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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너무 강해서 저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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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연재 주기
왕큰손
작품등록일 :
2022.05.15 14:44
최근연재일 :
2022.07.17 23:00
연재수 :
36 회
조회수 :
1,622
추천수 :
104
글자수 :
164,196

작성
22.05.18 23:00
조회
99
추천
8
글자
9쪽

4화 저승사자(3)

DUMMY

성현이 사라진 자리에 덩그러니 남은 장군은 생각했다.


“난 어떻게 올라가지?”


성현은 저승사자니까 몸이 가벼울 수 있다.

무슨 수를 쓴 건진 모르겠지만, 이미 새처럼 날아가 버렸다.


어쩌면 날 수 있는 건지도 모르지.

하지만 장군은 인간이었다.

여태까지 성현처럼 날아볼 생각을 안 해본 건 아니지만, 아무런 도움 없이 3미터까지 점프해 본 게 다다.


이럴 줄 알았으면 점프 연습을 더 많이 해두는 건데.


장군은 자신의 게으름을 반성했다.

하지만 기가 죽지는 않았다. 이미 엎질러진 물을 어떻게 하겠는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기가 쉽게 죽지 않는 것이 장군의 장점이었다.


도약만으로 대학 건물 옥상까지 한 번에 올라가는 건 무리라고 판단한 장군은 건물 주변을 둘러봤다. 열려있는 문이 있으면 그 문을 통해 들어갈 생각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주변을 둘러봐도 열려있는 문은 없었다.

그런 장군의 눈에 <최고다대학교 자연과학대학>이라 적혀 벽에 붙어있는 명판이 보인다.​


저걸 이용하면 되지 않을까?


장군이 나무를 향해 명판을 던진다. 명판이 부러지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나무에 박혔을 뿐 타격은 없다.


“지금보단 강하게 던져야겠지?”


솔직히, 얼마만큼의 힘을 줘서 던져야 할지 감이 오지 않는다. 하지만 일단 띄우기만 하면 어떻게든 될 것이다.

장군은 마음을 가볍게 먹기로 한다.

기회는 단 한 번.

장군은 건물에서 멀리 떨어져 크게 심호흡을 한다.

명판을 아주 낮게 들고 달리기 시작한 장군은 손에 쥐고 있던 명판을 하늘로 밀듯이 던지고는 얼른 그 위에 올라탄다.

날아오르던 명판은 올라탄 장군의 몸무게에도 떨어지지 않고 하늘로 날아오른다.


이게 된다고?


장난기가 발동한 장군은 명판에서 스노보드를 타는 사람처럼 자세를 잡아본다.

아래서 보면 스노보드를 탄 사람이 점프한 모습으로 보일 것이다.


“야호... 옼!”


신나서 소리치는데, 갑자기 앞을 가로막는 거대한 무언가에 부딪힌다. 반동에 의해 장군의 몸이 튕겨져 나가려 했다. 장군이 얼른 손을 뻗어 부딪친 무언가를 잡지 않았다면, 바닥으로 추락했을 것이다. 지금 바닥을 뒹굴고 있는 저 명판처럼.


"휴우... 죽는 줄 알았네."


장군은 양손에 힘을 더 준다.


“꾸웨엑-”


한숨 돌리는 장군의 귀를 끄는 소리에 시선을 돌리자, 장군의 눈이 검은 무언가의 눈과 마주친다.


장군이 부딪친 것은 몸집을 불린 대학원생 귀신이었던 것이다.


놀란 장군의 몸이 휘청이자, 장군은 잡고 있던 대학원생 귀신을 더욱 강하게 잡는다.


“끄어어억!”


한쪽 손에 있던 대학원생 귀신의 일부가 떨어져 나왔다.


“으아아악!”

“아파, 아파, 아파!”


장군의 비명과 괴로워하는 음성이 겹친다.


“이게 뭐야?”


