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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너무 강해서 저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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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연재 주기
왕큰손
작품등록일 :
2022.05.15 14:44
최근연재일 :
2022.07.17 23:00
연재수 :
36 회
조회수 :
1,486
추천수 :
104
글자수 :
164,196

작성
22.06.02 23:00
조회
18
추천
3
글자
11쪽

19화 귀로(3)

DUMMY

“저 원숭이 새끼, 날 속였어!”


장군의 분노가 극에 달한다.


“분노의 도깨비 슛!”


장군은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해삼 괴물을 축구공 차듯 다리를 휘두른다.

발에 맞은 해삼 괴물이 빙글빙글 돌며 날아가 식장을 빠져나가려던 빨간 원숭이에게 명중한다.


“꾸웩!”


벌레가 밟혀 찌그러지는 소리와 함께 빨간 원숭이가 괴물의 밑에 깔린다.

해삼 괴물이 괴로움으로 몸부림친다.


“살려줘라, 우끼! 잘못했다, 우끼끼웨엑!”


깔린 빨간 원숭이는 괴롭다는 듯 소리치더니 결국 게거품을 물고 기절한다.

하지만 해삼 괴물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너무 많이 먹은 건지 장군에게 차여 빙글빙글 돈 게 어지러운 건지 이제껏 먹었던 음식을 모두 게워내고 있다.


- 웩, 웩!


신랑부터 시작해서 말 괴물, 삼단 케이크, 사회자, 심지어 포승줄까지 쓸려 나온다.


“포승줄?”


장군이 괴물들을 헤치고 토사물로 다가가 포승줄을 잡아당긴다.

저항 없이 딸려 나온 포승줄에는 두 귀신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귀신들의 차림새가 꽤나 눈에 익다.

귀신들은 성인 남성의 모습으로, 한 명은 20대 후반으로 보였고, 다른 한 명은 50대 초반으로 보였다.

장군이 좀 더 가까이 다가가 남자들의 허리춤에 매달려 있는 총을 꺼내 본다.

역시 선도총이 맞다. 그렇다면 이 둘은 저승사자란 얘긴데...


“으음....”


곧 저승사자로 추정되는 두 남자가 신음 소리와 함께 눈을 뜨다 선도총을 홀스터에 집어넣던 장군과 눈이 마주친다.


“뭐, 뭐냐?!”


뭐라고 소개해야 할까?


“저는....”


그러나 대답도 듣지 않고, 50대 남자가 장군의 팔을 휙, 낚아챈다.


“이 도둑 녀석, 감히 저승사자의 총을 넘봐?”

“뭐라구요?”


장군이 황당하여 되물었다. 아마도 총을 돌려주는 걸 훔쳐 간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이봐요, 아저씨. 이게 갖고 싶었으면 아저씨들이 눈 뜨기 전에 들고 튀었겠죠.”


기분이 상한 장군이 잡혀있는 팔을 반대편으로 뺀다.

남자의 손아귀에서 너무 쉽게 빠져나오자 50대 남자는 놀란 듯하다.

그때, 20대 후반으로 보이는 남자가 창백한 얼굴로 둘 사이에 끼어든다.


“경호 선배, 안 그래도 위가 아픈데 더 쓰리게 하지 마세요. 이분은 우릴 도와준...!”


남자는 장군의 얼굴을 보고 눈이 커지며 말을 잇지 못한다.


내 얼굴에 뭐가 묻었나?


장군이 얼굴을 한 번 닦자, 20대 남자가 사과한다.


“미안. 뭐가 묻어서 그런 건 아니었어. 네가 너무 어려서... 이렇게 어린아이일 줄은 몰랐어. 네가 저 괴물을 무찌른 거니? 정말 대단한걸?”


20대 남자가 해삼 괴물을 가리킨다.


“별거 아니에요. 저 샹들리에가 떨어진 덕분이죠.”


장군이 침도 바르지 않고 거짓말한다. 그러자 경호 선배라 불린 남자가 피식, 웃는다.


“그럼 그렇지, 이딴 꼬맹이가 저 괴물을 때려눕힐 수 있다고 생각해? 황소 뒷걸음치다 쥐 잡은 격이지.”


경호의 비아냥에 기분이 상한 장군이 말을 얹는다.


“그냥 꼬맹이가 아니라 저승사자거든요?”

“뭐?! 네가?”


경호가 놀란 얼굴로 장군을 바라본다. 장군은 그 모습이 퍽 마음에 든다.


“그렇구나. 그럼 네가 그 작은 몸으로 저 괴물을 물리쳤다는 것도 이해가 간다. 어디 소속이니?”


