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블랙홀 탈출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SF

베지타맥스
작품등록일 :
2022.05.15 22:47
최근연재일 :
2022.06.03 12:01
연재수 :
15 회
조회수 :
1,488
추천수 :
95
글자수 :
89,971

작성
22.05.23 12:01
조회
68
추천
1
글자
13쪽

곤충족의 조언, 무공을 얻다

매일 낮12시에 업로드합니다.




DUMMY

곤충 외계인 신체의 일부가 수현의 얼굴과 같은 형태가 되자, 그것은 소름끼치게도 말을 하기 시작했다.


“많이 놀랬나? 미리 설명을 하는 것 보다는 직접 보는 편이 빠를 것 같아서 말이야”

“내 유전자를 흡수한건가?”

“그렇다. 여기 들어올 때 보다시피, 곤충족들은 페르몬을 이용해 소통한다. 2족보행족과는 매우 다르지. 하지만 걱정하지 마라. 네 유전자는 시간이 지나면 희석되버리니까. 대화를 위한 조치이니 이해바란다”


잠시 말이 없던 수현이 물었다.


“난 지구에서 온 인간. 이름은 이수현이다”

“우린..편한대로 곤충족이라 불러라. 우린 무리지어 사는 생명체이기에 각 개체마다 명칭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냥 스웜 이라 불러다오”

“알았다”

“우릴 찾아온 목적이 무엇이지?”

“난 호퍼다. 그게 무슨 뜻인지 아는가?”

“물론. 블랙홀을 빠져나갈 방법을 찾고 있는건가?”


수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촌장은 수염을 만지며 조용히 대화를 듣고 있었다.


“그런데 말이야, 블랙홀을 나간 다음은 어떡할거지? 밖으로 나간다 하더라도 그곳은 우주공간. 즉, 우주선이 없으면 잠시도 버틸 수 없을 것이다. 게다가 낯선 우주일텐데 어떻게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갈 거지?”

“그건..블랙홀을 나갈 방법을 찾게 되면 차근차근 생각해보려고 한다. 하지만 일리있는 말이야”

“생각해보면 이상하지 않은가? 대부분의 종족이 블랙홀에 빨려들어갈 때 우주선을 타고 있었을텐데, 주위를 아무리 둘러봐도 우주선의 잔해같은건 본적이 없으니 말이야”

“그렇군..”


스웜이라는 곤충 외계인은 생각보다 똑똑한 것 같았다.


“이건 곤충족들 대부분이 동의하는 생각인데, 우리가 있는 이 블랙홀은 우주에 존재하는 정상적인 것이 아니야”

“그럼?”

“아마도 뛰어난 문명을 가진 누군가가 인위적으로 만든 것이 아닐까 한다”

“겉으로 보기엔 블랙홀이지만, 거대한 우주선일지도 모른다는 얘기인가?”

“그렇다. 아마도 다른 종족에게서 빼앗은 우주선들이 어딘가 가지런히 모여 있을 것이다”


수현은 잠시 생각하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곤충족도 우주선이 있나?”

“우주선..이라고 표현하긴 어렵군. 우리는 우주공간에서도 살 수 있는 진화된 생명체다”

“그래?”

“곤충족의 목적은 되도록 멀리, 많이 우리의 유전자를 퍼트리는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 우주에서 가장 단단한 단백질을 이용해 포자를 만들어 여행한다. 우리가 있는 이 땅속의 구조도 사실은 그 포자의 형태야”

“설마..당신들은 일부러 블랙홀 안으로 들어왔다는 얘긴가?”


그 말에 촌장은 놀란 눈으로 바라보았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우리는 블랙홀에 빨려들어가면 생존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었다. 그래서 마음을 바꾸었지만 이미 블랙홀에 끌려가고 있었지”

“곤충족들은..다른 생명체가 살고 있는 행성에서도 번식을 하는건가?”

“아니. 우리는 생명체가 없는 행성만을 식민지로 삼는다. 블랙홀에서 만난 다른 외계인들에게 물어봐라. 곤충족들은 다른 외계인을 해치지 않는다”


다행이군. 게임에 나오는 외계인들처럼 막 땅을 오염시키고 정복하고 그러면 곤란하잖아?


“일단은 이곳 환경에 적응한 모양인데. 어떻게 생존하고 있는건지 물어봐도 되나?”

