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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주기
왕큰손
작품등록일 :
2022.05.15 14:44
최근연재일 :
2022.07.17 23:00
연재수 :
3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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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
글자수 :
164,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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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11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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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화 장화 신은 고양이들(2)

DUMMY

머리 위로 드리워지는 그림자와 함께 천하장사가 탈 것 같은 가마를 인 네 마리의 고양이가 긴장한 장군과 성현의 머리를 밟으며 내려온다. 지쳐 보이는 고양이들은 비틀거리며 가마를 성현과 장군의 눈앞에 내려놓는다.

왕의 앞에서 머리를 조아리듯 장군과 성현은 가마에 앉아있는 고양이와 마주 보고 있다.


가마를 가득 채우고 앉아있던 고양이가 장화 신은 발을 우아하게 꺼내 장군과 성현의 머리를 사이좋게 한 발씩 밟고 내려온다.


“이 고양이들이 진짜!”


열받은 장군이 양팔에 힘을 주자 미끄럼틀이 부서진다.


가마에서 내려온 고양이는 뚜띠의 형제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볼록한 배가 뚜띠와 닮았다. 그 다리에도 뚜띠와 똑같은 빨간색 장화가 신겨져 있었다. 다른 건 뒷발이 아닌 앞발에 장화를 신고 있다는 것이었다.

장군과 성현은 저 고양이가 왕초라는 걸 한눈에 알아봤다. 장화 신은 고양이가 그렇게 흔한 건 아니니까 말이다.

턱시도 고양이가 손을 내밀자 왕초의 장화를 신은 발이 놓인다. 턱시도 고양이는 그대로 왕초를 들고 가 스프링 라이더에 내려놓는다. 왕초가 거만하게 스프링 라이더에 눕는다. 가마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스프링 라이더가 꽉 찼다.


“무례하다! 왕초 님께 머리를 숙여라!”


시중을 드는 고양이가 목소리 높여 성현과 장군에게 고한다.


“됐다. 난 그렇게 권위적인 고양이가 아니야~옹.”


왕초가 귀찮다는 듯 손짓하자 목소리 높여 말했던 고양이가 뒷걸음질 치며 물러갔다.

왕초는 페르시안 품종의 털이 많고 하얀 뚱뚱한 고양이로, 말과 다르게 하는 행동은 완벽한 독재자였다.

왕초는 턱시도 고양이들에게 둘러싸여 보호받고 있었다.

양옆에 부채질을 받으며 스프링 라이더에 드러누워 배가 다 보이는 자세로 그루밍한다.

왕초가 거만하게 물었다.


“저승사자들은 예의가 없군. 타인의 집에 방문할 땐 선물을 들고 오는 게 예의 아닌가?”

“네 부하한테 납치된 거라서 말이야.”


장군이 옷에 찍힌 고양이 발자국을 문지르며 말했다.

왕초가 멋쩍은 듯 갸르릉 콧소리를 내며 다시 묻는다.


“홍홍홍~애~옹~ 못 보던 얼굴인데 우리 마을에는 왜 왔어?”

“네가 가져간 뚜띠의 장화를 돌려받으러 왔어.”


성현이 말했다. 장화 얘기가 나오자 심기가 불편해진 왕초가 자세를 바꿔 스프링 라이더를 흔든다. 끼익, 끼익, 하며 장군과 성현에게 다가왔다 멀어진다.


“흐흥~ 말도 안 되는 소리. 도둑맞은 건 나라고. 내 뒷발이 보이지? 내가 잠든 사이에 뚜띠가 내 장화를 훔쳐 간 거야. 욕심이 많은 고양이거든, 뚜띠는.”

“뚱띠는 네가 신발을 훔쳤댔는데. 도대체 그 장화가 뭐길래 그러는 거야?”

“이 장화는 요술 고양이인 나, 왕초만 가질 수 있는 요술 장화지. 네 짝을 다 신은 고양이는 모든 고양이의 왕이 될 수 있어.”


장군은 의심스러운 눈으로 성현에게 귓속말한다.


“둘 다 같은 말을 하잖아. 누구 말이 진짤까?”

“글쎄.”

“넌 저게 진짜 요술 장화라고 생각해?”

“... 몰라. 근데 왜 귓속말을 하는 거야?”

“안 그러면 저 고양이들이 우리가 하는 말을 다 들을 거 아니야.”


