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종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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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빛나는구름
작품등록일 :
2022.05.16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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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5.24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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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MMY

#이프르강과 소른강사이 숲 5월 25일 00시 35분


산을 넘어 서쪽으로 넘어온 2대대는 숲속에 숨어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바란과 중대장들은 바란이 통째로 아공간반지에 넣어온 지휘막사에 들어가 회의 중이었다.

조그만 테이블위에는 적 연대본부에서 탈취해온 작전지도가 펼쳐져 있었다.


“예상대로 적 104사단의 본부는 이 지점에 위치한 것으로 보입니다. 철도와 간선도로를 접해 있어 보급과 이동에 유리한 곳입니다. 520연대는 사단본부와 519연대 사이에 포진해 있습니다. 내일 아침에 우리와 교전을 벌인 519연대 쪽으로 진출할 계획으로 되어 있습니다. 또한 적의 예비사단인 167사단이 내일 중으로 104사단의 위치로 옮겨올 예정입니다.”

“적 사단본부가 딱 우리의 현 위치에서 3km정도 북쪽이군? 520연대는 좀 더 동쪽으로 가 있고. 519가 저 난리가 났으니 520이 좀 더 빠르게 동쪽으로 이동해갈 가능성이 있어. 정찰병을 보내서 적들의 움직임을 파악해봐.”

“예. 알겠습니다.”

“적 520연대가 동쪽으로 이동하는 징후가 보이면 새벽쯤에 사단본부를 치고 빠진다. 그리고 이 지점에서 매복을 하고 적의 증원병력을 ······.”


지휘부는 계속해서 이후 일정들에 대한 논의를 이어갔고, 어리발소위는 연대에 785명의 생존병력이 서쪽 숲에 숨어들었음을 보고했다. 정찰병들은 각자 맡은 구역으로 흩어져 숨어들어갔고, 나머지 2대대원들은 풀숲을 이불삼아 짧은 수면에 들어갔다.


#프란샤군 104사단본부 01시 15분


516연대의 주요지점 장악과 519연대의 진격소식을 듣고 맘 편히 잠자리에 들었던 사단장은 당직을 서던 참모의 급한 호출에 잠이 덜 깨 짜증나는 얼굴로 지휘소에 들어와 앉아 있었다. 작전참모와 당직사관이 보고를 했다.


“516, 517, 518연대는 각각 목표지점에 도달하여 진지를 구축하고 있고, 적의 반격도 없어 소강상태에 있습니다. 519연대 쪽은 516을 연결하는 산길 쪽으로 진격했다가 큰 피해를 보고 현 위치에서 멈춰 있습니다. 더구나 이미 점령했던 적진지와 아군진지의 연대본부까지 적의 반격에 큰 피해를 본 상황입니다. 연대본부와의 통신이 끊겼고, 구원차 출동한 520연대 2대대의 보고에 따르면 연대본부가 위치한 지점은 적의 포격으로 초토화 되어 있고, 연대장이하 지휘부의 생존여부를 확인할 수가 없다고 합니다.”

“뭐야? 저녁쯤에만 해도 적을 잘 밀어붙이고 있다던 519가 왜 그 지경이 된 거야? 연대장까지 실종될 정도면 적의 역습인가?”

“아무래도 그런 것 같습니다. 동쪽 산길에서 저항하는 적의 병력은 퇴각로가 막힌 적의 잔존병력인 듯합니다. 연대본부와 참호선을 공격한 병력은 아직 확인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만 이프르강변 쪽에서 진입해온 병력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이프르강쪽? 그쪽엔 감시초소가 있지 않은가?”

“이프르강 남쪽은 아직 르만군이 장악하고 있어서 많은 병력을 보낼 수는 없었습니다. 소수의 감시를 위한 초소가 있으나 아직 별다른 보고는 없었습니다. 아무래도 르만군의 참호선 남쪽으로 진입해온 적의 부대가 있었던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흠. 우리 참호선을 우회 돌파하려던 병력이 우리가 먼저 공격을 시작해서 의도가 좌절된 것을 수 있겠군? 그리고 병력 밀집도가 낮아진 현재 참호선을 돌파해서 올라온 것일 수도 있겠어. 적의 규모는 얼마나 될 것으로 보이나?”

“소수의 병력은 아닐 것 같습니다. 적어도 연대규모는 되지 않을까 예상됩니다.”

