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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너무 강해서 저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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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연재 주기
왕큰손
작품등록일 :
2022.05.15 14:44
최근연재일 :
2022.07.17 23:00
연재수 :
3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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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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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
글자수 :
164,196

작성
22.06.12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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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29화 장화 신은 고양이들(3)

DUMMY

종이엔 뚜띠와 왕초에게 보내는 편지가 적혀있었는데, 토씨 하나 안 틀리고 똑같은 내용이었다.


to. 돼지 고양이.

장화는 내가 가지고 있다.

견물생심이라고, 손에 얻으니까 나도 이게 탐나네?

받고 싶으면 직접 와라.

장소는 ○○. 시간은 ○시니까 늦지 말도록!

1대 1 대결을 신청한다.

from. 저승사자.


편지를 보내고 고지한 장소에 미리 가서 기다리고 있으면 준비는 끝이다.

이제 왕초와 뚜띠가 오기만 하면 된다.

편지를 받았을 왕초와 뚜띠의 반응은 안 봐도 두 눈에 그려졌다. 이런 괘씸한!! 이라며 분해하겠지. 그리고 장소와 시간을 다시 확인하려고 구겨버렸던 편지를 주섬주섬 펼칠 것이다.


시나리오는 빗나가지 않았다. 장화를 신은 고양이 둘이 제시간에 등장했다.

1대1 대결을 요청했음에도 뚜띠와 왕초는 동네의 모든 고양이를 불러 모았는지 족히 백여 마리는 되는 고양이가 한자리에 모였다. 블랙의 무리도 있었다. 아마 자신의 대신식을 동네방네 떠들고 싶은 것이리라.

뚜띠와 왕초는 다른 고양이들이 ‘야옹-’ 하고 울자 그제야 모습을 드러낸다. 극적인 상황을 연출하려 한 것 같다.

뚜띠는 장화를 신은 두 발로 서서 인간처럼 걸어왔다. 몸이 뒤뚱뒤뚱 흔들리지만 발걸음은 가볍다.

반면 왕초는 장군네를 처음 만났을 때처럼 꽃가마를 타고 왔다. 앞발엔 요술 장화를 끼고 말이다.

눈이 마주친 두 고양이는 서로의 발에 끼워진 요술 장화를 보고 갸르릉거린다.


먼저 와서 기다리던 장군이 자리에서 일어난다.


“어~ 헤매지 않고 잘 찾아왔네? 수고했어.”

“내 장화를 갖고 있다던 건 뻥이었냐!?”

“왜 저 뚱땡이가 여기에 있는 건데? 내 장화까지 신고!”


뚜띠와 왕초가 화가 많이 나 보인다.


“그게 말이야, 누구의 편을 들어야 할지 몰라서 말이야. 너희 둘이 싸워서 이기는 쪽의 편을 들기로 했어.”

“역시 인간 따위에게 일을 맡기는 게 아니었어!”


뚜띠와 왕초가 이를 간다. 온 동네 고양이에게 너희들의 왕이 누군지 알려주려 했던 게 독이 됐다. 여기서 싸움을 거부하면 왕의 자리는 고사하고 자신을 따르는 고양이들조차 더는 자신을 따르지 않게 될 것이다.


“두고 보자, 저승사자.”

“이기고 나면 너희와의 연은 끝이야!”


누가 이겨도 저승사자에게 호의적일 고양이는 없어 보인다.

두 고양이가 앞발을 들고 전투 태세에 들어서자, 장군이 끼어든다.


"에헤이~ 명색이 요술 고양이인데 그렇게 막 싸우면 쓰나? 요술로 대결하자고, 요술로."


고양이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여 왕초와 뚜띠를 중심으로 원형 경기장을 만든다.

왕초와 뚜띠가 눈에 힘을 주고 서로를 응시한다. 정확히는 서로의 장화를 보고 있다.


“감히 내가 자는 사이에 내 장화를 훔쳐 갔겠다?”

“누가 할 소리! 내가 잠든 사이에 내 장화를 훔쳐 간 건 너잖아!”


가만히 놔뒀다간 끝이 없겠다 싶어 장군이 심판을 자처한다.


“캣~파이트!”


장군이 팔을 크게 들어 올리자 경기장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자기가 따랐던 두목이 이기길 바라는 고양이들이 목청껏 응원의 목소리가 모여 경기장 안을 시끄럽게 에워쌌다.

왕초는 장화를 신은 앞발을 들어 올렸다. 곧바로 비대한 몸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날렵하게 텀블링을 돌아 요술을 부렸다.

왕초가 부린 요술은 골렘을 불러내는 거였다.


골렘이라니, 상상 이상이다.


장군이 왕초의 요술 실력을 감탄하기도 잠시, 골렘이 만들어지다 만다.

흙바닥에서 아주 작은 -눈코입도 잘 보이지 않는-골렘이 만들어져 뚜띠의 엉덩이를 찌른다.


