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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치트 아니고 검술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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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연재 주기
한신하
작품등록일 :
2022.05.11 19:34
최근연재일 :
2022.06.11 22:15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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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9
글자수 :
149,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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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11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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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탄티아 분지 (1)

DUMMY

이번 사건의 결말.


우리를 쫓아 테르미온까지 들어왔던 신화 길드원들은 대부분 죽었다. 일부 살아남은 자들은 지존검성을 데리고 떠나갔다.


지존검성이 먼저 그들을 버리고 도망가려 한 거였지만 어찌 됐든 벌어진 일은 엄연한 하극상이었다. 저들은 아마 파헬벨로 돌아가지는 못할 것이다.


그래도 큰 문제는 없겠지. 아리아 대륙은 넓고 이곳에 떨어진 플레이어만 수만 명에 달한다. 그러니 신화 길드만이 유일한 선택지는 아니었다.


그들 대부분은 다만 대형 길드의 일원으로서 얻는 이익을 좇아 그곳에 머물러 있던 것일 테니까.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으면 될 뿐인 이야기였다.


추격대는 완전히 물리쳤으나 그것이 완전한 끝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추격대가 생겨났던 근본적인 이유, 이사엘이 ‘신의 계시’를 받았다는 사실은 아직 그대로니까 말이다.


그래서 나는 내가 가진 보랏빛의 수호 보석을 한동안 이사엘에게 맡겨두기로 결정했다.


「결정 티아라에서 수호 보석을 분리해낼 경우 착용자의 힘이 미약해집니다.」

「다만, 계승했던 설녀 여왕의 힘은 잃지 않습니다.」


수호 보석을 분리해내려 하자 나타난 시스템 메시지다.


이사엘이 첫 전투임에도 신화 길드의 정예 플레이어들을 손쉽게 상대할 수 있었던 것은 수호 보석의 힘 덕분이었다. 물론 설녀 여왕 본신의 힘도 있으나 수호 보석이 빠진다면 힘이 약해진다.


내가 테르미온을 떠나고 나면 이사엘 혼자서 이곳을 지켜야 했다.


다행히 옛 제국에서 만들어둔 자체적인 방어 마법이 존재한다고는 하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니 현재 설녀들이 멸망하고 한 명밖에 남지 않은 것일 터였다.


수호 보석을 두고 떠난다는 결정은 이제 많이 정들어버린 이사엘과 요한 아저씨를 위한 선택이었다.



* * *



벤데마르 협곡의 절벽을 파내고 지어진 도시, 테르미온에도 밤은 찾아왔다. 천장에 박힌 수정들에는 옛 제국의 마법이 걸려 있어서 밤과 낮을 구분해 밝기를 조절했다.


아서와 이사엘은 결정 궁전 2층의 중앙 방에 나있는 테라스에 함께 나와 있었다. 달빛처럼 은은하게 내리쬐는 수정 빛을 받아 이사엘의 하얀 머리칼이 곱게 반짝였다.


오랜만에 찾아온 불침번 없는 취침. 이 달콤한 기회에 이미 방 하나 차지하고 숙면에 들어간 요한을 놔두고 둘이 따로 모인 이유는 이사엘이 아서를 불러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녀는 좀처럼 하고 싶은 말을 꺼내지 못하고 우물거렸다. 결국 기다림을 참지 못하고 아서가 먼저 화두를 꺼냈다.


“내가 북부를 수색하고 있다는 얘기했었나요?”


이사엘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게 좀 중요하고도 급한 일이라서, 내일 바로 떠날 생각이에요.”

“······.”


이사엘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그저 고개를 푹 숙였다. 그녀의 생각을 읽었는지, 아서가 먼저 선수를 친 것이었다.


부드럽지만 단호한 그의 말투에 이사엘은 가슴이 아려오는 것을 느꼈다.


그는 지금까지도 이미 넘치도록 많은 도움을 줬다. 그가 없었더라면 이사엘은 진작에 엑스티아 교단에 끌려갔을 것이었다. 그런데 어떻게 말할 수 있을까? 테르미온에 남아 줄 수 없겠느냐고. 계속 함께 있으면 좋겠다고······.


