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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노예해방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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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2.05.16 00:06
최근연재일 :
2022.07.11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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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7.11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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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 새로운 국면(10)

DUMMY

-꿀꺽


러시의 참격이 휩쓸고 간 참상을 바라보며 딜스가 침을 삼켰다.

천상계급의 부관이라는 것은, 제국의 수도에서 기거한다는 것은 제국에서 내로라하는 강자들을 볼 기회가 있음을 의미한다. 전쟁이 없는 수도에서 그들의 전력을 제대로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말이다.


딜스는 저런 강맹한 권역과 퍼포먼스를 선보일 수 있는 이가 누가 있을지 머릿속으로 헤아려 보았지만 선뜻 떠오르는 이가 없었다. 딜스의 견문이 얕다기보다는 러시가 보여준 퍼포먼스가 그만큼 압도적이었다.


딜스가 무의식적으로 니콜라이를 바라보았다.

그의 표정에는 ‘가능하겠습니까?’ 라는 질문이 떠올라있었다. 니콜라이는 그런 딜스를 책망하지 않았다.

예상치 못한 퍼포먼스에 놀란 것은 그 역시 마찬가지였으니까.


”저 녀석도 사람이다. 며칠에 걸친 사투를 벌이고도 저런 능력을 뽐낼 순 없겠지. 그때 뒤를 치면 된다.“


대원들에게 하는 말이었고 동시에 자신에게 거는 암시이기도 했다.

압도적인 무력을 목격했다고 자신의 무력함을 한탄하며 포기하기엔 천상 계급 니콜라이의 자존심이 허락지 않았다.


입맛이 썼다.

이곳이 수도였다면 저런 비천한 노예병 따위 눈짓 한번으로 삼대를 멸할 수 있는 것이 천상계급의 힘 이거늘. 이딴 암수를 동원해야만 하는 자신의 처지가 비통했다.


”저 녀석은 반드시 죽인다. 제국에 우환이 될 것이야.“


역설적으로 그렇기에 포기할 수 없었다.

천상 계급은 그 자체로 오롯이 위대해야 했다.

제국의 위세를 빌려 대단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 오롯이 말이다.

이대로 조용히 제국의 수도로 돌아간다면 얼마든지 방안이 생기겠지만, 이곳에서 처리해야 했다. 천상 계급의 드높은 자존심을 위해서.


몬스터의 사체를 정리하고 있는 러시와 노예군 특작대의 모습을 눈에 담았다.

노예병이라는 계급을 증명하듯 그들은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시간은 니콜라이의 편이었다.

저들이 갉아먹히는 동안 자신들은 온존할테니까 말이다.

거사일이 좀 미루어졌을 뿐. 문제는 없었다.


***


”오늘은 이곳에서 숙영하겠습니다.“


하루종일 전투를 치르고 날이 어둑해질 무렵.

마치 계산이라도 된 듯, 500여명이 숙영하기에 무리가 없는 너른 공터가 나타났다.


”고생했네.“


우연인 듯 보이지만, 베르푸기스는 이 모든 것이 러너의 계산임을 알고 있었다.

기존에 파악해둔 지리 정보를 바탕으로 전투시간까지 계산하여 적절한 시간에 본대를 이곳으로 안내한 것이다.


소규모라면 사방이 막혀 은폐가 가능한 곳에서 숙영을 하겠지만, 지금 마경 개척군은 500여명의 나름 대규모 병단이었다. 500의 규모를 수용할 수 있되, 사방이 막혀있고 몬스터들로 은폐가 가능하다는 조건은 사실상 달성이 불가능하다고 보는게 맞았다.


이 정도 규모의 군대가 숙영 할 만한 장소를 얻은 것만 해도 다행이었다.

개활지라 끊임없는 위협과 침입에 노출되겠지만, 미리 방비가 가능하고 몸을 편히 누일 수 있다면 마경 치고 최상의 조건이라 할만 했다.

앞으로는 이틀 혹은 사흘간 몸도 누이지 못하는 끊임없는 전투 또한 생겨나리라.


”지금 시간이 대략 저녁 6시입니다.“


러너가 산맥의 끝자락에 걸려있는 해를 가리켰다.