왕초가 두 사람을 유심히 지켜보다가 말을 건다.


“끼어들어서 미안한데, 우린 귀가 아주 밝아.”

“남의 말을 엿듣다니, 예의가 없군!”

“뚜띠한테 내 장화를 가져다주면 뭘 받기로 했지?”

“요술 고양이라면서 그걸 물어봐야 알아? 네 요술로 한 번 알아보지 그래?”

“그걸 주지.”

“... 정말? 그래 놓고 정보를 달라고 하면 안 주는 거 아니야?”


비아냥대던 장군이 홀라당 넘어갔다.

원하는 게 정보라는 걸 알게 된 왕초가 자신감 있게 큰 소리로 말한다.


“그래! 욕심쟁이 뚜띠는 장화를 얻기만 하면 너희를 배신할 거야. 분명 정보를 주겠단 약속도 받아내지 못했을걸?”

“...”


정확했다. 뚜띠의 입에서 나온 대답은 기브 앤 테이크라는 말 한마디였다.


“하지만 나는 도를 아는 요술 고양이! 내 장화만 찾아다 준다면 약속은 지키도록 하지.”


왕초의 제안에 성현과 장군은 골치가 아파 왔다.


“뚱띠보단 왕초가 나은 거 같은데?”

“난 뚱띠가 더 믿을만한 것 같은데?”

“어딜 봐서?”

“왕초가 거짓말에 더 능숙해 보여.”


확실히 뚜띠보다 왕초가 더 노련해 보였다. 앞에선 들어줄 것처럼 얘기하고 나중에 말을 바꿀지도 모를 일이었다.

왕초의 신발을 뺏어서 뚜띠한테 갖다줘야 하나? 아니면 뚜띠의 것을 왕초에게?


아~! 돌겠네. 도대체 누구 말이 진짜야?


선택의 갈림길에 선 두 사람에게 왕초는 돌아가서 잘 생각해보라며 길을 터준다.


여유 있게 장군과 성현을 보내던 모습과는 달리 미행을 붙였는지 아까부터 따끔따끔한 시선이 느껴졌다. 한 놈이 아니다.

미행을 막다른 골목으로 유인한 장군과 성현의 모습이 사라진다.


“어디 갔지?!”


당황한 열댓 마리의 고양이들이 두 사람이 사라진 자리로 모습을 드러낸다.


“너흰 뭔데 우리 뒤를 밟는 거야?”


목소리를 향해 잽싸게 뒤를 돌면 반대편에서 성현과 장군이 서 있다.


“우리가 오는 걸 알아채다니 생각보다 눈치가 빠르군.”


이 무리의 우두머리로 보이는 고양이가 말했다. 검은 고양이는 날렵한 몸매에 한쪽 눈에 길게 상처가 있다. 말투에서 여유와 기품이 흘렀다.


“우릴 왜 따라온 거야? 담소를 나누고 싶은 건 아닐 테고. 왕초가 시킨 거야? 아니면 뚱띠?”

“아니. 우린 누구의 명령도 듣지 않아.”


장군과 성현은 뜻밖의 대답에 조금 당황했다. 장군이 사는 동네와 바로 옆 동네는 뚜띠와 왕초의 구역으로 외부 고양이들이 오면, 한데 뭉쳐 쫓아낼 정도로 고양이들의 영역싸움이 살벌하다 들었다. 그런데 누구의 편도 아니라니. 그렇다면?


“너도 네 왕국을 하나 세우려고?”


한숨 섞인 장군의 질문에 검은 고양이는 진지하게 고개를 저었다.


“우린 평화를 사랑하는 고양이 무리일 뿐이야. 내 소개를 하지. 난 블랙이야. 너흴 따라온 건 너희에게 부탁이 있어서야.”

“부탁이라니?”

“원래 이곳은 고양이 할머니가 다스리던 평화로운 동네였어. 그런데 며칠 전, 고양이 할머니가 사라지고 뚜띠와 왕초가 고양이 할머니의 자리를 노리면서 동네가 두 개로 갈라졌지. 너희도 알다시피 뚜띠랑 왕초는 서로 왕이 되겠다고 싸우고 있어. 우린 너희가 둘의 싸움을 말려줬으면 해.”

“우리가?”

