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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노예해방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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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쿨잠자자
작품등록일 :
2022.05.16 00:06
최근연재일 :
2022.07.11 18:13
연재수 :
4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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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8
추천수 :
171
글자수 :
186,504

작성
22.06.18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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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Ep.2 마경(12)

DUMMY

-챙!

-서걱!


“쿠에엑”


-쾅!


“큭!”


치열한 난전이 계속해서 전개 되었다.

사방에 병장기가 부딪히는 소리와 비명소리가 난무했다.


1km라는 거리.

달리기에 능하다면 일반인도 5분 이내에 무난히 주파가 가능한 거리다.

단련된 기사들이라면, 단순히 단련만 된 것이 아닌 오러를 활용 할 정도로 정련된 기사라면 무장을 한 채로 2분이면 주파할 수 있는 거리였다.

허나 별동대는 10분간 약 700미터 남짓의 거리를 뚫어냈을 뿐이었다.


사실 ‘남짓’이라고 표현하기도 좀 그랬다.

그냥 달리기가 아니라 쉼 없이 검을 휘두르며, 상대를 베어내고 시체를 넘으며 달려온 길인 것이다.


단 10분 이라는 시간만에 변경백 직속 부대의 파울은 입에서 단내가 나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그간 무수한 단련을 통해 쌓아온 체력이 동 나는데 걸린 시간이었다. 그나마도 노예군 특작대 덕분에 체력을 온존한 덕분에 지금까지 버틴 것이리라.


몬스터의 살기와 끊임 없는 비명, 무수히 쌓이는 시체와 체력 고갈 속에서 시간 감각이 무뎌지고 있었다. 오크의 공격은 방위를 가리지 않고 찾아왔다. 고조된 집중력으로 어떻게든 막아내던 것들이 체력이 떨어지자 힘겨워 지고 있었다.


-퍼억


“큭”


그리고 잠시 집중력을 놓친 사이 오크의 주먹이 그의 허벅지를 강타했다.

온 몸의 신경이 쭈뼛서며 순간 몸이 굳었다. 그 다음 공격에 바로 반응하려 했으나, 오크의 완력에 정통으로 얻어맞은 통증에 움직일 수가 없었다.


얼굴의 정면으로 다른 오크가 내려치는 몽둥이가 슬로우 모션으로 보였다.


‘여기까진가’


파울은 자신의 죽음을 예감하고 눈을 질끈 감았다.

한때 기사로서 명예로운 죽음을 꿈꾸었으나, 오크 몽둥이에 맞고 죽게 되다니.


- 쾅!


“쿠엑!”


몽둥이가 파울의 얼굴을 강타하는 대신,

굉음이 들리며 오크가 튕겨 나가는 소리가 들렸다.


“괜찮으십니까?”

“넌...”


파울의 눈 앞에 러시가 있었다.

처음엔 업신여기는 마음이 있었으나 얼마 가지 않았다.

노예꾼 특작대원들이 길을 열며 치르는 전투를 보았다면 누구나 그랬을 것이다.

그 중 유독 발군인 러시의 움직임에 시선을 빼앗기기까지 했었다.


“가보겠습니다.”


최후미에 있어야 할 그가 어떻게 자신을 도왔는지 의문을 가지기도 전에, 목숨을 살려준 고마움을 표하기도 전에 러시가 달려나갔다. 그가 이동하는 방향은 특작대의 후미가 아니라, 돌파진의 선두, 베르푸기스를 향해서였다.


-꽈악


파울이 다시 검을 그러쥐었다.

전투는 끝나지 않았다.


***


베르푸기스는 딜레마에 빠져 있었다.

그의 곤두선 감각은 저 멀리 오크 로드의 기세를 잡아내고 있었다.

장점이라면 방향을 잃지 않고 뚜렷하게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이고, 단점이라면 예상보다 오크 로드의 기세가 더 강렬해 생각이 많아지게 만든다는 것이었다.


- 슈웅 - 서걱!


"꾸에에엑!"


그가 검을 한번 휘두를 때 마다 허공엔 피가 흩뿌려졌다.

한 합에 최소 셋 이상의 오크가 명을 달리하고 길이 조금씩 열렸다.

그리고 그만큼 오러가 소모되었다.

피가 덕지덕지 뭍어 굳어버린 검은 더 이상 예기를 품고 있지 않았고, 질긴 가죽을 지닌 오크를 짧은 합에 뚫기 위해 오러가 계속 소모되었다.