푹, 푹-


“아얏! 역시 보통이 아니구나, 왕초!”

“후후훗.”


뚜띠의 칭찬이 기분 좋은지 코웃음 치는 왕초를 보며 장군과 성현은 어이가 없다. 겨우 저거로 이 동네를 휘어잡았단 말인가?

하... 하긴, 난 저것도 못 불러내니깐...!

장군이 인정했다. 왕초는 보통 고양이가 아니었다.


“마냥 당하고만 있을 뚜띠 캣 님이 아니지.”


뚜띠가 장화를 신은 뒷발을 들어 물구나무를 서자마자 뚱뚱한 뱃살을 출렁이며 백텀블링을 한다. 그러자 골렘 위로 작은 구름이 느리게 둥실둥실 떠오더니 비를 조르륵 뿌린다. 골렘이 힘없이 무너져내렸고 구름도 살랑이는 바람에 의해 흩어졌다.


“우하하! 어떠냐, 이 뚜띠 캣 님의 실력이!”

“흐흥~ 고작 그 정도 가지고?”

“뭐라고? 본때를 보여주마!”


뚜띠의 공격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다시 한번 물구나무를 선 후 백텀블링 한다. 그 모습이 매우 유려하여 이미 요술을 다 부린 거 아닌가 하는 착각을 들게 했다.

왕초의 발 앞에 빼꼼하고 아주 작은 덩굴이 자라서 발을 걸었다. 항상 가마에 타고 다니던 왕초가 짧은 보폭 때문에 걸려 넘어진다.


꽈당!


“아야!”

“우하하! 이래도 뚜띠 캣 님을 무시할 테냐?”


내려다보며 비웃는 뚜띠가 아니꼬운 왕초가 분함을 이기지 못하고 콧김을 뿜어댄다. 앞발을 들어 텀블링해 덩굴을 개박하로 바꿔 우걱우걱 뜯어먹는다. 스트레스가 해소됐는지 헤벌쭉댄다.


“보통이 아니군. 하지만 이번엔 뚜띠, 이제 장난은 끝이다~!”

“누가 할 소리!”


요술을 부릴 때 장화 신은 발을 든다는 블랙의 말이 사실이었다. 확인은 끝났다.

두 고양이가 이번엔 동시에 기합을 외치며 장화 신은 발을 든다.


“냐아앙!”

“애옹~!”


기회를 노리던 장군과 성현이 두 고양이의 장화를 쏘옥! 빼간다.

순간 가벼워진 양발 때문에 뚜띠와 왕초가 균형을 잃고 우스꽝스럽게 허공을 퍼덕인다.

관중석에 있는 고양이들이 그 모습을 보고 너나없이 푸하하! 하고 박장대소를 터뜨린다.


철푸덕.


신비한 마법의 힘이 없어진 두 고양이는 육중한 엉덩이를 바닥에 딱 붙이고 일어날 생각이 없다.

기가 죽은 뚜띠와 왕초에게 장군이 사악하게 웃으며 말을 건다.


“이제 이 장화는 내 거야. 이 도둑고양이들아. 앞으로 싸우지 말고 사이좋게 지내라~”


그러자 뚜띠와 왕초가 울어대기 시작한다. 그것도 아주 서럽게.


“애옹~ 애옹~ 애애애애애옹~!”

“흐애옹~ 우애옹~!”


장군은 매우 당황한다.


“왜, 왜 이래!? 그··· 그런다고 이걸 줄 거 같아!? 고양이의 눈물에 속지 않아!”

“네 녀석이 다 망쳐버렸어~!”


뚜띠가 왕방울만 한 눈물을 뚝뚝 흘리며 말했다.


울음에 묻혀 잘 들리지 않는 단어들을 조합하니, 사실은 이러했다.

며칠 전 고양이 할머니가 사라졌고, 때마침 장화를 얻을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한 켤레만 손에 얻으면 진정한 요술 고양이가 되면 고양이 할머니를 찾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는 거다.


음··· 일리 있는 말이었다. 좀 전에 허접한 요술을 보지 않았는가? 장화가 아직 한 켤레밖에 없어서 일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알고 보니 왕초도 뚜띠와 같은 생각이었다. 소통의 문제도 있었지만, 고양이 할머니를 찾아서 공을 자기가 차지하고 싶었던 욕심도 있었으리라.

과한 욕심이 불러일으킨 참사라고 해두자.


장내 고양이들이 뚜띠와 왕초를 안쓰럽게 본다.

고양이 할머니를 찾으려고 그랬다는데, 줘라!, 어차피 너희는 못 신는 신발 아니냐! 하는 원성이 자자하다.

군중의 화살이 성현과 장군에게 돌아왔다. 성현과 장군이 뻘쭘하다. 그러나 장군은 입을 앙다물고 장화 두 쌍을 주머니에 숨긴다.

