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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대사경 : 무림인 및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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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주기
엑시구아
작품등록일 :
2022.05.16 19:08
최근연재일 :
2022.07.18 19:03
연재수 :
5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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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28
추천수 :
183
글자수 :
277,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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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15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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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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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3쪽

소녀 천마

DUMMY

예를 들어, 원 안에 그려진 오망성이나 육망성.


그 꼭짓점마다 놓인 촛불이라든가, 바닥에 쓰인 알 수 없는 문자 같은 것들.


영혼을 옮기는 의식이라기에 그런 걸 기대했었다.


하지만 현실은 내 상상보다도 더 빈약했다.


환사파파는 그저 눈을 감은 채, 수인(手印)을 맺으며 낮은 목소리로 알아듣기 힘든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그녀의 눈이 번쩍 떠졌다.


그러더니 내게 다가와 목을 끌어안고 격하게 입을 맞추었다.


쮸우웁!


다행히 혀가 파고들진 않았다.


대신 진공청소기처럼 강력한 흡입력으로 내 입을 잡아당겼다. 영혼이 빨려가는 기분이었다.


그녀가 입을 떼었을 때, 커다란 공허함이 가슴 속에 자리 잡았다.


그 공허함이 무력감을 불러냈고, 나는 자리에 주저앉아 일어날 수 없었다. 그 자세 그대로 환사파파를 보았다.


그녀는 소녀의 시신에 입을 맞추었다.


3초 정도 지났을까.


소녀의 손이 움직이는 게 보였다.


그리고 또 3초 정도.


소녀의 상체가 벌떡 세워졌다.


“푸하!”


거칠게 내쉬어지는 숨. 그리고 이어지는 헐떡임.


식은땀을 잔뜩 흘리며, 소녀가 나를 보았다.


“성공이군.”


소녀는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



나는 다시 갑판으로 나갔다.


시원한 바닷바람이 기분 좋았다.


“진짜였네.”


애나가 내 옆에 서며 말했다.


“완전히 믿을 순 없었거든.”


“이해해.”


다짜고짜 다른 사람의 영혼이 자신의 안에 있다는 말을 누가 쉽게 믿을 수 있겠는가. 내가 그녀였더라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제 남은 건 한 명인가?”


마제.


그녀의 영혼도 마찬가지다. 나와 동기화되기 전에 나가지 않으면 그녀와 나는 하나가 될 것이다.


환사파파를 찾았으니, 천마처럼 다른 사람의 몸을 찾아서 그녀의 영혼을 옮긴다면······.


<아니. 그건 사양하고 싶어.>


왜?


<꼭 그래야 할 필요는 없기 때문이야.>


하지만 이대로면 우리의 영혼이 합쳐지잖아?


<그 부분을 말한 게 아니야. 꼭 다른 사람의 몸에 들어갈 필요가 없다는 말을 하는 거야.>


자세히 말해줘.


<나는······ 다른 사람의 몸을 차지하고 싶지 않아.>


산 사람의 몸을 빼앗는 게 아니잖아.


<다른 이의 몸에 들어간다는 건 그 사람의 삶을 이어나간다는 거야. 내가 아닌 그 사람이 되는 거지.>


꼭 그렇게 생각할 필요 있어?


<개인적인 거부감이야. 다른 사람의 몸에 들어간다는 건 견디기 힘들어. 이렇게 네 몸에 들어온 것과는 조금 달라. 이건 내 의지가 아니었고, 무엇보다 네가 되는 게 아니었으니까.>


그럼 어떻게 하고 싶은 건데?


<인간이 아닌 것에. 생명이 아닌 것에 내 영혼을 옮기겠어.>


잘 이해가 안 가는데.


<예를 들어, 이 세계의 것을 떠올려보자면, 로봇 같은 것에 나를 넣는 거야.>


그게 가능해? 애초에 영혼이 있는 곳이 아닌데.


<그러니까 필요한 물건이 있어. 바로 소울볼이야. 만약 애나가 그것을 양보할 마음이 있다고 한다면, 나는 내 영혼을 옮길 수 있어.>


소울볼을 통해서?


