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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연재 주기
왕큰손
작품등록일 :
2022.05.15 14:44
최근연재일 :
2022.07.17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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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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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
글자수 :
164,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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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7.03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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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34화 아이스크림 대소동(1)

DUMMY

지금 장군은 성현과 함께 집 지하실로 내려와 있다.

평소의 장군이라면 내려갈 일이 거의 없었지만, 성현까지 데리고 내려온 까닭은 이러했다.


성현은 정말 일 중독이었다. 아침에는 장군의 가족들과 조깅하고, 낮에는 학교에 가고, 저녁에는 신수를 잡거나 정보를 모은다.

그냥 말로 설명했을 땐 별거 아닌 거 같은 일과였지만, 정보를 가져다주기로 한 고양이들은 아니었나 보다.

성현은 아침, 점심, 저녁 그 어느 때든 고양이에게 접촉했다.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어? 하고 묻는 장군에게

'신수가 언제 나타날지 모르는데 어떻게 저녁에만 움직여?'

'아직 블랙한테 보고가 안 들어갔을 수도 있어.'

라고 대답하고는 고양이들을 달달 볶아댔다. 그 결과 동네의 고양이들이 밤마다 시끄럽게 야옹야옹 클레임을 걸어와 잠을 설친 장군이 하는 수 없이 이 사태를 해결하러 나선 것이다.


"밤마다 클레임 거는 고양이들 때문에 잠을 못 자겠어. 당분간 고양이들하고 접촉은 금지야."


통보와 마찬가지였지만 성현은 장군의 말을 잘 따랐다. 고양이가 접촉해오지 않는 한 성현이 먼저 말을 거는 일은 없었다. 대신 학교에서 돌아오면 뭘 하는 건지 방에만 틀어박혀 있는 것이다.

교과서를 놓고 온 장군이 성현의 방을 방문했을 때, 성현은 침대에 누워 하염없이 벽만 쳐다보고 있었다.

저녁 먹으라며 성현의 방에 방문했을 때도 침대에 누워 하염없이 벽만 쳐다보고 있었다.


"뭐해? 벽이랑 눈싸움이라도 하는 거야?“

“아무것도.”


생각해보니 장군의 방에 함께 있을 때도 성현이 뭔가를 하는 걸 본 기억이 없다. 장군이 침대를 차지하고 있으면 의자에 앉아 벽만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고, 의자를 차지하고 있으면 침대에 누워 천장만 응시하고 있다.

장군이 말을 걸면 그때만 성실하게 대답하고는 다시 벽을 응시하는 것이다.

성현은 혼자일 땐 뭘 하면서 지내는 걸까?

문득 사생활이 궁금해진 장군이 묻는다.


“평일엔 뭐해?”

“일.”

“휴일엔 뭐 하는데?”


장군이 물었을 때 돌아온 대답은 '일.'이라는 반복된 말이었다.

성현은 일만 하느라 본인의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 모르고 있는 게 분명했다.

일에만 매달려 자신을 뒷전으로 하면, 일이 없어진 후 갑자기 마주하게 되는 텅 빈 자신을 채우기 위해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다.

아마 성현은 지금 자신을 마주 보며 상실감을 느끼고 있는 게 아닐까?

장군은 성현에게 취미를 만들어주기로 마음대로 결정하고는 현재 성현을 데리고 지하실에 와있는 것이다.


“우리 집 지하실에 그런 게 많거든. 마음에 드는 걸로 골라봐.”


지하실은 넓게 탁 트였고, 벽에는 책장과 책이 즐비하고, 한가운데 책상과 의자가 놓여있다. 책상에는 전시물처럼 보이는 커다란 책이 놓여있고, 책상 양옆에는 까마귀 동상과 까치 동상이 침입자를 감시하는 듯 문을 바라보고 있다.

서양 판타지 동화에 나오는 마법사의 서재가 이런 모습이 아니었을까 장군은 생각했다.

