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독점 대사경 : 무림인 및 마법사...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공모전참가작

연재 주기
엑시구아
작품등록일 :
2022.05.16 19:08
최근연재일 :
2022.07.18 19:03
연재수 :
51 회
조회수 :
5,897
추천수 :
183
글자수 :
277,243

작성
22.07.13 18:26
조회
27
추천
0
글자
11쪽

상처

DUMMY

내공을 잔뜩 머금은 주먹과 함께, 수십 발의 마력탄을 그에게 쏘아 보냈다.


그를 맞추기 위해 집중하는 것보단 최대한 많은 수의 마력탄을 쏘는 데 집중했다.


콰과광!


바닥과 가구가 부숴지며 먼지가 흩날렸다.


그 속에 그의 모습은 없을 것이다.


“하앗!”


기합과 함께 휘둘러지는 태을진인의 검이 허무하게 허공을 갈랐다.


“커억······!”


이어지는 신음소리는 추소진의 것이었다.


어느새, 그녀의 뒤로 돌아간 반이 그녀의 등에 손을 뻗고 있었다.


추소진의 얼굴과 목, 팔 등에서 힘줄이 피부 위로 돋아올랐다.


“네 이놈!”


망설일 것도 없이 태을진인과 함께 그를 향해 달려들었다.


설원화의 냉기로 만든 창을 반에게 던졌다.


동시에, 그의 옆으로 파고들어 검을 찔러가는 태을진인의 모습이 보였다.


그의 검과 나의 얼음 창이 닿기 직전, 반의 모습이 사라졌다.


“예의를 모르는 친구로군. 죽은 형이 집을 나가지 않았었다면 교육을 받을 수 있었을 텐데.”


한참 떨어진 곳에서 반의 목소리가 들렸다.


이번에도 그는 여유로움을 자랑하듯, 무너진 잔해 위에 앉아 다리를 꼬고 있었다.


“하악······! 하악······!”


무릎을 꿇는 것으로도 모자라 양손으로 바닥을 짚는 것으로 겨우 몸을 지탱하는 추소진의 모습이 보였다.


그 짧은 시간 동안 얼마나 많은 땀을 흘린 건지 옷이 축축하게 젖어 있었다. 젖지 않은 부분을 찾는 게 더 빠를 정도로.


“이런 마공을 사용할 줄이야······!”


태을진인이 반을 보며 이를 갈았다.


“마공? 재미있군. 사람을 죽이는 기술에 옳고 그른 게 있나?”


반이 조소했다.


“무공이라는 것과 그것을 어디서 배웠는지에 따라 문파를 나누고, 때로는 경쟁하고, 때로는 상대를 사악하다 몰아가지. 무림인들은 참 이상해.”


“한 번도 무림에 몸을 담아본 적 없는 네놈이 판단할 게 아니다!”


반이 혀를 길게 내밀었다.


“별 것 아닌 이유로.”


반의 목소리가 지척에서 들렸다.


“편을 가르고 때로는 죽이고.”


나는 그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잔상을 좇을 수도 없었다.


그저 움직이는 태을진인의 반응을 통해, 그가 반에게 일방적으로 공격을 당하고 있다는 걸 파악할 뿐이었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모두가 하나의 강한 의지 앞에 고개를 숙이는 게 낫지 않을까?”


목소리가 들린 곳은 조금 전까지 그가 다리를 꼬고 이야기했던 곳이었다.


“쿨럭······.”


태을진인의 입에서 피가 흘렀다. 더불어, 형에게 당했던 상처도 벌어진 것 같다.


“네놈들이 말하는······ 그 신이라는 놈 앞에 말이냐?”


“말조심해, 영감.”


헤실거리던 반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었다.


“네놈 같은 부하들이나 부리면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걸 보아하니, 그 신이라는 놈도 사실은 별 것 아닌──.”


텁!


말을 하는 동시에 태을진인의 손이 움직이는 게 보였다.


어느새 자신의 앞에 모습을 드러낸 반의 팔을 태을진인이 잡아냈다.


이젠 내 차례였다.


당장 뿜어낼 수 있는 모든 설원화의 냉기를 뿜어내, 반의 다리를 얼려버렸다.


그의 하반신을 얼음으로 가두는 정도는 불가능했지만, 관절을 움직이기 힘들 정도로 얼리는 데에는 성공했다.


“잘했소, 소협!”


한 호흡을 한 뒤, 이번에는 이프리트의 힘을 담아 반의 머리를 향해 주먹을 뻗었다.


하지만 내 주먹은 공허하게 허공을 갈랐을 뿐이다.


“멍청한 놈.”


파앙!


허리를 강타하는 충격과 함께 몸이 붕 떴다.


내가 있었던 자리.


그 뒤에 선 반의 모습이 눈에 담겼다.


다리는, 그의 발목과 무릎은 여전히 얼어붙은 채였다.


다시, 그의 모습이 사라졌다.


퍼억!


쾅!


“크윽!”


위에서부터 내려치는 충격과 함께 지면에 키스했다.


“으윽······!”


