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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연재 주기
왕큰손
작품등록일 :
2022.05.15 14:44
최근연재일 :
2022.07.17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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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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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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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
글자수 :
164,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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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5.15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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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화 즐거운 나의 집

DUMMY

장군은 어릴 때부터 헛것이 보였다.


처음 헛것이 보이기 시작한 것은 초등학교 2학년으로 지금의 집으로 이사를 왔을 때다.

집 외부는 삐까뻔쩍한 다른 집들 사이에 허름한 단독주택으로 햇빛이 잘 드는데도 서늘한 느낌이 들었다. 담 주변으로 복숭아나무가 둘러져 있고, 사람이 손 놓은 지 꽤 된 듯 마당에는 잡초가 무성했다.


집 안은 어땠냐 하면 온갖 부적이 덕지덕지 붙어있고, 새끼줄이 출입문에 걸려 있었다. 어린아이가 집을 나가다가 떨어뜨린 건지 작은 인형이 바닥을 뒹굴고, 깨진 유리조각이 바닥에 널브러져 있었다.


그 음습한 모습에 나는 엄마의 다리에 찰싹 달라붙었다.


“사람이 안 산지 꽤 됐나 봐요. 정리하려면 시간이 들겠어요.”

“아예 우리 취향대로 꾸밀 수 있겠어요.”

"여보, 너무 마음에 들어요. 강남에 이렇게 저렴한 집이 있다니~ 어떻게 찾은 거예요?"

"아하하, 여보를 위해 발품 좀 팔았어요. 사람이 죽어나가는 집이라니 그런 미신 때문에 집값이 떨어진다는 게 너무 웃기지 않나요?“

“어머, 누군진 몰라도 그런 소문을 퍼트려주다니, 이 집은 우리 집이 되려고 기다리고 있던 게 분명해요!”

“하지만... 당신이 바라던 아파트가 아니예요."

“예쁘기만 한 걸요. 저 마당은 잡초를 뽑고 정원을 만들어요.”

“네, 여보.”


부모님은 허름하고 꺼림직한 집을 보자마자 마음에 들어 했다.


“엄마, 아빠. 나 여기 싫어. 우리 집으로 돌아가자.”

“군아, 거기는 이미 다른 사람이 들어갔어. 이제 여기가 우리 집이야.”

“그래, 군아. 저기봐. 저 인형, 우리한테 어서 오라고 손짓하는 거 같지 않니?”


장군은 섬찟한 인형의 모습에 으앙, 하고 울었다.

부모님은 우는 장군을 달랬지만, 다른 집으로 이사하지는 않았다.


장군의 가족이 들어와 살기 시작한 후, 집은 지나가는 사람이 보면 누구나 한번쯤은 저런 집에서 살고 싶다고 생각할 정도로 예쁜 외관을 하고 있었다.


정원 가꾸기를 좋아하는 장군의 아빠, 장미남의 솜씨는 꽤나 좋았다.

잡초로 무성했던 마당은 어느새 예쁜 꽃들로 가득차 있었다.


장군네 가족은 휴일이면 정원에서 오순도순 티타임을 가졌다.

장군의 엄마 오드리는 문화센터 쿠킹클래스 강사로 항상 아기자기하고 맛있는 쿠키를 만들어 왔다.


티타임은 좋았지만, 장군은 여전히 집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마을 아주머니들이 소곤대는 소리를 듣자하니 장군의 집은 강남에 자리 잡은 꽤 넓은 주택임에도 팔리지 않아 미남이 집을 살 때엔 1억까지 가격이 떨어져 있었다고 한다.

미남은 좋은 집을 싸게 구했다는 것이 꽤나 자랑스러운 듯 했지만, 아무리 가격이 저렴하다고 해도 미남이 왜 이 집을 샀는지 장군은 이해할 수 없었다.


귀신에라도 홀린 것일까?


집은 장군이 혼자 있을 때 특히 강한 기운을 내뿜었다.


문은 바람도 불지 않는데 쾅! 하고 큰소리를 내며 닫혔고, 창문은 기름칠이 되지 않은 듯 기분 나쁜 끼이익- 소리를 내며 혼자 열렸다. 그뿐만 아니라 바꾼 지 얼마 되지 않은 형광등은 금세 깜빡이기 일쑤였다.


그러나 그 중에서 장군이 제일 싫어한 건 장군의 방 벽에는 불탄 것 같은 거무튀튀한 자국이었다. 그 자국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장군의 침대로 다가오는 것 같았다.


평소와 같이 장군네 가족은 티타임을 즐기고 있었다.


