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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주기
왕큰손
작품등록일 :
2022.05.15 14:44
최근연재일 :
2022.07.17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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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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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64,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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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19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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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32화 불똥벌레(2)

DUMMY

"잘 먹겠습니다."


미영과 나리가 쾌활하게 인사했다.

맛조개를 너무 많이 잡아서 어떻게 해야 하나 싶을 때, 같이 놀자며 연락이 온 나리와 미영을 장군이 저녁 식사에 초대한 것이다.

식탁에는 샤부샤부를 위한 야채들과 생선들이 놓여 있었고, 휴대용 버너 위에서 냄비가 팔팔 끓고 있다.

아까는 보지 못했던 낙지 두 마리가 산채로 냄비에 풍덩 빠진다.


“웬 낙지예요? 아깐 못 봤는데?”

“다른 생선들 나눠주다가 받았어. 아까 봤을 땐 이렇게 크진 않았던 거 같은데, 제법 실하네.”

“진짜, 문어라고 해도 믿겠어요.”


미영이 낙지의 위풍당당한 모습에 감탄한다.


팔팔 끓는 물에 들어간 낙지가 긴 다리를 이용해 물 밖으로 빠져나오려는 듯 움직인다.


“낙지 탈출하겠어요!”


장군의 외침에 미남이 잽싸게 냄비 뚜껑을 닫는다.

덜컹, 덜컹.

낙지가 뚜껑을 들어 올리고 빠져나오려 시도한다. 힘이 어찌나 좋은지 무거운 뚜껑이 덜컹거리고 있다. 손을 떼려던 미남은 생각보다 거센 낙지의 항의에 손을 조금 더 놔두기로 한다. 크기가 큰 만큼 생명력도 다른 낙지에 비해 긴 것 같다. 낙지는 문을 열어달라는 듯 계속해서 노크한다.


“이쯤 되면 죽어야 하지 않나?”


장군이 냄비 안에서 온몸을 배배 꼬는 낙지를 보고 말했다. 말이 끝나자마자 낙지가 죽었는지 뚜껑을 두드리는 소리가 줄어든다. 낙지가 더는 움직이지 않게 됐을 때, 장군이 얼른 뚜껑을 열어 가위로 낙지를 자른다.


“이건 뭐지?”


장군이 지렁이처럼 긴 무언가가 낙지 안에서 기어 나오는 걸 발견한다.

집게로 긴 몸을 집어 꺼낸다. 꽤 깊게 박혔는지 나오다 뚝, 끊어진다. 다른 낙지에도 똑같은 게 있다. 이번엔 잘 꺼내 봐야지. 하고 심혈을 기울여 꺼내던 장군은,


“기생충이네.”


아빠의 한마디에 뚝, 끊어버렸다.

어디선가 안돼! 하고 외치는 소리가 들린 것 같다. 기분 탓이겠지.

장군은 가위를 가져와 기생충이 들어있던 다리 부분을 잘라버리고, 다시 냄비에 낙지를 넣는다.


**


“안녕히 계세요.”


미영과 나리가 예의 바르게 인사했다. 두 사람의 손에는 생선과 조개가 한 봉지씩 들려 있다.


“그래, 조심히 들어가고. 바로 먹을 거 아니면 얼려서 보관하렴.”

“네~. 짱구, 우리 간다.”

“그래. 내일 보자.”


세 사람이 가볍게 인사한다.

이때까지 장군은 얌전했던 나리가 다음 날부터 180도 변해 나타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


주말을 신나게 놀고 온 여파로 장군은 월요병에 걸린 것 같았다. 게다가 날씨까지 이리 좋으니 연필이 손에 안 잡히는 게 당연했다. 하지만 학생의 신분으로 날씨가 좋다는 이유로 빠졌다가는 1년의 3분의 1은 빠져야 할 것이다.

장군이 교실에 들어가자마자 미영이 왜 이제 왔냐는 얼굴로 달려온다.


"짱구, 나리 좀 말려봐."

"나리가 왜?"