통증이 퍼졌지만 이대로 퍼져 있을 순 없었다. 몸을 일으키고 자세를 잡았다.


멀리 떨어진 곳에서 모습을 드러낸 반이 보였다.


얼어붙은 다리 덕에 이전과 같이 다리를 꼬고 앉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너구리 같은 영감. 이걸 노렸구나. 하지만 이걸 어쩌나. 크크.”


“그런 다리로 어찌······.”


“이형환위?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아는 대로만 해석하는구나.”


반은, 자신의 이 능력을 자랑하듯 이곳저곳에서 모습을 드러내며 우리를 조롱했다.


“그런 정신을 가지고 있으니, 새로운 세상에도 적응하지 못하지. 다른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그대로 도태. 그 결과는 지금까지의 시간이 증명해주지.”


마법은 아닐 것이다.


마력이라면 분명 그 흔적이 남는다.


하지만 그가 이동할 때 마력의 움직임은 보이지 않았다.


“순간이동······ 초능력.”


불현듯 머리를 스치는 게 있었다.


상대하고 얼마 지나지 않은 사람이 바로 이 능력을 썼었다.


타르페리우스 교단의 준.


“오.”


반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


“잘 아는군. 그래. 무공으로 빠르게 움직이는 것도 아니고, 마력을 이용해 공간을 뛰어넘는 것도 아니다. 그저 의지의 힘만으로 실현하는, 한없이 기적에 가까운 능력이지. 놀랍나? 이게 바로 타르페리우스 교단의 힘이다.”


준이 특별한 인간이라 생각했건만, 그게 아니었던 건가?


“아, 이런. 슬슬 헤어져야 할 시간이 다가오는군.”


반이 무너진 벽을 향해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


곧이어 내게도 그가 그런 생각을 하도록 만든 소리가 들렸다.


경찰이다.


대사경도 있을 가능성이 높다.


“네 형에게 안부 전해 달라고.”


그가 내 앞에 나타났다. 뒤에는 표독스러운 얼굴의 애나를 단 채로.


새하얀 송곳니가 반의 목을 물어뜯었다.


콰직!


반이 눈을 부릅떴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는 순간이동을 사용하지 않았다.


애나와 눈이 마주쳤다.


그녀는 모든 걸 각오한 얼굴이었다.


오른손엔 이프리트의 열기.


왼손엔 설원화의 한기.


현재 내가 사용할 수 있는 가장 강한 위력의 공격이다.


각기 다른 힘을 머금은 양손을 반의 머리를 향해 휘둘렀다.


콰아아아앙!



*****



형만한 아우는 없다.


그런 이야기가 있지만, 많은 이야기 속에서 형이 자기보다 잘난 동생에게 질투를 하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 유명한 성경에도 등장하지 않던가?


하지만, 내 형은 그런 사람이 아니었다.


부모님에겐 희망이고, 집안의 기둥이고, 또한 내게는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초인과도 같았던 사람이다.


무엇이든 할 줄 알고, 평균 이상의 성적을 냈다.


공부면 공부. 운동이면 운동.


나와 닮았다고는 하지만 쌍둥이는 아니다.


형은 잘생긴 편이었고, 성격도 좋았다. 어린 시절부터 사람들의 중심에 서 있었고, 형의 욕을 하는 사람은 본 적이 없다.


언젠가, 내가 나이 많은 형들에게 맞고 돌아온 적이 있다.


그 형들은 우리형보다 나이가 많았다.


청소년기의 남자는 한창 성장기다보니, 한 살 한 살의 차이가 굉장히 크다. 하지만 형은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그 형들을 찾아가 싸움을 걸었다.


무사하진 못했다.


코피가 터지고 눈이 퉁퉁 부었다. 하지만 형과 싸웠던 사람들이 더 크게 다쳤다.


그 날.


형은 나의 영웅이 되었다.


생각해보면, 형은 모든 걸 우리에게 바쳤던 것 같다.


좋은 아들.


좋은 형.


형은 그것을 두 어깨에 짊어지고 살아온 게 아닌가 싶다. 언제나 내 앞에선 웃고, 힘들어서 쓰러지지 않고 모범을 보이는 건, 본인에겐 힘든 일이었을 것이다.


“미안해.”


내 앞에 선 형을 보았다.


형은 나를 향해 미소지었다.


그게, 집을 나간 게 형 자신을 위한 마지막 욕심이었다고 한다면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혹시 그것마저 우리를 위한 게 아니었을까 하는 의심이 스멀스멀 모습을 드러낸다.


그냥 바보같이 살았으면 될 것을, 왜 그런 선택을 했던 걸까.


쌓인 말이 많다.


대부분은 원망에 찬 것이다.


그것을 씻어 보내고 새로운 말을 쌓는다.


그것을 뱉어내려 하지만 소리가 나오지 않는다.


형의 모습이 멀어진다.


구름처럼, 바람처럼.


그렇게.


형을 향해 손을 뻗는다.


그러나 야속하게 형의 모습은 멀어져 간다.



*****



“정신이 드시오?”


