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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연재 주기
왕큰손
작품등록일 :
2022.05.15 14:44
최근연재일 :
2022.07.17 23:00
연재수 :
3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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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87
추천수 :
104
글자수 :
164,196

작성
22.06.26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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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33화 불똥벌레(3)

DUMMY

기생충이 장군의 목을 향해 입질한다. 장군은 팔을 뻗어 기생충의 이마를 잡아 가까이 다가오지 못하게 한다.


“이거 놔! 너 때문에 내 친구들이 죽었어! 너도 목숨으로 보상해!”

“내가 언제 네 친구들을 죽였어? 생사람 잡지 마.”

“어제저녁에 내 친구들을 죽였잖아!”


장군이 곰곰이 생각해봤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기생충의 기자도 본 기억이 없다.


“뭔가 오해가 있나 본데, 난 네 친구를 죽인 적 없어. 번지수 잘못 찾았으니까 내 친구 몸에서나 나와.”

“그렇게 잔인하게 죽이고 기억도 못 한다니! 내 친구는 낙지에 들어가 있었어. 그런데 너희는 내 친구를 뜨거운 물 속에 던져버렸지! 그리고 어떻게 한 줄 알아?”

“우엑, 그걸 우리가 먹은 거야?”


이미 소화됐을 게 뻔한데 장군은 퉤퉤, 침을 뱉었다.


“내 친구 시신을 부관참시하고 쓰레기통으로 던져버렸다고! 친구를 추모하지 못하는 내 마음을 네가 알아? 용서 못 해!”


나리의 몸이 점점 부풀어 오르더니 헐크처럼 녹색으로 변한다. 교복이 박음질마다 뜯어져 근육에 천을 끼워놓은 것처럼 보인다.


“매장 시켜주마!”


기생충이 네 발로 뛰어와 장군에게 몸을 날린다.


“그만둬! 나리를 사회적으로 매장 시키겠다는 거냐?! 이 악랄한 녀석아!”


어렵지 않게 공격을 피했지만 그다음이 문제였다.


“어떻게 나리 몸에서 저 녀석을 빼내지?”

“때리거나 불을 지펴서 죽인 다음 꺼내...”

“말고!”


성현의 말이 끝나기 전에 장군이 끊는다. 말이 끊긴 게 기분이 나쁜지 성현이 퉁명스럽게 대답한다.


“... 자의로 나오게 하는 거 말고는 모르겠는데?”

“자의로? 어떻게?”

“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 못하겠으면 물러서. 내가 할게.”


소리친 성현이 성현이 주먹을 꽉 쥔다. 장군이 그 손을 잡았다.


“아무리 그래도 때리는 건 좀 그렇지 않아? 그건 최후의 수단으로 아껴두자고.”

“이게 제일 빠른 방법인데?”


자의로, 자의로. 몇 번 중얼거린 장군이 좋은 생각이 떠올랐는지 손가락을 튕겼다.


“너 나리 때리면 안 된다! 도망만 못 가게 잡아줘!”

“어디 가는데?”


성현의 질문에도 답하지 않고 장군이 얼른 집으로 달려간다.

하는 수 없었다. 장군이 돌아올 때까지 나리가 이 구역을 벗어나지 않게 막는 수밖에.

그러나 나리는 성현이 준비할 새도 없이 네 발로 장군의 뒤를 따른다.


“어이, 기생충! 기다려!”


성현이 포승줄을 꺼내 카우보이처럼 나리에게 던진다. 둥근 매듭이 나리의 몸을 잡았지만, 나리의 힘을 견디기엔 역부족이었다.


집에 들어가자마자 주방으로 뛰어 들어간 장군은 바로 찬장을 열었다.


“소금이 어딨더라?”


핑크 소금, 굵은 소금, 가는 소금, 죽염 등 여러 가지 소금이 보였지만 장군이 선택한 건 맛소금이다.


장군이 주방을 나서려는데, 콰앙, 하고 거칠게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나리가 들어오고, 이어 성현이 들어 온다. 아니, 끌려왔다는 말이 정확할 것이다. 나리의 몸에 이어진 붉은 줄을 팽팽하게 끌어당기면서 끌려 오는 성현의 모습은 대형견의 힘을 이기지 못하고 끌려다니는 견주 같았다.

