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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연재 주기
왕큰손
작품등록일 :
2022.05.15 14:44
최근연재일 :
2022.07.17 23:00
연재수 :
3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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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82
추천수 :
104
글자수 :
164,196

작성
22.05.31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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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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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17화 귀로(1)

DUMMY

[오늘은 3년 만에 찾아오는 개기월식입니다. 개기월식이란 태양-지구-달이 일직선으로 놓이며 달이 지구 그림자에 완전히 가려지는 것을 말합니다.]


뉴스에서 앵커가 떠들어댄다.

저녁 식사를 마친 장군네 가족은 TV 앞에 둘러앉아 과일을 먹으며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미남과 오드리는 저녁 8시가 되면 연속극보다는 뉴스를 보곤 해서 장군도 자연스럽게 뉴스를 접하게 되었다.


오늘이 개기월식이구나.


3년 만에 찾아오는 개기월식이라며 떠들어대는 앵커의 목소리를 대수롭지 않게 넘긴 장군은 그때까지만 해도 그것이 어떤 결과를 불러오게 될지 몰랐다.


“군아, 오늘 슈퍼 블러드문이 뜬다던데, 안 볼 거니?”

“조금 있으면 시작할 시간이야.”

“완전히 가려지면 그때 불러주세요!”


사실 안 봐도 상관없다. 장군은 3년 만에 일어나는 개기월식보다 어제 미영에게 빌려온 만화책의 내용이 더 궁금했다.

미남과 드리가 찰싹 달라붙어 창밖의 달을 바라본다.


“저 달을 보니까 우리가 만나고 231일이 됐을 때가 생각나요.”

“어머, 당신도요? 마침 저도 그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드리가 감동했다는 눈빛으로 미남을 바라본다. 둘의 시선이 맞는다.


‘으윽.. 조금 더 있다간 노래도 부르겠군.’


장군은 못 말린다는 듯 절레절레 고개를 젓고는, 빠르게 방으로 발을 움직여 방문 손잡이를 잡는다.


울렁.


“뭐지?”


장군은 갑자기 공기가 변한 것 같은 느낌에 발걸음을 멈추고 주변을 둘러본다. 변한 건 없었다.


기분 탓인가?


손잡이를 돌려 방에 들어선 장군은 눈 앞에 펼쳐지는 광경에 입을 다물지 못한다.

장군의 방은 침대와 책상, 운동기구가 있는 방이 아니라 어디가 끝인지 모를 정도로 큰 숲이 펼쳐져 있었다. 마치 옷장을 열고 들어가니 다른 세상이 펼쳐져 있던 동화 속 주인공이 된 기분이었다.


쾅!


방문이 닫히는 소리에 얼른 뒤를 돌아본 장군은 자신의 볼을 꼬집어 본다.


“아야!”


분명 뒤에 있어야 할 방문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볼에 남아있는 통증이 꿈이 아님을 알려주고 있었다.


“대체 어떻게 된 거지? 여긴 또 어디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라도 된 것처럼 장군은 현재 상황을 이해할 수 없었다.

장군의 앞으로 울창한 숲길이 펼쳐졌다.

사람이 다니는 곳인지 길이 나 있었다. 따라가다 보면 뭔가 나올 것이다. 그렇게 생각한 장군은 큰길을 따라 걸었다. 계속 걷다 보니 장군의 옆에는 동행이 하나, 둘씩 늘어나 앞쪽이 사람으로 북적인다. 아니, 사람이 아니었다. 장군의 앞에 모여 있는 군중은 사람이 아니라 귀신이나 요괴라 불리는 것들이었다. 어느새 장군은 그들의 줄에 합세해 따라 걷고 있던 것이다.

장군이 도깨비감투를 바로 채우자 어디선가 불쑥 나타난 빨간 원숭이가 말을 걸었다.


“자리 맡아줘서 고맙다, 우끼!”

“깜짝이야! 원숭이가 말을 하잖아!?”