결국 고개를 든 이사엘의 얼굴은 뚱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녀는 애써 밝은 목소리로 장난치듯 말했다.


“···쳇. 뭐가 그렇게 급해요? 빚을 지게 만들었으면 좀 갚을 기회도 줘야죠. 마구 도와줘놓고 바로 떠나면 나보고 은혜는 어떻게 갚으라구?”

“무슨 은혜까지요. 나도 이곳에 오면서 얻은 게 많아요. 340년 산 서리 거인에게 옛날 얘기 듣기가 어디 쉬운가?”

“그런 거 말고요. 그 북부 수색에 내가 도움 될 만한 건 없어요? 나 명색이 설녀 여왕인데.”


이사엘은 말하면서 풀어놓은 긴 생머리를 손등으로 튕겼다. 나름 ‘설녀 여왕’으로서의 품격을 보여주기 위한 행동이었다. 그 귀여운 제스처에 아서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풉. 큭큭.”

“뭐야. 지금 비웃어요?”

“아, 아니에요. 제가 어떻게 감히 여왕님을 비웃··· 큭큭.”

“비웃는 거 맞잖아!”

“크흡.”


한동안 계속 웃음을 참지 못하는 아서의 모습에 이사엘이 잔뜩 삐진 체를 했다. 아서는 빙그레 웃으면서 그녀를 달랬다.


“위대하신 설녀 여왕님. 제가 어떻게 하면 당신의 노여움을 풀 수 있겠습니까?”

“······.”


고개를 돌리고 아서의 시선을 피하고 있던 이사엘의 표정이 문득 진지해졌다. 그녀는 아서를 똑바로 바라보면서 입을 열었다.


“돌아오겠다고 약속해 줘요.”

“네?”

“급한 일이 끝나고 나면, 다시 나를 만나러 이곳으로 돌아오겠다고 약속해 줘요.”

“······.”


갑작스러운 말들에 아서는 잠시 멍하니 그녀를 바라봤다. 그 시선을 받아내던 이사엘은 다시 장난스럽게 웃으면서 말을 이었다.


“뭐야. 뭘 그렇게 넋 놓고 있어요? 그냥 한 번 들러 달라구요. 이 정도는 쉬운 부탁 아니에요? 설마 이렇게 떠나고 평생 안 보려고 했어요?”

“···그건 아니죠.”

“그쵸?”


이사엘은 고개를 돌려 테라스 밖으로 보이는 테르미온의 천장을 바라봤다. 은하수처럼 박혀 있는 빛나는 수정들은 언제 봐도 현실이 아닌 것처럼 아름다웠다.


“최근 삼 주 동안은 마치 꿈을 꾸는 것 같았어요. 마치 내 인생에 마법이 걸린 것처럼. 믿을 수 있겠어요? 이런 경험을 한 내가 불과 삼 주 전까지만 해도 평생 마을 밖으로 나가본 적조차 손에 꼽는 평범한 여관 종업원이었다는걸요.”

“평범하진 않았잖아요? ‘예쁜’ 여관 종업원이었으니까.”

“아하하! 맞죠. 평범하진 않았네!”


이사엘은 한동안 웃다가 다시 말을 이었다.


“근데 지금은 내가 최후의 설녀래요. 손도 대지 않고 온갖 것들을 얼릴 수 있고, 신수라고 불리는 덩치 큰 여우로 변신할 수도 있어요. 대신 아리아 대륙의 모든 인간이 믿는 유일한 신에게 미움받아야 하지만요···.”

“걱정 마요. 설마 교황을 암살한 나보다 미움받겠어요?”

“후후. 그렇네요.”


그녀의 웃음을 지켜보던 아서가 진지한 목소리로 그녀를 불렀다.


“이사엘.”

“네.”

“꼭 다시 돌아올게요. 그때까지 힘을 사용하는 방법을 잘 익혀두세요. 능숙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매일 연습해야 해요. 엑스티아의 사자들이 언제 다시 찾아올지 모르니까.”

