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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너무 강해서 저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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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연재 주기
왕큰손
작품등록일 :
2022.05.15 14:44
최근연재일 :
2022.07.17 23:00
연재수 :
36 회
조회수 :
1,611
추천수 :
104
글자수 :
164,196

작성
22.05.29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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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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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0쪽

15화 숨바꼭질(4)

DUMMY

“꺄아아악!”


아이들이 혼비백산해 소리치며 도망치기 바쁘다. 장군이 말려봤지만 이미 뿔뿔이 흩어졌다. 머리 위에서 날파리가 돌아다니는 것처럼 두 개의 덩이가 휙, 휙 날아다닌다. 그러다 한 덩어리가 다른 소녀를 낚아채더니 입을 벌려 한입에 집어넣는다.


“멈춰!”


가장 먼저 반응한 것은 학주였다. 학주의 빛나는 몸이 노인을 향해 부딪쳤다. 그러나 노인은 꿈쩍도 하지 않는다. 학주는 포기하지 않고 울고 있는 아이들에게 외친다.


“내가 막고 있는 동안 너희는 얼른 피해라!”


그러나 학주의 목소리가 닿지 않았는지 남은 아이들은 제자리에서 벌벌 떨고만 있다. 주저앉는 아이도 있다. 노인은 학주를 먼저 떼어내기로 결심했다. 노인이 손가락을 동그랗게 말고 눈가에 가져다 대자 다른 노인이 어느새 나타나 학주를 삼킨다. 일단 후퇴다. 장군은 정미의 팔을 잡고 달렸다.


**


학교 밖으로 정미를 데리고 나온 장군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가장 먼저 생각난 것은 성현이었다. 성현은 이런 것을 잘 알 것이다. 어째서 죽었던 노인이 살아서 돌아왔는지, 장군의 눈에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이동하는 것인지 성현이라면 분명 알 거라고 생각했다. 결정을 내리지 못한 장군의 핸드폰이 켜졌다 꺼지기를 반복한다.

갑작스러운 달리기에 기침과 헛구역질을 하던 정미가 장군에게 말했다.


“장군아, 나 엄마 보고 싶어.”


그러고 보니 장군도 부모님께 마지막 인사도 하지 못하고 나왔다. 고민하던 장군은 방향을 결정했다. 모 아니면 도다.


“일단 아는 저승사자한테 연락 해 볼게.”

“아는 저승사자가 있어?”

“어쩌다 보니 알게 됐어.”


- 뚜루루, 뚜루루, 달칵.


신호음이 몇 번 가지도 않았는데 성현의 목소리가 들린다.


“변성현입니다.”

“나 장군인데, 네 도움이 필요해.”

“무슨 도움을 얘기하는 거야?”


장군은 이상하게 가까이서 들리는 목소리에 핸드폰을 귀에서 뗐다 다시 붙인다.


“묘하게 소리가 가깝게 들리지 않아?”

“네 옆에 있으니까.”

“으아악!”


고개를 돌린 장군이 가까이 있는 성현의 얼굴을 보고 놀라 뒤로 넘어진다.

엉덩방아를 찧은 장군이 말을 더듬는다.


“네, 네가 여기엔 어떻게?!”

“일하러 왔지.”


호리병을 들어 보이자, 장군이 잠깐! 하고 외치며 손을 든다. 의외로 성현은 장군의 말을 얌전히 따른다.


“데리고 가기 전에 정미랑 우리 부모님 한 번만 보고 가자.”


잠시 멈칫한 성현이 단호하게 대답한다.


“안 돼.”

“허억! 이 피도 눈물도 없는 저승사자! 저렇게 어린아이가 부모님이 보고 싶다는데 그거 하나를 못 들어줘?”


성현이 정미를 바라봤다. 정미는 성현의 눈빛에 움찔, 하고 몸을 떨었다.


“집에 가고 싶으면 가. 아, 잠깐만. 먼저 이거 먹어.”


성현이 주머니에서 금색 알약을 꺼낸다. 청심환처럼 생긴 것이 장군의 기억에 있는 알약이다. 기억을 잃게 하는 알약이다.


“이 악마 같은 녀석. 저 약을 먹고 쓰러지면 데려가려는 거지?”

