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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노예해방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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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2.05.16 00:06
최근연재일 :
2022.07.11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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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86,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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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19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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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EP.3 새로운 국면(1)

DUMMY

8년이 흘렀다.


-후욱 후욱 후욱


엄지 손가락 하나로 팔굽혀펴기를 하고 있는 남자.

그것으로도 모자란지 그의 등에는 60kg은 너끈히 넘어 보이는 바위가 얹혀있었다.

조각상보다도 더 다듬어진 남자의 전신 근육은 그가 육체를 단련하는데 얼마나 진심인지 보여주었다.


관자놀이를 흘러내린 땀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바닥은 이미 비라도 내린 듯 흥건히 젖어있었다.


한 흑인이 남자에게 다가갔다.

월이 비껴가기라도 한 듯, 8년이 지났음에도 전혀 외양이 변하지 않은 네벤더였다.


”디토! 점심 먹어.“


20살이 된 디토는, 전성기의 힐리온을 넘어선 육체를 완성해가고 있었다.

힐리온의 등에 포대기를 한 아기처럼 매달려 목숨을 연명하던 소년은 이제 없었다.


”아, 형. 100개만 더 하고 바로 들어갈게요“

“식을텐데...”

“100개 정도야 금방 해요! 1분?”


빈말이 아닌 듯, 디토가 팔굽혀펴기 속도를 올리기 시작했다.

팔뚝의 근육과 핏줄이 터질 듯이 팽챙했다. 디토가 가장 사랑하는 펌핑감이었다.


“형도 근육 단련 좀 해요. 제일 약하잖아요.”

“약하지 않아!”


어느새 100개를 끝낸 디토가 땀을 닦으며 네벤더에게 말했고 네벤더가 반사적으로 반응했다.

‘약하다’.

네벤더가 가장 싫어하는 말이었다.


스스로 마법을 개척하고 창조하는 창조하는 천재 마법사가 8년간 마경에서의 끊이지 않는 전투에서 살아남았다. 실상 노예군 특작대에서 러시를 제외하고는 최강의 전력이라 평가받는 네벤더였다. 그 범용성 까지 생각하면 네벤더라는 마법사의 가치는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그런 천재 마법사도 육체파 밖에 없는 바보들 사이에서 체력이 약하다는 이유로 약자 취급을 받곤 했으니, 저런 반응도 이해 안되는 것은 아니었다.


애초에 6개월만 몸을 단련하기 위해 힐리온에게 맡겨졌던 디토였으나, 6개월은 한명의 가치관을 감화시키기엔 충분한 시간이었다.


언젠가 러시가 말 했더랬다.


- 디토, 육체의 단련은 중요하지만 근육이 너무 커지면 검을 휘두르는데 방해 된다. 이제는 육체 단련보다 검을 우선시 하도록 해.

- 헐! 전 힐리온 사부처럼 되고 싶은데요?

- 힐리온이 검이 아닌 무투를 사용하는 것만 봐도 알지 않냐. 힐리온의 육체는 대단하지만 검을 사용하기엔 적합하지 않아.

- 그럼 저도 검 안 배울래요.

- 마경에서 생존하려면 검이 더 유리하다. 힐리온은 애초에 완성된 무투가로서 마경에 들어온거야. 너는 경우가 달라.

-그럼 검은 살아남을 정도로만 배우고, 힘이 쌓이면 무투가로 전직할래요.

-...그래 너 좋을대로 해라.


근육 바보가 한 명 더 생겨버린 것 같지만 어쩌랴.

힐리온에게 디토를 맡긴 것은 러시의 판단이었던 것을.

노파심에 말하긴 했지만 무투가가 잘못된 길도 아니고 말이다.

지금의 노예군 특작대는 디토 하나 정도는 지켜줄 힘을 가지고 있었다.


“바로 밥 먹으러 가요?”

“아니, 대장이랑 벨르케 찾으러 가야 돼.”

“아, 운동 조금 더 할 걸!”

“닥치고 따라와. 니가 여기서 제일 짬밥 떨어져”

“넵!”


노예군 특작대는 군대였고. 짬밥 앞에 장사 없었다.


***


-스팟


벨르케의 검이 사납게 허공을 갈랐다.

단순히 허공을 가른 것은 아닌 듯, 그녀의 검에 베인 머리카락 몇 올이 허공에서 나풀거렸다.


