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라리도령 유정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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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철없는사과
작품등록일 :
2022.05.13 17:12
최근연재일 :
2023.04.11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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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1.08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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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화 흔적이 사라지니 탄탄대로구나.

본 웹소설은 픽션이며 인물, 지명, 종교, 사건 등은 실제 역사와 아무런 관련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DUMMY

따지고 싶은 씰룩거리는 코도,

화가 나는 걸 꿈 참으며

삐죽이는 입도 하나같이 너무너무

귀여워 죽겠다. 허나 이를 바로

드러내면 아무래도 소아가

무안해 할 테니 난 헛기침을

두어 번 한 후 답을 했다.



“ 머리를 올려... ”


“ 싫습니다~!! ”



말도 끝나기 전에 빼액하고

소리치는 소아의 눈에 눈물이

고인다. 그 모습마저 사랑스럽다.

그러니 달래주어야 할 테지.



“ 머리를 올려주지 않았습니다.

제 손으로 머리를 올려드려야

할 분은 따로 있지 않습니까? "



그렇게 댕댕이 미소를 얼굴 가득

올리고 눈을 반달로 접으며 살포시

안아주니 속상해 하던 얼굴이

홍조를 띄며 살풋 뒤로 물러섰다.



“ 혼인도 하지 않았는데. ”


“ 정인의 눈물을 보고 어찌 가만히

있을 수 있습니다. 흔들리지 않는

사내는 거짓이지요. 울지 마세요.

제가 무엇이라고 이리 눈물을

보이십니까. "


“ 저는... 저는... ”


“ 불안하게 해 드려 미안합니다.

기생아이를 이용해 낭자를 괴롭힌

옹주마마를 혼내 주려한 것이니

내 사람을 힘들게 한 이는

주상전하라 하여도 가만히

있지 않을 것입니다. 이리

눈물을 보이는 것만으로도 제

마음이 천 갈래로 나뉘는

고통인 것을요. "



정말 내가 생각해도 너무 뻔한

능구렁이 26살 유정이다. 여자들은

멘트 하나에도 마음이 얼었다

녹았다 하니 현대에는 진부해도

조선에는 먹히리라. 특히나 어릴

적부터 짝사랑하던 유정의

말이니



“ 제가 아버님을 다시금 설득해

보겠습니다. "


“ 아닙니다. 그러면 대감께서 더

역정을 내실 테지요. 아직 혼담만

오갔을 뿐이라 더더욱. 그러니 제게

맡겨주시지요. 제갈량도 세 번째

찾아 간 유비를 막지 못하였다

하지 않습니까. 저 또한 그리

해볼 터이니 너무 심려마세요. "



그렇게 말을 하고 나니 그제야

마음이 편해져 웃는 소아다.

아이돌 뺨치는 외모에 애교,

내가 남자라면 졸졸 쫓아

다니고도 남겠는데 이런 애를

두고 마음을 모르겠다고 한

유정이를 도통 이해가 안 된다.

어찌되었든 소아가 오래 나와

있으면 괜시리 역정 낼 건덕지

만 늘어나니 얼른 돌려보낸 후

나 역시 집으로 돌아와 계획을

수정했다.




* 사성의 집무실



탕----!!



탁자를 내리치는 사성영감은

그래도 분이 풀리지 않는 듯

격앙된 목소리로 밉상에게

소리쳤다.



“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 해 보게~!! "



조반을 들기 무섭게 학당으로

가기 전 휴식을 취하고

있으려니 사성영감이 급히

부른다는 말에 어제 동재와

서재 녀석들 사이에 다툼을

문제 삼으려 부르시나 싶어

속으로 옳거니 외치며 모른 척

집무실로 향했다. 그렇게

문을 열고 들어서니 생각했던

서재장의는 보이지 않고

밉상만이 안절 부절 한

모양새에 의아한 난 사성에게

인사를 하고 고개를 드는 순간

탁자를 내리치며 소리치는

사성영감의 낯선 모습에 잠시

쫄았다가 조심조심 입을 떼었다.



“ 의견에 다름이 있어 말이

오고가다 조금 격해져 그런

것이니 우선 노여움을 푸시지요. "


“ 자네는 알고 있었는가? ”


“ 무슨... ”


“ 어제의 다툼의 연유가 무엇인지

말일세. "


‘ 당연히... ’



알고 있다 내가 녀석들을 불붙게

한 장본인이니. 근거 없는 소문에

대해 억울한 표정을 살짝 비췄을

뿐 인데 곧장 불이 붙은 성필이

앞뒤 재지 않고 서재를 향했다.