“너 아까부터 무슨 소릴 하는 거야? 내가 쟬 왜 데려가는데?”

“정미도 나도 죽었으니까!”


성현이 버퍼링에 걸린 것처럼 움직임을 멈췄다. 그리고 곧 주먹이, 콩, 하고 장군의 머리를 때린다.


“아얏! 왜 때리는 거야?”

“네가 자꾸 헛소리하니까 그러는 거 아냐. 너랑 쟤가 죽긴 누가 죽었다고 그래?”

“내가!”


장군이 당당하게 대답하고, 한 대 더 맞는다.

아프지도 않으면서 괜히 머리를 문지른다.


“죽은 게 아니면 왜 아무도 날 못 보는 건데? 사람 몸을 그냥 통과도 한다고.”

“네가 가진 그 도깨비감투 때문이지!”

“도깨비감투?”


장군은 성현이 가리킨 곳으로 시선을 돌린다. 성현의 손가락은 장군의 손목을 가리키고 있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손목에 채워진 시계를 가리키고 있었다.


“무슨 소리야? 이건 내가 거금을 들여 산 스마트워치라고!”

“그게 아니라 그 시곗줄이 도깨비감투야.”

“뭐? 그럼 정미는 어떻게 날 볼 수 있는데?”

“저 애, 도깨비감투 차고 있는 거 안 보여? 너랑 모양은 다르지만 손목에 차고 있잖아.”


장군은 정미의 손목을 본다. 손목에 대일밴드를 붙이고 있을 뿐, 시계 같은 건 보이지 않는다. 못 찾겠다는 듯 눈을 크게도 뜨고 작게도 떠본다.

그런 장군을 무시하고 성현은 계속 말을 잇는다.


“도깨비감투는 이승의 사람들에게만 존재를 지워주는 물건이야. 네가 저승사자 일을 돕게 되면 이집 저집을 돌아다녀야 한다는 걸 고려해서 지급했어. 분명 유능한이 설명했을 텐데?”

“못 들었어.”


반론하려던 성현이 이해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잘 들어. 네 감투는 일부러 실생활에 사용할 수 있게 만든 시곗줄로 지급했어. 네 시곗줄은 똑딱이랑 줄이 같이 있는데, 똑딱이만 채우면 일반 시계로 쓸 수 있고, 줄까지 채우면 도깨비감투로 변해.”


장군이 성현의 말을 따라 줄을 풀어도 보고, 채워도 본다.


“그럼 정미는 어떻게 된 거야? 시계 같은 건 안 보이는데?”


정미도 고개를 끄덕인다.

성현이 정미에게 다가가 정미의 손목에 붙여진 대일밴드를 떼자, 장군이 정미의 손목을 잽싸게 낚아챈다.


“정미야, 너 손목이 왜 이래?”


가는 손목에 붉은 선 한 줄이 나 있다. 자연적으로 생긴 상처가 아니었다. 정미가 황급히 손을 숨기며 말한다.


“아무것도 아니야.”

“아무것도 아닌 게 아닌데?”

“장군이 네가 무슨 상관이야?”


장군은 정미의 반응에 아까 친구들이 급식실에서 했던 이야기가 떠오른다. 장군에게 화풀이한 게 미안한 정미가 어색함에 괜히 성현에게 말을 건다.


“그 밴드는 받은 거야.”

“누구한테?”

“할아버지.”

“할아버지?”

“학교에서 위험할 때 도와준 할아버지가 있어. 알고 보니까 나쁜 놈이었지만.”


성현은 잠시 생각했다. 도깨비감투를 준 할아버지라면, 도깨비인 걸까?


“맞아. 그 자식들 사람을 먹어.”

“그 자식들이라면 여러 명이야?”

“둘이야. 똑같이 생겼어. 머리도 완전 이상해.”


장군이 말을 덧붙인다.


“사람은 어떻게 먹는데? 혼만 빨아들여?”

“그냥 입을 벌리고, 몸째로 한입에 꿀꺽!”


장군이 시범을 보인다. 정미가 장군의 말에 살을 붙인다.


“그리고 노래도 불러. 숨바꼭질 노래.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일라 하는 노래 말이야.”