다를 것도, 달라질 것도 없었다.


장군의 그 말 한마디가 아니었다면.


"아빠, 내 방 벽이 이상해."

"벽이?"


***


장군의 아빠는 아무렇지 않게 그을음이 묻어있는 벽에 가까이 다가갔다.

가지 말라고 장군이 말렸지만, 아빠는 여유롭게 웃으며 벽에 귀를 가까이 대보기도 하고, 두드려보기도 했다.


"별로 이상할 건 없는데... 군아, 벽이 어떻게 이상해?"

"거기 그 검은 자국이 계속 내 침대로 와."

“검은 자국?”


장군의 부모님은 당황한 얼굴로 서로를 바라본다.


"검은 자국? 아빠 눈에는 안 보이는데. 여보, 보여요?"

“아니요. 제 눈에도 안 보이는데요.”

“거기에 있잖아. 아빠 바로 옆에.”

“바로 옆에? 새로 벽지를 발라서 아주 새하얀데?”


그 날, 장군은 소름끼치는 그을음이 자신의 눈에만 보인다는 걸 깨달았다.


"엄마 생각에 우리 군이 눈에만 뭐가 보이는 건 지금 군이 몸이 약해서 그런 거 같아. 이사하느라 너무 힘들어서."

"이사만 했는데 피곤하다고? 우리 군이 체력이 너무 약한 거 아니야?"

"내가 약해?"

"안되겠다. 내일부터 엄마랑 운동하자. 우리 군이가 강해지면 이상한 건 안 보일거야. 내일부터 엄마랑 같이 운동하는 거다?"

"응!"


뭣도 모르고 철없이 대답한 대가는 너무나 컸다. 어린아이가 버티기엔 너무나 혹독한 훈련이었다.


새벽 5시.


“군아, 일어나.”

“우음...”


엄마는 장군을 흔들어 깨웠다. 비몽사몽한 장군이 얼굴에 물도 묻히기 전에 드리의 손에 끌려나간다. 아빠는 이미 나갈 채비가 끝나 기다리고 있다.


엄마와 아빠를 따라 한강을 크게 돌아서 오는 게 장군의 아침 일과였다.


운동을 시작한 지 단 5분 만에 장군은 훈련을 하겠다고 했던 과거의 자신을 한 대 때려주고 싶었다. 애초에 시작을 말았어야 했다.


후들거리는 다리를 멈추고 물만 연신 들이키는데, 어느새 다가온 아빠가 장군을 위로한다.


“헉... 허헉...”

“군아, 운동도 주식도 똑같아. 올라갈 때는 힘들지만 내려가는 건 순식간이란다. 명심해.”


무슨 의미일까?

솔직히 지금도 이해가 안 간다.

아빠는 그냥 주식얘기를 하고 싶었던 건지 모른다.


장군이 마지막 남은 물 한 모금을 꼴깍 삼키는 모습을 아빠는 이해함의 끄덕임으로 받아들였다.


“군아, 오늘 아빠랑 저녁 반찬 내기할까?”

“내기?”

“먼저 집에 도착하는 사람이 이기는거야! 자~ 출발!”

“허억... 허억..”

“하하하하!”


아빠는 장군의 대답도 듣지 않고 마음대로 달리기 시작했다.

장군은 그 날 처음으로 아빠를 때리고 싶다고 생각했다.


장군의 옷은 매일 땀이 마를 날이 없었다.

아빠의 등을 따라 집에 도착했다 싶으면, 아빠는 이미 출근준비를 마친 채 식탁에 앉아 디저트를 먹고 있다.

그 모습을 매일 보면 이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나 진짜 약하구나...’


동네를 돌고 오면, 장군은 엄마와 대련을 했다.

우아하고 아름다운 몸 어디에서 저런 괴력이 나오는지, 장군은 단 한 번도 엄마를 이겨본 적이 없다. 장군이 훈련할 때 엄마도 놀고 있지 않았으니까 당연한 일일 것이다.


새벽 훈련이 시작 되면서 장군이 학교에 지각하는 날이 많아졌다.


다행히 뭐라고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이건 장군이 나중에 안 사실인데, 장군의 엄마가 따로 학교로 연락을 해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장군이는 좋겠다!”


같은반 친구 미영이가 진심으로 부러워했지만, 장군이의 마음은 편치 않았다. 왜냐면 아무도 받지 않는 나머지 공부를 장군이 혼자 받는 일이 잦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그건 좀 나았다. 가기 싫은 집을 조금이라도 늦게 갈 수 있었으니까.


뭐니뭐니해도 장군이 가장 싫었던 건 아빠위주의 반찬이었다!