장군은 미영이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곳을 바라봤다. 나리는 장군의 뒤에 앉아있었는데, 그 자리는 성현의 자리였다.

성현은 선생님의 머리를 쟁반으로 내려친 이후로 아이들 사이에선 짱이라고 불리고 있었다. 일진이 없는 학교라 원래 짱은 없었지만 말이다.

뜬소문이라 장군은 믿지 않았지만, 나리는 열심히 믿었다. 평소 얌전한 나리는 폭력을 싫어했고, 선생님에게까지 거침없는 성현을 조금 무서워하는 경향이 있었다.

장군은 복도로 몸을 빼꼼 내밀어 주변을 살폈다. 성현이 천천히 복도를 걸어오는 모습이 보인다.

어차피 같이 사는 데 학교도 같이 오면 좋으련만 비밀연애를 하는 사내 커플도 아니고 성현은 기어코 따로 교실로 들어온다. 오늘은 그런 성현의 기행이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성현이 교실로 들어오면 분명 나리에게 말을 걸 것이다.

아주 차갑게 말이다.


"나리야, 성현이 오는데?"

"그게 왜?"


나리가 묻는다. 평소랑은 다르게 목소리에 힘이 들어가 있다. 무슨 심경의 변화라도 있는 걸까? 장군은 생각했다.


"그보다 장군아, 넌 자리에 안 앉니?"

"나? 앉을 거긴 한데...?"

"그럼 얼른 앉아."


뜬금없는 나리의 말에 장군이 당황했다. 무슨 생각인지 전혀 가늠이 가지 않는다.

때마침 성현이 싸늘한 기운을 풍기며 교실에 들어섰다.


"강나리, 나와."

“나 오늘은 여기 앉고 싶어.”


나리가 성현의 눈을 똑바로 보고 말한다. 평온한 둘과 달리 오히려 주변이 긴장한다. 성현은 군말 없이 나리의 자리에 가서 앉는다. 괜히 주변을 따라 덩달아 긴장한 장군도 안도하고 자리에 앉는다. 그 순간, 나리의 손에 들려있던 화분이 장군의 머리를 강타했다.


퍼억.


커다란 소리가 교실을 울리고, 나리의 행동을 본 장군의 짝꿍이 소리쳤다.


“나리 너 미쳤어?”


다른 아이들이 달려와 나리의 손에 들린 화분을 뺏는다. 성현이 얼른 달려와 장군의 머리를 살핀다. 다행히 흙만 묻고 어디 다친 곳은 없어 보인다.


“장군이라 다행이지, 아니었으면 살인미수야!”


아이들이 안도한다. 나리는 얼굴을 구겼다가 억지로 입꼬리를 말아 올린다.


“손이 미끄러졌어, 오호호.”


성현은 어떻게 손이 미끄러지면 화분을 사람의 머리에 내리칠 수 있냐고 묻고 싶었지만, 다음번엔 조심하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장군의 모습에 황당함을 감출 수 없다. 나리는 알겠다며 오호호, 웃었지만, 성현은 나리의 주먹을 쥔 손가락에 점점 힘이 들어가는 걸 목격했다.


그 이후로 나리는 본인의 자리로 돌아갔지만, 장군 암살 작전은 계속되었다. 계단에서 장군을 밀치기도 하고 뒤에서 헤드록을 거는가 하면, 급식 시간엔 젓가락을 날리기도 했다. 장군이었기에 망정이지 일반 사람이었으면 목숨이 열 개라도 부족했을 것이다.


종이 울리고, 반장이 들어와 교탁 앞에 선다.


“오늘 선생님 일 있으셔서 수업 안 하신대. 대신 영화 틀어줄 테니까 조용히 보고 있으래.”


반장이 빔프로젝터를 이용해 영화를 튼다.

기생충. 이라는 영화 로고가 뜬다.

기생충은 부잣집 가족에게 빌붙어 사는 가난한 가족을 기생충에 빗대어 표현한 작품으로 이미 장군도 본 영화다.