20대 남자가 묻는다.


“이승부요. 이승부의 장군이예요.”

“흥! 자기소개하려면 호패를 보여야지! 기본이 안 돼 있어!”


장군의 행동 하나하나 딴지를 걸어온다.

장군은 주머니를 뒤진다. 어떤 상황에서도 몸에 꼭 지니고 있으라던 성현의 잔소리 덕분에 갖고 있던 게 도움이 됐다.

장군의 호패를 보더니 문경호가 다시 시동을 건다.


“표청천? 분명 장군이라고 하지 않았나?”

“아, 그건 자(字:이름 외 붙여 부르는 이름)예요.”


설명하기 귀찮은 장군이 어제 읽은 만화책에 나온 단어를 사용해 대충 둘러댄다.

문경호는 또 혀를 쯧쯧 찬다.


그냥 저 인간이랑은 말을 말아야지.

장군은 생각했다.


반면에 다른 남자는 장군에게 무척 호의적이었다.


“정말 반가워! 난 이승부의 안영수라고 해. 저기 불만 많아 보이는 사람은 문경호. 같은 이승부야.”


영수가 장군의 손을 잡고 붕붕 흔든다.


장군은 영수를 유심히 바라봤다.

안영수는 단정하여 호감 가는 외모의 소유자였지만, 길게 드리워진 다크서클과 창백한 얼굴은 드라마에 나올 것 같은 저승사자의 정석처럼 보였다. 옷은 고급스러운 검은색 비단 한복으로 윤기가 돌았다. 한복에 대해서 잘 모르는 장군이 봐도 비싸 보였다. 치장한 옥과 금으로 된 옛날 액세서리가 퍽 잘 어울렸다.

반면 문경호는 슬쩍 봐도 무뚝뚝하고 인상이 험악했다. 미간에 깊게 팬 주름도 한몫했다. 그도 영수와 같이 한복을 입었지만 비싸 보이지 않는 천으로 된 검은 한복이었다.


“예, 잘 부탁해요.”


장군이 두 사람을 향해 꾸벅, 고개를 숙인다.

고개를 끄덕이는 영수랑은 달리 경호는 장군을 바라보지도 않는다.


“경호 선배, 후배한테 너무 그러지 마세요. 아직 뭘 모르고 그런 거겠죠.”

“뭘 몰라? 다른 사자의 선도총에 손대지 않는 건 기본 중의 기본이야. 그런 것도 모르는 녀석이라면 다른 건 안 봐도 뻔해.”


장군이 눈을 흘겼다. 장군과 경호 사이에 보이지 않는 스파크가 튄다.


영수가 둘 사이에 끼어든다.


“자, 자, 그만들 하세요.”

“근데 왜 저 괴물한테 먹혀있던 거예요?”


장군이 묻자 경호는 시선을 피하고, 영수는 잠시 눈알을 굴린다.


“원래 저 괴물은 염라대왕님이 키우는 신수란다. 평소엔 우리에 들어가 있는데, 우리 문이 망가져서 탈출을 했지뭐야. 저 괴물은 소리를 내는 건 먹어 치우는 습성이 있어서 멋모르고 지나가던 우리가 잡아먹힌 거야. 덕분에 살았어. 고마워.”

“안영수! 쓸데없는 소리는 그만 해.”

“사실이잖아요.”

“크흠, 그만 돌아가지.”

“그러죠.”


경호와 영수가 해삼 괴물을 포승줄로 묶어 호리병에 넣는다. 해삼 괴물의 모습이 사라지자 그 밑에 깔려있던 빨간 원숭이의 모습이 나타난다.

뜻밖의 등장인물에 깜짝 놀란 두 사람은 빨간 원숭이가 살아있는지 확인해본다.

질긴 생명력을 가졌는지 빨간 원숭이의 배가 오르락내리락한다.


“살아있나 보군. 질기기도 하지.”


장군은 경호와 같은 생각을 했다는 게 자존심이 상한다.


“이쯤에서 마무리하고 돌아가지.”

“잠깐만요. 이 빨간 원숭이··· 낯이 익지 않아요?”

“글쎄···? 아는 원숭이라도 있나?”


영수가 빨간 원숭이를 빤히 바라보다 뭔가 떠올랐다는 듯 탄성을 지른다.


“아!”


영수의 손이 핸드폰을 꺼내 빠르게 움직인다.


“역시 그랬어. 이것 좀 봐요.”


영수가 경호에게 핸드폰을 넘긴다.

핸드폰 화면에는 저승부에서 배포한 현상수배지가 떠 있다.


<현상수배>

빨간 원숭이의 정면 사진.

이름: 레드백.