절대 못 줘!


“그만 울어. 운다고 해결되는 건 없어.”

“아무래도 고양이 할머니를 찾아야겠어.”

“그 장화를 내게 줘. 이 뚜띠 캣 님이 고양이 할머니를 찾을게!”

“아니다! 뚜띠보다는 내가 장화를 더 잘 다뤄!”


뚜띠와 왕초가 발톱을 드러낸다.


“또, 또, 싸운다!”

“이건 압수야.”


아무에게도 줄 생각이 없어 보이는 성현에 다시 울먹이는 뚜띠와 왕초다.

이제 보니 아주 상습범이구먼?


“저기, 할 말이 있는 데옹···.”


그때, 군중들 사이에서 새로운 목소리가 들린다. 작은 새끼고양이가 관중석에서 손을 빼꼼 든다.

눈물을 장전하던 뚜띠가 짜증 낸다.


“제삼자는 빠져!”

“히익!”


새끼고양이가 얼른 손을 내린다.

“뚱띠, 왜 애 기를 죽이고 그러냐? 괜찮으니까 말해봐.”


그러자 새끼고양이가 눈물을 흘린다.

당황한 장군이 괜히 성현에게 내가 그런 거 아니야! 하며 변명을 늘어놓는다.

새끼고양이가 눈물을 닦고 코를 먹으며 이어 말한다.


“고양이 할머니는···다 나 때문에···잡혀간 거 다옹···.”

“뭐라고!?”

“조용히 좀 해, 뚱띠. 좀 더 자세히 말해 봐.”


성현이 대답을 재촉했다.


“인간이 나를 잡아가려고 했는데···날 지켜주다가···”

“그걸 왜 이제 말해!”

“너 때문에 고양이 할머니가 잡혀갔다고? 여기 이 놈의 목을 쳐라!”

“히이익!”


새끼고양이가 말을 다 끝내기도 전에 뚜띠와 왕초가 소리친다. 고함에 놀란 새끼고양이가 겁을 먹고 완전히 관중 속으로 숨어버린다.


“너희 때문에 이야기가 진전이 안 되잖아. 고양이 할머니를 찾고 싶으면 얌전히 있어.”

“다시 나와서 차근차근 말해봐.”


장군이 뚜띠를 타박한다. 성현은 새끼고양이를 불러낸다.

얼기설기 뭉쳐있던 고양이들이 길을 트자 다리를 절룩이는 새끼고양이가 차분히 걸어 나와 말한다.


며칠 전에 일어난 일이라고 한다.


부스럭-


쨍쨍하게 내리쬐는 뙤약볕 아래 피골이 상접한 새끼고양이가 쓰레기를 헤집는다.

불편한 한쪽 다리로 음식을 구하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킁킁, 어디선가 맛있는 냄새가 난다.

썩은 음식물 사이에 싱싱한 고기가 놓여있다. 새끼고양이가 음식을 입에 담으려 하자 고양이 할머니가 나타나 새끼고양이를 멀리 쳐낸다.


쿠당탕! 쿠당!


새끼고양이가 벗어난 덫에 걸린 고양이 할머니가 나오려 발버둥 친다.

곧 근처에서 지켜보던 사람이 나타나 싱싱한 음식이 들어있던 네모난 철창 케이지를 들고 차에 올라탄다. 새끼고양이가 떨리는 다리를 움직이려 하지만 고양이 할머니는 “야옹”하고 오지 말라 한다.


그날 새끼고양이는 그 자리에 앉아 멀어지는 하얀 봉고차의 뒷모습을 하염없이 바라보며 기다렸다.

그러나 그 후로 봉고차는 볼 수 없었다고 한다.


“따라가려고 했는데 이 다리로 차를 뒤따라가기엔 무리였어.”

“왜 바로 말하지 않은 거야?”

“마, 말하려고 했어···! 근데 너무 무서워서···.”

“어떤 차였는지 기억해?”

“그게···. 하얀 차였는데···. 아! 분홍색과 하늘색으로 고양이랑 강아지 그림이 그려져 있었어.”


우엑~! 고양이랑 강아지가 함께라니. 밥맛이군!

여기저기서 야유를 보내며 고양이들이 혀를 내두른다.


곰곰이 생각하던 장군이 자리에서 일어난다.


“나, 어딘지 알 거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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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30화 장화 신은 고양이들(4) 22.06.13 11 0 9쪽
» 29화 장화 신은 고양이들(3) 22.06.12 12 0 11쪽
28 28화 장화 신은 고양이들(2) 22.06.11 11 0 9쪽
27 27화 장화 신은 고양이들(1) 22.06.10 10 1 11쪽
26 26화 특전팀(5) 22.06.09 9 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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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20화 귀로(4) 22.06.03 13 2 10쪽
19 19화 귀로(3) 22.06.02 18 3 11쪽
18 18화 귀로(2) 22.06.01 15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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