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prologue
기사 레오너드(Leonard).
그는 선천적으로 무골의 기질을 타고났다. 갓난아이 시절, 남들이 기어다닐 때 그는 이미 두 다리로 땅을 딛고 일어설 수 있었다.
찬란한 어미의 모유 대신 걸죽한 군마의 젖을 먹고자란 레오너드.
그는 군마가 키운 자식이자 초원의 아들이었다.
그의 나이 10세. 그의 키는 이미 성인 남성과 한 뼘 정도의 차이를 벌리고 있었으며.
그의 체격은 이미 기사라고 불리는 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단 7년. 7년이라는 시간에 그는 제국 제일의 기사라고 불렸다.
세상 사람들은 오히려 늦은감이 있었다고 그를 치켜세웠으며 그를 위해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가 세운 신화적인 업적은 이루 말 할 수 없었기 때문.
악마를 양손으로 찢어발기고 드래곤을 한 합에 베어가르는 멸악의 기사.
푸른 초원을 내달리며 잡스러운 괴물들을 양단하는 자유의 기사.
그는 불세출의 영웅이오, 멸망해 가는 세계의 구원자였다.
기사 레오너드는 분명 이 세계의 구원자였다.
'왜냐하면....나의 걸작이었으니까.'
자신의 100번째 캐릭터인 기사 레오너드.
그는 선대 캐릭터들의 피가 쌓아올린 자신의 찬란한 결과물이었으며 컴퓨터 그래픽이었다.
다크 판타지 게임 속의 캐릭터.
극악의 난이도를 자랑하던 그 게임은 죽으면 특성 한 가지를 다음 캐릭터에게 이전 시킬 수 있었다.
그래서 99번의 실패 끝에 탄생한 것이 기사 레오너드였다.
자신의 100번째 기사이자 이 세계의 유일하게 구원할 영웅.
분명 그랬었다.
"살...살려주시오!!"
"미안하네. 부디 프레아 신께 그대의 영혼이 기거할 수 있도록."
서걱-
목을 반듯하게 쳐낸 남자는 고운 이마를 찌푸리고는 하늘을 바라보았다.
분명 아침인데도 거무죽죽한 하늘이 그를 반기고 있었다.
이 세계에 온 지 벌써 3년. 자신이 하던 다크 판타지 게임 속에 들어왔다.
그것도 자신의 3번째 캐릭터에.
100번째 기사 레오너드는 없다.
3번째 기사 에반만 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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