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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올렛
작품등록일 :
2022.05.19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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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7.1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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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두고 보자 더니..

DUMMY

61. 두고 보자 더니..


흰 구슬 하나가 점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사방으로 펼쳐가던 금이 하나둘 모여 파편이 되어 떨어져 내렸다.


몇 개의 파편이 땅이 닿자 보이기 시작한 누군가의 웅크리고 있는 모습.


진주 유정.


루비에서 나오던 다연이나 아쿠아마린에서 나오던 미사, 심지어 흑진주의 깨진 파편을 지르밟았던 유나와 달리, 무릎을 모으고 앉아있는 칼단발의 유정이는 흰 구슬의 앞면이 거의 다 깨질 때까지 미동도 하지 않았다.


바람이 들어와 앞머리가 흔들리고 나서 천천히 고개를 든 유정이가 환하게 보이는 바깥세상이 두렵기라도 한 듯 앉은 채 점점 뒤로 물러나기 시작했다.


유정이의 등이 구슬 벽에 닿으려던 순간, 누군가의 그림자가 유정 쪽으로 드리워졌다.


점점 다가오는 그림자, 그리고 점점 커지는 발걸음 소리.


탁탁.


아직 깨지지 않은 부분을 두 번 두드린 누군가의 입이 열리고 말끝부터 정체가 밝혀지기 시작했다.


“찾았다.”


나비 가면을 쓴 흑진주 유나였다.


“내 언니.”


‘찾았다.’라는 목소리에 고개를 번쩍 든 유정이가 ‘내 언니.’라는 말을 들은 순간 벌떡 일어났다.


유나를 확인하고 환하게 웃는 유정.


그런 유나에게 손을 내미는 유나.


서로의 손을 잡은 유정이와 유나가 걸어왔다.



걸음을 멈추고 마주 본 두 사람.


유정이의 손이 천천히 유나의 가면으로 향했다.


가면을 덮은 유정이의 손 위에 올려지는 유나의 손.


나비 가면이 유나의 얼굴에서 천천히 벗겨졌다.


거울 앞에서 선 것 같은 똑같은 얼굴.


서로의 얼굴을 보며 너무나도 행복하게 웃은 유정이와 유나.


15일 전 깨졌던 흑진주와 조금 전에 깨져가던 진주가 다시 제모습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두 보석이 제 모습을 찾아가는 시간에 맞춰 쓰이기 시작한 이름.


YU JOUNG & YU NA


유정이의 이름이 15일 전 공개되지 않았던 유나의 이름과 함께 공개됐다.


깨지기 전보다 더 영롱한 빛을 내는 진주와 흑진주.


폭발하듯 빛을 품어낸 두 진주가 붉은 루비와 푸른 아쿠아마린의 빛이 더해져 보라색을 띠고 있는 하트 주변을 별을 그리며 돌기 시작했다.


인사라도 하듯 루비와 아쿠아마린이 자리한 왼쪽과 오른쪽에 따로따로 잠시 머물렀던 두 빛이 보라색 하트 중앙에서 다시 만났다.


점점 색이 옅어지는 두 보석.


다시 검은빛과 흰빛이 나타난 곳의 별의 왼쪽 아래와 오른쪽 아래였다.


루비, 아쿠아마린, 진주, 흑진주가 동시에 반짝이는 것을 끝으로 검은 화면이 나타났다.


그리고 그 중앙에 새겨진 또 다른 예고.


‘D-15 THE LAST’


**


“헉!”


“왜 헉질이야?”


윤이슬의 공약 행사장에서 미사의 등장을 눈치챘던 20대 중반의 여자, 강수지는 입을 틀어막았다.


그런 그녀를 어이없다는 듯 쳐다보며 묻는 친구 조아라였다.


“쌍둥이였어..”


놀란 것인지, 감동한 것인지 몽롱한 표정의 강수지를 본 조아라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조아라 본인도 아이돌을 좋아하는 편이었지만, 강수지 만큼은 아니었다.


예쁘고 귀여운 걸그룹 영상을 컴퓨터 가득 저장해 놓는 친구의 취미를 이해 못 하는 건 아니었는데 이번만큼은 조금 심각해 보였다.