지하실에는 책만 있는 게 아니라 취미와 장군의 가족 역사도 장식되어 있다. 드리의 취미인 병 속의 배, 미남의 취미인 건축모형, 드리와 미남의 결혼케이크, 장군이 어릴 때 가지고 놀던 장난감까지 다양한 물건들이 잘 정리되어 있다.

장군은 오랜만에 보는 장난감에 향수가 밀려오는 기분을 느낀다.

제일 위에 놓여 있던 조립 블록을 꺼내 성현에게 보여준다.


“블록조립은 어때? 그냥 막 조립하면 돼. 설명서도 있어. 근데 밟으면 아프니까 바닥에 안 잃어버리게 조심하고.”

“글쎄.”

“이런 것도 있네? 바둑판인데, 뒤는 장기판이야. 근데 하는 법을 몰라서 알까기나 오목만 했어.”

“글쎄.”

“혼자 하긴 좀 그런가? 그럼 만화책 읽는 건?”


장군이 묶여있는 고무줄을 풀어 만화책을 펼친다.

어렸을 때 재미있게 봤던 고전만화 시리즈다.

그러나 장군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성현의 흥미를 끌 수 없었다. 초점 없는 눈동자로 지하실을 둘러보던 성현은 어릴 적 고전만화에 정신을 뺏긴 장군을 부른다.


“장군, 이게 왜 너희 집에 있어?”


성현이 가리킨 것은 호리병이었다. 영혼을 인도할 때 쓰는 호리병과 똑같이 생겼다.


“그러게? 이게 왜 여기 있지? 여긴 우리 가족 말곤 들어오는 사람이 없을 텐데...”


장군이 호리병을 든다. 묵직한 것이 안에 뭔가가 들은 것 같다.


“그냥 비슷한 거 아닐까?”


장군이 호리병 뚜껑을 열자, 안에서 불쑥, 검은 무언가가 튀어나왔다.


“딸기!”


를 외치면서 말이다.

딸기를 외친 검은 무언가는 장군의 머리카락을 씹더니 이번엔,


“바닐라!”


를 외치며 성현이 머리카락을 씹는다.

튀어나온 검은 무언가는 자유의 여신상처럼 머리엔 왕관을 쓰고 손에는 책과 횃불을 들고 있었다. 기괴한 모습에 장군이 여신상을 자세히 바라보고는 결론을 내린다.


“신수인가? 잠깐만 기다려!”

“잠깐...!”


성현의 외침이 끝나기도 전에 장군이 얼른 지하실을 빠져나가 두루마리를 꺼내온다. 어찌나 빠른지 1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두루마리를 펼치자 신수들의 모습이 보이지만 여신상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신수가 아니야.”

“뭐?”


성현의 말에 한눈을 팔다가 두루마리의 한쪽을 놓쳐버렸다. 바닥으로 떨어진 두루마리가 술술 풀린다. 끝도 없이 풀려나간다.


“신수가 아니면 뭔데?”

“영혼이야.”

“영혼?”


그러고 보니 어디선가 본 적 있는 모습이다.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영혼이라면 일단 한 대 때리고 시작하도록 결정한 장군이다.


“좋아, 움직이지 말고 거기서 가만히 먹고 있어.”


장군이 팔을 붕붕, 돌리다 여성을 향해 주먹을 날리려는 순간, 목에 서늘한 감촉이 느껴졌다.

성현도 갑자기 장군의 뒤에서 칼을 겨누고 있는 남자의 모습에 놀라 소리도 내지 못했다.

남자는 날카로운 눈매에 수려한 외모를 갖고 있었다. 어깨까지 오는 긴 머리카락이 잘 어울려 연예인이었다면 한 세대를 풍미했을 미모였다. 하얀 피부와 다르게 머리카락과 옷은 온통 검은색이었다. 장신에 걸친 옷은 오래돼서 해진 한복을 몸에 두른 것 같았다. 마치 왕자가 거지와 옷을 바꿔입은 행색이었다.