장군은 반대편 손에 잡혀있는 대학원생 귀신의 몸도 잡아 뜯었다. 검은 무언가가 장군의 손에 뜯겨 나오자, 거대한 몸이 구멍이 뚫린 풍선처럼 점점 줄어들었다.


장군은 왕년에 미끄럼틀을 탔던 솜씨를 부리듯 귀신을 타고 내려온다.


“변성현!”


내려오자마자 성현을 찾았다. 금방 찾을 수 있었다.

쓰러져있는 성현의 백색 머리칼은 달빛에 반사되어 더욱 빛이 났다.


“너, 저승사자, 용서 못 해.”


화가 난 대학원생 귀신은 다시 몸을 부풀렸다. 그리고 성현과 장군을 향해 손을 뻗었다.

장군은 성현을 감싸 안는다. 그러자 장군만 찰싹찰싹 때리는 대학원생 귀신.


“앗, 따가! 앗, 따가!”


비겁하다! 나만 때리다니!


장군이 싸울 자세를 취하자 가소롭다는 듯 대학원생 귀신이 웃는다.


“크큭, 네 녀석의 공격 패턴은 이미 파악했다! 내게 흠집 하나 낼 수 없어!”


손만 뻗으면 다 때릴 곳 아닌가?


몸을 부풀린 대학원생 귀신의 단점을 간파한 장군이 주먹을 휘두른다.

대학원생 귀신은 장군이 손을 뻗는 곳마다 막지 못하고 온몸으로 공격을 받아내고 있다.


간단한데?


끈적일 것 같았던 모양새와는 다르게 실제로는 묻어나지 않아 주먹질하기 수월하다.


“크흑! 아까 녀석과는 다른 공격 패턴을 가졌군! 좋아. 너를 분석한다.”


대학원생 귀신, 장군을 <제2 저승사자> 칸을 만들어 분석한다.


“머리카락. 붉은 개털. 분석 완료.”

“말이 심하잖아!”


대학원생 귀신은 아직 분석할 게 남았는지, 장군이 들고 왔던 명판으로 시선을 옮긴다.


“명판으로 스케이트보드 타기가 특기인가? 잠깐, 그거 우리 학교 명판 아냐?! 감히 우리 학교 물건을 훼손했겠다!”

“나중에 돌려놓을 거야!”


퍼억.


“꾸어어어억..!!”


장군은 달려가 대학원생 귀신의 턱에 주먹을 꽂는다.

명중이다.


비명을 지른 대학원생 귀신의 몸이 공중으로 뜬다.


“크윽... 무기, 주먹. 분석 완료. 더 이상 너의 공격은 먹히지 않는다!”


대학원생 귀신이 포효하며 몸을 부풀려 성현에게 했던 것처럼 장군을 찍어 누른다.


“뭐래?”


가볍게 한 방 날렸을 뿐인데, 귀신의 몸에 구멍이 뚫린다. 부풀어 올랐던 몸은 구멍 난 물풍선처럼 검은 무언가를 내뿜으며 점점 줄어든다.


“뭣..? 이럴 리 없는데! 내 분석이 틀렸다는 건가? 어떻게 저승사자가...”

“누가 저승사자라는 거야?”

“...! 그렇구나, 넌 저승사자가 아니..!”

“쫑알 쫑알 시끄럽네! 가서 잠이나 자!”​


다시 한번 장군의 주먹이 대학원생 귀신의 몸을 강타했다.


쿠웅..


굉음을 내며 쓰러진 대학원생 귀신의 몸이 점점 작아진다.

장군에게 맞아 커진 구멍에서 검은 무언가가 떨어져 나가는 속도가 빨라졌다. 귀신의 크기가 장군만 해졌지만, 장군은 주먹을 멈추지 않는다.


“그만, 그만해, 내가 잘못했어!”


어느새 귀신은 지렁이만큼 작아져 도망치기 전의 모습으로 돌아와 부들부들 떨고 있다.


"이게 마지막이다!"


장군의 다리가 작아진 영을 밟았지만 느낌이 나지 않았다. 발이 닿기 전에 하얀 덩어리가 몸을 피하는 걸 알아차렸다.