특징: 빨간 보따리를 들고 다닌다.


경호가 핸드폰 화면 속 사진과 기절해있는 빨간 원숭이를 번갈아 본다.

현상수배지의 대도 빨간 원숭이랑 똑같이 생겼다.


“이 녀석이 전설의 대도 레드백이라고?”

“레드백?”

“나도 실제로 보는 건 처음이야. 빨간 보자기를 들고 다니며 물건을 훔친다더니, 진짜였구나.”


신기하다는 듯 영수가 말하자 경호가 주의를 준다.


“안영수, 놀지 말고 저 녀석도 얼른 붙잡아.”

“네.”


포승줄로 레드백을 묶은 영수가 레드백의 빨간 보자기를 푼다.

제 몸집만큼 커다란 보따리엔 음식들과 뒤엉킨 은쟁반, 은수저 등 돈이 될 만한 값비싼 물건들이 가득했다.


“이상하네?”

“뭐 찾아요?”


계속 보따리를 뒤적이는 영수에게 장군이 묻는다.

영수는 레드백은 만난 적 없을 텐데 저 원숭이가 벌써 뭔가를 훔친 걸까?


“네 신발을 찾고 있어.”

“신발이요?”


장군이 자신의 발을 바라본다.

맞다. 신발이 없었지.


“거기에 없어요. 원래 안 신고 나왔어요.”

“쯧쯧, 신발도 안 신고 다니다니. 야생동물과 다를 게 뭐람.”

“경호 선배.”


영수가 참을 만큼 참았다는 듯 경호를 째린다. 경호가 멋쩍게 몸을 돌리자 친절하게 장군에게 묻는다.


“다른 건 잃어버린 거 없고?”

“잃어버린 거?”


장군은 잃어버릴 만한 물건이 없었다.

애초에 지갑과 핸드폰은 집에 놓고 왔고, 몸에 걸치고 있던 건 옷과 시계뿐이다.

시계?

그러고 보니 아까부터 손목이 허전하다.

장군은 비어있는 자신의 손목을 보고 말한다.


“어라? 내 시계가 어디 갔지?”


장군이 빨간 보따리를 뒤진다. 하지만 시계는 보이지 않는다.

장군이 머리를 쥐어뜯는다.


“바닥에 떨어졌나? 잃어버리면 안 되는데!”


장군이 바닥을 살핀다. 해삼 괴물과의 전투로 바닥은 파편으로 엉망이다.

거의 울 것 같은 장군의 표정을 보고 경호가 장군에게도 들릴 정도로 큰 목소리로 영수에게 묻는다.


“크흠, 혹시나 해서 묻는 건데, 원숭이도 시계를 볼 줄 아나?”

“하하, 설마요!”


영수가 말도 안 된다며 팔자 눈썹으로 웃다가 빨간 원숭이 팔에 채워진 시계를 보고 당황한다.


“어라? 근데 이 원숭이, 시계를 차고 있네?”

“뭐라구요?”


장군이 얼른 영수를 밀치고 빨간 원숭이의 팔을 들어 본다. 팔에는 익숙한 시계가 채워져 있다. 장군의 시계였다.


“내 시계!”


빨간 원숭이의 팔에서 시계를 빼낸 장군이 잃어버릴까 얼른 팔에 찬다.


“어느 틈에 가져갔지?”


-신랑이 미끼가 됐을 때 도망치자, 우끼! 지금이 기회다, 우끼!


장군은 아까 괴물 유인 작전을 펼칠 때 빨간 원숭이가 자신의 팔을 잡았던 게 생각났다.


“그때구나!”


장군은 빨간 원숭이가 괘씸해 찰싹! 하고 뺨을 갈긴다. 빨간 원숭이가 아픈지 얼굴을 찌푸리지만 눈을 뜨진 않는다.


“그건 그렇고 이 많은 물건은 어떡하죠? 바로 나눠줄 수도 없고.”

“일단 저승으로 옮긴다.”


영수가 빨간 보따리를 등에 짊어진다. 경호가 군중을 향해 외쳤다.


“다들 없어진 게 없는지 확인해봐!”


처음엔 경호의 말을 무시하던 괴물들은 여기저기서 자신의 귀중품을 찾는 괴물이 나오기 시작하자 자신의 몸을 뒤지기 시작한다.


“내 화살!”

“내 이빨!”


피해 본 귀신들이 하나둘씩 속출한다.


“사라진 물건은 저승에서 보관할 테니, 돌려받으려면 저승으로 따라와라.”


저승을 향해 귀신들의 행렬이 이어진다.


“저기....”


가냘픈 목소리가 들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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