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독점 대사경 : 무림인 및 마법사...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공모전참가작

연재 주기
엑시구아
작품등록일 :
2022.05.16 19:08
최근연재일 :
2022.07.18 19:03
연재수 :
51 회
조회수 :
5,919
추천수 :
183
글자수 :
277,243

작성
22.06.27 07:29
조회
41
추천
0
글자
12쪽

태을진인

DUMMY

“인천으로 가.”


“네?”


“인천 차이나타운으로 가.”


“거기서 뭘──.”


“내가 해줄 수 있는 말은 여기까지야.”


요컨대, 내가 지불한 정보료로 얻을 수 있는 건 이 정도란 말인가?


더 이상 내놓을 패가 없었다.


“당신. 뱀파이어에 대해서 들은 적 있어?”


가만히 있던 애나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 그녀는 최주현을 향해 말했다.


“뱀파이어? 현대까지 살아 있는 뱀파이어와 인터뷰를 하는 영화라면 인상 깊게 봤어. 내가 좋아하는 배우가 둘이나 나왔거든.”


“진짜 뱀파이어 말이야.”


애나는 그렇게 말하며 손가락으로 입을 벌려 자신의 날카로운 송곳니를 드러냈다.


“······ 농담이지?”


최주현이 나를 보며 말했다. 선글라스 때문에 눈은 볼 수 없었지만, 그 아래에 드러난 그녀의 입가가 미세하게 떨리는 것 정도는 확인할 수 있었다.


나는 그녀를 향해 고개를 저었다.


왜 애나가 자신의 정체를 굳이 드러냈는지는 모르겠지만, 다 생각이 있을 것이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녀의 말에 무게를 실어주는 것뿐이다.


“흥미롭네. 뱀파이어가 실존할 거라곤 생각도 못했는데.”


중얼거리는 최주현을 향해 애나가 손바닥을 펼쳤다.


“나에 대한 정보를 팔겠다는 말이 아니야.”


애나는 손톱을 세워 자신의 손바닥을 그었다.


1초도 지나지 않아 상처에서 피가 스며 나오기 시작했다.


미리 준비해둔 건지, 그녀는 작은 유리병을 꺼내 흐르는 피를 받아냈다.


“뱀파이어의 피. 어때? 당신이 분석하든, 아니면 다른 누구에게 팔든. 큰 돈이 될 거라고 생각하는데.”


한동안 두 사람은 말없이 서로를 바라보았다.


조금 지루하다는 느낌이 들 때쯤, 최주현이 애나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애나는 씨익 웃으며 그녀의 손에 자신의 피가 담긴 병을 올렸다.


“그런데 말이야. 거스름돈을 주기에는 현금이 모자란데.”


최주현은 나를 보며 말했다.


“굳이 돈으로 받을 필욘 없잖아요?”


“이만한 가치가 되는 정보가 있을지 모르겠네. 그중에서도 네가 원하는 게 있을지는 더더욱 모르겠고.”


“일단 달아놓는 걸로 하죠. 안 될까요?”


최주현은 잠깐 고민하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바로 이야기를 시작할게. 이런 걸 내게 주면서까지 듣고 싶어했지만, 우선 사과할게. 네가, 아니 너희들이 원하는 정도의 정보는 없어.”


“일단 들어는 보죠.”


“태을진인(太乙眞人)이라는 사람이 있어. 무당파의 장로 중 한 명이지. 그 사람이 자신의 제자와 함께 타리페리우스 교단······ 으로 추정되는 종교를 찾아 나선다는 정보가 있어.”


태을진인? 무당파?


“무림인이란 말인가요?”


그녀가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어떤 이유인지는 나도 몰라. 네게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정보를 수집하다가 얻은 정보야. 그 사람도 타르페리우스 교단을 쫓고 있더라고. 그동안 그들의 뒤를 쫓아 세계 각국을 여행한 것 같아. 그리고 때마침 지금 이 나라에 있는 거지.”


“그 장소가 인천 차이나타운이고요?”


