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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연재 주기
왕큰손
작품등록일 :
2022.05.15 14:44
최근연재일 :
2022.07.17 23:00
연재수 :
36 회
조회수 :
1,480
추천수 :
104
글자수 :
164,196

작성
22.05.28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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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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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0쪽

14화 숨바꼭질(3)

DUMMY

장군은 주변을 둘러봤다. 참 이상한 곳이었다. 아무리 학교라고 해도 장군의 또래 귀신만 모여있는 게 말이 되는가? 게다가 전에 봤던 대학원생 영이나 성주신과는 달리 아이들은 영혼임에도 하얗게 빛나지 않는다.

주변을 둘러보던 장군은 익숙한 인영을 향해 크게 외쳤다.


“정미야!”


정미가 고개를 들어 자신을 부른 소리를 찾아 고개를 두리번댄다. 곧 장군을 발견했는지, 몸을 웅크리고 다리를 안고 있던 정미가 한달음에 달려와 장군을 끌어안는다.


“장군아!”


정미와 장군이 반가워 얼싸안는다.

정미의 몸이 얼음장같이 차다. 정미의 온기 없는 몸이 자신이 정말 죽었다는 사실을 실감 나게 한다. 정미가 여기에 있다는 건 정미도 죽었다는 걸까?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장군이 묻는다.


“정미야, 너도 죽었어?”


그러자 정미는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리며 훌쩍이기 시작한다.


“왜, 왜 그래?”

“흑... 나... 정말 죽은 거야...? 흐어엉... 나 아직... 연애도 못 해보고... 해외여행도... 못 가봤는데... 우에에엥”


정미가 흡사 사이렌 같은 소리를 내며 운다. 당황한 장군이 정미를 달래려 노력한다.


“왜, 왜 울어? 나, 나도 죽었어. 저기 애들도 다 죽었고, 다 죽었어!”


그러자 다른 아이들도 훌쩍이기 시작한다. 이게 아닌데! 장군은 머리카락을 쥐어뜯는다.


“그래도 우리 같이 있어서 얼마나 다행이야? 울지 말고.”


등을 토닥여 정미를 달랜다.


꼬르륵.


장군의 배에서 밥 달라는 소리가 울렸다. 그 소리에 울던 정미가 울음을 그치고 살포시 웃는다.


“장군이 너 배고프구나?”

“아까 밥을 제대로 못 먹었더니 좀 배고프네. 넌 괜찮아?”

“배고파. 근데 그것보다 목이 너무 말라. 어제부터 여기서 한 발자국도 못 움직였어.”

“왜?”

“밖에 무시무시한 괴물이 돌아다니거든. 여기 있는 애들도 다 그 괴물한테서 도망쳐 온 애들이야. 이상한 머리의 할아버지가 데려왔어.”


이상한 머리의 할아버지. 노인은 옛날 미국 드라마에 나올 법한 법관 머리를 했던 노인을 떠올린다. 역시 나쁜 귀신은 아니었나 보다.


“근데 우리 진짜 죽은 거야?”

“응. 교실에 갔었는데, 아무도 날 못 보더라고.”

“장군이 넌 어떻게 죽었어? 이상하게 난 내가 어떻게 죽었는지 생각이 안 나.”

“그게....”


장군은 말을 흐렸다. 사실 장군도 어떻게 죽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뭐 때문에 죽은 걸까? 그냥 길을 걷다가? 그럼 육체는 어디에 있는 걸까? 길바닥에 누워있나? 아니면 병원에 실려 갔을까?

아무리 생각해보려 해도 복잡하기만 하다. 장군은 생각하는 걸 포기하고 정미에게 가볍게 말한다.


“일단 뭐라도 먹으러 가자.”


그러자 주변의 공기가 눈에 띄게 변한다.


“그냥 참을래.”

“왜? 목마르다며. 저 앞에 자판기 있어. 귀신이니까 손을 넣으면 그냥 꺼낼 수 있지 않을까?”


장군이 나가려 하자 정미가 장군의 팔을 잡는다.