“···내가 잘 할 수 있을까요?”


이사엘의 눈동자는 두려움과 걱정으로 떨리고 있었다. 아서는 확신을 담아서 말했다.


“오늘 싸움 중에 이사엘을 지켜보면서 확신했어요. 전투에 재능이 있어요. 그걸 잘 갈고닦기만 한다면 활짝 피어날 거예요.”

“···좋아. 그럼 다음번에는 내가 더 강해져서 아서를 도와줄게요.


밝게 말하는 이사엘의 모습에 아서도 미소 지었다.


“기대하고 있을게요.”


둘은 그 후로도 한참 동안 대화를 이어갔다. 대부분 별로 중요하지 않은 시시콜콜한 얘기들이었지만 지금까지 보내온 그 어떤 밤들보다도 즐거운 시간이었다.


이사엘은 오늘 밤이 언제까지나 계속되기를 바랐으나 어느새 천장의 수정이 떠오르는 햇빛에 반응해 점점 밝아지고 있었다. 아침이 찾아왔다는 뜻이었다.


말하면서도 고개를 꾸벅대는 이사엘을 아서가 가볍게 들어 침대에 눕혔다. 그녀는 베개에 머리가 닿기 무섭게 잠에 빠져들었다. 생애 첫 전투 이후로 피로가 누적됐으나 지금까지 억지로 깨어 있던 것이었다.


“안녕, 이사엘.”


잠든 이사엘이 새근거리는 방을 아서가 조용히 빠져나왔다.



* * *



“정말 그냥 갈 건가? 이사엘이 깨어나면 난리를 피울 텐데. 거기에 시달릴 나를 봐서라도 작별 인사 정도는 하고 가지.”


테르미온의 입구, 아서를 배웅하는 것은 요한과 멜무크 둘뿐이었다. 이사엘은 아침에 막 잠들었으니 일어나려면 한참 멀었다. 아서는 잠을 안 자고 이대로 떠날 생각이었다.


“원래 이별은 짧을수록 좋다고 하잖아요.”


아서의 대답에 요한은 싱긋 웃었다.


“자네 생각이 정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 지금까지 정말 고마웠네, 아서 군.”

“천만에요. 건강히 지내세요, 요한 아저씨.”


둘이 악수를 마치고 이번엔 멜무크가 다가왔다.


“수호 보석의 주인이여.”

“멜무크 님.”

“테르미온을 떠나 어디로 갈 생각인가? 시간이 난다면 엘프들이 사는 대수림을 찾아가라. 그곳이라면 내가 알지 못하는 과거의 일들에 대해 들을 수 있을 것이다.”

“나중에 가볼게요. 우선은 북부를 수색하면서 찾아야 하는 사람이 있거든요.”


아서의 대답에 멜무크가 고개를 갸우뚱했다.


“북부 전체를 수색하겠다는 말인가?”

“네. 어디에 있는지 단서가 하나도 없어서요.”

“그렇다면 ‘바라는 자의 거울’이 도움이 될 수 있겠구나.”

“바라는 자의 거울?”


멜무크가 고개를 끄덕였다.


“옛 제국의 인간들은 지금보다도 훨씬 뛰어난 문명을 이룩했다. 이 테르미온도 그들이 지은 도시인 것은 물론이고, 북부의 유명한 마도구들 중 높이만 5m에 달하는 거대한 거울이 있었지. 그 거울은 삼 년에 한 번씩 사용자가 바라는 것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 보여주는 능력이 있었다. 그것이 물건이든, 생명체든 말이다.”

“와우!”


아서는 감탄했다. 완전히 지금 자신에게 딱 맞는 물건이 아닌가? 그 거울만 사용할 수 있다면 몇 년이 걸릴지 모르는 수색 작업은 필요 없었다.


“그래서 그게 북부 어디에 있는데요?”

“흠. 정확히는 나도 모른다.”

“······.”


‘···지금 나 놀리는 건가?’


아서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자 멜무크가 재빨리 말을 이었다.