“그 정도면 아군이 위험해! 519는 각개격파 되고, 북쪽으로 밀고 들어가면 이미 진격해 들어간 3개연대의 후방이 위험해져. 520을 서둘러 진격시켜서 이곳. 숲의 동쪽 진출로를 막고 참호선의 남쪽으로 진출해서 적을 찾으라고 전해. 참호지대에서 적을 막아내면 내일 증원되는 167사단 병력으로 밀어내면 될게야.”

“예. 알겠습니다.”


#이프르강과 소른강사이 숲 5월 25일 02시 25분


적 주둔지 인근까지 잠입해간 2대대의 정찰병들 눈에 프란샤군의 부산한 움직임이 포착되었고, 이는 즉시 바란에게 전령을 보내 보고됐다.


“좋아. 예상대로 적이 움직이고 있다. 조만간 적의 사단본부 쪽은 텅 비게 될 것이다. 4시에 이동을 시작한다. 공격대기선에 5시까지 도착할 수 있도록 하고, 리엔탈이 잠입팀과 먼저 진입해서 신호를 보내면 공격을 개시한다. 리엔탈? 준비는 되어 있나?”

“예. 인원선발과 복장 모두 준비되어 있습니다.”

“저는 이번엔 같이 안갑니까? 적의 모가지를 따는 건 제가 전문인뎁쇼?”

“램프···. 네 녀석한테 맞는 프란샤군 군복이 없잖아? 저번에 입었던 건 왜 찢어서는···.”

“크윽. 저번 것도 안 맞는 걸 겨우 입었다가 격하게 움직이니 찢어진 것입니다. 제가 찢은 게 아니라···.”

“안타깝지만 안 되는 건 안 됨.”


적 장교의 목을 얼마나 많이 분리하는가 하는 혼자만의 기록경쟁에 몰두하던 램프는 좋은 기회를 놓쳤다며 투덜거렸고, 본인은 전혀 생각 없으나 램프의 경쟁자가 되어 있던 리엔탈은 [근육뇌 헤트 커터]라며 투덜거렸다.


#프란샤군 104사단본부 05시 05분


아직 해가 뜨기는 이른 시간. 밤늦게까지 사격소리와 폭발소리가 울려대던 전선에서 제법 떨어진 후방의 사단본부. 경계병들은 크게 긴장하지 않고 있었고, 새벽의 경계근무는 늘 그렇듯 피곤했다. 꾸벅꾸벅 조는 인원들도 있었고 아예 신참에게 떠넘기고 자고 있는 고참도 있었다. 사단 주둔지의 출입문을 지키던 병력들도 별로 다르지 않았다. 고참병들은 모래주머니를 쌓아올린 진지 안에 짱박혀 자고 있었고, 신참 둘이 지키고 있었다. 한명은 당직사관의 순찰을 감시 해야 해서 부대 안쪽을 보고 있었고, 다른 한명은 바깥쪽을 보고 있었다.

졸린 눈으로 바깥을 경계하던 신참은 곧 눈을 번쩍 떠야 했다.

어둠속에서 몇 명의 사람들이 출입문을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

그는 당황한 가운데서도 배운 데로 수하를 했다.


“저, 정지!! 손들어 움직이면 쏜다. 구름!”

“번개. 수고가 많다. 난 519연대 라온 대위다. 사단에 급히 보고할게 있어서 왔다. 지휘소로 안내를 부탁한다.”


먼지가 잔뜩 묻고 여기저기 찢긴 프란샤군 군복을 입은 대위가 10여명의 병력을 이끌고 와서 신원을 밝히고 안내를 요구했다. 잠이 깬 고참병이 나와서 경례를 하고 신참에게 안내를 맡겼다. 6명의 병력은 대위를 따라 사단 지휘소로 향했고, 나머지 인원은 출입문 근처에 그냥 서 있었다. 잠이 깬 고참병 둘이 담배를 피우려는 것을 보고 두 명의 병사가 다가왔다.


“담배 한 개비만 얻을 수 있겠소?”

“아. 이리 오슈. 아무래도 숨어서 피는 게 예의 아니겠소? 크크크.”

“크크크. 담배는 보초 설 때 숨어 피는 게 제 맛이지.”


기관총 진지 안에 네 명이 옹기종기 붙어서 담뱃불을 붙이기 시작하더니 이내 두 명의 고참병이 ‘그르륵’하는 피 끓는 소리를 내며 쓰러졌다. 담배를 얻으러 갔던 두 명의 병사가 쓰러진 병사의 군복에 칼을 닦으며 일어섰다. 혼자 경계를 서던 신참병사는 이미 뒤에서 입을 막고 목을 칼로 그어 쓰러진 뒤였다. 제거된 병사들의 사체는 즉시 치워졌고, 네 명의 병사는 경계병인 양 자리를 잡고 섰다. 그리곤 어두운 숲을 향해 점멸신호를 보냈다.