”지금부터 1시간 가량 각자 식사를 하고 군을 2부대로 나누어 6시간씩 교대로 취침하겠습니다. 내일 아침 8시경 다시 진군하겠습니다.“


통상적인 전쟁이라면 불침번을 세울터였다.

불침번이 사위를 경계하며 유사시에 잠든 이들을 깨워 비상 상황에 대처하면 되는 것이다.

문제는 마경의 밤에 ‘비상 상황’이란 ‘상시’와 같은 뜻으로 쓰일 수 있는 말이었다.


몬스터의 침입이 있을 때마다 잠든 이들을 깨워 대처한다면, 밤새도록 잠에 들 수 있는 이는 없을 것이다. 차라리 절반이 깨어 있는 상태로 몬스터의 침입을 처리하는 편이 나았다.


사위를 가득 매운 전투의 소음 속에서 잠들 수 있는 굵은 신경을 가진 자들이 얼마나 있겠냐만은 다른 방법이 없었다.

러너가 말한 2부대 교대 취침은 이미 오래전에 확립된 마경 개척 매뉴얼 중에 하나였다.



곧이어 여기저기 모닥불이 올라가고 고기 굽는 냄새가 진동했다.

보급은 없었지만 몬스터를 박멸하는 과정에 미처 자리를 피하지 못한 야생동물들이 더러 있었기에 음식은 충분했다.


”퀴이익!!“

”밥 좀 먹자 이 쉐이들아!“


- 서걱


”꾸엑“


향긋한 냄새를 따라 여기저기서 몬스터들이 달려들었지만 곧바로 제압되었다.

일대의 큰 몬스터 군집은 쓸어버린 후였기에 큰 위협은 없었다.


”후우“


온종일 긴장상태에 있던 러너는 노예군 특작대가 있는 모닥불에 와서야 긴장을 풀고 한숨 돌렸다.


”어때?“


어디서 구해온건지 모를, 주변보다 압도적으로 큰 멧돼지를 잘 손질해서 굽고있는 러시가 물었다.


”아직은 괜찮지.“


본진에서 불과 반나절거리를 진군했을 뿐이다.

몬스터의 전체적인 숫자도 적고 약했다. 마경에서의 생존경쟁에서 도태되어 외곽에 자리 잡은 녀석들을 쓸어냈을 뿐이다. 문제라면 그마저도 벌써 버거운 느낌이라는 것이었다.


”앞으로는?“

”알잖냐.“


러너가 고개를 절래절래 저으며 답했다.


”힘들까요?“


어느새 고기의 익은 부분을 덥석 베어물던 디토가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특작대에서 반나절 거리란 산책 삼아 나올 수 있는 곳이라 그랬다.

등장하는 몬스터들도 죄다 소형에 나약한 녀석들 밖에 없다는 것이 디토의 생각이었다.


삼일 거리 정도는 들어가야 힘을 좀 써야하는 몬스터들이 등장하곤 했다.

특작대에서 가장 약한 디토가 그리 느낀다는 것은 다른 대원들에겐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다는 뜻이었다.


벨르케와 힐리온이 러너를 쳐다봤다.

‘니가 설명해라’ 러너는 그 시선을 그렇게 읽었다,.


”첫째로 보급이 없어. 우리끼리면 괜찮은데 인원이 500명이야. 이틀 거리만 들어가도 식량난에 허덕이게 될거야. 갈수록 야생동물의 빈도는 적어지고, 불을 피우기도 힘들어질 테니까.“


보급을 포기한 것은 선택이 아닌 강제 같은 것이었다.

총 병력 겨우 2천, 그중에 500명이 차출 된 개척이다. 보급선을 유지할 전력도 없었을 뿐더러, 애초에 본대 또한 보급을 해줄만큼 여력이 있지 않았다. 허나 전쟁을 수행함에 있어 보급이 없이 본대가 알아서 자급 자족을 한다는 계획은 스스로를 갉아먹는 전략이었다.