“우리는 현재 발을 디디고 있는 땅을 에너지원이자 식량, 건축재료로 사용하고 있다”

“그게 정말인가?”

“그렇기 때문에 곤충족은 우주공간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이다”

“알았다. 스웜, 당신은 블랙홀을 빠져나가고 싶은가?”


수현은 자신과 똑같이 생긴 얼굴을 바라보며 진지하게 물어보았다. 마침내 스웜이 답했다.


“물론이다”

“왜지? 이곳은 땅만 있으면 살아갈 수 있지 않은가?”

“누군가가 어떤 목적으로 만든건지 알 수 없는 이 공간에서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적 생명체라면 누구든 환경을 자신의 통제하에 놓고 싶지 않겠나?”

“물론이지”

“그렇기 때문에 우리 곤충족도 호퍼라고 할 수 있다. 블랙홀을 나갈 방법을 알 수 있다면, 언젠가는 이곳을 벗어나 자유롭게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고개를 끄덕인 수현은 최후의 질문을 던졌다.


“스웜, 나와 함께 하겠나?”


그러자 스웜이 물었다.


“동맹을 제안하는 것인가?”

“그렇다. 설령 블랙홀 밖에서 만나더라도 우린 영원히 동맹을 유지하고 싶다”

“알겠다. 동맹에 찬성하지!”


이렇게 하여 인류와 곤충족간에 첫 동맹이 이루어졌다. 일행이 지상으로 올라오자 ESS-01 이 투덜거렸다.


“다른 종족과 뜻을 같이 하자고 한건 기계족이 처음 아니었나?”

“물론이야. 동맹이란 말만 안했을 뿐이지 사실상 동맹이고말고”

“좋다. 기계족을 대표하여 인간 이수현과 동맹을 맺고자 한다. 동의하는가?”

“동의한다”

“이봐..나는?”


촌장이 물었다.


“그러고보니 촌장님네 종족은 누군지 안물어봤네요”

“나는 안드로메다 은하에 있는 KG-453 별에서 온 KG족이네”

“KG족 대표 가실레우스님. 저와 동맹을 하시겠습니까?”

“자네가 내 목숨을 구해줬고, 앞으로도 그럴 것 같으니 그렇게 하겠네”

“좋습니다”


수현은 지금까지 모은 정보를 정리해보았다. 이 블랙홀은 일반적인 것과 달리 생명체가 있는 별들을 집어삼키고, 그것을 파괴하는 것이 목적이 아닌 일종의 ‘수집’을 하고 있다. 이 블랙홀은 여러 문명에서 온 생명체들의 동물원인 동시에, 고속으로 이동하는 우주선인 셈이다. 어떤 외계인이 이와 같은 파렴치한 짓을 하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여러 외계인들과 힘을 합쳐 이곳 어딘가에 숨겨져있는 우주선을 되찾아 언제가 이곳을 빠져나가고 말 것이다.


황금빛을 따라 계속 걷고 있던 그때였다. 멀리서 싸우는 소리가 나서 달려가보니 거대한 괴물과 싸우는 사람들이 보였다. 그들의 차림새는 마치 중국무협에서나 볼법한 것이었는데, 싸우는 대상은 블랙스콜피온이었다. 싸움이 끝날 때까지 조용히 지켜보았더니 마침내 블랙스콜피온의 몸이 갈라지며 초록색 액체를 가득 땅에 쏟아냈다. 냄새가 얼마나 역한지 멀리 있던 수현 일행조차 코를 막아야 했다.


수현이 다가가자 그들이 들고 있던 검을 겨누었다.


“누구냐?”

“저는 이수현. 호퍼입니다”

“호퍼라고? 난 우룡이라고 한다. 그쪽은 수가 얼마나 되지?”


수현은 손가락을 수를 세어보더니 말했다.


“2+알파”

“알파? 그게 뭐지?”

“저와 여기 있는 가실레우스 외에 두 종족이 동맹을 맺은 상태입니다. 그들의 수는 헤아릴 수 없을만큼 많습니다”

“일단 괴물을 처치한 직후이니 자세한건 나중에 얘기하도록 하지. 참, 자네 괴물을 해체해본적 있나?


수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혹시 경험이 있더라도 저녀석에게 접근하지 말게”

“남이 사냥한건 건드리지 않습니다. 그건 매너가 아니닌까요”

“그게 아니라, 저 전갈녀석은 체액이 극히 위험한 물질로 되어있거든. 자칫하면 몸이 그냥 녹아버릴 수 있어”


아하. 나름 생각해주었단 얘기군.