리엔탈과 6명의 병사는 안내를 받아 사단 지휘소에 도착했고, 안내해준 병사와 지휘소 앞을 경계하던 한명의 병사를 제거했다. 그리곤 지휘소 안으로 들어섰다. 지휘소 안에는 당직사관과 통신마법사, 몇 명의 병사가 있었다. 졸고 있던 당직사관이 눈을 게슴츠레 뜨고 리엔탈을 쳐다봤다.


“누구···.”


당직사관은 말을 채 끝내지 못했다. 의문을 잔뜩 품은 표정의 머리가 몸에서 굴러 떨어졌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발도술로 당직사관의 목을 날려버린 리엔탈은 앞으로 걸어가며 가볍게 좌우로 군도를 휘둘렀고, 통신마법사와 하사관 한명도 당직사관과 같은 운명에 처했다. 그리곤 한발을 쭈욱 내밀며 크게 한걸음 내딛고 칼도 크게 휘둘렀다. 오러가 일렁이는 군도는 책상 앞에 앉아 서류작업을 하던 병사 두 명의 머리도 가볍게 분리했다. 다섯 명의 목을 베는 동작이 꽃밭에서 칼을 휘둘러 꽃봉오리를 베는 것처럼 부드럽고 가벼웠다.


“램프가 나를 따라잡으려면 아직 10년은 멀었지.”


뒤따라 들어온 부하들은 리엔탈의 칼솜씨에 감탄을 했다.


‘이럴 거면 우리는 왜 따라온 거야?’

‘그러게? 그냥 혼자서 다 하셔도 될 텐데. 저럴 때 보면 램프대위랑 도찐개찐이라니까.’

‘그래도 생긴 건 리엔탈대위가 훨씬 사람 같잖아?’

‘그건 맞아. 크크크.’


부하들이 속닥거리던 말든 리엔탈은 칼을 닦고, 작전지도를 챙겼다. 부하들도 쓸 만한 정보가 있는지 여기저기 서류와 지도들을 뒤적거렸다.

리엔탈이 밖으로 나오자 정문을 통해 당당히 들어온 아군이 사단본부 여기저기로 흩어지고 있었다.


#프란샤군 104사단본부 사단장 막사 05시 15분


새벽에 강제로 깨워져 지휘소에서 상황보고를 듣고 지시사항을 내린 104사단장은 다시 잠이 들었었다. 2시가 넘어서 잠이 들었으니 아직 3시간정도밖에 자지 못한 상태였다. 그런 그를 누군가 깨웠다. 그것도 뺨을 툭툭 때리는 무례한 방법으로.


“이, 이, 이 무슨 짓인가?”


잠에서 덜 깬 사단장이 짜증을 내면서 일어났다. 이 무례한 놈이 누군지 그냥 두지 않을 생각이었다. 그러나 곧 그는 잠이 확 깨는 소리를 들었다.


“누구긴? 당신을 잡으러 온 사신이지.”

“무슨 소리야!”

‘짝!!’

“자. 자. 어서 잠을 깨자고?”


뺨을 세게 한 대 맞고 나동그라진 사단장은 잠이 확 달아났고, 취침등이 어스름한 막사 안에서 보이는 것은 총을 겨누고 있는 르만군 병사들이었다. 당황하는 사단장은 즉시 입에 재갈이 물리고 포박을 당해서 밖으로 끌려 나왔다. 밖에는 작전참모와 몇몇 장교들이 사단장과 같은 신세가 되어 있었고, 르만군 병사들이 기관총을 설치하고 있었다.

주욱 늘어서서 사격을 준비하던 르만군 병사들이 일제히 기관총과 소총을 경비대 막사를 향해 발사했다. 거리가 있어서 미리 제거하지 못한 경비병들은 저격병들이 담당했다.


투타타타타 타탕 타탕


한참을 사격해서 막사들을 걸레짝으로 만들고는 수류탄을 던져 마무리했다.


