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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치트 아니고 검술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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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연재 주기
한신하
작품등록일 :
2022.05.11 19:34
최근연재일 :
2022.06.11 22:15
연재수 :
2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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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35
추천수 :
179
글자수 :
149,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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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5.16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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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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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교황청 (1)

DUMMY

다음 날.

벤야 신관은 싱글벙글 웃는 얼굴로 내게 다가왔다.


“어젯밤은 편히 주무셨습니까?”

“······예.”


마지못해 대답하는 내게 벤야 신관은 이것저것 말을 걸어왔다.

귀찮은 일에 말려들게 해서 미안하다. 다시 한번 정말 감사드린다. 도울 일이 있다면 언제든지 말해달라.


거기까지 듣고 ‘그럼 엑시온이 아닌 칼라일로 갈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라고 생각했지만 속으로 삼켰다.

이 사람도 교단의 명령에 따르는 것뿐이었다. 괜히 까칠하게 쏘아붙여봤자 서로 감정만 상할 것이다.


이제야 알게 된 벤야 신관의 진짜 모습은 상당히 능글맞고 붙임성 있었다. “기분 안 좋아요.”라고 상판에 써 붙인 상태인 내게 끊임없이 조잘대는 것을 보면.


간간이 대꾸하며 대신전을 나가는 길에 오빌론 성기사단장이 합류해왔다.


“좋은 아침입니다. 아서 님. 벤야 신관.”

“안녕하세요.”

“오. 오빌론 단장님! 워프 게이트를 타는 한순간의 여정이지만 그래도 든든하군요. 바질리스크를 무찌른 용사에 성기사단 단장까지!”


오빌론 단장은 마흔 살은 되어 보였으니 이십 대 중반으로 보이는 벤야 신관과는 나이 차이가 꽤 났다. 그럼에도 둘은 상당히 친해 보였다.


“저와 단원들이 엑시온의 교황청까지 호위를 맡았습니다. 교황청에 도착하면 그곳의 성기사들이 마중 나올 겁니다.”

“그렇군요. 짧은 길이지만 잘 부탁드립니다.”


오빌론은 성기사 셋을 내 곁에 붙였다.


워프 게이트를 타고 도시에서 도시로 이동하는 것이니 사실 호위는 필요 없었다. 저들은 나를 감시하기 위한 인원인 것이다.


‘죄인 취급이군. 에휴. 오지랖이 죄지.’


나는 왜 모르는 사람들을 돕겠다고 나서서······.

우리는 워프 게이트로 걸어갔다.



* * *



“와아아아! 아서 님. 저기 보이십니까? 교황청!”

“벤야 신관님은 설마 엑시온이 처음인가요?”


벤야 신관은 놀이공원에 처음으로 놀러온 애처럼 난리였다. 덕분에 나는 황금 같은 연차에 떼쓰는 애들을 데리고 나온 아버지의 심정을 느껴야 했다.


내 질문에 벤야 신관은 머쓱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아하하. 처음은 아닙니다. 신관으로 임명받을 때 와봤으니까요. 아서 님 덕분에 공짜로 한 번 더 와보는군요.”


이런 대답을 받으니 칼라일로 가지 못해 꿀꿀했던 기분이 살짝 풀어졌다.


“확실히 멋있긴 하네요. 교황청.”

“그렇죠!?”


내 감상에 벤야 신관은 눈을 빛내며 호응했다.


교황청은 새하얗고 거대한 궁전의 형태였다.


엑스티아 신의 상징인 티 없이 깨끗한 백색. 그것을 건축물로 형상화한 듯한 교황청은 수도의 번화한 건물들 가운데서도 홀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덕분에 고지대에 설치된 워프 게이트에서 나와 바라보면 빽빽한 건물들 사이로 솟아난 교황청의 모습이 절경이었다.

게임 속에서 봤던 것과 똑같지만 그 웅장함은 다르다.


그때 내 앞으로 수녀복을 입은 여성이 다가왔다.


깨끗하고 성스러운 분위기를 풍기는 복장에 단정하게 묶은 보라색의 긴 머리칼. 화장 한 점 없는 얼굴임에도 청초한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아서 님. 제가 아서 님을 교황청까지 안내하는 역할을 맡은 수녀 글로리아입니다.”


글로리아는 진중한 분위기로 내게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아서입니다.”