“혹시..여러분도 몬스터의 체내에 있는 에너지원, 마정석을 채취하려는 겁니까?”

“마정석? 아..마석을 말하는 거로군. 물론 마석이 있으면 종종 채취하곤 하지만, 저녀석을 잡은건 그것 때문이 아냐”

“예? 그럼 왜죠?”

“블랙스콜피온 이놈은 한번에 수십만개의 알을 낳거든. 그리고 종족을 가리지 않고 먹어치우는 흉폭한 녀석이지. 눈에 보일 때마다 잡아두지 않으면 금새 이곳은 스콜피온의 세상이 되버릴거야”


개체수가 엄청나게 불어나는건 곤충류 생명체의 특성인건가? 수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저렇게 덩치가 큰 녀석이라면 분명 굉장한 마정석을 지니고 있을텐데..”


촌장이 입맛을 다시며 말했다.


“말했잖소. 잘못 건드리면 손이 녹아버릴테니까 행여나 군침흘리지 마쇼”


수현은 생각했다. 생명체의 몸속에서 에너지를 담은 돌. 마정석이라는 개념은 판타지 세계관에서나 나오는 이야기인데, 어째서 블랙홀 안에서 마정석이 발견되는걸까? 인간이 상상한 개념이 우주 어딘가에 실제로 존재하는건가? 이들은 무공 비슷한걸 쓰는 것 같으니, 어쩌면 마법이나 초능력을 쓰는 종족을 만날지도. 만약 그렇게 된다면 블랙홀을 빠져나가는데 조금 더 수월해질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제가 살펴봐도 되겠습니까?”


수현은 천천히 블랙스콜피온의 시체에 다가갔다. 하지만 건드리지는 않았다. 유심히 살펴본 그는 우룡에게 말했다.


“제가 살던 행성에서도 이녀석과 비슷한 생명체를 본 적이 있습니다”

“그런가?”

“물론 크기는 손바닥만했지만요. 녀석은 머리위로 들어올린 꼬리 끝에 달린 독침으로 사냥을 하는 습성이 있습니다. 즉, 녀석에게 가장 중요한 부분은 바로 꼬리의 아래쪽 근육이죠. 만약 마석이 있다면 그곳에 있을 확률이 큽니다”

“그렇더라도 이 덩치큰 녀석을 어떻게 뒤집는단 말인가? 그냥 포기하지”

“그럼 이녀석은 사냥이 끝난걸로 봐도 되겠습니까?”

“응. 뭘 어쩔 셈인가?”

“촌장님, 그걸 이녀석에게 사용해보십시오”


촌장이 무기를 꺼냈다. 파닐라가 준, 생명체의 생기를 빼앗는 무기였다. 그것을 블랙스콜피온의 시체에 사용하자 처음으로 무기에 초록색 불이 들어왔다. 처음에는 빨간색이었는데, 사냥을 반복하면서 어느새 노란색으로 바뀌었던 것이다. 수현이 스콜피온의 시체로 다가가 발로 툭툭 차니 거대한 몸체가 흔들렸다. 생기가 빠져나가면서 가벼워진 것이다.


“여러분, 이녀석을 뒤집는걸 도와주시겠습니까? 체액이 닿지 않게 조심하십시오”


우룡과 같이 사냥하던 무리들, 그리고 수현과 촌장까지 모두가 힘을 합쳐 블랙 스콜피온을 뒤집는데 성공했다. 우룡이 눈짓하자, 이 무리의 우두머리로 보이는 자가 검에 힘을 싣더니 꼬리를 잘라냈다. 그리고 그곳에서 사람 머리만한 파란 마정석이 굴러나왔다.


“오오오!!”

“이렇게 큰 마석은 처음 보는군”

“굉장한걸. 이걸로 엄청난 무기를 만들 수 있겠어!”


우룡이 다가오더니 말했다.


“고맙네. 이제 블랙스콜피온을 힘들게 잡고도 빈손으로 돌아가지 않겠어”

“도움이 되었다니 다행입니다”

“아참. 인사가 늦었군. 우린 시리우스 항성계에서 온 무인들이야. 종족을 가리키는 이름은 따로 없으니 그냥 시리우스인이라 부르게”

“알겠습니다”

“다만 동맹 문제는..좀더 생각할 시간을 주게”


우룡 일행과 하룻밤을 보내게 된 수현은 잘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우룡이 그를 부르는 것이 아닌가? 수현이 다가갔다.


