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괴인간(妖怪人間)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정원교
작품등록일 :
2022.05.12 08:18
최근연재일 :
2022.06.23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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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5.27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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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용지(龍池),

DUMMY

***


이무기의 성난 공격에 천마도 무사하지 못했다.

아-후!

상처가 터지고 깨졌으며 나중에는 찢어지고 말았다.

그래도 선혈은 흘러내리지 않았다.

금강불괴·····,

그의 몸은 도검이 침범할 수 없는 육신이었다.

푸르고 붉은 혈관이 꿈틀거리고 있었다.

피는 붉었고 생명은 진했다.

그에게 있어서 피는 생명력이다.

끈기와 고난을 이겨내는 원동력이었다.


퍼-직!

천마는 이무기와 정면으로 맞섰다.

석돌이 갈라졌다.

절벽이 부서질 정도로 파편이 튀었다.

이번에는 천마가 위치를 잘못 선택했던 게 분명했다.

머리가 벽과 정면으로 충돌하고 말았다.

꽈-광!

천마의 몸이 허공으로 퉁겨지며 날아갔다.


“제기랄!”

그는 바닥에 착지함과 동시에 인상이 험악하게 구겨졌다.

비틀거리는 신형·····,

천마는 감당할 수 없는 충격이 뼛골에 전해졌다.

그랬지만 그는 그래도 참아야 했다.

너저분한 머릿결이 허공으로 치솟았다.

몸은 반대로 떨어져 내렸다.

거긴 웅덩이가 있는 곳이라 위험하기 짝이 없었다.

그는 절벽 쪽으로 몸을 회전시켰다.


몸을 허공을 띄웠다.

실수가 반복됐다.

간발의 차이로 벽을 붙잡지 못했다.

웅덩이로 미끄러지고 말았다.

“어어! 이런!”

그의 발밑에서 구름버섯이 흩어지고 있었다.

첨벙!

발끝에 물에 담가졌다.

물보라가 일어났다.


사물이 물살을 가르면서 가라앉고 말았다.

천마는 그 무렵에 몸을 재차 회전시켰다.

웅덩이로 떨어지다가 돌덩어리를 휘어잡은 다음이다.

비룡탄천(飛龍彈天) 신법을 구사해 허공으로 치솟았다.

하늘을 날던 용이 허공으로 치솟는 수법에 해당했다.

헉-헉!

천마의 콧구멍에서 거칠기 그지없는 숨결이 터졌다.

이무기도 마찬가지였다.

그에게 여유란 없었다.


위기였다.

그래도 그는 독기가 서려 있는 웅덩이를 쳐다봤다.

지옥의 웅덩이였다.

저곳으로 저놈을 빠뜨린다면·····,

이무기는 망설이지 않았다.

독기가 안개처럼 자욱하게 피어오르고 있었다.

웅덩이는 정말 어둡고 깊었다.

그곳은 색다른 이물이 서식하는 용지(龍池)가 분명했다.

천마는 웅덩이의 물이 심상치가 않다고 생각했다.


웅덩이에서 푸른빛이 번뜩거리는 것이 비치고 있었다.

‘어어! 저것은···.’

천마의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버섯구름 속에서 웅크린 희미한 그림자를 보게 되었다.

“어어! 저놈은 저승사자가 말했던 호조가 분명하다.”

호조(蝴鳥),

염라대왕을 보필하는 사자(使者)였다.

도사린 몸뚱이와 위치를 보면 심상치가 않았다.

어둠 속에서도 쭉쭉 뻗치는 불빛은 호조의 눈동자였다.


“그래! 저놈은···.바로 어머님을 죽인 악마다.”

천마는 입술을 깨물었다.

호조의 몸에 물든 색채를 보고는 몸을 부르르 떨었다.

저놈을 여기서 만나다니·····,

이무기는 덤벼들고 호조는 웅덩이에서 솟구치고 있었다.

그렇다면·····,

천마는 망설이지 않았다.

