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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올렛
작품등록일 :
2022.05.19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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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01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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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7.14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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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완전체 풀썸.

DUMMY

64. 완전체 풀썸.


“AG 엔터의 대처. 잘 봤습니다.”


웃고 있는 TNW 방송국 사장, 곽용구의 표정이 싫지는 않았다.


“방송국 사람들이 딱 적대할만한 대처였죠.”


찻잔을 내려놓은 사장이 고개를 저었다.


“아니죠. ‘해당 사항 없음’의 범위에 있는 사람들은 오히려 반길만한 대처였습니다. 아. 그렇다고 TNW 모든 직원이 그 범위에 있다는 건 아닙니다. 고인 물은 물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존재하니까요.”


취임하고 인사평가 항목부터 바꾼 사람다운 말이었다.


“전 돌려서 말하는 걸 싫어합니다.”


“말이 돌려지는 순간 온갖 것들이 섞이니까요.”


물론 선의의 거짓말이나 배려가 담긴 말들을 예외가 되겠지만, 말이라는 건 있는 그대로를 전했을 때 가장 뜻이 잘 전달된다고 생각한다.


말 속에 담긴 가시에 찔리면 아프다기보다 짜증 난다.

차라리 말로 뼈를 때리는 것이 더 낫다.


“오! 벌써 뭔가 통하네요! 하하하. 좋습니다. 저는 AG 엔터와 좋은 관계를 맺고 싶습니다.”


“AG가 더 크기 전에 먼저 친분을 쌓고 싶다는 거군요.”


“하하하 역시 빨라서 좋습니다. 무조건 TNW를 우선해 달라는 건 아닙니다. 너무 짝짜꿍이 되면 같이 고립돼요. 방송국끼리는 서로 물고 뜯지만, 이제 데뷔하는 애들이 고립되게 할 수는 없죠.”


할 말은 있지만, 일단은 계속 들었다.


“예를 들면 이런 거죠..”


PD, 작가의 능력이 비슷한 드라마 대본이 들어오면 무게추를 TNW에 놓고 고민해 달라.


다음 앨범 컴백 전에 다른 곳보다 먼저 연락을 주고, 다른 곳 조건들 듣고 다시 연락을 달라.


이런 것들이었다.


“조건은요?”


“부담스럽지 않을 겁니다. 대박 난 드라마라고 처음부터 끝까지 위기가 없지는 않습니다.. 드라마든, 예능이든, 심지어 뉴스도 주춤할 때가 있죠. 그럴 때 저희의 SOS를 받아 주시면 됩니다.”


결코, AG 엔터에 나쁘지 않은 조건이었다.


사장의 말대로 PD, 작가, 작품성까지 비슷하다면 대우가 좋은 TNW 드라마에 합류하는 게 낫다.


TNW에 먼저 연락함으로써 다른 방송국과 대화할 때 기준이 잡히고, 그들이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면 다시 TNW에 연락하면 된다.


그리고 한 번씩 예능에 출연하는 것도 나쁠 것 없다.


하지만 분명 확실히 하고 넘어갈 건 있었다.


“심폐소생술식 출연은 안 됩니다. 그리고 시청률과 상관없이 80년대식 마인드를 가진 사람이 맡은 프로에는 출연 못 합니다.”


“크크. 파하하하. 당연한 말씀을 그렇게 심각하게 하십니까? 그런 사람들은 오늘 AG 엔터에서 칼춤을 췄는데 눈과 귀가 있으면 섭외를 하고 싶어도 시도 자체를 못 할 겁니다.”


“아직 데뷔도 하지 않았는데 상당히 높게 평가하시는 것 같네요. 혹시 이슬이 때문입니까?”


이슬이를 섭외하기 위해 풀썸 멤버들을 이용하는 것인지, 아니면 1+1을 노리는 것인지 대놓고 물었다.


피식 웃은 사장이 천천히 찻잔을 입에 가져갔다.


“저보다 더 잘 알지 않습니까? 아니. 확신하고 있지 않습니까?”


풀썸 멤버들의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알고 있고, 성공할 거라는 것을 확신한다는 소리였다.


나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사장에게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했다.


“AG는 먼저 등 돌리지 않습니다.”


환한 표정으로 일어난 사장이 손을 잡았다.


“하지만 돌아서는 순간 숨통을 끊어 놓겠죠. 제가 평가한 AG 엔터입니다. 어떻습니까?”


“TNW의 사장다우십니다.”