끊임없이 소모되는 체력, 예상보다 강대한 오크 로드의 기운.

속도를 늦추면 오크 대군에 둘러 쌓여 죽을 것이고, 빠르게 뚫어내느라 힘을 소모하면 오크 로드에게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이 없는 상황이 그의 검을 더 조금씩 무디게 만들었다.


그때였다.


“도우러 왔습니다.”


나름 이제는 익숙해진 목소리가 들려왔다.

노예군 특작대의 대장이 그의 옆에 섰다.


“무슨짓을..”


-쿠웅


의문을 채 표하기도 전에 베르푸기스의 눈이 커지며 입이 자연스레 닫혔다.

너무나도 익숙한 기운, 오러의 권역이 눈 앞에 펼쳐졌다. 자신의 것과 비교해도 결코 뒤처지지 않는 강맹한 기운을 품고서.


'소드마스터?"


- 움찔


러시의 권역에 속한 오크들이 순간 물러섰다.

별동대가 돌파를 시작한 이후로, 처음으로 용맹한 오크들이 뒷걸음질을 친 것이다.

러시는 끊임없이 기운을 끌어올렸다. 동시에 그가 발검 자세를 취했다.


“뚫겠습니다.”


-쾅!


검을 휘둘렀는데 마치 무언가에 강하게 부딪힌 듯한 굉음이 울려퍼졌다.

러시가 흩뿌린 오러는 검압이 되어 눈 앞을 공간을 베어나갔다.


- 콰과과과과


베르푸기스의 기예가 공간을 단절시켰다면, 러시는 말 그대로 공간을 터뜨리고 있었다. 한번의 휘두름으로 눈 앞을 막던 수백의 오크들이 발기발기 찢어졌다.

순간 눈 앞에 오크의 시체만이 잔뜩 쌓인 공터가 펼쳐졌다.

어림잡아 50미터의 길이 뚫렸다. 베르푸기스가 선보인 참격과 비슷한 위력이었다.


“허...”


자신도 말년에야 터득한 기예를 약관이 갓 넘은 청년이 펼쳐냈다.

어이가 없었지만, 기회임은 분명했다. 시간을 지체한다면 저 공간을 다시 오크가 가득 메워 길을 막아 설 것이다.


“가자!”


마경 베테랑 베르푸기스의 판단은 빨랐다. 그가 목소리에 오러를 실어 외쳤다.

순간 모든 별동대원들이 달려나갔다.


-서걱 서걱 서걱 서걱 서걱


끊임 없는 절단음이 울려퍼졌다.

소드 마스터가 하나인 것과 둘 인 것은 결이 달랐다.

훨씬 적은 힘을 들이고도 종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속도로 나아갔다.


그리고 마침내,

눈 앞에 오크 로드가 보였다.


<쿠오오오오오!>


“큭”


오크 로드가 포효성을 지르자 몇몇은 견디기 힘든지 다리가 휘청였다.

단순한 포효가 아닌 상급 몬스터 특유의 ‘피어’가 섞여있었다.

그러나 맨 앞에 선 베르푸기스와 러시의 모습은 흔들림 없이 고요했다.


오크 로드가 자신의 손에 들린, 어디서 구했을지 모를 사람 키보다 훨씬 큰 할버드를 땅에 내려 찍었다.


-쿠우웅!


오크 로드가 무기를 내려찍자 사방이 진동했다.

그리고 동시에 모든 오크들이 움직임을 멈추었다.


전쟁통에 난리통이던 공간에 순간 정적이 찾아 들었다.

오크 로드가 오크 군세에 얼마나 큰 장악력을 가졌는지 알 수 있었다.


침묵이 찾아온 공간 속에서 오크 로드는 눈 앞의 존재들을 품평하고 있었다.

로드의 눈에 종의 정점에 오른 몬스터의 투쟁심이 엿보였다.


노예군 특작대와 별동대 모두가 베르푸기스의 뒤로 모여들었다.

60여명으로 시작했던 그들은 어느새 30명 정도로 줄어있었다. 약 10여분, 변경백이 손수 키운 정예병들 중 30명이 명을 달리했다. 나머지도 그리 온전한 상태는 아니었다.


그러나 애초에 죽음 각오하고 뛰어든 길이었으니, 오크로드를 목전에 둔 그들은 눈빛은 그 누구보다 형형히 빛났다.


러시의 시선이 특작대를 좇았다.