솔직히 조아라 본인도 이번에 데뷔한다는 걸그룹의 멤버 소개 영상을 보면서 꽤 놀라기는 했다.


뛰어난 영상미와 스토리, 한명 한명이 웬만한 걸그룹 센터급 외모와 누가 메인 보컬인지, 누가 메인 댄서인지 모를 정도의 실력.


특히, 조아라는 무언가를 의미하고 있는 스토리가 마음에 들었다.


다연이가 쓴 가면을 벗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알았다.


하지만, 왜 보석이며, 왜 그 보석들일까?

하트의 의미는 무엇이고, 왜 보석의 색을 띤 빛들이 주변을 별 모양으로 돌고 있을까?


미사는 푸른색 보석하면 떠오르는 사파이어가 아닌 아쿠아마린이며, 왜 그녀는 1세대부터 3세대 아이돌 안무로 자신을 소개했을까?


오늘 이름을 알게 된 유나는 왜 깨진 파편을 지르밟았고, 그 장면이 클로즈업되었을까?

그리고 왜 유정이는 보석 밖으로 나오지 않고 두려웠을까? 등등


답을 찾을 수 없는 것들이 대부분이었고, 너무나 궁금했다.


자신의 궁금함이 옆에서 헉헉거리는 친구 덕분에 묻혔을 뿐.


“나.. 여돌 덕질 10년 만에 처음으로 팬클럽 가입할 것 같아.”


“에? 진짜? 네가?”


‘여돌 덕질’이라기엔 그룹 자체를 좋아하는 것이라 멤버 몇을 집중적으로 덕질했던 친구 강수지.


아이돌이 범람하는 시대에 정착하는 것은 죄라고 외치며 ‘이 애 중에는 이 애가 좋고’, ‘저 애 중에는 저 애가 좋다.’라고 말하던 친구 강수지.


그녀가 정착을 선언했다.


“아직 데뷔도 안 했어. 뭐.. 곧 데뷔할 것 같지만.. 그래도 네 기준인 ‘어쨌든 오각형’인지 아직 모르는데?”


오각형이란 외모, 보컬, 안무, 예능, 인성을 말하는 거였다.


조아라가 말한 강수지의 ‘어쨌든 오각형’은 다섯 가지 중 데뷔 후에 알 수 있는 ‘예능’과 숨기고 있거나, 연기하고 있거나, 언젠가 터지거나, 칭찬받을 수 있는 ‘인성’ 부분이 다른 세 가지 부분과 수치가 다른 형태의 오각형이었다.


“외모, 보컬, 안무는 솔직히 나도 인정. 예능과 인성은.. 지금까지 너와는 다른데?”


“예능은 그 현장에 있었던 내가 잘 알아! 얼마나 재밌었는데 다연이는 귀엽고 미사는 어찌나 한국말을 잘하는지.. 둘이 툭툭 주고받는데 하.. 미치는 줄. 유정이와 유나도 나비 가면 쓰고 나와서 무대 하는 거 보면 기본은 할 것 같아.”


“벗으면 얼음 되는 건 아니고?”


“이번 영상을 보기 전까지는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지. 저 정도 연기할 정도면 내 경험상 예능 나와서 벽의 꽃처럼 웃고만 있다가 갈 것 같지는 않아.”


“인성은?”


“느낌적인 느낌?”


“좋을 것 같은?”


“응”


이틀 뒤, 강수지의 느낌적인 느낌을 확인할 수 있는 일이 터졌다.


**


유나와 유정이가 동시에 공개된 날, 정글 엔터 대표실.


“역시 유나였군.”


정글 엔터 대표의 물음에 김유정이 판타지걸로 활동하던 시절 담담했던 실장이 고개를 숙였다.


“유정이도 그때와 표정부터 달라.”


“죄송합니다.”


“그래.. 죄송해야지. 네가 관리 못 해서 남의 손에 들어갔고, 저렇게 데뷔까지 하게 생겼는데. 유나는 어떻게 된 거야?”


“유나가 공개되고 그때 담당했던 의사와 겨우 만났습니다.”


“잠깐만 겨우 만나? 왜?”


“잠깐 병원 문을 닫고 여행을 다녀왔다고 하던데 그 이유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자세히 알아보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래? 알아봐. 계속 보고해.”