남자는 한 손엔 검을 들고 장군의 목에 겨누고 있었고, 반대편 손에는 아이스크림이 든 편의점 봉지를 들고 있었다.


“너흰 뭐지?”

“그건 내가 할 말이거든?!”


목에 칼이 들어온 상황에서도 장군이 기죽지 않고 말한다.

그때, 여신상이 남자에게 달려들었다. 남자는 여신상이 다치지 않게 하기 위해서인지 장군의 목에 겨눴던 칼을 거둔다.


“초코!”


여신상은 남자의 머리카락을 씹고 있다. 남자는 골머리가 아픈 얼굴로 여신상에 말한다.


“아이스크림 사 왔어.”


여신상은 남자가 내미는 아이스크림을 받아들고는 얌전히 남자에게서 떨어진다. 봉지에서 아이스크림이 나왔다. 남자가 사 온 아이스크림은 하드 아이스크림이었다. 여신상이 아이스크림을 보고 입을 움직였다.


“... 림.”


여신상의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아 장군도 성현도 남자도 신경을 곤두세운다.


“같이 먹는 아이스크림.”


그리고 여신상이 돌변했다.


“난 같이 먹는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다고!”


여신상은 하드 아이스크림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모양이다. 갑자기 흉포해진 여신상이 날뛰기 시작한다.


“그만둬! 여긴 엄마랑 아빠의 소중한 물건이 있는 곳이라고!”


장군이 말로 타일러도 소용이 없다. 여신상은 여전히 폭주 기관차다.


“그만두라고 했잖아!”


장군이 여신상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 그러자 남자의 검이 장군의 주먹을 막아낸다. 이어 성현이 선도총을 남자를 향해 발사했다.


“저승사자인가?”


남자의 검이 탄환을 가볍게 수정한다. 선도총이 책장을 건드려 책이 와르르 무너진다.

장군은 경악했지만, 무너진 책장을 확인하고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미남이 아끼는 책들을 모아둔 책장이 아니었다.

장군이 소리쳤다.


“변성현, 너 선도총 압수야!”

“그럼 어쩌자고?”


남자가 대화에 끼어들었다.


“아이스크림만 먹으면 얌전해져.”

“줬는데도 안 먹었잖아! 지금 여기 난리 나기 일보 직전인 거 안 보여?”

“... 퍼먹는 아이스크림이며 될 거야.”

“지금 나보고 사 오라는 거야?”

“안 그러면 여기가 부서지고 말걸?”

“그 전에 너희 둘 다 쓰러뜨려 주마!”


남자의 뻔뻔함에 지지 않고 장군이 여신상에 달려들었다. 남자도 기죽지 않고 여신상을 보호한다. 한 사람은 때리려 하고 한 사람은 막으려 한다. 개판이었다. 달리 표현할 말이 없었다. 개판은 여신상에 의해 더욱 완벽해졌다. 여신상은 누구 편인지 가끔은 장군을 공격하고 가끔은 남자를 공격했다.

선도총을 금지당한 성현은 싸움에 끼어들지 못하고 세 사람의 난투극을 구경하고 있다.

우왕좌왕하던 성현이 결심했다.

성현은 등을 돌려 지하실 밖으로 뛰쳐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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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30화 장화 신은 고양이들(4) 22.06.13 12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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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28화 장화 신은 고양이들(2) 22.06.11 11 0 9쪽
27 27화 장화 신은 고양이들(1) 22.06.10 10 1 11쪽
26 26화 특전팀(5) 22.06.09 9 1 9쪽
25 25화 특전팀(4) 22.06.08 13 2 10쪽
24 24화 특전팀(3) 22.06.07 16 2 11쪽
23 23화 특전팀(2) 22.06.06 17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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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3화 숨바꼭질(2) 22.05.27 23 1 11쪽
12 12화 숨바꼭질(1) 22.05.26 25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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