“야! 죽일거야? 검에 살기가 담겨 있는데?”

“안 죽어”

“나도 칼 맞으면 죽어!”

“안 죽어”


무게 중심을 뒤로 넘겨서 간신히 검을 피해낸 러시가 엄살을 부렸지만 벨르케에겐 통하지 않았다.


8년의 세월.

전혀 나이를 먹지 않은 것 같은 네벤더와는 다르게 러시는 20대 후반, 벨르케는 30대 초반에 접어들었고 완숙한 검사의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의복 사이로 언뜻 언뜻 보이는 깊은 상흔들은 그들이 걸어온 8년이 결코 쉽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었다.


“제대로”


- 우웅


벨르케가 검을 한번 털어내자 어느새 그녀의 검에 시리도록 푸른 오러가 맺혀있었다. 그리고,


-쿠웅


벨르케의 의지가 발현됨과 동시에 오러의 권역이 일었다.

8년의 세월, 그녀는 오러의 권역을 완성하는 것을 넘어 완숙의 경지에 이르렀다.

전사의 일족, 적인의 피를 상징하듯 그녀의 권역은 공격적이고, 위협적이었다.


“야! 권역은 선 넘지!”

“안 넘어.”


벨르케는 확신을 가지고 말했다.

권역을 일으켰을지언정, 눈 앞의 러시를 넘어설 수는 없다.

패배감이 아니라, 수 없이 겪어온 경험이었다.

선을 넘었다고 엄살을 부리면서도, 무난하게 받아낼 것이다.


20대에 오러의 권역에 이르고 30대에 완숙이 이르렀다.

그녀 또한 검에 있어서는 상식을 뛰어넘는 천재임은 분명했다.

그러나 그녀의 성장은 본인의 재능만으로 가능한 것이 아니었다.


-쿠웅


그녀의 파괴적인 권역을 부드럽게 휘어감는 권역.

그녀의 전력을 다한 모든 검을 받아줄 수 있는 존재가 있기에 그녀는 거침없이 성장해 올 수 있었다.


-쾅!


권역과 권역이, 검과 검이 부딪혔다.


-쾅!쾅!쾅!쾅!


사방으로 끊임없이 공략에 들어갔지만, 모든 방위의 검이 막혔다.


“후우”


수십번의 참격이 오간 후에야 한 걸음 물러선 벨르케가 호흡을 골랐다.


-쿠우웅


러시를 뚫어내기 위해선 더 큰 힘이 필요했다.

그녀가 권역을 더욱 끌어 올렸다. 그녀가 다시 한번 러시에게 돌진하려 할 때,


“어이~ 그쯤 하고 밥 먹으러 가자!”


네벤더가 나타났다.

처음엔 기사의 규율이니, 제국의 상식이니 하며 대련 할 때 피해주던 시절도 있었다.

그러나 수십번의 생사를 같이 넘나들고, 서로를 목숨을 뒷받침 해온 이들에게 굳이 자신의 역량을 숨긴다는 것은 의미 없는 일이 되어버렸다.


동문 수학한 기사 이상의 관계.

노예군 특작대는 이미 그런 관계를 만들어냈다.


그런고로, 보기 힘든 소드 마스터의 대련이라 해도 네벤더는 별 감흥이 없었다. 수백번을 지켜보기도 했고, 자신의 관심사 밖이기도 했으니 말이다. 네벤더는 마법사 였으니까. 이는 무투가의 길을 걷는 디토 또한 마찬가지였다.


“와! 가자가자!”


어느새 권역을 거둬들인 러시가 저만치 달려가고 있었다.

그곳엔 힐리온과 러너의 모습도 언뜻 보였다. 힐리온은 그 거대한 몸집에 어울리지 않게 앞치마를 두르고 음식을 들고오고 있었다.


“누나, 얼른 밥 먹으러 가자.”


디토가 벨르케의 팔을 잡아당기며 보챘다.

강맹하기 그지 없는 권역의 안 이건만, 디토는 벨르케가 자신을 절대로 상하게 하지 않을 것이란 믿음이 있는 듯 무방비 한 상태로 벨르케의 권역에 들어서 있었다.

그런 디토를 보며 잔뜩 기세를 끌어올렸던 벨르케가 피식 웃었다.


8년의 세월, 노예군 특작대는 가족이 되어있었다.


***


“역시나 지원은 없는가?”