“그 의사 말로는 유나의 장애를 치료할 수 있는 수술법이 미국에 있었다고 합니다. 집안 사정을 생각해보면 AG 엔터에서 수술비를 지급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쯧.”


정글 엔터 대표의 혀 차는 소리에 많은 것이 담겨있었다.


회사 재정에 무리가 가도 유나를 미국으로 보냈어야 했어.

유나만 더 꽉 잡고 있었으면 유정이는 따라오는 건데.

그놈의 협박에도 유정이를 놓지 않았어야 했어. 등등.


이미 지나간 일이고, 대표의 성격상 지나가지 않은 일이라고 실현 가능성이 없는 후회였다.


“유나의 보컬 실력이 저 정도였나?”



“아닙니다..”


“AG 엔터라는 곳에 가서 늘었다는 소리군. 음.. 이걸 어떻게 한다.. 그냥 지켜만 봐야 하나? 이렇게 부러워하면서? 응? 내가 부럽다는 감정을 느끼면서까지 그냥 지켜만 봐야 해?”


“작업하겠습니다.”


“그래. 해야지. 내 품에서 벗어났으면 세상이 험하다는 것도 알아야지. 그 양아치 새끼보다 더 양아치답게 작업해.”


김무명의 말투와 행동, 미소까지 생각난 정글 엔터 대표의 표정이 구겨졌다.


그리고 다음 날.


김유정과 김유나의 학폭 문제가 터졌고, 엄청난 관심이 쏠리고 있던 신인 아이돌 멤버였던 두 사람이라 포털 사이트는 쌍둥이의 학폭 문제를 다룬 기사로 도배됐다.


심지어는 KBC 9시 뉴스에서는 ‘아이돌 인성, 이대로 괜찮은가?’라는 주제로 자칭, 타칭 전문가들이 나와 무려 30분간 토론했을 정도였다.


**


쌍둥이의 학폭 문제가 기사화되고 다시 이틀 뒤.


카페 문을 열고 들어온 조아라는 아무렇지 않은 표정의 친구에 고개를 갸웃했다.


“어? 아무렇지도 않네?”


“왜? 학폭 터졌다고 우울해할 줄 알았어?”


“문제 터지면 바로 갈아 타버리는 너라서 우울해하지는 않을 거 알고 있는데, 이번에는 기대도 많이 했잖아. 실망 정도는 하고 있을 줄 알았지.”


“내가 말이야. 덕질 생활 10년을 하면서 한가지는 느낀 게 있는데, 그게 바로 연예계는 아니 땐 굴뚝에도 연기가 나는 곳이라는 거야.”


“아니라고 생각하는 거야?”


“느낌적인 느낌? 아! 이건 좀 근거가 있다.”


강수지가 말한 근거란, 멤버 공개 영상에서 보였던 유정이의 움츠리고 밖으로 나오지 않으려 했던 것과 유나가 깨진 파편 밟는 장면이 두 번이나 나왔다는 거였다.


“어? 그러고 보니..”


“조금 있으면 AG 엔터에서 기자회견 한다고 하니까 확실해지겠지.”


20분 정도 흐르고 강수정의 휴대폰에 알림이 떴다.


AG 엔터 계정의 오튜브 라이브 방송.

그리고 화면 상단에는 ‘TNW 특별 생방송 동시 진행’이라는 자막이 달려있었다.


자막을 확인한 조아라는 휴대폰을 꺼내 TNW 방송국 홈페이지에 들어갔다.


“헐? TNW 홈피에도 무료로 같은 방송 하네? 이 정도면 진짜 뭔가 있다.”


“한다!”


사옥으로 보이는 건물 앞에 마련된 단상 위로 한 남자가 올라왔다.


“사옥 죽이네..”


“쉿!”


“그, 그래.”


강수지는 오튜브 라이브 방송에, 조아라는 TNW 특별 생방송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 반갑습니다. AG 엔터 김무명 팀장입니다.


김무명의 인사와 동시에 사진기 셔터 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졌고, 질문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평온한 표정으로 손을 들고 외쳐대는 기자들을 둘러보는 김무명.


