 지나갔다.

나는 지금 엄청난 속도로 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도로라고 해봤자 평평한 흙바닥이지만.


‘이거 시속 50km는 되겠는데?’


내 두 다리가 그렇게 빠르지는 않고.


나는 새하얀 갈기를 가진 거대한 늑대의 등에 타고 있었다.

벤야 신관이 타고 왔던 성수를 빌려 탄 것이다.

빠르게 달리기 위해 혼자 타라고 했다. 습격당했던 곳으로 알아서 달려줄 거라고.


‘꽤 오래 달리는군.’


마하라트에서 출발한 지 20분 정도 흐른 뒤였다. 저 멀리 흙먼지가 낭자한 곳에서 성기사들이 적과 싸우고 있었다. 적들의 수가 많아서 불리해 보였다.


성수가 쉼 없이 달리면서 전장에 점점 가까워질수록 적들의 용모가 자세히 보였다.


‘야만족이라는 것이······?’


기다란 금발과 식물의 섬유를 엮어 만든 연녹색 의복.

장궁으로 쏘아내는 화살과 정령 마법으로 적들을 공격한다.

판타지 세계관에 흔히 등장하는 엘프였다.


‘임토족(林土族)이었나.’


아리아 온라인에서 모든 야만족들이 엘프인 것은 아니었다.

개중에는 야만족이라 하면 떠오르는 인상을 가진 진짜배기 야만족들도 있었다.


하지만 그중 임토족이라 불리는 야만족은 엘프를 일컫는 말이었다. 왜 엘프를 그렇게 부르는지는 아리아 온라인을 이잡듯이 수색한 나조차도 몰랐다.


생각하는 동안 성수는 성실히 달려 전장에 도착했다.

나는 검을 뽑아들고 소리 질렀다.


“이 중에 가장 강한 야만인이 누구—냐—!!”


커다란 음성이 전장에 울려 퍼졌다.

전투 중이던 모든 인원들이 나를 돌아봤다.


‘좀 부끄럽긴 해도 이목을 끄는 데는 성공했고······.’


이제 날뛸 차례였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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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탄티아 분지 (1) 22.06.11 29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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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테르미온 (5) 22.06.03 68 5 13쪽
23 테르미온 (4) 22.06.02 72 3 13쪽
22 테르미온 (3) 22.06.01 72 6 12쪽
21 테르미온 (2) 22.05.31 74 4 12쪽
20 테르미온 (1) 22.05.30 76 4 12쪽
19 벤데마르 협곡 (5) 22.05.29 78 5 12쪽
18 벤데마르 협곡 (4) 22.05.28 85 3 13쪽
17 벤데마르 협곡 (3) 22.05.27 96 5 13쪽
16 벤데마르 협곡 (2) +1 22.05.26 105 4 13쪽
15 벤데마르 협곡 (1) 22.05.25 106 4 13쪽
14 눈꽃 요정 여관 (3) +1 22.05.24 106 6 16쪽
13 눈꽃 요정 여관 (2) 22.05.23 111 5 13쪽
12 눈꽃 요정 여관 (1) 22.05.22 133 5 13쪽
11 백사자 (2) 22.05.21 130 7 12쪽
10 백사자 (1) +2 22.05.20 134 9 13쪽
9 글로리아 수녀 (2) 22.05.19 135 7 12쪽
8 글로리아 수녀 (1) 22.05.18 145 7 13쪽
7 교황청 (2) 22.05.17 152 6 13쪽
6 교황청 (1) +1 22.05.16 157 5 12쪽
5 성유물 (2) +2 22.05.15 170 9 12쪽
» 성유물 (1) 22.05.14 183 9 12쪽
3 바질리스크 (2) 22.05.13 193 10 12쪽
2 바질리스크 (1) 22.05.12 243 17 13쪽
1 NPC가 되어버렸다. +3 22.05.11 337 2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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