‘ 불의에 맞서는 성필이 캬~

욕도 찰지게 하고 아주 멋있었지.

상남자가 따로 없었다니까

큭큭. '



어제 다툼의 연유를 가지고 이리

화가 난 것은 아닐 것이다. 고작

조금 다퉜기로서니 짜증은 날 진

몰라도 꼭지를 틀진 않는다. 이는

엊그제 궁에서 호출하여 들어갔다

무슨 말을 들은 게 분명하다.

그렇지 않고서야 싸운 당사자와

서재장의가 아닌 나와 밉상을

부른 것만 해도 확실하니.



‘ 중종이 옹주한테 시달렸구만.

열 받아서 대사성이랑 사성 불러

들여 잔소리 했을 테고. 쯧쯧 '



성균관 내 흉흉한 소문이야 가볍게

훈계하면 되는 것이나 그 소문이

살을 더해 궁으로 들어가 주상전하의

귀에까지 전달되어 돌아왔으니 화

안 나는 게 이상할 것이다.

게다가 이를 두고 동재와 서재

유생들 간 다툼까지 일었으니.

그리고 무엇보다 한 차례 혼이

난 밉상이 또 일을 저질러 더욱

더 불이 붙은 상황. 대충 짐작한

난 짐짓 태연한 척 다시 한 번

더 사성영감을 달랜 뒤



“ 영감, 우선 사제에게 연유를

들어보심이 어떠실 런지요. "



암만 사성 앞이라도 화가 날

법도 한 데 오히려 침착하게

대처하는 나의 모습에 사성은

그제야 짐짓 목소리를 가다

듬어 밉상에게 연유를 물었다.



“ 어찌하여 근거도 없는 헛소문을

궁에다 옮긴 것인가? "


“ 그... 그것이... 우연히 그러니까. ”


“ 말이 되는 소리를 하게~ ”


“ 고모님께 안부를 전하려다 그만 ”


“ 이..이~!! ”



이러다 혈압으로 쓰러질 것 같아

사성영감을 부축하여 자리에

앉혀드린 뒤 내가 나섰다.



“ 내게 감정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네. 허나 이번 일은

앞 번과 달리 결코 그냥 넘어

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니야.

아무리 내게 서운해도 그렇지. "


“ 홍루의 기생아이를 몇 번이나

만나시지 않았습니까 "


“ 무슨 연유인지는 알고 있나? ”


“ 기루에 드나드는 것에 다른

연유가 있을 수 있습니까? "


“ 이 사람. 생각하는 거 하곤.

자네 내가 그 아이와 연정

이라도 품는 건을 보았는가? "


“ 그건... ”


“ 아니 그럼 직접 목격한 이라도

찾았나? "


“ 그것이... ”


“ 허허... 큰일 낼 사람일세.

그 어떤 증좌도 증인도 없는

마당에 그런 헛소문을 마치

진짜인 것처럼 관내에 퍼트리

다니. "


“ 아닙니다. 처음부터 제가 소문을

만든 것이 아닙니다. 퍼져있는

소문의 진위를 파악하기 위해

홍루로 몇 번 나간 것이 다입니다. "



홍루에 드나든 것이야 연향에게서

확실히 전해 들었고, 초이를 찾은

일도 확인했다. 물론 초이를 만나

진 못했다. 거짓을 말하지 못

하는 초이의 성격상 밉상에게

괜히 의문만 들게 할 것이라

오히려 숨겨서 궁금증을 만들어

확신에 들게 하는 게 나았다.

그리고 서림에 장가가 살을

잘도 붙여서 옹주의 귀에도 들어

문소전이 화르륵 탄 것도

모자라 군왕의 귀에까지 들어

이리 성균관에 불똥이 튄 것이다.



‘ 넌 이제 뒤졌어~ 게임 끝~

아웃이다 요놈아~! '



난 쾌재를 부르기에 앞서 좀 더

녀석을 괴롭혀 줄 심사로 속을 북북

긁었다.



“ 서재장의께서는 아니 오시는가.