“큭큭큭. 올해 들은 칭찬 중 가장 마음에 드네요. 대표님께도 안부 전해 주십시오.”


**


검은 테두리에 파스텔 톤의 보라색 하트 위로 물방울을 닮은 빛 하나가 떨어졌다.


하트 안을 천천히 돌아다니기 시작하던 빛이 루비가 자리한 왼쪽으로 천천히 이동했다.


빛이 닿는 순간 반짝이며 더욱 선명해진 루비.


칭찬하듯 루비 주변을 한 바퀴 돈 빛이 이번에는 아쿠아마린이 있는 오른쪽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환영의 인사를 건네며 반짝이는 아쿠아마린.

그리고 흑진주가 기다리고 있는 왼쪽 아래로 행하는 빛.


흑진주를 만난 빛이 재밌다는 듯 다른 곳보다 조금 빠르게 주변을 돌더니 검은빛과 함께 오른쪽 아래로 이동했다.


빛이 오른쪽 아래에 도착한 순간 환하게 터진 흰 빛.


하얗게 변한 세상의 중심에 박동하기 시작한 파스텔 보라색 하트가 나타났다.


빤짝.


왼쪽에 나타난 루비.


반짝.


오른쪽에 나타난 아쿠아마린.


반짝.


양쪽 아래에 나타난 흑진주와 진주.


툭,


“아 왜!?”


부들부들 떨리는 손가락으로 휴대폰 화면을 터치한 강수지의 멱살을 조아라가 잡으며 소리쳤다.


“후.. 하.. 그래.. 내 멱살이라도 좀 잡고 있어 줘.. 너무 떨려..”


“야! 거기서 멈추면! 잘했어.. 나도 심장 터지는 줄..”


“이건 다이아야. 다이아! 그럼 둘 중 하나겠지? 리더거나 센터나 비주얼!”


“리더겠지.”


조아라의 답에 강수지의 눈이 커졌다.


“왜?”


“벌써 비주얼이 넷이다 넷. 심지어 메보급 만 넷이고, 메댄급도 넷이야. 당연히 네가 멈춰버린 순간 다른 사람들은 확인했을 멤버도 비주얼에 춤에 노래에 다 되겠지. 그런데 네 말이 맞으면 보석의 왕의 다이아야. 공개된 애들을 능가하는 비주얼? 그런데 노래도 춤도 된다?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잖아. 리더가 확실해.”


“오! 똑똑한데?”


“헛소리하지 말고 어서 다시 눌러봐! 계속 댓글에 눈이 가려고 한다고!”


이미 댓글 창은 한 줄도 제대로 읽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댓글이 달리고 있었다.


“후..후.. 간다!”


툭.


하트의 위쪽에 나타난 다이아몬드.


점점 클로즈업된 다이아몬드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다이아몬드 전체로 퍼지는 금.


챙!


다른 보석들과 달리 보석 전체가 무너져 내렸다.


깨진 파편들의 반짝임을 한몸에 받으며 허리 바로 위까지 오는 새까만 머리카락의 여자가 뒤돌아서 서 있었다.


천천히 돌아가는 상체, 그리고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한 얼굴.


“헉!”

“대..박..”


YI SEUL.


상체만 살짝 돌려 얼굴의 3분의 2만 공개한 윤이슬의 모습의 흐려지고, 그 공간에 새하얀 하트가 나타났다.


붉은빛이 터지고 왼쪽에 나타난 다연.


하트는 천천히 붉게 물들었다.


푸른 빛이 터지고 오른쪽에 모습을 드러낸 미사.


보라색으로 변한 하트.


검은빛이 터지자 왼쪽 아래에 유나가 나타났다.


검은색 테두리가 생긴 하트.


흰빛이 번쩍이고 떠오른 유정이의 얼굴에는 두려움은 보이지 않았다.


파스텔 톤으로 색이 변한 하트.


윤이슬의 상체가 별의 꼭짓점에 나타난 순간, 하트의 박동이 빨라지기 시작했다.


나타난 역순으로 하트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다섯 개의 보석.


한 개씩 보석을 품을 때마다 더 빨라지는 하트의 박동.


펑!


다연이가 하트로 빨려 들어가는 순간 터져버린 하트.


그리고 드디어 공개된 이름.


PulSum


검은 테두리에 파스텔 톤 보라색으로 적힌 글자가 화면 중앙에 나타난 것으로 영상이 끝났다.


“풀숨? 풀섬? 풀썸?”