“오늘도 핫케이크야?”

“내일도 네가 지면 토스트를 먹을 거야.”

“으윽...”


내가 좋아하는 반찬은 나오지 않고 아빠의 입맛에 맞는 양식이 식탁을 차지했다. 난 한식을 좋아하는데!


훈련이 효과가 있었는지, 장군의 체력은 눈에 띄게 좋아졌다.

하지만 장군의 방 벽에 있는 그을음은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장군의 침대로 다가오는 것 같았다.


그을음은 점점 형태를 바꿨다. 침대로 다가오고 있는 건 기분 탓이 아니었다. 어느새 기다란 다섯 개의 얇고 날카로운 가지를 뻗어 장군의 침대를 감싸려 하고 있었다. 마치 마귀할멈의 손가락처럼.


어떡하면 저 기분 나쁜 자국을 없앨 수 있을까?


생각하던 때, 학교에서 선생님이 식빵으로 그림을 지우고 있던 게 생각났다.

저렇게 큰 그림이면 식빵이 한통은 필요할 거다. 그럼 내일 아침은 어쩔 수 없이 밥을 먹어야 하겠지.


장군은 얼른 식빵 한 봉지를 들고와 그을음을 닦아내기 시작했다.


그때,


-끄어..어....


하고 근처에서 영문을 알 수 없는 소리가 들려왔다.


“뭐지?”


더욱 손놀림을 빨리 하는데, 검은 자국이 완벽한 손의 형태를 갖춰 벽을 뚫고 나오기 시작했다.


“엄마야!”


장군은 들고 있던 식빵을 집어던지고 얼른 침대 밑에 몸을 날렸지만, 날카로운 검은 손이 장군의 다리를 잡아 끌었다.


"으아앙-"


벽에서 떨어져 나온 검은 손은 어느새 사람의 형태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장군은 알 수 있었다. 그것이 사람이 아니란 것을.

온통 검은색에 눈동자만 붉게 빛나고, 벌린 입속의 이빨은 무척이나 많고 날카로웠다.


-..ㄱ...ᅟᅡᆷ...히....ㄴ...ㅏ....를.....


장군은 검은 손에서 벗어나려 벌버둥쳤다.


"이거 놔! 엄마! 아빠!


-...죽...ㅇ ...ᅟᅵᆫ....ㄷ..ㅏ...


장군이 울먹이며 부모님을 찾았지만, 장군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지 방문은 열리지 않았다. 검은 손은 장군의 발버둥을 가볍게 무시한 채 크게 입을 벌려 장군의 몸을 삼켰다.

아니, 삼키려 했다. 그 순간,


퍼억,


하고 발버둥 치던 장군의 손과 발이 검은 손의 이를 강타하지만 않았다면 말이다.


-꾸웨엑!


단발마와 함께 검은 손은 장군에게 맞은 입을 다물지 못하고 바닥으로 무너져 내렸다. 괴로운 듯 몸부림치며 소리치는 검은 손은 장군이 용기내어 지른 정권에 끼아아악- 하는 익룡 울음소리를 내더니 움직임을 멈췄다.


소리가 멈추자, 장군은 귀를 막고 있던 손을 떼고 검은 손을 툭툭, 건드렸다.

검은손은 미동조차 없었다.


장군은 이때 처음으로 자신의 힘을 느꼈다.


뭔지는 모르지만 목에 걸렸던 가시가 떨어져나간 홀가분한 기분이다.

하지만 분명한 건, 내가 강해졌다는 것이다.


"엄마! 아빠!"


부모님께 자랑하려 방을 뛰쳐나간 장군이 부모님의 손을 이끌고 방으로 돌아왔을 때, 검은 손은 온데간데 없었다. 그저 검은 손이 있던 자리에 떨어져 있는 검은 부스러기가 검은손이 존재했었음을 알려주고 있었다.


***


15살이 된 지금, 장군은 확실히 깨달았다.

자신의 눈에 보이는 것이 귀신이라는 것을.


-나랑 놀자.


불쑥!


땅바닥에서 튀어나온 손은 걷고있던 장군의 다리를 잡았다.



쑤욱-


그러나 장군이 힘도 주지 않고 그저 걷기위해 내딛은 발걸음에 무 뽑듯 뽑혀 어디론가 날아간다.


그렇다.

수없는 훈련을 통해 나는 강해진 것이다.

귀신도 맨주먹으로 물리쳐 버릴 만큼 말이다.


작가의말

매주 일요일 23시에 올라옵니다.

공모전 참가를 위해 30화까지는 비정규적으로 올라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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