“무슨 일입니까?”

“아까 일도 있고 해서, 답례 좀 하려고”

“?”


우룡은 수현의 차림새를 훑어보더니 말했다.


“자네도 검을 쓰는 직업인 것 같은데?”

“일단은..레인져입니다”

“수색꾼이라고 봐도 되겠군. 아직까지는 싸움이 벌어지면 전면으로 나서지 않나본데. 자신과 비교해 만만한 상대에게만 칼을 드는..맞지?”


와..그게 겉으로만 보고도 판단이 되는건가?


“솔직히 말하죠. 네”

“그럴 줄 알았지. 우리 시리우스인들은 말이지 특별한 무공을 가지고 있네. 원한다면 자네에게 한가지 정도는 가르쳐 줄 수 있는데”


무공이란게 그리 쉽게 배울 수 있는건가?


“어떤 무공입니까?”

“가끔은 검보다 단단한 물건을 베야 하는 경우도 생기거든. 그럴땐 신체에 누적된 힘을 한순간에 쏟아부어서 짧은 시간동안 아주 강력한 위력을 발휘할 수 있지”


우룡은 무공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과 힘의 흐름, 그리고 동작을 알려주었다. 수현은 놀랍게도 그것이 순식간에 이해되었다. 이를테면 피구를 좋아하던 한 소년이 공을 던지는 순간, 마라톤 선수가 2시간 동안 달리는데 필요한 힘을 한번에 소모하여 경기장을 파괴할 정도의 파워슛을 던진다는 만화의 설정..과 유사했다. 아니, 그게 정말 되는거였어? 하지만..


“설령 된다해도, 위력을 발휘하고 나서 녹초가 되거나 전투불능이 되면 위험한거 아닙니까?

“그래서 평소에 수련을 통해 힘을 조절할 필요가 있지. 그리고 자네도 알겠지만, 강력한 괴물을 잡을수록 자신의 한계가 조금씩 깨지는 것 같아. 말나온김에 하는 거지만, 우리 스승님은 아까 봤던 괴물을 한손으로도 잡을 수 있는 절대강자시네”


그야 그렇겠죠. 무림의 세계에서는 그런 고수가 흔한 거니까.


“아무튼 감사합니다. 큰 힘이 되겠네요”

“이정도야 뭘”

“그럼 동맹에 관해 긍정적으로 검토해주시기 바랍니다. 언제까지고 이 컴컴한 세상에 있을 수 없으니까요”

“자네가 기계족과 곤충족을 한편으로 만들었다는 얘길 듣고 많이 놀랐다네. 확인해보고 사실이면 우리도 동맹의사를 전달하도록 하지”


촌장과 ESS-01 이 쉬는 동안, 수현은 가부좌를 하고 8시간 동안 명상을 했다. 그리고 우룡이 가르쳐준 오의에 대해 깨달았다. 하지만 그는 미처 몰랐다. 기연을 얻고나서 그것을 사용할 기회라는 것이 곧 그들에게 닥칠 거대한 위기라는 것을..




이 작품은 픽션입니다. 작품에 나오는 모든 이름들은 실제와 무관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블랙홀 탈출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5 몰타족 22.06.03 37 3 12쪽
14 위험한 생명체들 +1 22.06.02 43 4 12쪽
13 몰라보게 달라진 그녀 22.06.01 44 1 12쪽
12 피바람 22.05.31 41 1 12쪽
11 우주의 알렉산드리아 22.05.30 48 0 12쪽
10 새로운 본거지 22.05.27 47 0 12쪽
9 광물 쟁탈전 22.05.26 53 1 12쪽
8 그녀와의 재회 22.05.25 51 1 12쪽
7 그의 과거 22.05.24 55 1 12쪽
» 곤충족의 조언, 무공을 얻다 22.05.23 69 1 13쪽
5 블랙홀의 두번째 비밀 +1 22.05.20 74 2 16쪽
4 대치상황 22.05.19 79 9 15쪽
3 기계족 22.05.18 99 11 15쪽
2 물을 찾아서 22.05.17 133 13 16쪽
1 우주의 가장 깊은 곳 +1 22.05.16 275 22 16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