우리는 글로리아 수녀가 타고 온 교황청의 마차를 타고 이동했다.

말의 모습을 한 하얀색의 성수가 끄는 마차였다.


수도의 잘 포장된 도로 덕분에 마차 내부에선 작은 흔들림도 느껴지지 않았다. 쾌적한 이동이었다.

창밖의 도심을 구경하고 있는데 글로리아 수녀가 말을 걸어왔다.


“아서 님은 엑스티아 신을 믿으시나요?”

“······.”


뜬금없는 선교?


‘게임 속의 신을 믿느냐고 물으면 뭐라고 답해야 하나?’


믿긴 믿었다.

그 엑스티아라는 양반이 우리를 게임 속의 캐릭터로 빙의시킨 장본인일 가능성이 매우 높았으니까. 아니, 장본신(張本神)이라 해야 하나?


“저는 급한 용건이 있는데 강제로 불려온 입장이라···. 이번 일의 보상으로 좋은 물건을 주면 신앙심이 좀 생길 것도 같네요.”


내 까칠한 대답에 벤야 신관이 글로리아 수녀의 눈치를 살폈다.

의외로 그녀는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이었다.


“아서 님은 재물을 좋아하시는군요.”

“네. 그러면 안 되나요?”

“아니요. 재물을 싫어하는 자는 없죠. 안 좋아하는 척하는 자는 있지만요. 저는 솔직한 대답을 좋아합니다. 속내를 숨기는 자보다는 믿을 수 있으니까요.”

“···그렇군요.”


그 말을 끝으로 글로리아 수녀는 입을 닫아버렸다.

무슨 말이 하고 싶었던 거지?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마차는 교황청을 향해 달렸다.



* * *



“오오! 이것이 바로 그 성유물이로군!”


내 손바닥 위에 올려진 보라색 빛을 발하는 보석.

성유물을 살피는 교황은 인자한 인상을 가진 할아버지였다.


하얗게 센 머리카락을 가진 60줄은 돼 보이는 이 할아버지야말로 현재 아리아 세계관 최강의 권력을 가진 인물이었다.


왕권 없이 지방 호족들이나 존재하는 아리아 대륙에서 강력한 신권을 바탕으로 신의 대리인을 자처하는 최고위 성직자였으니까.


“네. 맞습니다.”


내 대답에 계속 성유물만 살피던 교황이 고개를 들었다.


“아서 군. 자네에 대한 소문이 이미 온 도시에 자자하네. 바질리스크를 잡은 용사가 성기사들을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구해냈다고 말이야. 정말 고맙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오오. 걸출한 영웅이 겸손한 마음가짐까지 겸비하기는 쉽지 않을 텐데. 정말이지 엑스티아 신의 축복일세. 내 마땅히 신의 대리인으로서 보상하지 않을 수 없겠지?”


드디어!

교황이 직접 주는 선물이라면 기대할만했다.

골드는 구할 방법이 많으니 전설급 무구쯤으로 주면 더 바랄 게 없을 텐데!


내 마음을 읽었는지 교황이 옆에 서있는 수행 사제에게 말했다.


“뛰어난 무구는 창고에서 썩을 게 아니라 이런 용사를 위한 것이지. 델리키. 미리 가서 보물고의 열쇠를 준비해두게. 내가 직접 가서 고르겠네.”

“예.”


빙고! 이러면 여기까지 온 보람이 있었다.

명을 받은 델리키 사제가 접견실의 문을 열고 나갔다.

그리고 교황은 나를 보며 생각났다는 듯 입을 열었다.


“아서 군. 엑시온에는 언제까지 있을 예정인가? 이틀 뒤에 성유물을 엑스티아 신께 직접 공헌하는 강신 축제가 있다네. 최고 공로자로서 자네도 자리를 빛내줬으면 좋겠네만.”

“아··· 죄송합니다. 제가 칼라일에 급한 약속이 있어서 용건이 끝나는 대로 떠나야 합니다.”

“이런. 아쉽게 됐군. 그러면 귀빈용으로 마련된 방에서 호출할 때까지 머물러주겠나? 아서 군에게 어울릴 좋은 무구를 준비할 테니 말이야.”

“······알겠습니다.”


교황은 계속해서 인자한 미소를 유지하며 말했다.


“글로리아 수녀. 방을 안내해 주게.”