장군이 수저통에 꽂혀있는 숟가락을 뽑으며 말했다.


“나리야, 아무리 급해도 신발은 벗고 들어와야지!”

“쿠아아아!”


나리가 포효했다. 이제 기생충이라고 부르는 게 알맞을 외모다.


“변성현, 나리 꽉 잡아!”


말과 동시에 장군이 나리를 향해 맛소금을 던진다. 생각할 겨를없이 성현이 뒤에서 나리를 껴안는다.


“이거 놔!”


불안감을 느낀 기생충이 거칠게 몸부림치며 포효한다. 그 입 속으로 장군이 던진 맛소금이 나리의 입으로 골인했다.


“스트라이크, 삼진 아웃!”

“우웩! 웩, 퉥!”


심판처럼 외친 장군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소금을 뱉어내던 나리의 입안에 숟가락을 넣는다. 그리고 소금을 부었다. 콸콸.

마치 사약을 받는 드라마 속 장희빈처럼 나리는 나트륨 폭격을 당해야 했다. 이윽고 나리가 거품을 물고 몸에 힘이 빠지면서 나리의 몸이 축 처진다. 나리를 붙잡고 있던 성현은 나리가 바닥에 고꾸라지지 않게 나리를 부축한다.


“기생충이라 염분에 약한가 보구나!”


성현은 보통 사람이라도 이 정도의 소금양이면 쓰러지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굳이 말로 하진 않는다.


나리의 초록색 몸이 원래 사람의 색으로 돌아오기 시작하고, 벌린 입에서 꾸물꾸물 긴 지렁이 모양의 기생충이 기어 나온다. 나리의 몸처럼 축 처져 있는 게 백기를 든 모양이다. 장군이 지렁이를 손으로 잡아 올린다.


“으엑, 이거 어제 낙지에 있던 거랑 닮지 않았어?”

“방심하지 마.”


성현의 외침과 함께 기생충의 몸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앗 뜨거!”


장군이 열을 참지 못하고 기생충을 하늘로 던지자, 폭죽이 터지듯 기생충이 폭발했다. 자폭이었다.

장군과 성현은 나리의 몸을 감싸고 바닥에 낮게 엎드렸다.


“뭐야?”


마치 집안에서 불꽃놀이를 하는 것 같았다. 그 모습이 퍽 아름다웠지만, 지켜보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불똥이 그 수를 점점 늘려나가더니 한데 뭉쳐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움직이기 시작한다. 마치 불이 곤충처럼 보였다. 정확히 말하면 곤충이 되다 만 모습으로 형상화했지만 말이다.


“한 마리만 있어서 간과했어. 저 벌레 불똥벌레 유충이야.”


동료들이 죽었다고 이야기했을 때 대수롭지 않게 넘긴 게 화근이었다. 성현은 입술을 씹었다.


“불똥벌레 유충?”


장군도 기억이 난다. 성현과의 다툼 이후로 몰래 찾아봤다.

유충일 땐 다른 생물의 몸에 기생하다가 성체가 되어 나가지만, 위험을 인지하면 기생물을 버리고 자폭해 성충으로 변태하기 때문에 여간 까다로운 곤충이 아니었다.

불똥벌레는 정말 위험했다. 이대로 내버려 뒀다간 집이 전부 불타버릴지도 모른다.

불이 번지지 않게 성현이 주변의 불을 때려 끄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일단 저 불을 꺼야 할 거 같은데!”


불똥벌레가 계속해서 화염을 뿜어내는 걸 보고 장군이 허둥지둥 싱크대로 다가간다.

불을 끄기엔 역시 물이 최고 아닌가?


성현은 이미 지나간 일은 접어두고 불똥벌레에 관한 기억을 열심히 더듬었다.

무엇이든지 불이 붙기 위한 조건은 세 가지다. 온도가 발화점 이상으로 올라갈 것, 산소가 주변에 있을 것, 연소할 물질이 있을 것. 불똥벌레는 체내의 온도를 높여 자신의 몸을 태워 발화한다. 정확히 말하자면 몸이 아니라 몸에서 생성하는 기름을 태우는 것이다.