친한 척 말을 건 빨간 원숭이가 장군의 옆에 선다. 주변에서 왜 새치기하냐며 짜증 내는 소리가 들렸지만, 빨간 원숭이는 능청스럽게 친구가 먼저 기다리고 있었다고 주변의 양해를 구한다. 빨간 원숭이의 말이 파도 타듯 전달되는지 뒤의 소란이 가라앉는다.


이 원숭이는 뭔데 친한 척이람?


장군이 빨간 원숭이를 흘겨봤다. 빨간 원숭이는 옷은 안 입었으면서 손에는 빨간 천으로 된 보따리를 들고 있다.

뭐가 그리 신이 나는지 우스꽝스럽게 방방 뛰면서 말이다.


“누굴 동물 취급하는 거냐, 우끼!? 이 몸은 위대한 빨간 원숭이님이라고, 우끼!”

“원숭이나 빨간 원숭이나....”


어이가 없어서 딴지를 걸지만, 빨간 원숭이는 신경 쓰지 않고 장군을 재촉한다.


“빨리 안 가면 늦는다고, 우끼끼.”

“어딜 가는데?”

“오늘은 도깨비님 결혼 잔치잖아. 근처의 요괴들이 모두 모이니까 늦으면 자리가 없을지도 모른다고. 우끼끼!”


빨간 원숭이가 검지를 치켜세우고 가리킨 곳에는 화살표로 된 커다란 표지판이 서 있다. 표지판에는 ‘도깨비 왕자 결혼식 오는 길’이라고 친절한 문구가 적혀있다.

듬성듬성 꽂혀있는 표지판으로 고개를 돌리면 결혼 잔치에 가려는 수많은 귀신이 보인다.


조금 전보다 훨씬 많은 귀신이 몰려있었다.


“어서 가자. 우끼!“

“난 됐어. 따로 갈 데가 있어.”


줄을 이탈하려는 장군의 팔을 빨간 원숭이가 잡아당겼지만, 장군은 꿈쩍도 하지 않는다. 빨간 원숭이가 눈을 게슴츠레 뜨고 장군을 이리저리 살핀다.


“알겠다!”


장군은 긴장했다.

설마 인간이라는 걸 들킨 걸까?


“너 신발이 없구나, 우끼.”


빨간 원숭이가 우끼끼 웃는다. 맥이 빠진 장군이 잠시 긴장을 내려놓는다.

그런데 빨간 원숭이의 말은 진짜였다.

장군의 발은 맨발이었다.

장군은 그제야 제가 신발도 없이 걸었다는 걸 알아차렸다.


“으악! 내 발!”

“여기서 잃어버렸냐? 우끼. 이 줄줄이 이어지는 녀석들 사이에서 찾는 건 어렵다, 우끼. 일단 밥부터 먹고 돌아가는 길에 찾자, 우끼끼.”

“아니, 난...”

“날 따라와라, 우끼!”


장군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빨간 원숭이는 나무 위로 올라간다.

먼저 가던 빨간 원숭이는 우두커니 서 있는 장군을 부른다.


“뭐 하냐, 우끼! 얼른 날 따라 해라, 우끼끼!”


우끼끼거리며 시끄러운 빨간 원숭이를 진정시키려 얼른 나무를 탄다. 빨간 원숭이는 장군을 앞서가다가 멈추어 선다.


“오랜만에 나무를 탔더니 힘들지, 우끼? 나한테 다 생각이 있으니까 걱정 마라, 우끼!”


빨간 원숭이는 상반신은 사람의 모습이고, 하반신은 말의 모습을 한 괴물이 지나갈 때를 노려 괴물의 등 뒤에 올라탄다.


“이렇게 타고 가면 편하게 갈 수 있다, 우끼. 너도 해봐라, 우끼끼.”


장군, 얼른 빨간 원숭이를 따라 나무에서 내려가려는 순간, 낌새를 눈치챈 말 괴물이 고개를 돌려 화를 낸다.


“이 자식, 감히 내 위에 올라탔겠다?”


들켰다.

장군은 생각했다.

그러나 빨간 원숭이는 모르쇠다.