“예.”


저벅. 저벅.

나는 글로리아 수녀의 뒤를 따라 교황청의 복도를 걸었다.


‘무구 주는 게 시간이 걸릴 일인가? 설마 강신 축제까지 붙잡아둘 생각은 아니겠지?’


시스템이 준 퀘스트였다면 완료하는 순간 칼같이 보상을 받았을 텐데. 내가 NPC만 아니었어도!

한탄하는 사이에 방 앞까지 도착했다.


철컥.

글로리아 수녀는 방문을 열고는 열쇠를 내 손에 쥐여줬다.


“여기서 머무시면 됩니다.”

“감사해요.”


나는 대답하고는 방 안으로 들어가서 문을 닫으려 했다.

근데 글로리아 수녀가 떠나지 않고 방문 앞에 서있었다.


“······?”


내가 뻘쭘하게 문고리를 잡고 서있는 가운데 그녀는 내 두 눈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그냥 문을 닫고 싶었지만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수녀님? 무슨 용건이라도······?”

“······아서 님.”

“네?”


한참을 뜸 들이던 글로리아 수녀가 내 얼굴을 뜯어보며 말했다.


“조만간 다시 뵙겠습니다.”

“······네?”


왜요?

그녀는 자기 할 말만 하고는 뒤돌아서 가버렸다.



* * *



나는 지금 방 안에 갇혀있었다.


이게 무슨 소리냐고?


교황 그 능구렁이 같은 영감은 앞에선 인자한 미소만 내보이더니 내게 ‘호위’라는 명목으로 성기사 둘을 붙여놨다.

방 문 바로 앞에.


그 성기사들은 너무나 성실하게도 내가 변소 다녀온다고 해도 끝까지 꽁무니를 쫓아오는 것이었다.


호위라면 나를 주변 사람으로부터 지키는 거 아닌가? 근데 이 인간들은 나를 산책 중인 도사견 보듯이 쳐다봤다.

언제 뛰쳐나갈지 모르는 위험물 대하듯 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면에서 이 성기사들은 안목이 있었다.

나는 지금 언제 뛰쳐나갈지 고민 중이었으니까.


“교황 이 새끼······.”


아주 화전양면전술의 달인이구만.

이 정도는 해야 이세계 교황직을 해먹는 건가?

대체 왜 날 잡아두려는 거지?


그때 내 방의 천장 구석에서 텅텅. 하는 소리가 났다.


“헛?”


나는 괜히 찔려서 화들짝 놀랐다.

들었나?


소리가 난 곳은 환풍구였다.

이 교황청은 겉모습은 궁전이지만 내부는 묘하게 현대적이라서, 물 내려가는 변기나 엘리베이터, 환풍구 같은 것이 존재했다. 마법의 힘이었다.


환풍구는 제멋대로 들썩이더니 이내 창살이 뜯어져 위로 올라갔다. 위에 누가 있다는 뜻이었다.


그 사람은 곧바로 발부터 쏙 빼내더니 공중에서 한 바퀴 돌아서 멋지게 방안에 착지했다.

탁!


“휴우. 들어온다고 더럽게 고생했네.”


태평하게 투덜대는 침입자는 옷에 붙은 환풍구의 먼지를 탁탁 털어내고 있었다.


진한 붉은 머리칼을 뒤로 그러모아 묶은 꽁지머리.

머리색과 세트로 커스터마이징한 붉은 눈동자.

플레이어의 상징인 머리 위의 하얀 고리.


내가 아주 잘 아는 인물이었다.


“유성이 형!”



* * *



‘대도 신유성’


이 사람과의 첫 만남은 아직도 어제 일처럼 선명하게 떠올랐다.


나는 아리아 온라인 골수 폐인답게 그날도 어김없이 게임을 하고 있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솔로 플레이 성향이었던 나는 슬슬 혼자 하는 보스전에 한계를 느끼고 던전을 공략할 동료를 찾고 있었다.

파티를 만들기 위해 나랑 대화 중이던 도적의 등 뒤로 어떤 캐릭터가 스쳐 지나갔다.

당시의 신유성이었다.


“엇?”


눈으로 보고도 믿기지 않는 신묘한 손놀림.