“댓글 보니까 AG 엔터에서 발표했는데 풀썸으로 읽는데..”


“그래.. 풀썸이구나.. 풀썸.. 우리 풀썸..”


반쯤 넋이 나가 있는 친구에게 한소리 하고 싶은 조아라였지만, 자기도 비슷한 기분이라 그냥 같이 넋을 놓기로 했다.


“윤이슬 노래 어때?”


“행사 영사 봤잖아..”


“춤은..?”


“두 번 세 번 봤잖아..”


“와,. 이거 진짜.. 비주얼이 다섯, 메보가 다섯, 메댄이 다섯인데.. 그중에서도 비주얼은 윤이슬이고.. 보컬은 다연, 댄스는 쌍둥이.. 미사는 전천후.. 이 와중에 또 구분이 가요.. 구분이.. 이게 말이 되냐?”


갑자기 눈을 번뜩인 조아라가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야.. 진짜.. 미쳤는데? 윤이슬 영화 찍고 생긴 별명 뭐냐?”


“신천재. 연기는 너무 잘하는데 아직 어리고 신인이라..”


“다연이 별명은?”


“목천 다연 선생. 어떤 노래든 자기 것으로 만들어버리는 목소리라 목소리 천재..”


“쌍둥이 춤 실력은..?”


“장난 없었지..”


“미사는?”


“한국..인이라 생각들.. 정..도로..”


“그래. 그리고 네 말대로 전천후지. 대형 신인 아이돌이 아니야.. 괴물들이 뭉쳤어..”


그날 조아라와의 대화 내용을 그대로 댓글로 단 강수지의 글에 가장 많은 대 댓글이 달렸다는 건 내일의 일이었다.


**


강수지가 ‘헉’이라고 외치고, 조아라가 ‘대박’이라면 놀라고 있을 그때.


윤이슬의 등장에 그녀들과 전혀 다른 반응을 보이는 그들이 있었다.


“젠장!”


“죄송합니다..”


빅 엔터 문태영 실장의 고함에 사과하는 최주영이었다.


“다 틀렸어! 다! 내가 맞았다고! 하.. 씨X.”


“아무도 예상 못 했습니다.”


최주영의 말처럼 윤이슬이 탄탄대로가 깔린 배우에 집중하지 않고 아이돌로 데뷔할 거라고 예상한 사람들은 없었다.


“아무도? 아!무!도!? 나는! 후.. 됐다.. 하.. 그래. 나 혼자 미친놈이었지.”


“본부장님께 보고는..”


“안 해! 한번 식겁해봐라 그래! 난 분명히 이상하다고 했고! 신경 끄라고 했던 사람은 그 사람이야!”


문태영이 본부장을 그 사람이라 칭하는 것에 최주영의 눈이 커졌다.


“분명히..”


“그래! 분명히 지랄하겠지! 왜 몰랐냐? 왜 보고만 있었냐? 왜 보고 안 했냐? 등.”


일어나지 않은 일은 당연히 알 수 없는 법이고, 혹시 모른다는 예상에 보고했지만 신경 쓰지 말라고 한 사람은 나가용 본부장이었다.


몰라서 보고만 있었던 것이 어쩌면 신의 한 수였을지도 몰랐다.


빅 엔터가 먼저 건드렸다면 기자회견장에서 김무명이 언급한 엔터가 정글 엔터가 아닌 빅 엔터였을 테니까.


“보고.. 그래.. 보고해야지. 내 사직 보고.”


“실장님!”


“그럼 나보고 그 인간이랑 엘리샤 지랄 받으라고? 하.. 이제는 지친다. 차라리 그 인간이 지랄하면 짐 싸서 나갈 놈들 많을 테고, 그 직원들 모아서 회사 하나 차리는 게 낫겠다.”


“독립하실 겁니까? 나가용 본부장님이 사직까지는 막지 않아도 독립은..”


문태영 실장이 사직서를 던지는 순간, 등을 돌렸다는 것을 알게 될 나가용 본부장은 문태영 실장의 사직서를 받으면서 다른 직원들에게 본보기 삼을 것이다.

하지만 등 돌리고 나간 사람이 같은 업계에서 일하는 것을 보고 있을 나가용 본부장도 아니었다.


“일단 뒤에서 움직여야지. 윤이슬이 데뷔한다는 걸 알게 되면.. 온통 그쪽으로 신경이 가 있을 거고, 온갖 지랄을 할 거야. 내가 봤을 땐, AG는 건드리면 안 돼. 하지만 분명 나가용은 건드릴 거란 말이지. 그동안 준비하면 돼.”