“물은 안 돼! 불똥벌레는 기름을 이용해 불타올라. 물을 부으면 큰 폭발이 일어날 거야.”


장군은 불난 기름에 물을 부었다가 팽창한 수증기가 터졌던 기억을 떠올리고는 얼른 싱크대에서 멀어진다.


“그때 어머니가 뭔갈 던져 껐었잖아! 그게 뭐야?”


지금 생각해도 아찔하다. 엄마가 아니었다면 큰 불길로 번졌을 것이다.


그때 엄마가 뭘로 불을 껐지?


분명 주변은 하얀 가루가 흩날렸다. 주방이 엉망이 되어 청소가 끝날 때까지 집에 들어오지 말라고 했던 것까지 기억이 나는데, 뭘 부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발을 동동 구르던 장군은 엄마가 열었던 찬장을 뒤지기 시작한다. 이 찬장은 엄마가 일할 때 쓰는 물건들을 넣어놓는 곳이라 만약 다 썼다면 다시 채워놨을 것이다.

밀가루, 설탕, 베이킹소다, 바닐라파우더. 하얀 가루가 다양하다.

설탕이나 밀가루는 아닐 것이다. 그럼 베이킹소다와 바닐라파우더 중 골라야 한다는 건데...

장군은 당시 바닐라 향이 나지 않았던 걸 기억한다.


“이거 정말 맞는 거겠지?”


장군이 자신 없는 목소리로 베이킹소다를 집어 든다.


“빨리 던져!”


성현의 외침에 장군은 베이킹소다를 불똥벌레를 향해 들이붓는다.

모 아니면 도다! 만약 불길이 잡히지 않으면 바닐라파우더를 던진다.


치지직.


하고 타는 소리와 함께 불똥벌레의 불이 꺼졌다. 그리고,


파박,


하면서 꺼진 불똥벌레의 몸이 터져서 사방으로 튄다.

장군과 성현은 갑작스러운 폭발에 움직이지 못하고 온몸으로 튀는 불똥벌레의 사체를 맞는다. 조금 축축한 잿더미, 아니면 진흙을 맞은 듯한 촉감이었다. 몸에서 연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었지만 뜨겁지는 않았다.

성현이 얼굴을 덮은 재를 닦아내며 말한다.


“불똥벌레가 비정상적으로 자폭하면 5분 만에 2차 폭발을 일으켜. 불이 꺼진 다음에도 터질 수 있다는 걸 깜빡했어.”


한시름을 놓자 다리에 힘이 풀린다.

바닥에 주저앉은 장군이 허탈하게 말했다.


“이건 언제 다 치우냐?”

“으음...”


바닥에서 무언가가 꿈틀거렸다.

나리였다.

봉제선을 따라 찢어진 교복, 재투성이의 몸, 아마 깨어나면 자신이 왜 장군의 집에 쓰러져 있는지도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꺄악! 이게 뭐야?!”


역시나 나리는 자신이 처한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소리친다.


“짱구, 이게 어떻게 된 거야?”

“그게...”

“시끄럽고 너도 치우는 거 도와.”


성현이 끼어든다. 나리가 화들짝 놀라 장군의 뒤에 숨는다.


“내가 이걸 왜 치워야 하는데?”

“전부 너 때문에 일어난 일이잖아.”

“나 때문에? 전혀 기억 안 나는데? 나 왜 여깄어?”


장군은 성현이 들고 다니던 금색 알약을 생각했다. 어차피 일어나면 전부 잊어버릴 거다. 그렇게 생각하자 조금 머리가 맑아졌다.


“이건 꿈이야. 나리야. 생각해봐. 네가 왜 우리 집에 있겠어?”

“꿈?”

“그래, 꿈.”


장군이 나리의 손에 행주를 들려준다.


“청소 끝날 때까진 못 깨는 꿈. 괴로우면 열심히 청소하자.”


결국 나리는 울면서 청소를 마친다. 깨지 않는 꿈에서 얼른 깨어나기 위해.


다행히 엄마가 집에 돌아오실 때까지 청소를 마칠 수 있었다. 물론 나리의 기억을 잊게 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비록 주변에 소문은 이상하게 나더라도... 모르는 게 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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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31화 불똥벌레(1) 22.06.14 12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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