어찌 사제의 일에 이리 무심하실

꼬. "


“ 장.. 장의는 이 일과 무관

합니다. “


“ 그런 문제가 아니야. 자칫

서재로도 불똥이 튈 것이니

장의로서 처결을 부탁드려야

하니 말이지. "


“ 저 혼자 한 일에 왜 자꾸

서재까지 들먹이십니까~! 이제

보니 동재장의께서 일부러~! "


“ 그만~!! 잘못을 뉘우치기는커녕

손이 발이 되도록 빌어야 할

사람을 몰아세우다니 내 눈이

오래 되었군. 이런 이를 제대로

드러내지 못하고 하아... "


사성영감 흰머리가 또 늘겠다.

그래도 내가 살고 볼 일이니

이쯤에서 쐐기를 박는 것이 좋을

듯 하여 나긋이 말을 붙였다.



“ 구중궁궐에 소문 하나 도는

것이야 하루 이틀도 아니지

않습니까. 소문에 근거가

없다면 굳이 벌하실 필요까지

있을까요. "


“ 전하께서 근거도 없는 소문을

궁내로 퍼트린 것에 굉장히

언짢아하셨네. 여인도 아닌

사내 입에서 쯧쯧. 그리고 내

자네에게도 묻겠네. 홍루에 그

기생 아이와는 어찌 된 사이

인가? "


“ 일전에 무뢰배들에게 겁박을

당하는 것을 보고 도와준 적이

있습니다. 그 뒤로 인연이 되어

언제 한 번 대접하겠다고

하도 졸라 몇 번 다녀간 것이

다입니다. 군왕의 신하란 군왕이

보지 못하는 그늘의 민초들을 살펴

군왕의 덕을 칭송케 하는 것이

저희들의 소임이지 않을 런지요. "


“ 그런 일이 있었군. 허나 자네는

유생들의 장일세. 일을 함에 신중

해야 할 필요가 있어. 풍속과

도덕을 중시하는 유생들에게 있어

멀리 해야 할 것들 중 하나가

주색일세. 이번 일은 자네의 지나친

선행에도 책임이 있으니. 반성토록

하게. "


“ 심려 끼쳐 송구합니다. ”


“ 그리고 자네~! 앞 번 일에 대한

반성도 끝나기 전에 또 다시 일을

만들어 성균관뿐만 아니라 궁까지

시끄럽게 하였으니 회의를 거쳐

처분을 내릴 것이야. 그 동안

서재에서 자숙토록 하게. "


“ 사성영감. 이번 일은 정말

실수입니다. 영감~~ "



울고불고 해도 물은 엎질러진 상황.



‘ 넌 이제 끝이다. 잘 가라~ ’



출책이 확정된 순간에 나는

사성영감 앞이라 폭죽을 쏘아

올리지 못하고 의미심장한 미소를

녀석에게 가득 보여준 뒤 목을

긋는 퍼포먼스를 날려주곤 유유히

그 자리를 떠났다.



“ 이제 다시 문판서 대감댁으로

출타를 해야겠는데 뭐라고 변명을

할까나... "


“ 쯧쯧, 아주그냥 입이 귀에

걸렸습니다. "


“ 눈치 챘나 제천? 아주그냥

앓던 이가 빠진 것처럼 속이

다 시원해서 말이지. "


“ 그래봐야 서재장의 날개를

꺽은 것도 아닌데 좋아하긴

일러~ "


“ 석환. 우리는 중도를 가야하는

유생이야. 오늘의 적이 내일의

동지가 될 수도 있음이니.

너무 날 세우지 마. ”


“ 순진하긴. 언제고 네 목을

비틀 수도 있는 것이 그자야.

처음부터 느낌이 안 좋다고.

이번 일로 칼을 갈고 있을지도

모르니 조심해. "



왠일로 석환이가 몸을 사리니

싱거워졌다. 하지만 틀린 말도

아니다. 서재 장의가 언제

제대로 발톱을 드러내는 순간이

분명 올 테니.



“ 장인어른~!! 유정이옵니다~!! ”



술이 떡이 되어 문판서 댁 문간을

두드리니 여종이 식겁하며 뛰어갔다.

그 틈에 열려 진 문을 활짝 열곤

곧장 사랑채를 찾았다. 하인들이

그런 날 보고 질색하며 잡으려

했지만 아무리 그래도 양반을

멋대로 하는 건 아니어서 이러지도

못하고 있으니 곧장 호통소리가

들렸다.



“ 뭣들 하고 있는 것이야~!!

내쫓지 않고~!! "


“ 허나 대감마님.... ”



안절부절 하는 녀석들을 제치며

대감 앞으로 나섰다.