"작아지면서 재빨라진 건가?"


경계를 풀지 않고 주변을 살피는데 어느새 성현이 호리병 입구를 열고 있다.

하얀 덩어리로 변한 영이 성현의 호리병 안으로 쏙 들어가자, 성현은 마개를 닫는다.


저게 저런 용도였다니.


“다 끝났어.”


긴장이 풀렸는지 몸을 휘청이는 성현에게 장군은 얼른 달려가 부축한다.


“변성현! 너 괜찮아?”


장군이 걱정스럽게 성현을 살폈다.


성현은 곳곳에 쓸린 자국이 있었지만 다행히 피를 흘리지도 큰 상처가 나지도 않았다. 약간의 구멍이 뚫린 정도다.

그마저도 금방 메워져 저곳에 구멍이 뚫렸었다고 말한다면 믿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성현은 호리병을 다시 홀스터에 매달고 장군을 향해 손을 들었다.


하이파이브라도 하자는 건가?


장군이 손을 뻗어 성현의 손에 맞추려는 순간, 성현이 손을 말아 쥐더니,


퍼억.


주먹을 장군의 정수리에 꽂는다.


"아야!"


아픔보다 놀람에 머리를 감싸고 성현을 바라본다.


“망자의 혼을 완전히 부숴버릴 생각이야? 영영 못 돌아오는 혼은 경계를 떠도는 악령이 되거나 소멸하게 돼. 영혼을 인도하는 일이 가장 우선이란 건 교육 첫날부터 배우는 거라고.”


속사포처럼 쏟아지는 성현의 핀잔을 듣고 입이 댓 발 나온 장군을 보던 성현이 다시 손을 뻗는다.

이번엔 경계했지만 꿀밤은 아니었다.


“칠칠찮긴, 얼굴에 뭘 묻히고 다니는 거야?”


성현, 장군의 얼굴을 손가락으로 닦는다.

하얗고 예쁜 손가락에 붉은 피가 묻어난다.


“아까 명판 뜯어내면서 긁혔나 보다. 별거 아니야.”


대수롭지 않게 얼굴을 소매로 벅벅 닦는 덤덤한 장군과 다르게 성현은 몸을 부들부들 떤다.


“피...? 저승사자가... 피...?”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물어오는 성현에게 대수롭지 않게 대답한다.


“나 저승사자 아닌데?”

“뭐? 너 이름이 분명 표청천...”

“아닌데? 나 장군인데?”

“... 그럼 내 파트너는?”

“아까 천장에... 걔인가?”


테이프가 뚝, 끊긴 것처럼 미동도 없던 성현은 돌연 허공을 향해 외친다.


“유능한!!!!“


외친 후 크게 숨을 들이마셨다 내쉰 성현은 전과 같은 차분한 얼굴로 주머니를 뒤적여 꺼낸 물건을 건넨다.

동그랗고 금색을 띤 물체다.


“먹어.”

“그게 뭔데? 청심환이나 공진단 같은 거야?”


장군이 눈살을 찌푸렸다.

먹고 싶게 생기지 않은 모습에 장군은 경계한다.


청심환이나 공진단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아직 중학교 2학년밖에 되지 않은 장군이 좋아하기엔 아직 이른 음식이었다.


“모르는 게 약이야. 오늘 있던 일을 꿈이라고 생각하게 될 거야.”


성현의 손에 놓인 금색 구가 햇빛에 반짝였다. 새벽이 밝아오고 있었다.

때마침 울리는 장군의 핸드폰 기상 알림에 장군은 자신의 몸이 의식도 전에 움직이고 있음을 깨달았다.

생각할 겨를 없이 몸이 달리고 있던 것이다.


“어이, 표청천, 아니, 장군! 어디 가! 이건 먹고 가!”


성현의 다급한 외침이 들렸지만 멈출 수 없었다. 오늘 내기에 걸린 저녁 메뉴는 백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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