- 이럴 것 같아서 실내가 아닌 야외로 기자회장을 마련했습니다.


“우와.. 엄청 여유로워..”


“사옥 진짜 이쁘다..”


“내가 이쁘다고 했을 때는 쉿! 이러더니..”


“저 팀장이란 사람 표정 보고 확신했어.”


평온하고 여유로운 김무명의 표정에 김유정과 김유나에게 아무런 문제가 없음을 확신한 강수지였다.


- 혹시나 해서 말씀드리는 건데, 앞에 보이시는 건물은 AG 엔터 사옥이 아니라 AG 엔터 소속 아티스트들이 작업하고 연습하며 쉬는 별관입니다.“


”대박.. 남들은 사옥으로 쓰기에도 힘들어 보이는데.. 별관이래..“


- 제가 왜 이렇게 여유롭고, 건물 소개나 하는지 궁금해하는 눈치네요.


”생긴 건 내 스타일은 아닌데 말을 잘해서 그런가 매력 있네?“


”얼빠 조아라 스타일은 절대 아니긴 하지.“


- 며칠 전 아주 재미있는 기사가 나왔습니다. 그리고 그 기사를 시작으로 포털이 도배되고 심지어는 뉴스까지 AG 엔터와 소속 아트스트 두 명의 이름이 나오더군요. 감사하게도 말입니다.


”야.. 저 입꼬리.. 나만 무섭냐?“


”아니.. 누군지 몰라도 호랑이 코털을 건드린 거 같은데?“


단상의 양쪽으로 잡고 상체를 숙인 김무명이 한쪽 입꼬리를 올리며 씨익 웃고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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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 풀썸 컴백 (6). NEW 9시간 전 109 4 11쪽
121 김무명 움직이다(1). +6 22.10.01 251 11 11쪽
120 휴가가 날아가는 소리가 들린다. +6 22.09.30 289 10 13쪽
119 N극과 S극. - 자석은 붙지만, 사람은 멀어진다. +5 22.09.29 318 13 10쪽
118 ‘진짜’ 진실과 ‘자신만’ 진실인 진실(1). +6 22.09.28 344 15 11쪽
117 터져야 알게 되는 것. +6 22.09.27 385 14 12쪽
116 운이 없었던 것도 운이었다. +6 22.09.25 450 15 10쪽
115 가끔은 예상 밖이 더 큰 것을 가져온다(2). +6 22.09.24 454 14 11쪽
114 가끔은 예상 밖이 더 큰 것을 가져온다(1). +8 22.09.23 478 15 12쪽
113 지금, 풀썸은. +6 22.09.22 464 16 11쪽
112 그 시각, CK 엔터. +6 22.09.21 469 17 11쪽
111 그 시각, 펙아티스트. +6 22.09.20 484 15 12쪽
110 풀썸 컴백 (5). +6 22.09.18 534 14 10쪽
109 풀썸 컴백 (4). +6 22.09.17 493 16 11쪽
108 풀썸 컴백 (3). +8 22.09.16 489 15 11쪽
107 선택은 각자의 몫. +6 22.09.15 513 16 11쪽
106 어쩌면 S극이 더 S극을 원할지도 모른다. +6 22.09.14 524 17 11쪽
105 풀썸 컴백 (2). +6 22.09.13 530 16 11쪽
104 풀썸 컴백 (1). +6 22.09.08 557 15 10쪽
103 풀썸 컴백 (0). +6 22.09.07 546 16 12쪽
102 이번에는 제발. +6 22.09.06 567 19 12쪽
101 나가용이 망해도 시계는 돌아간다 +6 22.09.04 608 18 12쪽
100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끝났다. +6 22.09.03 603 20 12쪽
99 안하리가 안하리 했다. +6 22.09.02 614 19 11쪽
98 나가용의 준비된 추락의 시작은 나였다. +6 22.09.01 640 18 11쪽
97 생각보다 빠르게 정리된 악연. +6 22.08.31 651 20 12쪽
96 그래서, 더 밝힐 수 있었던 것. +3 22.08.28 718 21 12쪽
95 그래서 밝혀진 것. +6 22.08.27 710 20 12쪽
94 범죄지만, 범죄일지라도. +6 22.08.26 709 2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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