8년의 세월, 베르푸기스는 정점에 달한 무인 답지 않게 꽤나 늙어있었다.


“예.”


마찬가지로 나이가 든 미하일이 그의 옆에서 대답했다.

미하일은 한쪽 팔이 사라져 있었다. 베르푸기스의 시선이 미하일의 비어 있는 팔에 잠시 머물렀다.


“제국은 정녕 마경 개척군을 버린 것인가...”

“이제 마지노선입니다. 더 이상은 버티기 힘듭니다.”


8년전 오크웨이브의 그날.

마경 개척군은 5000에서 1500의 병력을 잃었다.

오크 웨이브 같은 거대한 이벤트가 있지 않은 이상 3500의 병력이면 마경을 방위하기에는 크게 문제가 없는 병력이었다. 애초에 5천이라는 숫자는 마경을 적극적으로 개척하고 영토를 확보하기 위한 수치였으니 말이다.


허나, 문제는 그때가 시작이었을 뿐이다.

오크 웨이브때 지원군 파병을 거절한 본국은 그 이후 단 한 명의 추가적인 지원군도 파병해 주지 않았다.

마치 마경 개척군이 말라죽기를 원하는 듯 말이다.

노예군 특작대의 인원이 6명에서 더 이상 늘지 않은 것은 우연이 아니었던 것이다.


황제의 와병이 길어졌다.

당연히 마경을 개척하기 위한 추가적인 명령은 내려오지 않았다.

그러나 마경은 그 자체로 지속적인 전투와 전쟁이 일어나고, 지속적인 병력의 소모가 일어나는 곳이다.


2년 전 5만 규모의 오크웨이브가 일어났고, 길을 잃은 오우거나 트롤이 진지를 습격하곤 했다. 피할 수 없는 전투가 계속해서 일어났다. 당연히 지원군은 없었다.

마경개척군의 수는 조금씩 줄어들었고, 8년이 지난 지금 2000의 병력밖에 남지 않았다.


이 수치도 베르푸기스와 러시, 그리고 추후에 각성한 벨르케의 존재 덕분에 가능했다. 드넓고 강대한 제국에서도 희귀하다는 소드마스터가 마경 개척군에만 셋이나 존재했으니 말이다.


그러나 그조차 한계에 다다르고 있었다.

방어를 위한 절대적인 병력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본국에 지속적인 추가 파병 요청을 해왔지만 모두 묵살 당해왔다.

제국은 철저하게 마경 개척군을 버렸다.


“그냥 들이받을까?”

“자살이라도 하시려구요?

”죽을 땐 죽더라도 한방 크게 먹일 수 있지 않을까?“


8년의 인고는 제국에 충심을 바친 군 총사령관의 가치관이 흔들리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베르푸기스는 지극히 합리적인 인물. 자신을 버린 주인에게도 무조건적인 충성을 바치는 개가 아니었다.


그는 제국의 변경백이며, 마경 개척군의 총사령관이자 소드 마스터였다.

그가 들고 일어선다면 적어도 제국을, 크라운을 엿 먹일 수는 있을 것이다.


베르푸기스의 휘하에 있는 2천은 일반적인 2천이 아니었다.

모두 최소 8년을 마경에서 살아남은 정예병 중에서도 정예병.

열악한 환경에서 최적의 용병술로 마경 개척군을 이끌어온 베르푸기스다.

그에 대한 마경 개척군의 충성심은 이미 정점에 도달한 상태였다.

만약에 베르푸기스가 반기를 든다면, 2천은 즉시 베르푸기스를 따를 것이 틀림없었다.


‘그리고 장렬히 산화하겠지.’


그러나 절대, 제국을 이겨낼 수는 없을 것이다.

겨우 2천의 계란으로 들이받기에는 제국은 너무 거대한 바위였으니까.

베르푸기스가 반란이라는 선택지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을 그때,


-콰앙


병사 하나가 베르푸기스의 문을 거칠게 열고 들어왔다.

얼마나 급하게 달려왔는지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무슨 일이지?“


마경에서 일반적이지 않은 상황이 일어난다면, 그것은 심상치 않은 일이 일어났음을 의미했다. 그렇기에 베르푸기시는 그를 책망하는 대신 용건부터 물었다.


”황제.. 황제폐하께서 승하하셨답니다!“

”뭐?“


마경 개척군에 다시 한번 파란이 예고되었다.




항상 감사합니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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