“ 어찌 제게 변이라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시지 않으십니까.

오매불망 기다리다 지쳐 이리

무례를 저지른 것을 용서하십시오. "


“ 하... ”



눈앞에서 주정하는 예비사위

유정의 행태가 말이 아니다.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한 채

이리 비틀 저리 비틀 하는 것에

화가 머리끝까지 올라 얼굴이

노기가 서리는 데 역정을 내도

몇 번을 낼 줄 알았던 문판서가

그저 두 손만 틀어쥐고 붉으락

푸르락일 뿐이다.



‘ 역시... ’



몇 번이고 문전박대를 당하면서

문판서를 겪어보니 보기보다

자존심이 강하고 체면을 중요시

하는 듯 보였다. 구설수에 함께

오른 딸을 보호하기보다 파혼

했다는 말이 오고갈까 하는

걱정에 혼담도 깨지 않는 것을

보면 지금도 욕지거리는 못할망정

끌어내려 고래고래 소리를 칠

만도 한 데 소리가 담장을

넘을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열 받아 하는 것에

나는 확신 했다.



‘ 정면승부가 답이다. ’



당장에야 나를 내쫓아 버리고

노비들 입단속을 하면 될 테지만

내가 쫓겨나서 그대로 돌아

갈 것인가가 관건일 것이다.

혹여 문 앞에서 고래고래

술주정이라도 한다면 도성 내에

예비사위를 쫓아 냈니 어쨌니

하는 소문이 쫘악 돌 것이

분명하니 창피해서 얼굴도

들지 못할 게 뻔하다.



“ 손님을 사랑채로 모시거라. ”


‘ 나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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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 92화 급한 성격이 결국 사고를 쳤다. 23.04.05 31 1 12쪽
92 91화 드디어 술이 조금씩 익어간다. +2 23.04.02 37 1 12쪽
91 90화 10걸음 같은 한 걸음이 마음의 길이를 닮았다. 23.03.28 31 0 11쪽
90 89화 봄이 끝나면 알 수 있을까. +2 23.03.25 34 1 11쪽
89 88화 돌아갈 방법은 봄바람에 적혀있다는데... 23.03.22 31 1 11쪽
88 87화 정해진 걸음을 다독이다. +2 23.03.15 32 1 11쪽
87 86화 이미 결과는 정해져 있었다. 23.03.11 27 1 12쪽
86 85화 젊은 치기는 늙은 구렁이에겐 먹이에 불과할 뿐이었다. +2 23.03.07 30 0 12쪽
85 84화 진짜 이번이 마지막이어야 한다. 23.03.04 35 1 12쪽
84 83화 정상적인 간을 가진 보통 인간이 할 수 있는 것. 23.02.28 26 1 12쪽
83 82화 나는 놈이 아니라 죽어라 뛰는 놈일 줄이야. 23.02.25 25 0 11쪽
82 81화 등잔 밑의 그늘이 제일 안전할 줄 알았다. 23.02.21 32 0 12쪽
81 80화 조선판 첩보작전_작전명 인질을 구하라. 23.02.18 28 0 12쪽
80 79화 일이 생각보다 잘 풀릴 듯 하다. 23.02.15 30 0 12쪽
79 78화 엉망으로 풀린 실타래 23.02.12 30 0 11쪽
78 77화 임시처방과 고민되는 뒷배 23.02.07 30 0 12쪽
77 76화 아물지도 않은 상처를 또 다시 할퀼 속셈인가. 23.02.05 35 0 11쪽
76 75화 무책임한 노인네와 실낱같은 희망 23.02.02 32 0 11쪽
75 74화 사실을 혼자만 지고 가려니 무거워 죽겠다. 23.01.29 32 0 12쪽
74 73화_호랑이굴에 머리 들이밀기. 23.01.24 30 0 11쪽
73 72화 그늘은 걷혔는데 여전히 해는 보이지 않는다. 23.01.15 37 0 11쪽
72 71화 우연이라 하기엔 너무 절묘하다.(2023.01.28 수정)_작가의 말에서 확인 23.01.07 39 0 12쪽
71 70화_결코 입에 담아서는 안 되는 말. +2 23.01.02 49 1 11쪽
70 69화_막는다고 막아지는 게 아니었나 보다. 22.12.31 49 0 12쪽
69 68화 말해주지 않은 무언가로 인해 생각이 깊어지다. +2 22.12.14 50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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