“나는 이 벨타르 산맥에서 평생을 살았기에 그 거울을 직접 보지는 못했다. 다만 북부 어딘가에 있는 분지(盆地)에 존재한다고 들은 적이 있다.”

“···그렇군요.”


아서의 머릿속에 바로 떠오르는 장소가 있었다. 그는 아리아 온라인의 대륙 전체 지도를 자세하게 기억했다.


북부지방의 지형들 중에서 분지라 할 만한 곳이 수십 곳은 되었으나 그중에 특이한 곳이 한군데 있었다. 과거에 사람이 살았는지 무너진 건물의 잔해들이 눈에 덮여있는 곳.


‘탄티아 분지.’


이렇게 막연히 북부 전체를 수색해야 했던 아서의 다음 목적지가 정해졌다. 그는 씨익 웃으며 멜무크의 주름진 손을 맞잡고 악수를 나눴다.


“고맙습니다, 멜무크 님. 도움이 됐어요.”

“그렇다면 다행이다. 나야말로 얼마 남지 않은 서리 거인들이 멸망할 뻔한 것을 구해주어 고맙다.”

“그럼···.”


아서는 입구를 향해 나서며 마지막으로 인사했다.


“언젠가 또 만나요. 요한 아저씨, 멜무크 님. 이사엘에게도 안부 전해주세요.”

“무사히 수색에 성공하기를 기원하겠네. 잘 가게.”

“잘 가라.”


둘은 테르미온을 떠난 아서가 보이지 않게 될 때까지 손을 흔들어 배웅했다.



* * *



테르미온을 떠난지 벌써 이 주일이 지났다.

지금은 침엽수가 빽빽하게 들어찬 숲속에서 하룻밤 지새려고 자리 잡은 상황이었다.


그동안 열심히 걸어온 덕에 탄티아 분지까지는 이제 지척이었다. 오는 길에 몬스터도 많이 잡으면서 레벨도 좀 올랐고, 모처럼 몬스터가 없는 지역에 들어오면서 모닥불을 피워 기분을 좀 냈다.


그러나 이런 혹독한 날씨의 북부지방에서, 특히나 더 혹독한 밤에 피어난 불빛은, 불청객을 부르는 법이다.


아니나 다를까, 인기척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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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탄티아 분지 (1) 22.06.11 30 4 12쪽
25 테르미온 (6) 22.06.09 34 4 12쪽
24 테르미온 (5) 22.06.03 68 5 13쪽
23 테르미온 (4) 22.06.02 72 3 13쪽
22 테르미온 (3) 22.06.01 72 6 12쪽
21 테르미온 (2) 22.05.31 74 4 12쪽
20 테르미온 (1) 22.05.30 76 4 12쪽
19 벤데마르 협곡 (5) 22.05.29 79 5 12쪽
18 벤데마르 협곡 (4) 22.05.28 85 3 13쪽
17 벤데마르 협곡 (3) 22.05.27 97 5 13쪽
16 벤데마르 협곡 (2) +1 22.05.26 105 4 13쪽
15 벤데마르 협곡 (1) 22.05.25 106 4 13쪽
14 눈꽃 요정 여관 (3) +1 22.05.24 106 6 16쪽
13 눈꽃 요정 여관 (2) 22.05.23 111 5 13쪽
12 눈꽃 요정 여관 (1) 22.05.22 133 5 13쪽
11 백사자 (2) 22.05.21 130 7 12쪽
10 백사자 (1) +2 22.05.20 134 9 13쪽
9 글로리아 수녀 (2) 22.05.19 135 7 12쪽
8 글로리아 수녀 (1) 22.05.18 145 7 13쪽
7 교황청 (2) 22.05.17 152 6 13쪽
6 교황청 (1) +1 22.05.16 158 5 12쪽
5 성유물 (2) +2 22.05.15 171 9 12쪽
4 성유물 (1) 22.05.14 184 9 12쪽
3 바질리스크 (2) 22.05.13 194 10 12쪽
2 바질리스크 (1) 22.05.12 244 17 13쪽
1 NPC가 되어버렸다. +3 22.05.11 338 2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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