눈을 뜬 나를 가장 먼저 맞이한 건 태을진인의 갈라진 목소리였다.


이어, 전신에 격통이 찾아왔다.


“으윽.”


“무리해서 일어나려 하지 마시오. 소협의 몸은 지금 엉망이니.”


태을진인의 말에 따라 몸에 힘을 뺐다.


“여기는······?”


습한 공기에 섞인 악취가 코를 찔렀다.


“하수도입니다. 당장 몸을 피하기 위해선 어쩔 수 없었습니다.”


하수도?


잠깐, 그는 어떻게 된 거지?


“그,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습니까?”


“모르겠습니다. 소협과 저 아가씨의 몸을 챙기는 게 최우선이었습니다.”


고개를 틀어 태을진인을 보았다.


벽에 기대어 앉은 그의 상태도 좋아 보이진 않았다.


반대편으로 고개를 돌리자, 천을 칭칭 감은 애나와 그녀를 보살피는 추소진이 보였다.


“애나는? 그녀는 괜찮습니까?”


내 공격에 휘말렸을 것이다.


뱀파이어라고는 하지만 큰 타격이 입었을지도 모른다.


그녀의 모습을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에 상체를 일으켰다.


“그만두세요. 소협의 상태도 정상은 아니니까.”


추소진이 나를 제지했지만, 나는 끝끝내 몸을 일으켰다.


다리가 부들부들 떨리고, 가슴이 조여왔다.


그래도 애나의 모습을 확인하고 싶었다.


“그녀는 괜찮습니까?”


“죽지는 않았어요.”


추소진이 날카로운 눈으로 나를 올려다보았다.


“인간이 아니죠?”


“······ 네.”


그런 모습을 보였으니 숨길 순 없겠지.


“그녀를 죽일 건가요?”


“우리는 요괴 사냥꾼 같은 게 아니에요. 만약 그렇다 하더라도, 은혜를 입힌 상대를 죽이는 인면수심도 아니고요.”


나는 애나의 옆에 털썩 앉았다.


“목숨을 잃을 정도는 아니에요. 하지만······ 여자로선 끝났다고 봐야죠.”


남은 마력을 모았다.


그것을 모두 짜내 애나에게 회복 마법을 시전했다.


은은한 빛이 일어났다.


모든 마력을 쏟아낸 뒤, 천천히 애나의 얼굴을 감싼 붕대 대용의 천을 풀었다.


쩌억, 하는 불쾌한 소리와 함께 피와 살점이 늘어졌다.


인간의 것이라고 하기 힘든, 아니 살아있다고 말하기 힘든 모습이었다.


안면의 피부는 모조리 날아갔고, 코와 입이 녹아내린 것처럼 보였다.


내 마법으론 소용이 없었던 걸까.


어떻게든 방법이 없을까?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아.”


그래.


뱀파이어다. 잘은 모르지만, 피가 힘이 되진 않을까?


검지를 송곳니로 물었다.


콰득!


흐르는 피를 애나의 입이었던 곳에 보이는 작은 구멍을 향해 흘려보냈다.


제발, 이것으로 그녀가 회복할 수 있기를 바라며.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대사경 : 무림인 및 마법사 대응 부대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재 주기를 변경했습니다 22.06.23 4 0 -
공지 제목 변경했습니다. 22.05.30 60 0 -
51 체포 22.07.18 54 0 12쪽
» 상처 22.07.13 28 0 11쪽
49 금기를 어긴 대가 22.07.12 21 0 12쪽
48 진실의 공유 22.07.11 25 0 12쪽
47 내가 천마의 제자다 22.07.06 42 0 11쪽
46 천마의 몸을 가져간 남자 22.07.05 30 0 11쪽
45 천마 등장 22.07.04 29 0 12쪽
44 여기 있었구나 22.06.29 45 0 12쪽
43 형을 찾는 동생과 제자를 찾는 스승 22.06.28 38 0 13쪽
42 태을진인 22.06.27 41 0 12쪽
41 조사 시작 22.06.23 46 0 12쪽
40 분열 22.06.22 43 0 12쪽
39 일단락 22.06.21 44 0 12쪽
38 22.06.20 48 0 12쪽
37 제 1마탑 22.06.18 50 0 12쪽
36 인형 마제 22.06.17 49 0 11쪽
35 정보상 22.06.16 57 0 12쪽
34 소녀 천마 22.06.15 63 2 13쪽
33 마교선(魔敎船) 22.06.14 66 1 13쪽
32 사실 나는 22.06.13 70 0 13쪽
31 타르페리우스 교단 22.06.12 67 0 11쪽
30 휴가는 없다 22.06.11 67 0 13쪽
29 인원 보충 22.06.10 77 1 12쪽
28 뱀파이어 22.06.09 76 1 13쪽
27 형제싸움 22.06.08 75 1 13쪽
26 행복을 찾는 사람들 (4) 22.06.07 79 1 12쪽
25 행복을 찾는 사람들 (3) 22.06.06 80 1 13쪽
24 행복을 찾는 사람들 (2) 22.06.05 80 2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