“말했잖아. 밖에 무서운 괴물이 돌아다닌다고. 어렸을 때 하던 숨바꼭질 노래를 하면서 다가와.”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일라. 그 노래 말이야?”

“응.”

“잡히면 어떻게 되는데?”

“나도 잘 몰라. 근데 잡히면 안 될 거 같은 느낌이야. 너무 소름 끼쳐.”


정미는 정말 겁에 질려있었다. 정미뿐이 아니었다. 장군을 제외한 모든 아이가 사색이 되어 사시나무 떨듯 벌벌 떨고 있었다. 장군이 같이 나가자고 고집 피울 상황이 아니었다. 수분이 부족해 입술이 말라붙은 게 보이는데 완곡하게 거절하는 모습에 장군은 혼자서라도 음료수를 구해오겠다는 생각을 버렸다. 귀신이니까 뭘 먹지 않아도 멀쩡할 거다.


“그래. 어쩔 수 없지.”


장군이 포기하고 자리에 앉는다. 그때, 힘없는 목소리가 장군을 부른다.


“저기··· 나한테 젤리가 있는데···.”


장군보다 앳돼 보이는 아이가 젤리를 들고 온다. 아껴 먹었는지 작은 봉지에 조그만 젤리가 몇 개 남아있다.

고맙다며 하나 집어 먹는다. 간에 기별도 가지 않지만 뱃소리를 잠시 멈추기에는 충분하다.


“장군아, 너도 움직이지 말고 누워있어. 힘이 좀 덜 들 거야.”


정미가 누워있는 아이들을 가리킨다. 그래서 누워있던 거구나. 장군이 생각했다. 장군은 정미와 함께 바닥에 눕는다. 바닥이 너무 차다.


결국 얼마 되지 않아 일어났다. 바닥은 너무 차갑고 장군의 뱃시계는 계속해서 음식을 넣으라고 소리치고 있다. 지금이라면 정미가 말한 괴물도 씹어 먹을 수 있을 거 같다.

장군이 정미를 바라봤다. 정미는 잠이 들었는지 이 차가운 바닥에서도 쌕쌕 잘 자고 있었다. 몰래 다녀오면 되겠지.

장군은 아이들의 숫자를 센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그리고 장군까지 여섯.


**


장군이 자판기에 손을 넣는다. 손이 들어가는 것까지는 좋았는데 음료수가 걸려서 나오지 않는다. 장군은 생각을 바꿔 음료수가 나오는 구멍으로 손을 넣어 음료수를 찾는다. 쉽지 않다. 그때, 어디선가 노랫소리가 들린다.


-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인다.


쇠를 긁는 날카로운 목소리가 귀청을 울린다. 정미가 했던 이야기는 어느새 홀랑 까먹고 음료수를 빼는 데만 집중한다.


- 찾. 았. 다.


노랫소리가 멈추고, 무언가 엄청난 속도로 장군에게 달려들었다. 음료수를 꺼내는 데 성공한 장군이 놀라서 달려드는 무언가를 향해 음료수를 든 손을 휘두른다. 무언가는 장군의 팔에 맞아 자판기를 향해 날아가 자판기에 부딪혔다.


콰앙!

터엉, 텅, 텅, 텅, 터더더더덩.


큰 소리와 함께 자판기가 넘어지고, 음료수가 떨어져 나온다. 장군은 쓰러진 자판기에 누워있는 무언가에 다가간다. 이상한 머리의 노인이었다.


“어쩐지 쎄하다더니!”


아이들을 괴롭히던 녀석은 머리를 검게 염색했다는 걸 제외하면 영락없는 이상한 머리의 노인이었다. 장군은 발로 살짝 노인을 건드린다. 움직임은 없다. 장군은 바닥에 떨어진 음료수를 챙긴다. 그때, 누군가 장군을 향해 외쳤다.


“학교 기물을 파손하다니! 벌점이야!”


장군은 듣기 싫은 익숙한 목소리에 바로 알아챌 수 있었다. 학주다!

도망치려던 장군은 어차피 죽었으니까 자신을 알아보지 못할 거라 생각하고 다시 음료수를 집는 데 열중한다. 그때, 하얗게 빛나는 학주가 장군의 어깨를 잡는다.