호조가 솟구치는 곁으로 신형을 날렸다.

이런 사실을 모르는 이무기는 전력을 다해서 공격했다.


“이젠 제발 뒈지란 말이다.”

이무기의 공격은 무지막지했다.

전력을 다한 마지막 공격이 분명했다.

아가리를 딱 벌리고 천마를 잡아먹을 듯이 덮쳤다.

천마는 그런 순간을 기다린 듯싶었다.

이무기의 주둥이에서 귀영무형을 펼쳐서 싹 사라졌다.

그리고 거기에는 웅덩이에서 치솟은 호조가 있었다.

덥석!

이무기는 천마를 잡았다고 생각했는지 마구 씹었다.


치적-치적!

호조는 그야말로 날벼락을 맞았다.

불이었다.

그것도 그냥 단순한 불길이 아니었다.

천기를 머금은 음양의 결정체였다.

호조는 불길에 머릿결이 타들었다.

놀라서 사방을 훑었다.

눈알이 타는 듯 뜨거웠다.

시야가 흐려졌다.


물체가 둘 셋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위기가 여유를 빼서 갔다.

막다른 길목에 내몰린 호조였다.

정신도 차릴 새도 없이 이빨에 짓이겨지고 있었다.

치적-치적

호조는 경황이 없었다.

일단 살고 봐야 했다.

이렇게 공격을 당하면 죽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호조의 몸에 충격이 가해졌다.


그는 피하지 못했다.

날카로운 이무기의 독니가 몸에 박혀 들었다.

“아-음!”

호조의 입에서 신음이 터지는 것과 동시였다.

이무기의 독샘에서 독액이 분출되었다.

호조의 몸을 지글지글 타들고 있었다.

푸-시식!

호조는 정신이 없었다.

피부가 부풀어 오르면서 갈라졌다.


뼛골이 삭은 듯싶게 흐물거렸다.

호조는 고통으로 입이 딱 벌어졌다.

하지만 신음을 터뜨리지 않았다.

염라전의 사자답게 마기(魔氣)를 연성하고 있었다.

몸뚱이는 시간이 지나면 회복될 터였다.

하지만 우선 급한 일은 이곳이 어디냐는 것이었다.

그리고 왜 자신이 대처하지 못했는지 이해되질 않았다.

자신은 어디까지 지옥의 사자였다.

어떤 놈도 자신에게 덤비지 못했다.


그런데 이렇게 비참한 신세라니 믿어지지 않았다.

호조는 생각했다.

먹잇감처럼 씹혀진 상태라면 이물이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호조의 상식으론 이해가 되지 않았다.

자신을 집어삼킬 정도의 괴물은 듣지도 본적도 없었다.

그리고 무슨 일인지는 몰랐다.

독니가 없는 쪽으로 몸을 급히 움직였다.

큼지막한 공간이 있는 곳이었다.

그곳에선 오색의 광채가 흐릿하게 남아 있었다.


열자 정도의 거리였다.

짧은 거리였지만 손을 내밀어도 어림도 없었다.

움직여지지 않는 몸뚱이지만 기려고 애를 썼다.

‘그래, 조금만 더 앞쪽으로 가면 나는 살 수가 있다.’

여의주가 있었던 곳에서 상큼한 향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냄새만큼은 죽여줄 정도였다.

누구라도 유혹당할 만큼 매력적이었다.

호조는 그곳에 뭔가가 있다고 생각했다.

향기가 말해줬고 광채가 그것을 증명할 정도였다.


돌연 호조의 몸이 씹혀지기 시작했다.

찌걱찌걱!

호조는 이무기의 독니의 틈새에 끼었지만 침착했다.

전신이 짓이겨지고 있었지만 두려워할 필요도 없었다.

자신의 급소는 날개였기에 그랬다.

우두둑!

호조의 어깨가 탈골되면서 요란한 소리가 진동했다.

소리는 작았으나 반향을 컸다.