그는 나랑 대화 중이던 도적의 품에 손을 쑥 넣어서 아이템을 빼내갔다. 내 앞의 도적은 자기 주머니가 털리는 것도 모르고 열심히 채팅치고 있었다.


그야말로 도적을 털어먹는 도적.


‘플레이어 아이템을 뺏는 스킬도 있었나?’


의문을 느끼며 나는 재빨리 채팅을 쳤다.


-도둑이다! 쟤가 님 템 빼갔어요!

-네? 정말요?


나는 채팅만으로 끝내지 않고 도둑놈을 잡기 위해 직접 움직였다. 재빠른 몸놀림이라면 내 캐릭터는 도적에게 밀리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탁탁탁탁! 포장 도로를 때리는 부츠의 발소리가 연달아 울렸다. 도심 한가운데에서 벌어진 난데없는 추격전.


쉽게 잡을 거라 생각했던 첫 예상과는 달리 도둑놈과의 거리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다. 속도가 엄청 빠르다.


게다가 도주 경로도 예사롭지 않았다. 도둑놈은 칼라일의 뒷골목을 자기 집 안방처럼 쏘다녔다.

심지어 건물 옆에 내놓은 잡동사니들을 밟고 지붕 위로 뛰어오르는 묘기까지 선보였다.


‘그 정도는!’


내 캐릭터도 같은 경로로 지붕 위로 뛰어올랐다.

처음 시도해보는 거였는데 한 번에 성공했다!

앞쪽에서 뒤돌아보는 도둑놈의 캐릭터가 속으로 놀라는 것 같아서 더 뿌듯했다.


이젠 오기가 생겨서 끝까지 따라붙을 생각이었다.


‘조금만 더······.’


끈질긴 추격 끝에 거의 붙잡은 순간이었다.

그 도둑놈은 달리던 지붕의 끝자락에서 아래로 쑥 꺼졌다.

밑으로 떨어진 거였다.


“어딜!”


내 캐릭터는 똑같은 동작으로 지붕 위에서 떨어지며 사방을 살폈다.


[쿵!]


밑은 광장으로 통하는 대로(大路)였다.

2층 건물에서 떨어지며 낸 커다란 충격음에 사방에서 NPC나 플레이어들이 쳐다보는 게 느껴졌다.


그리고 동시에 깨달았다.

충격음은 한 번뿐이었다.

이 길바닥에 착지한 것은 나 혼자다.


지나가는 사람들을 하나하나 살펴봤지만 아까 그 도둑놈은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

깔끔하게 사라졌다.


“이런······.”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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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탄티아 분지 (1) 22.06.11 30 4 12쪽
25 테르미온 (6) 22.06.09 34 4 12쪽
24 테르미온 (5) 22.06.03 68 5 13쪽
23 테르미온 (4) 22.06.02 72 3 13쪽
22 테르미온 (3) 22.06.01 72 6 12쪽
21 테르미온 (2) 22.05.31 74 4 12쪽
20 테르미온 (1) 22.05.30 76 4 12쪽
19 벤데마르 협곡 (5) 22.05.29 79 5 12쪽
18 벤데마르 협곡 (4) 22.05.28 85 3 13쪽
17 벤데마르 협곡 (3) 22.05.27 97 5 13쪽
16 벤데마르 협곡 (2) +1 22.05.26 105 4 13쪽
15 벤데마르 협곡 (1) 22.05.25 106 4 13쪽
14 눈꽃 요정 여관 (3) +1 22.05.24 106 6 16쪽
13 눈꽃 요정 여관 (2) 22.05.23 112 5 13쪽
12 눈꽃 요정 여관 (1) 22.05.22 134 5 13쪽
11 백사자 (2) 22.05.21 130 7 12쪽
10 백사자 (1) +2 22.05.20 134 9 13쪽
9 글로리아 수녀 (2) 22.05.19 135 7 12쪽
8 글로리아 수녀 (1) 22.05.18 145 7 13쪽
7 교황청 (2) 22.05.17 152 6 13쪽
» 교황청 (1) +1 22.05.16 159 5 12쪽
5 성유물 (2) +2 22.05.15 171 9 12쪽
4 성유물 (1) 22.05.14 184 9 12쪽
3 바질리스크 (2) 22.05.13 194 10 12쪽
2 바질리스크 (1) 22.05.12 244 17 13쪽
1 NPC가 되어버렸다. +3 22.05.11 338 2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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