“맞아. 조사를 위해서인지 얼마 전부터 그곳에 머무르는 것 같아.”


“그럼 그 사람에게 물어보라는 말입니까?”


이제야 그녀가 거스름돈을 운운한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뱀파이어의 피라는 게 가지는 가치가 큰 것도 있겠지만, 이 정보는 정말 비싸다고 할만한 정보는 아니었다.


결국 정보를 알지도 모르는 이를 가르쳐주는 정도에 불과하니까.


그녀는 내게 폴라로이드 사진을 한 장 내밀었다.


그 안에는 백발의 노인과 젊은 여성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적어도 이 상황에서 그가 나보다 많은 걸 안다는 건 확실해. 내가 말해줄 수 있는 건 이 정도야. 그렇게 긴 시간이 지나지 않았고, 아직 정보의 수집은 더뎌.”


“잘 알겠습니다. 그럼 이만.”


“다음엔 꼭 들러줘. 이대로 값을 치르지 못하면 찝찝하거든.”


그녀의 말을 뒤로하고 정보상을 나섰다.


다음으로 들릴 곳은 델리아의 집이다.


그곳으로 향하며 애나에게 물었다.


“그런 걸 쉽게 가르쳐줘도 괜찮아?”


“상관없어. 어차피 이 세계에 있는 뱀파이어는 이제 나 하나일 테니까.”


“어떻게 확신하는 거야? 타르페리우스 교단 놈들이 다른 뱀파이어도 데려왔을지 모르잖아.”


“그럴 일은 없어. 깨어나 있던 뱀파이어는 우리가 마지막이었으니까.”


그에 대해서 자세히 물으려 했지만, 애나가 앞서 목적지를 향해 달려나가는 바람에 이루어지지 못했다.


델리아는 이전 경험 때문인지 우리를 반갑게 맞이해주었다.


하지만 우리가 그녀에게 한 말이 그녀의 얼굴에서 웃음기를 지워버렸다.


“그렇군. 스승님이······.”


내 말을 들은 델리아는 분노하지도, 애달프게 눈물을 흘리지도 않았다. 그저 착잡한 목소리로 중얼거릴 뿐.


“마음 같아선 그놈들을 잡아서 죽여버리고 싶어. 하지만 내겐 그럴 힘이 없다는 걸 나 자신이 제일 잘 알아.”


그녀는 내게도 들릴 정도로 크게 이를 갈았다.


“집단에 속한 것도 아니고, 재산을 모은 것도 아니야. 지금 나는 가진 게 없어. 허약한 몸뚱아리와 전투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 마법만을 익힌 나는 짐만 될 뿐이야.”


“괜찮습니다. 마제는 당신이 다치길 바라지 않을 테니까요.”


물론 그녀를 위로하기 위한 말일 뿐이다. 마제에게서 그녀에 대한 이야기를 제대로 들은 적은 없다.


사실, 그녀에게 온 이유 중 하나는 혹시나 힘을 빌릴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서였다.


마제의 제자라면 뛰어난 마법사일 테니까.


하지만 스스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걸 말하면서 분함을 느끼는 사람에게 권유를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내 말을 들은 델리아는 씁쓸하게 웃었다.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만들어둔 마도구를 몇 개 주도록 할게.”


자리에서 일어난 델리아는 지하로 내려갔다.


우리는 그녀의 뒤를 따랐다.


“어디 보자. 쓸만한 물건이······.”


그녀는 중얼거리며 물건을 뒤지기 시작했다.


해골 모양의 반지라든가, 악마를 새겨놓은 것 같은 귀걸이.


대체로 오컬트적인 느낌을 주는 물건들이었다.


“찾았다.”


그녀가 바닥에 어질러 놓은 물건들과 비교해 보았을 때, 비교적 평범한 느낌을 주는 목걸이였다.


다른 물건들과 비교해서 그럴 뿐이지, 평범함이라는 말과는 거리를 둔 디자인이었다.


“스승님을 찾는다면 분명 이게 도움이 될 거야.”


그녀가 내민, 사슬로 만들어진 목걸이를 받았다.