이무기가 이상한 사실을 그때야 감지했다.


붉고 긴 혀를 날름거리면서 호조를 쳐냈다.

치-적!

기회란 위기 속에서도 얼마든지 만들어진다고 했다.

이무기의 혓바닥 공격에 자리를 이동할 수 있었다.

호조는 간신히 위기를 넘겼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었다.

빛이 머물던 공간은 빈 상태였다.

코끝은 자극하던 향기도 얕았다.

어리둥절해진 호조가 사방을 훑었다.


떨어진 날개가 이빨에 짓이겨지고 있었다.

날개는 호조의 전부라 할 수 있었다.

그것이 상처를 입고 꿈틀거리자 호조는 입술을 깨물었다.

망할 놈의 괴물을 상대하고 싶어도 어쩔 수가 없었다.

뿌드득!

이빨을 갈았으나 꼴이 형편없었다.

지금의 상황으로는 피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 자신을 한탄하고 말았다.

“제기랄! 비천을 잡겠다고 호언장담했는데 이거 뭐냐?”


호조는 한탄하기에 앞서서 한곳을 주시하고 있었다.

그곳은 빛으로 충만한 흑지(黑池)였다.

흑지는 검고 투명한 빛이 깃든 웅덩이였다.

죽음의 고장인 북망산천처럼 비쳤다.

물론 거긴 무덤을 뜻한다.

악귀나 악마들도 한번 빠져들면 그것으로 끝장이었다.

빠져나올 수가 없다고 알려진 죽음의 사지(死地)였다.

그곳을 제집 드나들 듯이 하던 호조였다.

비천을 체포하기 위해 모종의 일을 꾸몄었다.


함정을 만들고 그가 나타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기다리던 놈은 오지 않았다.

엉뚱한 놈에게 기습당하자 나오는 것은 한숨뿐이었다.

거기다가 도력까지 완전히 깨진 상태였다.

온몸에서 변화가 일어나고 있었다.

호조는 그런 사실도 모를 정도로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지금 호조의 모습엔 악귀의 형상이 어려 있었다.

자신의 일그러진 형상을 봤다면 기절초풍했을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악귀로 변한 자신의 정체를 모르는 듯했다.


호조는 어렵게 공격 준비를 끝마친 상태였다.

이무기가 입을 딱 벌리는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흑지를 향해서 번개처럼 신형을 날렸다.

퐁-당!

염라귀전의 추포 사자답게 신법도 유별났다.

흑지에 입수했으나 물보라는 일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방향을 잘못 잡았다.

그곳에는 천마가 기다리고 있었다.

호조가 움직이는 순간에 악마지도에서 섬광이 번쩍였다.


“커-억!”

호조는 비명을 지르면서 흑지로 사라졌다.

그리고·····,

한 방울의 물이 튕겼는데 붉은 광채가 서려 있었다.

그것이 흑지를 내려다보던 이무기의 이마에 적중했다.

치-직!

이무기가 놀라서 굉음을 지르며 요동쳤다.

이마에서 화끈함이 느끼자 비명도 지르지 못했다.

물방울을 떨쳐내려고 몸부림쳤다.


이무기가 반사적으로 손을 휘둘렀다.

어리둥절한 상태로 이마에 묻은 물방울을 쓱 지워버렸다.

그런데 참으로 이상한 일이었다.

물방울에서 천마가 신형을 드러내며 번개처럼 공격했다.

번-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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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꿈(夢), +14 22.06.03 365 17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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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변신(變身), +15 22.06.01 389 16 9쪽
22 요선(妖仙)의 등장, +16 22.05.31 416 20 9쪽
21 무영단기(無影丹氣), +18 22.05.30 434 24 9쪽
20 위기의 연속(連續), +16 22.05.28 469 21 9쪽
» 용지(龍池), +13 22.05.27 489 21 9쪽
18 호조(蝴鳥), +13 22.05.26 505 16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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