<응. 생각한 게 있어. 고대의 문헌에도 나와 있던 내용인데, 사실상 그 분야는 금기의 영역이라 연구를 한 적은 없어. 하지만 그 금기를 어기고 그 분야를 파고들던 사람을 알아. 그 사람도 다른 마법사와 함께 이 세계로 넘어온 걸로 알고 있어. 그러니, 그 사람을 찾으면 불가능한 것도 아닐 거야.>


그게 누군데?


<그건, 준비가 끝나게 되면 말해줄게. 우선, 애나에게 소울볼을 양도받을 수 있는지 물어봐줘.>


자세한 걸 알려주지 않는 건가.


어쨌든, 나는 그녀의 부탁대로 애나를 보았다.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까 고민하다, 우선 직접적으로 요구를 해보기로 했다.


“애나.”


“응?”

“소울볼을 내게 줄 수 있어?”


그녀가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나를 보았다.


“그건 왜?”


“마제의 영혼을 옮기기 위해 필요해.”


그녀의 눈이 가늘어졌다.


다물어진 그녀의 입이 열리는 찰나, 새로운 몸으로 옮겨간 천마가 갑판에 등장했다.


그는. 아니, 그녀는?


잘 모르겠다.


천마는 숨이 막히는 듯한 얼굴로 나를 향해 무거운 걸음으로 다가왔다.


“네 힘이 필요하다.”


천마가 나를 보며 말했다.


“설명할 시간 없다. 내가 여기에 가부좌를 틀고 앉으면, 내 등에 손을 대라. 그리고 내가 일어날 때까지 그 자세를 유지해라.”


천마는 대답 따윈 듣지 않았다. 그대로 앉아 가부좌를 틀었다.


상황을 이해하기 힘들었지만, 나는 곧장 천마가 시킨 대로 등에 손을 짚었다.


그리고 그 순간.


환사파파의 입맞춤이 그랬던 것처럼, 나의 안에 있는 것들이 천마를 향해 빨려 들어가는 느낌을 받았다.


영혼은 아니었다.


내 힘.


내 몸에 깃든 힘. 그중에서도 이프리트의 열기가 그를 향해 나아가는 게 느껴졌다.


지금의 상황을 이해할 수 없었다. 천마가 내 안에 있는 동안, 그에게 배웠던 것 중 이런 현상을 설명할 만한 건 없었다.


그러나 그가 내게 해를 끼칠 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기에 나는 그대로 자세를 유지했다.


실처럼 풀어진 이프리트의 기운이 천마의 몸으로 흘러 들어갔다.


얼마쯤 힘이 흘러간 후, 그 흐름이 멈추었다. 천마가 작은 몸을 일으켰다.


그동안 내게서 빠져나간 힘은, 전체에 비하면 정말 손톱만큼도 되지 않는 적은 양이었다.


자리에서 일어난 천마는 나를 보았다.


얼굴이 한층 편안해 보였다.


“고맙다.”


천마는 그렇게 말한 뒤 하늘을 향해 고개를 들었다.


“미안하다. 네가 살아야 했던 몫까지 살아가도록 하겠다.”


천마가 하는 말이 누구를 향하는지 알 것 같았다.


“괜찮아?”


내 물음에 천마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 덕분이다.”


“방금 뭘 했던 거야?”


“이 몸은 구음절맥의 체질. 그걸 낫기 위해서는 극양의 힘이 필요하다는 건 알지 않느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분명 천마가 말했던 내용이다.


“환사파파라 하여도 쉽게 그 영약을 내줄 수는 없었다. 아직은 내 상황을 숨겨야 하니까.”


“어째서? 그냥 네가 천마라는 걸 밝히면 마교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거 아니야?”


내 말에 천마가 쓰게 웃었다.


“모든 걸 편안하게 생각하는군. 내가 마교의 교주이자 만인지상의 자리에 있을 수 있었던 건 오로지 내 일신의 힘 때문이다. 지금의 나는 그것을 갖추지 못했지.”


그렇군.


이제 허약한 소녀의 몸으로 들어갔으니, 이전과 같은 힘은 없기 때문이라는 거구나.


“시간이 필요하다. 힘을 되찾을 시간이. 가장 우선되어야 할 것은 구음절맥의 치료였다. 이것 극복하지 못하면 시작점에서 서지 못하니까. 그래서 네 극양의 기운을 빌린 것이다.”


“그럼, 이제 어떡할 생각인데? 어디 산에라도 들어가서 수련을 할 예정?”