유일하게 빔프로젝트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성현에게 장군이 속삭였다.


“나리 오늘따라 기분이 안 좋아 보이지 않아?”

“태평하게 그런 소리가 나와? 아예 널 죽이려고 벼르는 거 같은데?”

“그치? 사람이 완전히 바뀐 거 같아.”


성현이 조용히 하라며 뒤로 기대고 있는 장군의 의자를 앞으로 밀다가 뭔가가 걸리는지 중얼거린다.


“... 사람이 바뀐 거 같다고?”

“왜? 마음에 걸리는 거라도 있어?”

“두루마리에 있던 기생충 기억나?”

“기생충?”

“정확한 명칭은 불똥벌레 유충. 유충에 감염된 사람은 마치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이 행동한다고 적혀 있었잖아.”


장군은 성현에게 시달렸던 시간을 생각했다. 억지로 외우긴 했지만, 불똥벌레 유충에 관한 내용을 읽은 것 같다.


“나리가 그 기생충에 감염됐다는 거야?”

“그럴 가능성을 말하는 거지.”

“말도 안 돼. 그 기생충은 셋이 같이 다닌다며? 그럼 나머지 둘은 어디에 기생하고 있는 건데?”


성현이 답하지 못한다. 맞는 말이었다. 세 마리가 함께 다니면 나머지 두 마리는 어디에 있는 걸까?

성현은 자신이 좀 예민했던 것 같다며 다시 영화로 시선을 돌린다.

장군은 나리를 쳐다봤다. 나리는 분명 앞을 보고 있는데도 장군을 째려보고 있는 것 같다.

나리의 가족은 나리와 동생, 부모님까지 네 명이다. 어쩌면 가족 중 두 사람이 더 감염됐는지 모를 일이었다.

성현의 말을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고 장군은 생각했다.


**


학교가 끝나고 장군은 나리의 뒤를 밟을 생각이었지만 나리 역시 장군과 같은 생각인가 보다. 나리는 장군이 집에 갈 때까지 교실에서 움직일 생각이 없어 보인다. 하는 수 없이 장군은 나리가 원하는 대로 행동해준다.

역시나 나리가 장군과 성현의 뒤를 밟는다. 나리는 기생충에 씐 게 확실했다. 길을 가다가 자신을 향해 짖는 개에게 똑같이 네 발로 짖어주는 사람은 드물 테니까 말이다.


“아무래도 기생충이 맞는 거 같아.”


장군이 성현에게 속삭였다.


“원래 저런 녀석이 아니라고 확실해?”

“당연하지. 저건 완전 미친 사람이잖아. 나리는 이렇게 사람이 많은 데서 네발로 기는 짓은 못 한다고.”


그건 보통 사람들도 해당하지 않나? 생각했지만, 성현은 근본적인 질문을 한다.


“그럼 다른 두 마리는 어디에 있을까?”

“저 녀석한테 물어보면 알 수 있겠지.”


장군이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하지만 어떻게 하면 나리에게 달라붙은 기생충을 떼어낼 수 있을까?

마구 때려서 나가게 하자니 나리의 몸이 버티지 못할 거 같고, 뜨거운 열을 가하자니 나리의 몸이 버티지 못할 거 같았다. 그렇다고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기생충을 뽑아내겠다고 나리의 배를 갈라 직접 뽑아낼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대책을 강구하다 보니 어느새 집에 다다랐다. 이번을 놓치면 영영 기회가 없을 거라 생각했는지 나리, 아니, 기생충이 성현과 장군을 향해 달려들었다.


“죽어랏, 내 친구들을 죽인 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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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2화 불똥벌레(2) 22.06.19 12 0 9쪽
31 31화 불똥벌레(1) 22.06.14 16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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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29화 장화 신은 고양이들(3) 22.06.12 13 0 11쪽
28 28화 장화 신은 고양이들(2) 22.06.11 12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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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26화 특전팀(5) 22.06.09 18 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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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24화 특전팀(3) 22.06.07 18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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