세기말 분위기가 강한 물건이다.


“이게 뭐죠?”


“내 회심의 역작 중 하나야. 사자(死者)와 소통을 할 수 있게 해주는 물건이지.”



*****



무림인들의 등장에 가장 큰 영향을 받은 곳은 차이나타운이다. 라는 말을 TV에서 들은 적이 있다.


생활 정보와 관련된 저녁 프로그램에 나왔던 것 같은데, 스치듯 본 게 다라 내용은 잘 기억나지 않는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 했던가.


직접 차이나타운을 보니 방송에서 어떤 내용이 나왔던 건지 보지 않아도 그 내용을 알 것 같았다.


가장 먼저 우리를 반긴 것은 만두머리를 하고 차이나드레스를 입은 미녀들이었다. 그녀들은 우리를 향해 늘씬하고 기다란 다리를 드러내 보였다.


“정신 차려.”


애나가 내 팔을 꼬집으며 말했다.


그래. 이럴 때가 아니다.


두 여자의 너머를 보았다.


다양한 시대와 다양한 사람이 뒤섞인 중국을 재현한 듯한 거리가 그녀들의 뒤로 펼쳐져 있다.


무협 영화에 등장하는 중국의 도시를 재현한 것 같은 거리.


그곳에서, 그 건물과 분위기에 녹아든 복장을 한 이들이 호객 행위를 하고 있었다. 때때로, 방문객으로 보이는 자들 중에도 무림인처럼 차려입은 이들이 보였다.


무림인들이 사고를 많이 치기는 했지만, 그런 것에 로망을 가진 이들도 적지 않다. 아마, 이곳은 그런 이들을 위한 테마파크로 노선을 변경한 것이겠지.


눈에 힘을 주고 주변에 집중했다.


과연.


무림인처럼 입을 자들 중 몇몇은 진짜 무림인이었다. 그들의 하단전에서 빛나는 내공이 보였다.


최주현에게서 받은 사진을 꺼내 보았다.


태을진인.


사진 속 그는 그저 사람 좋아 보이는 할아버지의 모습을 하고 있다.


문제는 그 외엔 별다른 특징이 없다는 것이다.


“형씨. 찾는 거라도 있어?”


무림인 같은 복색을 한 남자가 내게 다가왔다. 그에게서 내공의 빛은 보이지 않았다.


“아니요, 그게.”


“오. 사람 찾는 중이야?”


그는 제멋대로 내 손에 들린 사진을 보며 말했다.


그러더니 곧 내 목에 팔을 걸쳤다.


“아, 이 사람. 알아. 알아.”


“진짜입니까?”


“응. 응. 알고 있어. 따라와, 따라와.”


이해가 가지 않는 상황이다. 하지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에 그를 따랐다.


그와 함께 도착한 곳은 옛날 중국 느낌이 드는 식당 건물이었다.


그는 작은 방으로 나를 안내했다.


화려한 장식이 가득한 방이었다.


처음 맡아 보는 냄새가 났다. 기분이 나쁜 건 아니었다. 오히려, 흥분이 될 정도로 좋은 향이었다.


“너 바보지?”


옆에 앉아 있던 애나가 팔짱을 끼며 말했다.


“응?”


“딱 봐도 이건······.”


문이 열리는 소리에 애나의 말이 끊겼다.


처음 차이나타운에서 우리를 맞아주던 이들보다도 더욱 노출이 심한 옷을 입은 여자들이 세 명 들어왔다.


그제야 그녀가 나를 바보라고 한 말의 의미를 알았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런 바보 같은 짓을 당하다니.


문을 열고 나가자, 나를 이곳에 데려온 남자가 보였다. 그는 나를 보고는 웃으며 다가왔다.


“벌써 가시려고요?”


그리고 내게 무언가를 내밀었다.


계산서다.


그리고 거기에 적힌 금액은 자취하던 시절 한 달 식비를 아득히 뛰어넘는 것이었다.


“이게 뭡니까?”


“저희 업소는 이게 기본 금액이라서요. 일단 방을 잡으신 이상 기본료는······.”


