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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연재 주기
왕큰손
작품등록일 :
2022.05.15 14:44
최근연재일 :
2022.07.17 23:00
연재수 :
3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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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64,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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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13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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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30화 장화 신은 고양이들(4)

DUMMY

장군과 성현이 도착한 곳은 동물보호센터다. 뚜띠, 왕초, 새끼고양이도 같이 있다.

동물보호센터는 집 없이 떠도는 유기 동물들을 보호하는 곳으로 학생들이 자주 봉사 활동하러 오는 곳이었다. 로고는 차뿐만 아니라 간판에도 큼지막하게 박혀있다. 분홍색 고양이와 하늘색 강아지 얼굴이 나란히 붙어있는 그림인데, 귀엽다고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밖에는 새끼고양이가 본 차가 주차되어있다.

새끼고양이가 고개를 세차게 끄덕인다.


“맞아. 이 차였어!”


성현이 장군에게 묻는다.


“어떻게 알았어?”

“봉사활동 온 적 있거든.”


새끼고양이는 확인을 해주고 얼른 센터에서 멀어진다. 아직 그날의 트라우마가 남아있는 모양이다.

장군이 시곗줄이 제대로 잘 채워졌는지 확인하고 안으로 들어간다.

뚜띠와 왕초는 원래 센터에서 있던 고양이처럼 당당하게 따라 들어온다.


센터 안에는 여러 고양이가 철창 안에 갇혀있다. 뚜띠와 왕초가 빠르게 훑어보더니 털이 하나도 없는 고양이에게 다가간다.


“할매!”

“여긴 어떻게 왔어? 고 녀석이 말했나 보구나.”


고양이 할머니가 혀를 쯧쯧 차며 말한다.

왕초와 뚜띠가 동시에 철창에 매달려 고양이 할머니를 애타게 부른다. 눈물겨운 가족 상봉이다.

고양이 할머니가 기지개를 켜고 철창으로 다가와 왕초와 뚜띠를 핥아준다.


“우리가 얼마나 찾았는지 알아?”

“이제 걱정 말아. 빨리 여길 나갑시다.”


덜컹덜컹.


두 고양이가 앞발로 굳게 닫혀있는 문을 열려고 허둥댄다.

그러나 고양이 할머니는 여유롭다.


“난 안 갈란다. 난 여기가 편해.”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예요?”

“그만두래도.”


단호하게 딱 잘라 말하는 고양이 할머니의 말에 뚜띠와 왕초가 멈춘다.

고양이 할머니는 성현과 장군에게 시선을 돌린다.


“저승사자구나. 근데 이걸 어쩌지? 며칠 동안 여기에만 있어서 세상 돌아가는 일을 도통 모르는데.”

“곤란해, 할매. 할매가 없어서 이 녀석들이 난리라고.”

“또 사고를 쳤구나. 앞으론 내가 없으니 너희도 철이 좀 들어야지.”

“싫어, 할매 없으면 철 안 들 거야!”


뚜띠가 떼를 쓴다.


“쯧쯧, 나이가 몇 갠 데 땡깡이야? 부끄럽지도 않아?”

“그러니까 돌아가요.”

“나도 이제 살날이 얼마 안 남았어. 평생을 길고양이로 살았으니 가기 전엔 집고양이로도 살아봐야지.”

“뭐요!? 그럼 우리는 어쩌고요!”


뚜띠가 화를 낸다.


“후계자를 깜빡했구나. 후계자는 블랙이다!”

“뭐라고요?!”

“왜 내가 아니냐옹?!”


뚜띠와 왕초가 케이지에 매달려 항의한다.

시끄러운 소리에 센터 직원이 들어와 “어라? 이 고양이들은 왜 나와 있지?” 하고 뚜띠와 왕초를 케이지 안에 집어넣는다.

“이거 놔라!” 하며 반항하지만 역부족이다.


“깔깔깔. 기왕 이렇게 된 거, 너희도 인간이랑 같이 살아. 어차피 돌아가 봐야 블랙을 방해하기밖에 더 하겠어?”

“내가 왜? 난 왕이 될 뚜띠 캣이라고!”

“난 이름부터 왕초야! 왕~!”

“예끼, 이놈들아. 곧 좋은 주인이 생겨서 그들이 너희를 왕처럼 떠받들어 줄 텐데 뭐가 문제야? 곧 내 주인이 올 테니 조용히들 해라.”

“꺼내줘! 어이, 저승사자! 날 꺼내주면 너희와 동맹을 맺겠다.”

“그래, 날 꺼내줘라. 날 꺼내주면 정보도 주겠다!”


뚜띠와 왕초가 꺼내달라 아우성치지만 장군과 성현은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더니 그대로 뒤돌아 센터를 나간다.


“일단 블랙한테 이야기를 전해야겠지?”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을 거 같아.”


성현과 장군이 나가면서 나이가 지긋한 할머니를 스친다. 할머니는 고양이 할머니한테 말을 건넨다.


“오래 기다렸지? 입양 절차가 오래 걸렸단다. 이 늙은이가 당최 뭘 알아야지. 허허허.”

“야옹.”


케이지 문을 열고 두 팔을 내밀면 고양이 할머니가 품에 폭 안긴다. 인자하게 미소 지으며 쓰다듬는 할머니와 골골송 부르는 고양이 할머니는 오랜 친구처럼 어울린다.


**


마을은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평화가 찾아왔다. 평화를 사랑하는 고양이라는 말이 사실이었나보다.

왕초와 뚜띠는 입양을 가 소위 집사라 불리는 주인에게 왕처럼 떠받들어져 제법 만족하며 살고 있다고 한다. 가끔 들리는 소식으로는 점점 살이 찐다는 것 정도.