콰콰쾅


병사들이 박살난 막사들을 뒤적거리며 확인사살을 하고 생존자를 찾고 있을 때쯤엔 동쪽에선 먼동이 터오고 있었다. 동쪽엔 산이 있어 아직 환하게 밝아지려면 멀었지만 수색을 하는 데는 점점 도움이 되고 있었다. 운 좋은 몇 명의 프란샤군이 빠져나간 것 같았지만 크게 상관이 없었다. 바란은 사단 보급창고를 열어 아군에게 필요한 물품들, 예를 들면 전투식량이라던가, 기관총 총탄 등을 아공간반지속으로 집어넣었다. 바란의 2대대는 프란샤군으로부터 노획한 8정의 공랭식 기관총을 사용하고 있어서 기관총 총탄은 기회가 될 때마다 보급해둬야 했다.


“캄프중사. 포로들과 아군 부상병들은 베이스캠프로 후송하고, C지점에서 만나도록 한다.”

“예. 알겠습니다.”


이프르강과 소른강사이의 산과 숲은 동계기동훈련 때 17창기병연대가 즐겨 사용하던 곳이라 2대대는 이프르강 위쪽 산속에 적당한 터를 잡아 베이스캠프를 만들어 놓고 사용하곤 했었다. 불과 3개월 전에도 잘 사용하던 곳이라 크게 정비할 곳은 없었고 밤사이 전투에서 다친 병사들과 각종 물자와 장비를 옮겨 놓은 곳이었다. 꽤 지형지물이 좋아서 동계훈련내내 대항군들에게 발각된 적이 없었던 곳이다.

르만군 병사들이 여기저기 부비트랩을 설치하고 챙길 것은 챙기는 동안 산 너머로 해가 솟아나기 시작했다.


#프란샤군 520연대 연대본부 막사 05시 25분


일찍 잠에서 깨워진 연대장과 작전참모 등이 연대본부에 모였다. 전쟁터에서 기상시간을 맞춰서 일어나기는 힘들었다. 당직사관이 상황을 설명했다.


“조금 전 사단본부 쪽에서 사격소리와 다수의 폭발음이 들렸습니다. 통신이 전혀 응답을 하지 않습니다. 적의 공격으로 예측됩니다. 아직 간헐적으로 총소리가 들리고 있어 상황이 종료된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도대체 적이 어디로 얼마나 들어온 것인가? 사단본부로 병력을 보내야 돼!”

“4대대에 비상을 걸었고, 2개 중대를 보내기 위해 준비하고 있습니다.”

“좋아. 준비되는 데로 사단본부를 구원하러 보낸다. 연대본부의 방비도 철저히 하도록.”

“군단에는 통신이 되는가?”

“군단까지는 거리가 멀어서 통신이 닿지 않습니다. 사단 통신마법사라야 가능합니다.”

“젠장. 인근 부대에라도 상황 전파해.”

“예.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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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종전(완결) 22.08.21 169 4 12쪽
44 특수전 여단 훈련소 22.08.08 153 4 10쪽
43 혼돈의 프란샤군 22.08.01 141 4 10쪽
42 겁 많은 군단장의 신년행사 22.07.25 148 4 10쪽
41 11군단 헌병대 22.07.18 172 5 10쪽
40 프란샤군의 보급문제 22.07.11 185 4 10쪽
39 새해파티 22.07.04 194 5 9쪽
38 친절한 피에르 22.06.27 193 7 10쪽
37 인민해방전선 22.06.20 196 5 10쪽
36 포상휴가 22.06.17 216 8 10쪽
35 서부전선 사령부 22.06.16 199 7 10쪽
34 회랑지대 전투(2) 22.06.15 197 8 10쪽
33 회랑지대 전투(1) 22.06.14 214 8 10쪽
32 구르뎅 공방전(4) 22.06.13 205 8 11쪽
31 구르뎅 공방전(3) 22.06.10 217 8 11쪽
30 구르뎅 공방전(2) 22.06.09 226 13 11쪽
29 구르뎅 공방전(1) 22.06.08 213 12 10쪽
28 차단된 보급로 22.06.07 224 10 10쪽
27 베이스 캠프 22.06.06 232 10 11쪽
26 낚시 22.06.04 240 12 10쪽
25 사라진 르만군 22.06.03 229 11 11쪽
24 구르뎅의 참변 22.06.02 240 10 10쪽
23 구르뎅 탈출 22.06.01 252 9 10쪽
22 슈발롬 요새 전투(2) 22.05.31 243 8 13쪽
21 슈발롬 요새 전투 22.05.30 248 8 15쪽
20 구르뎅시 22.05.29 248 7 13쪽
19 기만작전 22.05.28 276 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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