나는 손에 든 계산서를 집어 던졌다.


“아까는 분명 사람을 찾는 걸 도와──.”


검정색 정장을 입은 덩치 큰 남자 서넛이 우리를 향해 다가오는 게 보였다.


“글쎄. 무슨 말을 하시는지 잘 모르겠네요.”


열이 뻗친 나머지, 내 신분 같은 건 생각도 않고 곧장 그를 향해 주먹을 뻗었다.


빠각!


그의 몸이 하늘을 날았고, 그게 시작이었다.


정장을 입은 남자들이 나를 향해 일제히 달려들었다.


남자들은 무공을 익힌 것 같았다.


하지만 그 수준은 높지 않았다.


어렵지 않게 그들 모두를 때려눕혔다.


그리고 그건 더 많은 남자들을 이곳으로 부르는 결과를 낳았다.


드르륵-!


눈앞에 선 남자를 때리려는 순간, 옆 방의 문이 열렸다.


그곳에서, 백발이 성성한 노인이 나왔다.


“어?”


남자들과 대치하고 있는 중임에도 불구하고, 나는 급히 폴라로이드 사진을 꺼내 노인과 그것을 번갈아 보았다.


그 남자다.


내가 찾던 남자.


태을진인.


“허허. 시대가 바뀌고 세상이 바뀌어도 이런 일은 여전하구나.”


노인이 수염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거. 여기서 일어나는 일에 참견하지 마시오.”


남자 중 한 명이 노인에게 다가가며 위협하듯 말했다.


“이런 부조리한 상황을 그냥 보아 넘기지 않는 것이 강호의 도리지.”


노인의 손이 움직였다.


어떻게 움직였는지는 모르겠다. 그저 그가 손을 움직였다는 것만을 알 수 있었다.


“아악!”


노인을 위협하던 남자가 바닥에 쓰러졌다.


쿵!


그의 팔다리가 문어나 오징어의 그것처럼 흐물흐물하게 늘어졌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나?”


노인이 나를 보며 물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남자들이 일제히 우리를 향해 달려들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대사경 : 무림인 및 마법사 대응 부대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재 주기를 변경했습니다 22.06.23 4 0 -
공지 제목 변경했습니다. 22.05.30 61 0 -
51 체포 22.07.18 55 0 12쪽
50 상처 22.07.13 28 0 11쪽
49 금기를 어긴 대가 22.07.12 22 0 12쪽
48 진실의 공유 22.07.11 25 0 12쪽
47 내가 천마의 제자다 22.07.06 47 0 11쪽
46 천마의 몸을 가져간 남자 22.07.05 30 0 11쪽
45 천마 등장 22.07.04 29 0 12쪽
44 여기 있었구나 22.06.29 45 0 12쪽
43 형을 찾는 동생과 제자를 찾는 스승 22.06.28 38 0 13쪽
» 태을진인 22.06.27 42 0 12쪽
41 조사 시작 22.06.23 46 0 12쪽
40 분열 22.06.22 44 0 12쪽
39 일단락 22.06.21 44 0 12쪽
38 22.06.20 48 0 12쪽
37 제 1마탑 22.06.18 50 0 12쪽
36 인형 마제 22.06.17 52 0 11쪽
35 정보상 22.06.16 57 0 12쪽
34 소녀 천마 22.06.15 63 2 13쪽
33 마교선(魔敎船) 22.06.14 66 1 13쪽
32 사실 나는 22.06.13 70 0 13쪽
31 타르페리우스 교단 22.06.12 67 0 11쪽
30 휴가는 없다 22.06.11 68 0 13쪽
29 인원 보충 22.06.10 77 1 12쪽
28 뱀파이어 22.06.09 77 1 13쪽
27 형제싸움 22.06.08 76 1 13쪽
26 행복을 찾는 사람들 (4) 22.06.07 79 1 12쪽
25 행복을 찾는 사람들 (3) 22.06.06 80 1 13쪽
24 행복을 찾는 사람들 (2) 22.06.05 81 2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