“헉!”

“장군. 당장 교무실로 가자!”


장군과 학주가 나란히 걷는다. 장군을 뒤따라오게 하면 도망칠 것이고, 앞서게 해도 도망칠 거라 학주가 생각한 묘안이었다. 장군을 따라 움직이던 학주가 걸음을 멈춘다.


“너 지금 어디 가는 거냐? 여긴 교무실로 가는 길이 아닌데?”

“이거 들고 교무실로 갔다간 선생님들이 다 까무러칠걸요?”


장군이 음료수를 들어 보인다.


“이놈이 선생님을 놀려?”


학주가 장군을 꾸짖으려 하자, 장군이 창문을 가리킨다.


“선생님도 저도 죽었어요. 창문에 그림자도 안 비치잖아요.”


학주가 창을 바라본다. 장군과 학주가 비치지 않는다. 바닥을 봐도 발밑에 그림자가 지지 않는다. 그 후로 학주는 꿀 먹은 벙어리다. 낙심했는지 조용히 장군을 따라온다.

장군은 학주와 함께 아이들이 모여 있는 장소로 간다.


“정미야! 정미야! 이것 좀 먹어봐!”


장군의 부름에 정미가 부스스 일어난다. 몸에는 힘이 없다.

장군은 들고 온 음료수를 따서 아이들에게 하나씩 물려준다. 아이들은 허겁지겁 마시기 바쁘다.

조용한 학주의 모습에 장군은 음료수 하나를 건넨다.


“장군아, 이게 다 어디서 났어?”

“자판기에서 가져왔어.”

“뭐? 밖엔 무서운 괴물이 있잖아. 안 만났어?”

“만났는데, 내가 없앴어!”“네가? 어떻게?”

“때리니까 날아가던데? 그보다 얼른 여기서 나가자. 그 괴물의 정체가 우릴 여기로 데려왔던 노인이었던 거 있지?”

“뭐? 진짜 소름이다. 착한 척 우릴 잡아와선 하나씩 잡아먹으려고 했던 거야? 나쁜 괴물 녀석! 얼른 나가자. 나도 여긴 기분 나빴어.”


정미가 장군의 손을 잡고 나가려 하자, 젤리를 나눠줬던 아이가 외친다.


“아니야! 그 할아버지는 나쁜 괴물이 아니야. 착한 할아버지란 말이야!”

“무슨 소리야?”

“그 할아버지는 쌍둥이야. 한 명은 머리가 하얗고 한 명은 머리가 검어. 머리가 하얀 쪽이 착한 형이고, 검은 쪽이 나쁜 동생이래. 할아버지는 동생이 더이상 죄를 짓는 걸 보고만 있을 수 없어서 우리 같은 애들을 도와주는 거랬어.”

“그걸 네가 어떻게 아는데?”

“내, 내 친구가... 검은 머리 할아버지한테 잡아 먹혔어.”


장군도 정미도 할 말이 없었다.


“정리해보자면 하얀 머리 할아버지는 착한 할아버지고, 검은 머리 할아버지는 사람을 잡아먹는 나쁜 할아버지라는 거지?”


젤리 소녀가 고개를 끄덕인다.


“장군이 네가 때렸다는 사람은 무슨 머리카락 색이었어?”


내가 어떤 머리카락을 때렸더라?

장군이 고민하는 사이, 이상한 머리의 노인이 나타난다. 하얀 머리다. 장군이 안심한다.


“내가 죽인 건 검은 머리였나 봐. 할아버지, 다 끝났어요. 이제 돌아갈게요.”


노인이 장군에게 다가와 사람 좋은 미소를 짓는다.


“돌아간다니, 무슨 소리니?”


노인이 젤리를 줬던 소녀를 잡아 한입에 집어넣는다. 입 안에 넣은 게 사람만 아니었다면 최고의 마술사라 칭송받았을 거다.


“이봐, 무슨 짓이야?!”


장군이 노인에게 주먹을 휘두르지만 노인은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는다. 대신 소름이 끼치는 노랫소리가 들린다.


-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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