천마는 고개를 저었다.


“당분간은 너와 함께 한다.”


“뭐?”

“나의 수행만이 중요한 게 아니다. 잊었느냐? 나는 너의 스승이다. 무공 스승. 아직 네게 가르쳐야 할 게 많다.”


언제부터 천마가 내 스승이 된 거지?


<네가 우리에게 시험 준비를 부탁할 때부터?>


이미 두 사람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는 말이로군.


“마제와 이야기를 하고 있나 보군.”


천마의 표정이 어쩐지 씁쓸해 보였다.


“마제가 그리워?”


“하. 그럴 리가.”


<조금 섭섭한걸.>


“마제는 섭섭하다는데.”


“흥.”


콧방귀를 뀌는 천마의 얼굴이 빨갛다. 묘한 기분이다. 작고 여리고 귀여운 소녀. 그 안에 들어간 내용물이 천마라니.


이질감에 웃음이 나왔다.


“왜 웃는 것이냐?”


“아니,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그런데 나와 함께 하겠다는 건······.”


나는 고개를 돌려 애나를 보았다.


애나는 팔루스교 사건의 피해자를 연기하고 있다. 약자에게 약한 서지혁 과장은 그런 그녀에게 넘어간 것이고.


하지만 천마는?


대뜸, 중학생 정도 되는 여자아이를 데려와 방에서 함께 지낸다?


등이 축축해지는 기분이다.


“당연히 함께 지낸다는 말 아니겠느냐? 지금 상태로는 여기에 계속 머무를 수 없다. 환사파파가 나를 쫓아낸 것으로 하겠다.”


정말 편하게만 생각하는군. 내 입장은 고려하지도 않고.


<당장에 생각할 필요는 없어. 아직 시간이 있잖아.>


한 이틀 정도?


하지만 애나를 생각하면 당장 돌아가야 할 건데 말이야. 몇 시간 후면 슬슬 해가 뜰 거라고 생각하거든.


<네게 주어진 휴가가 끝나기 전에 내 일도 마쳤으면 해.>


그럼, 바로 네가 말한 사람을 찾으러 가자고?


<응. 대사경의 일을 생각해보면 언제 이렇게 시간이 생길지 알 수 없잖아? 남은 시간 동안 확실하게 일을 처리하는 게 좋다고 생각해. 다른 사람들 모두에게 지금 상황을 털어놓을 생각이 아니라면.>


무슨 말인지 알겠어.


그런데 네가 말한 사람은 지금 어디에 있는데?


<그리 멀지는 않아. 너도 가본 적 있는 곳에 있어. 그러니까, 아까 하던 걸 마저 끝내도록 해.>


아까 하던 거?


아, 무엇인지 알 것 같다.


천마와 애나는 내가 속으로 마제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는 걸 짐작했는지, 조용히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천마를 향해 손을 뻗어 잠깐 기다려달라는 뜻을 표한 후 애나를 보았다.


“아까 했던 말 말인데.”


“좋아. 그걸로 마제의 몸을 얻을 수 있다면 얼마든지 협력하지. 마제라면 분명 큰 힘이 될 테니까.”


그녀는 망설임 없이 주머니에서 소울볼을 꺼내 내게 내밀었다.


나는 그것을 받아 챙겼다.


“이야기는 다 끝났습니까?”


환사파파의 목소리가 들렸다.


“슬슬 떠날 시간인가?”


천마가 말했다.


“네. 죄송합니다, 교주님. 저로서는 더 이상 시간을 끌 수가······.”


“아니오. 그대가 있었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소. 정말 고맙게 생각하오.”


“저야말로 그런 상황에서도 저와의 약속을 잊지 않은 교주님께 감사할 따름입니다.”


“약속을 지키는 거라면 사람의 당연한 도리이니 그런 말 할 것 없소. 자, 다들 나가도록 하지. 환사파파가 우리를 데리고 있는 것도 이제 한계인 것 같으니.”


우리는 환사파파와 함께 배에서 내렸다.


주변을 지키고 있던 남자들이 하나 둘 배로 모여들고 있는 게 보였다.


곧 떠날 생각인가?


내 생각을 읽은 듯, 천마가 조용히 말을 걸어왔다.