“뚜띠랑 왕초는 식탐은 있었지만, 권력욕은 없었어. 하지만 요술 장화를 얻고 나서 완전히 변해버렸지. 우린 그 장화에 뭔가가 있을 거라고 생각해. 너희가 뚜띠와 왕초의 요술 장화를 없애줘.”

“우리한테 부탁할 필요 없이 너희가 뺏으면 되는 거 아니야? 잠잘 때 훔친다든지.”

“한 번 장화를 도둑맞은 뒤로 뚜띠와 왕초는 잘 때도 장화를 벗지 않아. 요술을 부리는 둘에게서 우리가 장화를 뺏는 건 불가능해.”

“그걸 우리한테 부탁하는 거야?”


블랙은 처음의 여유로운 모습은 사라지고 간절한 눈빛으로 말했다.

바스락.

인기척이 들린다. 블랙의 한쪽 귀가 흔들리더니 어두운 그늘 속으로 몸을 숨긴다.


“뚜띠와 왕초는 요술을 부릴 때 장화를 신은 발을 위로 들어. 그걸 명심해.”


기척을 느낀 블랙과 무리가 빠르게 흩어진다.

블랙의 무리가 사라진 자리는 개미 한 마리 보이지 않는다.


“뚜띠랑 왕초 둘 다 도둑맞았다는 말이 사실이었나 봐. 서로 훔쳐 왔는데, 결국은 맞교환한 꼴이 되어버렸군.”


장군이 어이없다는 제스처를 하며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장군의 농담에도 성현이 말이 없다. 무언가 골똘히 생각에 잠겨 보였다.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고양이들 말이야...”

“너 설마 하겠단 건 아니지?”

“고양이 할머니를 찾으면 뚜띠랑 왕초의 싸움도 조용히 끝날 거야.”

“정작 중요한 고양이 할머니가 어떻게 생겼는지 모르잖아, 이거 완전 모래사장에서 고양이 찾기야.”


장군이 말려도 결국 성현은 고양이들의 분란을 잠재우기 위해 움직일 것이다.

도와주는 건 상관없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장군은 자신들이 휘둘리는 이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언제까지 고양이들한테 휘둘릴 거야!? 난 지금 고양이들이 짜놓은 판에 올라선 광대가 된 기분이야. 마음에 안 들어.”


장군의 말은 성현도 동의하는 바이다. 목줄을 쥔 사람은 고양이가 아니라 자신들이어야 했다. 그리고 성현에겐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우리가 주도권을 뺏어오자.”

“무슨 좋은 생각이라도 있어?”


성현이 종이와 펜을 장군에게 내민다.


“이걸로 뭘 하려고?” 장군이 물으면 “받아 적어.” 하고 사악하게 웃는다.


펜 뚜껑을 닫은 장군이 의아한 표정으로 성현에게 종이를 넘긴다.


“진짜 이런 거로 뚱띠랑 왕초가 걸려들까?”

“두고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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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31화 불똥벌레(1) 22.06.14 11 0 10쪽
30 30화 장화 신은 고양이들(4) 22.06.13 11 0 9쪽
29 29화 장화 신은 고양이들(3) 22.06.12 11 0 11쪽
» 28화 장화 신은 고양이들(2) 22.06.11 11 0 9쪽
27 27화 장화 신은 고양이들(1) 22.06.10 10 1 11쪽
26 26화 특전팀(5) 22.06.09 9 1 9쪽
25 25화 특전팀(4) 22.06.08 13 2 10쪽
24 24화 특전팀(3) 22.06.07 16 2 11쪽
23 23화 특전팀(2) 22.06.06 16 1 11쪽
22 22화 특전팀(1) 22.06.05 17 1 11쪽
21 21화 폭풍의 전학생 22.06.04 15 2 11쪽
20 20화 귀로(4) 22.06.03 13 2 10쪽
19 19화 귀로(3) 22.06.02 18 3 11쪽
18 18화 귀로(2) 22.06.01 14 2 10쪽
17 17화 귀로(1) 22.05.31 17 2 9쪽
16 16화 숨바꼭질(5) 22.05.30 22 2 14쪽
15 15화 숨바꼭질(4) 22.05.29 19 2 10쪽
14 14화 숨바꼭질(3) 22.05.28 20 2 10쪽
13 13화 숨바꼭질(2) 22.05.27 23 1 11쪽
12 12화 숨바꼭질(1) 22.05.26 25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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