노예군 특작대 같이 소규모 부대라면 얼마든지 가능하겠지만, 500명을 매 끼니 먹일 수 있을만큼 자체보급을 하는 것이 언제까지 가능할까가 의문이었다. 결국 이 부대는 굶주리게 될 것이었다.


”정 힘들면 몬스터 고기를 먹으면 어떻게 버틸 수 있지 않을까요?“

”으“

”큼“

”웩“


벨르케의 눈살이 찌푸려지고 힐리온은 침음성을 내뱉었으며 네벤더가 헛구역질을 했다.


8년간 수많은 임무를 헤치고 살아온 노예군 특작대다.

당연하게도 그들은 모두 생존을 위해 몬스터 고기를 섭취해본 적이 있었다.

그때 느낀 그 맛은, 그야말로 최악이었다.

비리고 썼으며 텁텁하고 질겼다.


야생동물 고기와는 그 근본부터가 달랐다.

괜히 몬스터 고기를 먹지 않는 것이 아니었다.


마경의 심부, 끊임 없는 전투의 와중.

죽여도 죽여도 줄지 않는 몬스터의 대군이 있고 도망치기조차 여의치 않은 상황이 이어진다면 어찌해야 할까. 아니 정확하게는 도망치면서도 끊임없이 싸워야 하는 상황이 사흘정도 지속된다면?


눈 앞에 흐르는 몬스터의 피로 갈증을 채우고, 몬스터의 살점을 뜯어 몸을 움직일 힘을 얻는다. 단 한순간의 휴식이, 단 한순간의 현기증이 목숨을 앗아갈 수 있다. 그때는 어떻게든 삼킨 몬스터의 피와 씹어넘긴 몬스터의 고기지만, 사실 어지간해서는 먹고싶은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 맛이었다.


”전 그냥저냥 먹을 만 하던데...“

”이제보니 디토군의 혀에 문제가 있는 것이 확실하오“

”벨르케가 만든 음식을 잘 먹을 때부터 난 알아봤어“

”뭐?“


네벤더의 선 넘는 발언에 벨르케가 살기를 풍겼다.


”둘째로 체력 문제야.“


체력. 디토가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가 아니겠는가.

‘그게 왜요?’ 라고 묻는 듯 디토의 얼굴에 호기심이 어렸다.


”하루 이틀은 괜찮을거야. 이래뵈도 다들 베테랑 군인들이니까.“


마경에서 아직까지 살아남았다는 것 자체로 베테랑이라는 표현이 아깝지 않았다.


”6시간은 작은 수면시간은 아니야. 하지만 절대 다들 그만큼 못 잘거야. 다들 베테랑이니까.“


베테랑이기에 살아남았다.

그들의 생존 본능과 능력이 높다는 뜻이다.

역으로 그런 베테랑이기에 주변에 몬스터가 있고, 전투가 일어나는 와중에 숙면을 취할 수 없다. 생각의 영역이 아니라 몸 속 깊숙이 배인 본능이 이를 거부하는 것이다.


러너 말대로 하루 이틀은 버틸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난다면 어떻게 될까? 러너는 그 모습이 훤히 그려졌다.


러너가 저 멀리 식사중인 베르푸기스를 바라보았다.


”이 개척은 실패할거야.“


러너가 내릴 수 있는 결론에 이것 말고는 없었다.




항상 감사합니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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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P.3 새로운 국면(10) 22.07.11 18 1 10쪽
39 EP.3 새로운 국면(9) 22.07.08 20 1 10쪽
38 EP.3 새로운 국면(8) 22.07.07 17 1 11쪽
37 EP.3 새로운 국면(7) 22.07.05 16 1 10쪽
36 EP.3 새로운 국면(6) 22.07.04 19 1 10쪽
35 EP.3 새로운 국면(5) 22.07.01 22 1 10쪽
34 EP.3 새로운 국면(4) 22.06.30 24 1 10쪽
33 EP.3 새로운 국면(3) 22.06.28 23 0 10쪽
32 EP.3 새로운 국면(2) 22.06.27 20 2 10쪽
31 EP.3 새로운 국면(1) 22.06.19 34 4 11쪽
30 Ep.2 마경(13) +1 22.06.18 29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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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Ep.2 마경(2) 22.06.07 28 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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