고양이 할머니가 떠난 후 동네의 고양이들은 블랙의 통솔하에 움직이고 있다.


장군의 방 창문을 사이에 두고 장군과 성현, 그리고 블랙이 밀회하고 있다. 한번은 블랙이 장군네 가족의 아침 훈련 시간에 찾아온 적이 있는데, 두 사람의 속도를 따라잡을 수 없었다고 한다. 그날 이후로 밤에만 은밀히 찾아오고 있다.


블랙이 창가에 앉아 낮게 속삭인다.


“뚜띠는 샴푸를 바꿨대. 만족스러운 모양이야.”

“잘됐네.”


장군이 호응한다. 이어 성현이 묻는다.


“새로 발견된 신수는 없고?”

“아직 들려오는 건 없어. 경계도 열렸다 닫히고 신수도 도망가고, 저승도 난리구나.”

“경계가 열렸다니?”

“못 들었어? 한 달 전에 경계가 열렸다 닫혔다고 이 동네에선 꽤 화제였는데?”

“한 달 전이면...”


장군과 성현의 머릿속에서 유능한이 헤헤, 하고 웃었다.


성현이 핸드폰을 꺼내 전화를 건다.

수화기 너머로 유능한의 목소리가 들린다.


“네.”

“어이, 유능한. 너 경계 문이 열렸다는 거 들었지?”

“... 지금은 전화를 받을 수 없어···”

“너인 거 다 티나 거든?”

“···티나? 무슨 일이야? 나 진짜로 바빠.”

“경계가 열렸다 닫혔다는 얘기 들은 거 있어?”

“아~ 그런 얘기를 들었던 것도 같고···.”

“똑바로 말 안해?”

“확인은 안 해봤지만 별일은 없을 거야. 있었으면 진작에 터졌겠지. 안 그래?”

“나 지금 저승으로 못 돌아가니까 네가 윗선에 보고해. 끊어.”

“그래, 개고생해라~.”


유능한과 통화를 마친 성현에게 귀가 밝은 블랙이 말한다.


“덜떨어져 보이는 저승사자라고 생각했는데, 맞았나보네. 피차 고생이 많군.”


블랙이 수고하라며 돌아간다. 방안엔 다시 장군과 성현만 남았다.

먼저 입을 뗀 건 장군이었다.


“근데, 경계가 뭐야?”

“뭐?”

“아까부터 경계가 열렸네닫혔네 하는데 그게 뭔데 그래?”

“하···. 이승부와 저승부, 그리고 경계부가 있다는 거 기억해?”

“아!”


경계부.

기억 안 난다.


“안 나.”

“···경계부는 이승도 저승도 아닌 곳을 담당하는 부서야.”


이승도 저승도 아닌 사이인 경계를 담당하는 부서로 저승에서 풀지 못한 미제사건을 처리한다.

여기까지가 표면적으로 보여지는 경계부다.

그러나 속내는 달랐다.

제일 위험한 직종으로 저승에서 문제를 일으킨 사자들이 징벌적으로 가는 부서이다. 많은 저승사자가 혐오하며 두려워하는 부서이기도 했다. 그 범위가 너무 광범위하여 한번 빠지면 돌아올 수 없다는 이야기가 파다하다. 경계에 떨어진 사자가 돌아왔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

그 외에도 경계에는 무시무시하고 위험한 특급요괴들이 산다고 한다. 경계가 열렸다는 건 그 문을 통해 특급요괴가 건너왔을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었다.


아무도 살아 돌아오지 못했는데 저런 소문은 어떻게 난 걸까?


장군은 소문이 의심스러웠다.


“그게 열리면 안 좋은 거야?”

“어쨌든 우리가 신경 쓸 일은 아니야. 유능한한테 말해 뒀으니까 위에서 조처를 하겠지.”


유능한의 말대로 무슨 일이 있었다면 벌써 터졌을 거다. 별일 아닐 거라며 성현은 찜찜한 마음을 뒤로한다.


장군이 태평하게 요술 장화 두 켤레를 흔들며 말한다.


“근데 이건 어떡하지?”


아주 작은 고양이 신발 네 개가 장군의 손바닥 위에 놓여있다. 아직 저승으로 보내지 못한 것이다.

흠, 고민하던 장군이 양손 검지와 새끼손가락에 하나씩 찔러 넣는다. 네 손가락에 고양이 신발을 끼우고는,


“얍!”


하고 백플립을 한다.


장군이 성현의 주변을 성가시게 왔다 갔다 한다. 기대와 달리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이리저리 손을 돌리며 장화를 살핀다.


“고장 났나?”

“뭐 한 거야?”

“이거 요술 장화라면서 변하질 않네?”


실망한 장군을 보며 한심하다며 한숨을 내쉰 성현이 참견한다.


“고양이 신발이잖아.”

“그런가?”

“무슨 요술을 부렸는데?”

“네 머리카락 색깔 바꿔 달라고.”

“내 머리카락 색을 네가 왜 바꿔?”

“그냥. 재미있잖아. 금방 알아볼 수도 있고. 근데 재미없다~”


성현의 백발은 변한 것 없이 처음 그대로 하얗게 빛난다. 혹시 요술이 미약하게 먹힌 건 아닌지 뿌리만 변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갖고 두피도 자세히 들여다보았지만 변한 건 없었다.

흥미가 떨어진 장군이 신발을 빼서 책상 위로 아무렇게 던지고는 깍지 낀 손으로 머리를 받쳐 침대에 드러눕는다.


“혹시라도 머리색이 바뀌면 얘기해. 원래대로 돌려줄게.”


성현은 더 이상 들어줄 필요도 없다는 듯 장군이 뭐라 말해도 신경을 꺼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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