크고 작은 상처들로 가득했지만 다행히 누구 하나 죽은 이가 없었다.

러너의 복부에 녹슨 단검이 박혀있었다.

뽑을 시간도 없었는지, 혹은 뽑았을 때 감당치 못할 출혈량이 걱정되었는지 단검은 그의 복무에 그대로 박혀있었다.


“조금만 참으시오.”

"커억"


힐리온이 망설임 없이 단검을 뽑아냈다.

그리곤 무어라 중얼거리며 러너의 복부에 손을 얹었다.


청인 힐리온의 손에 새야한 광휘가 아롱졌다.

그러자 상처가 봉합되며 피가 멎었다. 러너의 표정도 한결 편안해졌다.


“후우”


끊임 없이 움직여도 호흡 한번 흐트러지지 않던 힐리온이 지친 듯 심호흡을 했다.

자세히 보니 일행 모두 여기저기 의복이 터져나갔으나 상처가 봉합된 흔적들이 보였다.

이들이 살아온 것은 힐리온의 덕이 컸으리라.


힐리온의 등에 매달린 디토의 검에도 적지 않은 피가 묻어있었다.

디토 또한 생존을 위해 분투했음이 눈에 그려졌다.


“전쟁이었다면”


베르푸기스가 입을 열자 러시가 그를 바라보았다.


“총사령관의 일기토에 협공을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지.”


인간의 전쟁이었다면, 그랬을 것이다.

인간의 전쟁은 훨씬 복잡하고 따질 것이 많았으니까.

그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명예' 였다.

하지만 몬스터와의 전쟁에서, 마경의 전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생존'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고집을 부릴 시간도, 여력도 없군. 함께 하겠는가?”

“영광입니다.”


베르푸기스는 러기사 자신과 같은 전장에 설 수 있는 자격이 있음을 인정했다.

변경백 직속 부대의 대원들 조차 받지 못한 인정이었다. 소드마스터와 어깨를 나란히 하여 싸울 수 있는 자격, 그것은 당연히 같은 오러의 권역에 발을 디디는 것이었다. 그런면에서 러시는 이미 자격을 충분히 증명했다.


“살아남도록.”

“예!”


베르푸기스의 명령은 언제나 단순하고 핵심 만을 꿰뚫었다.

지금 이들에게 남은 임무는 이제 오로지 하나, 살아남는 것이었다.

베르푸기스와 러시가 오크로드를 척살 할 때 까지.

더 정확하게는 그 이후 모든 오크가 흩어질 때까지 말이다.


- 척


변경백 직속 부대와 노예군 특작대가 원형진을 구성했다.

서로의 등을 맞대고, 사방에서 몰려드는 오크로부터 버티기 위한 유일한 방편이었다. 이제 그들은 더 이상 이동하지 않을 것이었으니까. 오크로드가 죽을 때 까지, 혹은 베르푸기스와 러스가 죽을 때 까지.


지금은 잠시 멈춰있는 오크들이지만, 전투가 시작된다면 다시 물밀 듯 몰려올 것이었다.


<쿠오오오오오!“>


오크 로드가 포효성과 함께 할버드를 들어올렸다.


"흐이이익"


동시에 로드 근처의 모든 오크들이 황급히 물러섰다.

로드의 전투에 방해 되지 않기 위한 몸부림, 혹은 전투에 휘말려 죽지 않기 위한 몸부림으로 보였다.


”쿠오오오오!“


동시에 다른 오크들 또한 움직이기 시작했다.

오크 군세가 인간들을 에워싸고 압박하기 시작했다.

별동대가 원형진을 중심으로 힘겹게 버티기 시작했다.


-쿠웅


러시와 베르푸기스는 오러의 권역을 발현했다.


- 타탓


둘이 동시에 달려들어 오크 로드에게 돌진했다.

마치 약속이나 한 듯 베르푸기스는 상체를, 러시는 하체를 노렸다.


-쿠화악


그리고 오크 로드의 기세 또한 변했다.

오러의 권역과는 달랐으나, 훨씬 더 흉포하고 강맹한 힘이 로드의 곁을 맴돌았다.


-콰앙


거대한 몸집, 거대한 무기에 걸맞지 않게 재빠른 움직임으로 오크 로드는 둘 모두의 공격을 무력화 시켰다.


”크르르르르“


사냥감을 발견한 맹수처럼, 오크 로드의 눈이 사납게 번들거렸다.




항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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