“우리 지금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야. 그 녀석들이 다른 애들도 먹으려 하고 있다고!”

“그러고 싶지만 바로 가봐야 할 곳이 있어.”

“지금 이 상황에?”

“오늘 이 동네에서 죽는 사람은 그 한 사람뿐이야. 다른 애들은 배 속에 있더라도 며칠은 살아있겠지.”

“너 정말 피도 눈물도 없구나?”


정미가 성현을 비난한다.


“근데 넌 어떻게 죽지도 않았으면서 날 보는 거야?”


성현의 질문에 장군과 정미가 놀란 얼굴로 서로를 바라본다.


“그러게? 내가 어떻게 저승사자를 보고 있지? 나 곧 죽는 거야?”

“말했잖아. 오늘 죽을 사람은 한 명이라고. 너 공부 못 하지?”

“니가 뭘 알아? 얘 우리 반 일등이야!”


장군이 제 일인 양 분노한다.


“그게 아니면... 너희가 말한 녀석들이 이 녀석들이야?”


성현이 핸드폰 화면을 장군과 정미에게 들이민다. 화면엔 누더기에 흰 가발과 검은 가발을 쓴 노인 둘의 사진이 있다.


“맞아, 이 둘이야. 저 우스꽝스러운 가발은 절대 까먹을 수 없지! 네가 이 녀석들 사진은 왜 갖고 있어?”

“150년 전 탈옥한 쌍둥이로 수배지가 붙었어. 형 이름은 옥희, 동생 이름은 독희로 저승에선 제법 유명한 쌍둥이 범죄자야.”

“범죄자라고? 좋아, 우리가 잡자!”

“아니, 영혼 인도가 먼저야. 시간 지났으니까 빨리 준비해.”


성현이 정미에게 말한다.


“넌 아무래도 옥희독희의 사냥감이 된 거 같아. 내가 보이는 것도 그 때문이겠지.”

“뭐? 그럼 난 어떡해?”

“말했잖아. 아직 죽을 때는 안 됐다고, 죽을 때가 되면 데리러 올게.”

“뭐어어어어?!”

“일단 이걸 먹어. 모르는 게 약이란 말도 있잖아. 죽기 전까진 뭔가에 쫓긴다는 걸 잊는 게 마음 편할 거야.”

“절대로 싫어!”


**


“왜 또 학교로 오는 건데?”


기어코 따라온 정미가 장군의 뒤에 찰싹 달라붙어 불평한다.


“불만이면 돌아가던지.”

“싫다고 했잖아.”


성현과 정미 사이에 튀는 스파크에 감전당할 뻔한 장군이 불 꺼진 건물을 바라본다.


“학교에 이 시간까지 남아있는 학생이 있을까?”


성현은 주머니에서 적패지를 꺼낸다.


“47세의 학주용이야.”

“학주용? 어디서 들어본 이름 같은데?”

“학주쌤이잖아.”

“엑? 학주? 이름도 완전 학주네?”

“그래서 애들이 엄청 놀렸는데. 학주쌤 오늘 죽어?”

“죽었어. 원래는 죽자마자 데리러 갔어야 했는데, 누가 사라지는 바람에 늦었어.”


성현이 장군을 째린다. 장군이 눈을 피하다가 뭔가 생각난 듯 말한다.


“근데 학주 잡아먹혔잖아!”

“맞아!”

“뭐?! 그게 정말이야?”

“먹히는 것까진 못 봤나?”


장군이 말을 정정한다. 성현이 짜증스럽게 대답을 보챈다.


“그래서 먹혔다는 거야, 안 먹혔다는 거야?”

“잘 기억이 안 나는데... 정미야, 넌 기억해?”

“난 네가 끌고 오는 바람에 못 봤는데? 아마 먹히지 않았을까?”

“옥희독희를 잡고 싶어서 거짓말하는 건 아니겠지?”

“아니야. 학주가 날 두고 가라, 라고 했던가? 암튼 우리 먼저 도망치라고 했어. 그땐 좀 선생님 같더라.”

“맞아. 학주쌤이 먼저 도망칠 줄 알았는데, 의외였어.”


주머니에 적패지를 집어넣고 성현이 비장하게 말한다.


“옥희독희를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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