“무슨 소리냐, 우끼? 난 나무를 타고 있는데 어떻게 네 등에 올라간다는 거냐, 우끼? 생귀신 잡지 말라, 우끼!”


사실이었다. 빨간 원숭이는 어느새 머리 위의 나무에 팔을 걸쳐 매달려 있었다.

주변 귀신들이 빨간 원숭이에 동조하며 웅성거린다.

안 그래도 막히는데 말귀신이 멈춰서 시시비비를 가리며 멈춰 있으니 뒤에서는 짜증이 날 수밖에 없다.


“크흠, 내가 좀 예민했나?”


말 괴물의 얼굴이 새빨개져 씩씩대며 다시 걷기 시작한다.


“이젠 무거워도 뭐라고 말 못할 거다, 우끼. 얼른 타라, 우끼끼.”


장군, 말 괴물 위에 올라탄다. 두 사람의 무게라 무거울 텐데 말 귀신은 아무 말 없이 걸어간다.


곧, 커다란 성이 눈에 보이기 시작한다.

성은 외국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공주님들이 살 것처럼 화려하다.

외관 못지않게 안은 더 화려했다.

신랑 신부를 위한 버진로드는 카라, 수국, 백합으로 꾸며져 있고, 천장에는 거대한 샹들리에가 매달려 있고, 분위기 있는 클래식이 울려 퍼지고 있었다.

식장은 이미 귀신들로 가득했다. 사람의 모습을 한 귀신들도 있었지만, 무어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요괴들과 동물의 모습을 한 귀신들도 많이 있었다.

이미 도착한 손님들은 버진로드를 가운데에 놓고 테이블에 앉아 와인을 마시고 스테이크를 썰며 담소를 나누고 있다.

장군은 주위에 귀신들을 보더니 불안함에 덜덜 떨기 시작했다.


‘풉! 어린 티를 내는군. 제 놈도 이런 무서운 귀신들은 처음 보겠지. 우낄낄.’


장군은 빨간 원숭이의 생각대로 긴장했다. 그러나 요괴들에 기죽어서가 아니었다.


도깨비 결혼식이라고 하지 않았나?

잔칫상을 기대한 장군은 생각과는 다르게 돌아가는 모습에 적잖이 당황했다.


‘뭐, 국수 정도는 나오겠지.’


입에 안 맞는 음식이 나올까 걱정을 한 것이었다.


장군이 말 괴물 등에서 내려온다.


“이쪽이다, 우끼!”


빨간 원숭이는 끝까지 장군을 책임지기로 마음먹었는지 어느새 차지한 테이블에서 장군을 부른다.


장군은 떨떠름한 얼굴로 마지못해 간다.


발에 묻은 흙먼지 툭툭 털어내고 있는데 주변에서 커다란 웃음이 터져 나왔다.

뭐야? 하고 옆에 보면 귀신들의 얼굴에는 행복한 웃음이 걸려있다.

해맑은 귀신들을 본 건 처음이었다. 그것도 이렇게나 많이. 덩달아 기분이 좋아지는 장군이다.


장군이 자리에 앉자 테이블에 음식들이 차례대로 나왔다. 식전 빵부터 디저트까지 나오는 코스요리였다.


“우리 아빠가 왔으면 진짜 좋아했겠네.”


손도 대지 않는 장군을 보고는 옆자리에 앉은 빨간 원숭이가 비웃는다.


“이런 고급진 곳엔 처음 와서 긴장했냐, 꼬마 도깨비끼끼?”

“도깨비?”

“그래. 그거. 우끼.“


먹던 포크로 가리킨 건 장군의 손목에 있는 시곗줄이다.


맞다, 이게 도깨비감투랬지? 날 도깨비로 착각하는 건가?


“요즘 젊은 도깨비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거라지? 우끼?”

“어? 어. 그래, 맞아. 내가 도깨비지. 하하하!“


어색하게 웃어 보이는 장군을 신경도 안 쓰고 다시 음식에 전념하는 빨간 원숭이가 포크 질을 멈췄다.


“근데 어디서 사람 냄새 안 나? 우끼?“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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