AG 엔터를 건드리면 안 된다는 것도 문태영 실장의 감이었다.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기자들을 물론, 방송국을 저격했다.


윤이슬이 포함된 풀썸의 인기가 AG 엔터가 가진 무기 전부가 아닐 거란 느낌이 강하게 스치고 갔다.


친해질 수 없다면 척은 지지 마라.


문태영 실장은 이 말을 억지로 머리에 쑤셔 넣었다.


“넌 포섭 가능한 애들부터 추려봐. 잘 걸러야 할 거야.”


“피에스타는요? 엘리샤라면 위약금을 내고도 빅 엔터와 끝내고 싶어 할 것 같은데.. 그리고 다른 애들도 본부장보다 실장님을 더 따르지 않습니까?”


“혹시 그런 분위기가 보이면 참으라고 해.”


엘리샤는 위약금이 무섭지 않을 테지만 다른 멤버들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멤버들끼리 사이가 좋아서 엘리샤가 힘을 써 줄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


무엇보다 데뷔한 지 고작 1년밖에 되지 않는 피에스타를 해체하고 멤버들을 데리고 가기에는 메리트가 없었다.


아이돌로 성공할 수 없다면 적어도 다른 분야에서 능력을 보여야 한다는 것이 문태영 실장의 생각이었다.


“슬쩍 그런 이야기도 할게요. 애들도 뭔가 희망이나 길이 보여야 버틸 테니까.”


“그건 알아서 해. 입단속만 확실히 시키고.”


윤이슬과 완전체 풀썸이 공개되고 영상이 끝난 지 한참이 흘렀음에도 나가용 본부장의 번호가 휴대폰에 찍히지 않았다.


끊임없이 엘리샤의 번호만 보일 뿐.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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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 김무명 움직이다(1). NEW +1 13시간 전 153 8 11쪽
120 휴가가 날아가는 소리가 들린다. +6 22.09.30 239 8 13쪽
119 N극과 S극. - 자석은 붙지만, 사람은 멀어진다. +5 22.09.29 291 12 10쪽
118 ‘진짜’ 진실과 ‘자신만’ 진실인 진실(1). +6 22.09.28 327 14 11쪽
117 터져야 알게 되는 것. +6 22.09.27 369 14 12쪽
116 운이 없었던 것도 운이었다. +6 22.09.25 436 15 10쪽
115 가끔은 예상 밖이 더 큰 것을 가져온다(2). +6 22.09.24 442 14 11쪽
114 가끔은 예상 밖이 더 큰 것을 가져온다(1). +8 22.09.23 466 15 12쪽
113 지금, 풀썸은. +6 22.09.22 452 16 11쪽
112 그 시각, CK 엔터. +6 22.09.21 457 17 11쪽
111 그 시각, 펙아티스트. +6 22.09.20 471 15 12쪽
110 풀썸 컴백 (5). +6 22.09.18 524 14 10쪽
109 풀썸 컴백 (4). +6 22.09.17 485 16 11쪽
108 풀썸 컴백 (3). +8 22.09.16 481 15 11쪽
107 선택은 각자의 몫. +6 22.09.15 504 16 11쪽
106 어쩌면 S극이 더 S극을 원할지도 모른다. +6 22.09.14 517 17 11쪽
105 풀썸 컴백 (2). +6 22.09.13 523 16 11쪽
104 풀썸 컴백 (1). +6 22.09.08 549 15 10쪽
103 풀썸 컴백 (0). +6 22.09.07 540 16 12쪽
102 이번에는 제발. +6 22.09.06 562 19 12쪽
101 나가용이 망해도 시계는 돌아간다 +6 22.09.04 600 18 12쪽
100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끝났다. +6 22.09.03 595 20 12쪽
99 안하리가 안하리 했다. +6 22.09.02 607 19 11쪽
98 나가용의 준비된 추락의 시작은 나였다. +6 22.09.01 631 18 11쪽
97 생각보다 빠르게 정리된 악연. +6 22.08.31 642 20 12쪽
96 그래서, 더 밝힐 수 있었던 것. +3 22.08.28 709 21 12쪽
95 그래서 밝혀진 것. +6 22.08.27 702 20 12쪽
94 범죄지만, 범죄일지라도. +6 22.08.26 701 22 12쪽
93 내려다볼 수 있었기에 알 수 있었던 것. +6 22.08.25 715 2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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