“마교는 늘 떠돌기 때문이지. 한동안은 여기에 머물렀었지만, 이제 다시 떠날 예정이다.”


“어디로?”


“어디든.”


“언제까지?”


“내가 힘을 되찾을 때까지.”


스스로가 교주임을 당당히 말할 수 있을 때를 기다린다는 말이 분명했다.


“피곤하군. 이제 잠자리에 대해서······.”


“그거 말인데. 아직은 대사경청으로 돌아갈 수 없어.”


“······ 다른 일이 남았나?”


“마제를 위해서.”


천마가 고개를 끄덕였다.


“급한 일인가 보군.”


“남은 시간이 얼마 없으니까.”


내 말에 천마가 하늘을 보았다.


그러더니 곧 애나를 보며 말했다.


“이 아이를 데려다주고 오면 되지 않느냐?”


“누구 마음대로? 게다가 누가 누구더러 아이라는 거야?”


애나가 천마를 노려보았다.


“두 사람 다 그만해.”


두 사람 사이에 끼어들어 시선을 막았다.


“그렇게 멀지는 않은 곳이라 걸어서 가려고 하는데, 괜찮겠어?”


나는 천마를 향해 물었다.


구음절맥인지 뭔지 하는 게 있는 몸이라 약하다고 들었다. 내게서 가져간 이프리트의 힘으로 다 나았을 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얼굴에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으니까.


“날 뭘로 보는 게냐? 하루나 이틀 정도는 쉬지 않고 경신술을 구사할 수도 있다.”


“그건 옛날 몸이겠지.”


나는 천마를 향해 쪼그려 앉은 뒤 등을 보였다.


“업혀.”


“뭣이라?”


“아직은 몸이 익숙하지 않을 거 아냐? 내가 업어줄게. 도착하면 깨울 테니까 한숨 자도 돼.”


“나를 누구라 생각하는 것이냐! 감히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릴 하다니!”


천마가 소리쳤다. 하지만 그의 말과는 달리 등에서 묵직한 무게감이 느껴졌다. 생각보다 더 무거운 것 같다.


“네가 싫다면 내가 탈게.”


애나의 목소리다. 그렇다면 이 무게도 애나의 것이겠지.


생각보다 무겁다는 말이 입에 머물렀지만, 내 생각을 읽은 마제의 조언 덕에 그것을 내뱉는 일은 피할 수 있었다.


기분 탓일까.


천마의 얼굴에서 아쉬움이 보인 것 같다.


“가자.”


천마가 고개를 휙 돌리며 말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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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경 : 무림인 및 마법사 대응 부대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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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상처 22.07.13 28 0 11쪽
49 금기를 어긴 대가 22.07.12 22 0 12쪽
48 진실의 공유 22.07.11 25 0 12쪽
47 내가 천마의 제자다 22.07.06 47 0 11쪽
46 천마의 몸을 가져간 남자 22.07.05 30 0 11쪽
45 천마 등장 22.07.04 30 0 12쪽
44 여기 있었구나 22.06.29 45 0 12쪽
43 형을 찾는 동생과 제자를 찾는 스승 22.06.28 38 0 13쪽
42 태을진인 22.06.27 42 0 12쪽
41 조사 시작 22.06.23 46 0 12쪽
40 분열 22.06.22 44 0 12쪽
39 일단락 22.06.21 44 0 12쪽
38 22.06.20 48 0 12쪽
37 제 1마탑 22.06.18 50 0 12쪽
36 인형 마제 22.06.17 52 0 11쪽
35 정보상 22.06.16 57 0 12쪽
» 소녀 천마 22.06.15 64 2 13쪽
33 마교선(魔敎船) 22.06.14 66 1 13쪽
32 사실 나는 22.06.13 70 0 13쪽
31 타르페리우스 교단 22.06.12 67 0 11쪽
30 휴가는 없다 22.06.11 68 0 13쪽
29 인원 보충 22.06.10 78 1 12쪽
28 뱀파이어 22.06.09 77 1 13쪽
27 형제싸움 22.06.08 76 1 13쪽
26 행복을 찾는 사람들 (4) 22.06.07 79 1 12쪽
25 행복을 찾는 사람들 (3) 22.06.06 80 1 13쪽
24 행복을 찾는 사람들 (2) 22.06.05 81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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